장수말벌(왕탱이)
어릴때 우리 집에서 초등학교(우리 때는 국민학교)는 시골길로 3km는 넘짓 되는것 같습니다...
집에서 책보를 어깨에 매고 출발하면 산골길을 돌고 넘고 하여야 합니다...
그러다 보면 개울도 있고 참나무 계곡도 있고, 묘지가 있는 벌판을 지나 논뚝길을 건너
큰 냇가를 건너서 가게 집을 지나 가면 초등학교가 나옵니다.......
이때쯤 가을 걷이를 하고 있을 때는 농촌에선 일손이 모자라 아이들도 들녘에 나가
일손을 도와야 하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애들이 집안 일에 신경쓰기나 한답니까?
개중에 한둘은 학교가 파하면 일찍 집으로 가서 일을 하는 착한? 애들도 있긴 하지만
대부분 놀이에 정신이 팔려 해가 뉘었 뉘었해야 혼이날 걱정을 하면서 집으로 가곤 합니다...
가을엔는 왜 그다지도 놀이며 갈곳이 많은지 산과 들에 먹을것이 지천인지라 굳이
집에 가서 어머님이 가마솥에 넣어둔 된장국과 밥한그릇을 안 먹어도 놀이에 지장이
없습니다.... 친구집에 감나무 홍시는 아무리 높은 나무인들 올라가서 따먹고,
고구마를 삶아 놓은 집들이 많아서 애들은 집에다가 책보를 휫 던져 놓고 삶은 고구마를
들고 먹어가면서 다니곤 했습니다....
학교에서 오다 보면 산밑에 참나무 계곡이 있었는데 우리 또래들은 그 계곡에
떨어진 상수리를 주워다가 추수가 끝난 비탈 밭에서 상수리 치기(따먹기 놀이)를
합니다...... 정말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이 상수리나무 계곡에 들어 갈려면 아주 조심을 해야 하는데, 다름 아닌 장수말벌(왕탱이)
이 참나무 수액을 좋아해서 언제나 나무당 한두마리 쯤은 붙어 있다가 우리를 보면
경계 비행을 합니다......우리는 엎드렸다가 앉았다가 벌이 참나무에 다시 앉거나
다른데로 날아가기를 기다립니다.......상수리가 계곡에 없으면 나무를 발로 차서
떨어트리는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장수말벌들을 쫒아야 합니다... 하지만 말벌들이
좀처럼 날아가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돌을 던지거나 솔가지로 때려서 죽이곤 합니다...
재수가 없는 날은 아차 실수로 말벌에게 쏘일 때도 있습니다.....쏘이면 재빠르게 침을
뽑고 침을 발라줍니다.....집에오면 장독대로 가서 된장을 발라주면 부기가 내립니다.
어쨌든 장수말벌과의 싸움은 상수리나무 근처를 가로 지르는 산길에서는 필수 입니다...
요즘들어 도시 사람들은 노봉방이라 하여 장수말벌과 집을 약재로 사용합니다....
소문에 남성들의 정력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턱에 너도 나도 환장하고
구해서 먹는 통에 장수말벌집이 수난을 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저씨들은
정말 못말립니다.... 누가 무엇이 좋다하면 귀가 얇아 가지고 그것을 어떻게든 구해야
직성이 풀립니다..... 해서 지금쯤 장수말벌집을 전문적으로 채취하는 전문꾼들도
생겨나고, 수요가 딸리니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라갑니다... 몇십에서 백만원이 넘는
장수말벌집 가격도 있습니다......세상에 요지경이 따로 없습니다...
아니 장수말벌을 먹고 변강쇠가 된다면 우리나라에 변씨들이 우굴우굴해야 할건디
내가 정력이 최고다하는 아저씨는 지금까지 본적이 없습니다......
장수말벌을 잡는 것이 사실 나쁜 것만은 아닙니다......
장수말벌은 벌 중에서 가장 독하고 무서운 놈으로 천적이 사람말고는 없는것 같습니다.
이놈은 사람들이 기르는 꿀벌들을 장수말벌 두세 마리가 두세시간이면 싹죽이고 남습니다...
꿀벌 피해 양봉업자들이나 시골에서 농약을 할때 벌꿀을 마시면 농약중독을 줄일 수
있다해서 집집마다 한두통씩 꿀벌을 기르는데, 논농사니 밭농사니 아침에 나가면 저녁에야
집에오는 농부들이 막상 집에 와 보면 꿀벌들이 모조리 목이 잘려 죽어있는 꼴을
봐야 합니다...또 이놈은 홍시에서부터 무화과, 곤충, 수액 등 달착지근한 것이면
뭐든지 먹어 치우고, 가장 큰 문제는 이놈이 사람을 쏴서 죽은 사람도 있다는 겁니다...
사람도 죽일 수 있는 무시무시한 맹독을 갖고 있고, 턱으로 물어서 상처도 냅니다...
한방 쏘이면 일단 입에서 신물이 고이고 어지러우며, 온몸이 오한으로 춥고 심하면
정신을 잃기도 합니다....... 이런 놈이 추석때 벌초를 하려 가면 어김없이 날아
다닙니다. 일설에 벌들은 수맥을 피해서 땅이나 나무에 집을 짓기 때문에
묘지를 볼때 벌집이 있으면 명당자리라는 풍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장수말벌집이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숲속이나, 묘지 근처를
다니다 벌에 쏘이는데, 말벌들이 사람을 공격할 때는 사람들이 말벌집에 가까이
갔을 때나, 말벌과 거리가 근접했을 때 즉 말벌에게 위협이 될 때 그 이외에는
사람을 잘 공격하지 않지만 벌이 사람에게 날아 올때는 달아나면 뒤를 쫒아 와서
쏴버립니다...... 벌이 다가올 때는 땅바닥에 최대한 엎드려서 벌이 날아가기를
기다렸다가 피해야 합니다.......
아뭏튼 사람에게 백해무익한 장수말벌을 잡는 것은 좋은 일이나 잡아서 정당한 가격에
거래를 한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말벌집 값도 난장판입니다....
노봉방(말벌)의 효능을 살펴보면 웃고 넘어가지 못할 일입니다.....정력,고혈압,관절,
위장,신장,간장....... 말그대로 만병통치약입니다......누군가 인터넷에 효능이라고
과장광고한 내용을 이사람 저사람들이 펴다가 뿌려 댑니다..... 그러니 사실이 되어
갑니다..... 이 세상에 만병통치약이 존제 합니까?????
백만냥을 주고 구해서 이렇게 저렇게 먹어본 양반들은 본전생각이 절로 날겁니다....
노봉방 먹고 아푼데 다 고치면 병원에 약국에 갈 사람들이 한사람도 없을 겁니다...
하지만 오늘도 병원 약국 문이 닳을 정도로 미어 집니다... 환자들로....
우리 회원님들께서는 속지 마시길 바랍니다......^-^
노봉방이 노인성 관절염, 신경통 등과 피부병, 위염 등에 효능이 있다는 옛문헌의 기록은
민간 처방으로써의 약효를 인정하고 기록한 것입니다..... 이정도 약효는 구찌뽕나무나 백상피 등
다른 약재들도 노봉방보다 훨씬 나은 효엄을 볼 수가 있습니다.......
또 노봉방은 독성이 강하여 약용으로써의 사용을 통제해야하는 약재입니다.... 벌의 독성은
사람에게나 동물에게 해가 되면 되었지 이로울게 없는 것입니다.... 다만 1~3년 정도를 술로
법제해서 독성을 중화시켜 사용하지만 조심하여 사용해야합니다.....^^
꿀벌을 잡아 집으로 공수를 합니다.......
장수말벌 면상.....
시골집 석가래에다 집을 진 준탱이(말벌집).....
장수말벌 애벌레들....
꿀벌 집을 공격해서 몽땅 싹슬이를 해 놓았습니다....
호전적인 놈들은 지덜끼리도 싸웁니다....
노봉방주(酒)....
장수말벌만 잡아서 담은 술
감사합니다.....
항상 안산하시길..................^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