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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산의 큰앵초 | |
큰앵초
경북 영양의 일월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지의 산일 것 같습니다.
이 산에는 황씨 부인의 애절한 전설이 전해오고 있었습니다. 옛날 일월산 아랫마을에는 황씨 성을 가진 처녀가 살고 있었답니다. 처녀는 너무도 아름다웠는데 마을에는 두 청년이 서로 결혼을 하려고 다투웠다 합니다. 그러나 처녀는 두 총각 중 한 총각에게만 시집을 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신혼 첫날밤 뒷간을 다녀오던 새신랑은 신방 문 앞에 그림자가 어른거리는 것을 보고는 깜짝 놀랐습니다. 신랑은 앞마당의 대나무 그림자를 보고는 칼을 들고 찾아온 연적의 그림자로 잘못 보았던 것입니다. 너무도 놀란 그는 그 길로 멀리 달아나서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신부는 족두리와 원삼을 벗지 못한 채 조바심을 내며 신랑을 기다리다 한을 품고 세상을 떠났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신부의 시신은 썩지도 않았고 첫날밤 모습 그대로 돌부처처럼 신방을 지키고 있었답니다.
한편, 멀리 도망간 신랑은 외지에서 다른 처녀를 만나 장가를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들 부부는 아이가 생겨도 낳기만 하면 이내 죽었습니다. 답답한 마음을 견디지 못한 부부는 무당을 찾아가 물어보았는데, 황씨 규수의 억울한 원혼 때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지난날의 잘못을 뉘우친 신랑은 지금의 일월산 부인당 자리에 신부의 시신을 옮기고 사당을 지어 혼령을 위로하자 신부의 시신이 홀연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이 같은 전설 탓으로 지금도 신내림을 받으려는 무속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이어져 황씨처녀의 사당은 일월산의 상징물이 되고 있습니다. 이산은 동해에 떠오르는 해와 달을 우리나라에서 가장 먼저 볼 수 있다 해서 일월산이 되었다는 말이 전해집니다. 산마루에 있는 물웅덩이 모습이 해와 달을 닮아 일월산이라 부르게 되었다는 설도 있습니다. 2005년 2월 19일자 블로그 '별순이 달순이'전설과는 관련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별순이 달순이 전설은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 전해오지요.
산은 사람의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아 원시의 상태를 비교적 온전하게 보존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산나물꾼이 4,50년 돼 보이는 개드릅나무를 통째로 벤 후 나뭇가지 끝에 자라는 새순만 채취해간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습니다. 한번 새순을 따려고 수 십 년된 나무를 자르는 사람들은 정녕 내일이 없고 자식을 키우지 못할 사람들로 보였습니다.
막상 산 정상 한편에는 군기지와 거대한 안테나로 훼손되어 사진을 찍고 싶은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 꽃 사진 중 몇가지만 올려봅니다.
튼앵초 조금 다가가보았습니다.
쥐오줌풀
벌깨덩굴
참꽃마리
구슬봉이
회리바람꽃
노랑무늬붓꽃
철쭉
풀솜대
홀아비꽃대 |
출처 나의 살던 고향
blog.chosun.com/purple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