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아! 테스 형! 세상이 왜 이래? 어쩌다가 한바탕 턱 빠지게 웃는다그리고는 아픔을 그 웃음에 묻는다그저 와준 오늘이 고맙기는 하여도죽어도 오고 마는 또 내일이 두렵다아 테스 형세상이 왜 이래, 왜 이렇게 힘들어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사랑은 또 왜 이래너 자신을 알라며 툭 내뱉고 간 말을내가 어찌 알겠소모르겠소 테스 형울 아버지 산소에 제비꽃이 피었다들국화도 수줍어 샛노랗게 웃는다그저 피는 꽃들이 예쁘기는 하여도자주 오지 못하는 날 꾸짖는 것만 같다아 테스 형아프다 세상이 눈물 많은 나에게아 테스 형 소크라테스 형세월은 또 왜 저래먼저 가본 저세상 어떤가요 테스 형가보니까 천국은 있던가요 테스 형아 테스 형 아 테스 형 이 가사의 노래는 최근 나훈아라는 전도자(인간은 다 자기가 생각한 신념이나 큰 깨달음이 있는 것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전도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전도자라고 쓴다)가 내놓은 신곡인데 많은 사람에게서 화제가 되고 있다. 세상이 왜 이런가? 사랑이 왜 이런가? 세상 사람들은 이런 문제에 대해 많은 고민이 있다. 그만큼 세상이 힘들기 때문일 것이다. 심지어 정치적으로도 이 말을 인용하여 정책을 질타하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이 왜 이런가에 대한 물음에 테스 형이 알 리가 없다. 테스 형에게 물어서 될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모든 인간은 고전에서 답을 찾기를 원하고 소위 말하는 성현들에게 이런 질문을 하고 싶을 것이다. 아마도 나훈아는 철학자 중에서 소크라테스가 가장 위대한 철학자 같아서 친근감으로 형이라고 붙여 물은 것 같다. 그런데 사실 이런 문제들이 철학의 가장 근본적인 물음일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근본적인 것에 철학이 답할 수 없다는 사실이다. 흔히 “너 자신을 알라”라는 말을 소크라테스가 하였다고 하지만 실제는 신전의 벽에 있던 말을 소크라테스가 인용한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을 보통 우리의 입장에서는 ‘당신 꼬락서니를 알아라’라는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지만 한 편에서는 ‘너 자신이 얼마나 대단한 존재인지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두 가지 이해 중에 뭐가 됐든 중요한 것은 ‘나’라는 존재에 관한 관심이다. 굳이 죄인이라고 정의하지 않더라도 인간은 ‘나’라는 자신에 대해 완벽하게 아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 그저 타인과 연관해서 자신을 조금 아는 정도이다. 성경에 보면 창세기 3장에 인간이 선악과를 취한 장면이 나오는데 그 이전과 이후는 완전히 다른 존재로 말씀한다. 선악과를 취하기 전에는 “사람”(창 2:15-19)으로 표현하고 있지만, 선악과를 취한 이후에는 “흙”이라고 선언한다(창 3:19). 이런 점에서 성경은 사람에 대해 항상 부정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모든 육체는 풀”(사 40:6)이라고 하였고, “너희는 인생을 의지하지 말라 그의 호흡은 코에 있나니 셈할 가치가 어디 있느냐”(사 2:22)라고 하였으며, 야고보 사도는 “내일 일을 너희가 알지 못하는도다 너희 생명이 무엇이냐 너희는 잠깐 보이다가 없어지는 안개니라”(약 4:14)라고 하였다. 그래서 성경의 전도자는 ‘해 아래에 있는 모든 것이 헛된 것이고 그것이 악’이라고 하였다(전 1:14, 2:11, 3:16, 4:3,7). 그러나 사람들이 자기가 하는 일이나 이 땅의 모든 것들이 헛되다고 하는 사실을 모른다. 그러기 때문에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끝없이 자신을 위해 수고하는 것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나타내려는 본능으로 산다. 그것으로 인간 지혜의 위대성을 이야기하려는 것이다. 철학이란 바로 그러한 인간의 활동이다.사도행전 17장에 보면 바울 사도가 아덴(아테네)에서 철학자들과 변론하는 내용이 나온다. 16 바울이 아덴에서 그들을 기다리다가 그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하여 17 회당에서는 유대인과 경건한 사람들과 또 장터에서는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과 변론하니 18 어떤 에피쿠로스와 스토아 철학자들도 바울과 쟁론할새 어떤 사람은 이르되 이 말쟁이가 무슨 말을 하고자 하느냐 하고 어떤 사람은 이르되 이방 신들을 전하는 사람인가보다 하니 이는 바울이 예수와 부활을 전하기 때문이러라(행 17:16-18) 아덴은 철학의 도시였다. 바울이 거기서 만난 사람은 ‘에피쿠로스학파’와 ‘스토아학파’ 철학자들이었다. ‘에피쿠로스학파’란 완전한 즐거움을 추구하며 삶의 목적을 고통에서 자유 하는 것으로 보는 자들이다. 그래서 운명에 승복하고 상황에 적응하여 평안을 얻자는 사고방식이다. ‘스토아학파’는 우주가 멀리 계신 신에 의해서 지배를 받는 것이 아니라 소위 ‘이성’이라고 불리는 합리적인 과정에 의한 신에 의해 움직여진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끝없이 진리를 찾고자 신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자들이다. 그래서 철학의 한계를 보여주는 “알지 못하는 신”(행 17:23)도 있었다. ‘철학’(헬, 필로소피아)이란 말의 문자적인 의미는 세상의 지혜를 사랑해서 연구한다는 말이지만 그 기본적인 바탕은 인간의 가능성과 이해력을 절대라고 믿는 사고방식에 불과하다. 인간의 노력으로 진리에 도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땅에서 어떤 방법이나 재주를 사용하면 나중에 높은 신의 경지에 도달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철학을 한다. 한마디로 인간의 가능성에 희망을 품는 것이다. 그러니 바울이 전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과 부활이 이해될 수 없는 것이었다. 아덴에서 바울이 변론하며 전한 것의 결과는 인간적으로 말하자면 처참한 것이었다. “죽은 자의 부활을 듣고 어떤 사람은 조롱도 하고 어떤 사람은 이 일에 대하여 네 말을 다시 듣겠다”(행 17:32)라고 하였고 겨우 “몇 사람이 그를 가까이하여 믿으니”(행 17:34)라는 정도였다. 그리고 바울 사도는 아덴을 떠나 고린도로 갔다(행 18:1). 후에 고린도 교회에 편지를 보낼 때 아덴의 아픈 기억으로 인해 “내가 너희 가운데 있을 때에 약하고 두려워하고 심히 떨었노라”(고전 2:3)라고 하면서 “내 말과 내 전도함이 설득력 있는 지혜의 말로 하지 아니하고 다만 성령의 나타나심과 능력으로 하여 너희 믿음이 사람의 지혜에 있지 아니하고 다만 하나님의 능력에 있게 하려 하였노라”(고전 2:4-5)라고 고백한다. 전도 자체가 하나님의 지혜인데 인간이 철학의 말로 변론한 것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가를 바울 사도는 처절하게 깨닫고 있었기에 이렇게 선포하였다. 20 지혜 있는 자가 어디 있느냐 선비가 어디 있느냐 이 세대에 변론가가 어디 있느냐 하나님께서 이 세상의 지혜를 미련하게 하신 것이 아니냐 21 하나님의 지혜에 있어서는 이 세상이 자기 지혜로 하나님을 알지 못하므로 하나님께서 전도의 미련한 것으로 믿는 자들을 구원하시기를 기뻐하셨도다 22 유대인은 표적을 구하고 헬라인은 지혜를 찾으나 23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힌 그리스도를 전하니 유대인에게는 거리끼는 것이요 이방인에게는 미련한 것이로되 24 오직 부르심을 받은 자들에게는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그리스도는 하나님의 능력이요 하나님의 지혜니라(고전 1:20-24) 바울 사도는 철학의 도시에서의 처참한 경험을 통해 다시 확인한 바를 고린도 교회에 보내는 서신에서 이렇게 쏟아 놓는다. 1 형제들아 내가 너희에게 나아가 하나님의 증거를 전할 때에 말과 지혜의 아름다운 것으로 아니하였나니 2 내가 너희 중에서 예수 그리스도와 그가 십자가에 못 박히신 것 외에는 아무 것도 알지 아니하기로 작정하였음이라(고전 2:1-2) 오늘날도 나훈아라는 전도자와 마찬가지로 어떤 자들은 죄악의 부산물과 같은 고전에 답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또 세상의 성현이라고 하는 사람들에게서 자신의 답을 찾고자 하며, 또한 절간이나 성경을 신비하게 푼다는 이단들의 소굴을 전전한다. 마치 미래를 알고 싶어 하는 어리석은 자들이 무당집을 전전하는 것처럼 말이다. 이 노랫말에서와 마찬가지로 주어진 오늘이 고맙기는 하지만 다가오는 내일이 두렵기 때문이다. 세상이 왜 이런가? 사랑은 왜 이런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천국은 있는가? 이런 문제들에 대해 테스 형은 알 수가 없다. 아니 안다고 하더라도 답을 할 수 없는 존재이다. 테스 형이 알 수 없기도 나훈아 형도 알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고 이 말은 곧 모든 인간들이 알 수 없다는 뜻이다. 그래서 바울 사도는 오늘 우리에게 이렇게 알려주고 있다. 누가 철학과 헛된 속임수로 너희를 사로잡을까 주의하라 이것은 사람의 전통과 세상의 초등학문을 따름이요 그리스도를 따름이 아니니라(골 2:8)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만이 정답이다. 왜냐하면 하늘에서 오신 그분이 이렇게 선포하셨기 때문이다. 예수께서 이르시되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하나님 왕국, 그 천국에 갈 수 있는 길을 여신 정도가 아니라 예수님은 십자가에 죽으심으로 친히 그 길이 되셨다. 그래서 히브리서 기록자는 “그 길은 우리를 위하여 휘장 가운데로 열어 놓으신 새로운 살 길이요 휘장은 곧 그의 육체니라”(히 10:20)라고 하였다. 이 세상 역사 이래로 어느 누가 자신의 육체를 찢는 죽음으로 길이 되신 분이 있는가? 그렇다면 끊임없이 ‘나 자신’에 관해 묻는 철학적인 관심이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물음이고 관심이어야 한다. 이 물음과 관심은 전혀 자격이 없는 자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에 함께 죽어 다시 살리심의 은혜를 입은 자에게서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 물음과 관심은 결국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는 모습으로 드러난다(20201017_김영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