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 / 김한성 외지음 글담(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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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소개 >
대안학교 졸업생 배출 10년! 대안학교를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리얼 보고서.
대안학교를 꿈꾸는 학부모, 학생들을 위한 졸업생
15인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았다.
문 : 오늘 소개할 책은?
지니 : <나? 대안학교 졸업생이야>라는 책을 소개할까 한다. 이 책은 15명의 대안학교 졸업생들이 쓴 대안학교의 진짜 모습에 대해 살펴보는 책이다. '우리 아이도 대안학교에 보내볼까?' 최근 대안학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이와 같은 생각을 해보는 부모가 날로 늘고 있다. 비단 공교육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녀를 둔 학부모 이야기가 아니다. 대안학교가 공교육 부적응자가 가는 곳이라는 생각은 이제 옛말! 대안교육이 학생의 개성과 인성을 중시 여긴다는 인식이 확산되며 대안학교는 꿈을 찾는 이들의 또 다른 선택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5명의 저자들은 대안학교를 졸업한 20대들로 대안학교에 왜 갔는지, 학교에서 뭘 배웠는지, 시간이 흐른 후 되돌아볼 때 대안학교의 배움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등에 대해 솔직히 이야기한다. 찬찬히 살펴보면 초창기 졸업생들은 ‘대안학교 말고 달리 갈 곳이 없어서’인 경우가 많은 반면 후반기로 넘어올수록 ‘부모와 교사의 권유로’ 또는 ‘대안학교 방학 캠프에 참여한 후 자발적으로’에 힘이 실린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어떤 계기로 어떤 학생과 부모들이 대안학교를 선택하는지 더 나아가 대안학교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어떠한 지까지 알 수 있다. 이 책은 개인적인 경험담을 넘어 대안학교의 어제와 오늘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문 : 대안학교에서는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편견이 있지 않은가?
지니 : 대안학교는 공교육도 아니고 사교육도 아니다. 일정한 틀을 따르지 않기 때문에 200여 곳에 이르는 대안학교들은 각 학교마다 교육철학과 커리큘럼 역시 모두 다르다. 하지만 대안학교도 엄연히 이와 같은 교과목들이 존재한다. 다만 국어, 영어, 수학을 공부하되 입시 공부를 하지 않을 뿐이다. 대신 농사, 목공예 등의 체험학습, 국토 순례, 해외 이동 수업이 활성화 되어 있다. 또한 학생들은 수업만큼 동아리 활동에 집중하며 체육대회, 문화제 등을 학생이 직접 참여해 기획하고 개최한다. 이런 과정을 통해 자신에게 어떤 재능이 있는지 관심사는 무엇인지 찾아나간다. 결론적으로 대안학교에서는 국,영,수는 가르치지만 입시에 대비한 것은 아니며, 또 진학지도는 없지만 진로지도는 있다는 것이 저자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울시대안교육센터에서 발간한 <대안교육백서>에 따르면 2007년도까지 대안학교 졸업생 중 82%가 대학에 진학했다. 입시 교육을 받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은 어떻게 수능시험을 보고 합격했을까? 이에 대해 저자들은 졸업을 앞두고 막막했고, 수능을 준비하며 더욱 막막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한편 수능을 준비하면서의 깨달음에 대해 이렇게 표현한다.
"대안학교를 선택하면서 명문대에 가고 싶어 한다면 그것은 욕심이다. 그렇다고 대안교육이 입시에 상반되는 것만은 아니다. 스스로를 조절하는 훈련이나 자기 주도적 공부를 통한 학습에 있어서는 훨씬 효과적일 수 있다."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 분위기에 오히려 나는 목표를 세워 열심히 공부했다. 그때 새삼 느낀 것이 강요받지 않는다면 공부도 마냥 싫은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문 : 지금 현재 대안학교 진학을 원하는 학생이나 학부모들이 알아야 할 점은 무엇인가?
지니 : 풀무학교를 졸업한 바람이라는 아이는 선생님이 상담 중에 들려준 이야기를 소개한다. “풀무학교는 다른 학교와 크게 다르거나 대단한 곳이 아니야. 여느 학교들처럼 흡연이나 음주로 문제가 생기고, 졸업 후 진학에 대한 고민도 크지. 인간관계 때문에 지지고 볶는 일도 많고 말이야. 다만 풀무학교는 이런 문제를 최대한 솔직하게 바라보고 학교가 처음 문을 열었을 때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학생, 학부모, 선생님이 다 함께 노력을 해. 바람이가 앞으로 이 학교에서 부딪힐 문제도 거창한 것이 아닐거야. 자기 고집과 주장을 내려놓고 끊임없이 스스로를 깨뜨려야 해. 그렇게 한 겹씩 껍질 벗기를 해 나가면 진정한 보물을 찾을 수 있을 거야” 바람이의 선생님의 말처럼 대안학교는 대단한 곳이 아니다. 아이들 스스로가 자신의 삶의 방향을 조절해 나가도록 꿈을 져버리지 않도록 도와주는 곳일 뿐이다. 저자들 또한 대안학교가 최고의 학교! 라고 이야기하지 않는다. 여전히 대입을 위해 대안학교 또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그곳에 보내면 우리 아이가 행복하게 지낼 것 같았고 공부 스트레스 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기도 하겠지만 한 아이는 너무 어린 나이에 자신에게 주어진 자유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시간을 낭비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된다. 기숙사생활을 하는 대안학교 아이의 하루에 자유시간이 대부분이다. 수업이 끝난 후 잠자리에 들기까지의 모든 시간을 내가 스스로 결정하고 운영할 수 있는반면, 무조건적인 헌신으로 알게 모르게 나의 뒷바라지를 해주시던 엄마의 손길이 없다. 청소는 물론 빨래도 스스로 해야한다. 숙제하라는, 공부하라는 잔소리도 없다. 모든 것은 스스로 규칙을 정하고 지켜야 하고, 알아서 해야 한다. 갑자기 주어진 자유에 적응하면서 비로소 아이들은 대안학교가 그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게 된다. 대안학교는 우리가 잘못 알고 있듯이 문제아나 공부하기 싫어서 가는 그런 곳이 절대 아니다. 지금 한창 꿈을 꾸어야 할 자녀가 있는 부모라면 한번 쯤 읽어보고 우리 아이를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음 한다.
문 : 대안학교를 졸업한 그들의 현주소는 어떤가?
지니 : 대안학교에 다니게 된 계기도 천차만별이고, 졸업 후 해군, 농부, 개그맨, 뮤지컬 배우, 바리스타 등 그 모습 또한 다양한 15명의 삶은 다이내믹하다. 특별히 올해는 우리나라 최초의 대안학교인 간디고등학교에서 2001년 졸업생을 배출한 지 10년을 맞이하는 해이다. 대안학교 졸업생 배출 10년, 졸업생들의 오늘을 통해 대안학교의 진면목을 조명해보는 것은 학부모와 학생들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있다. 민주화 운동 이후 가장 평안한 시기에 태어나 88올림픽을 보고 자라면서 축복받았다는 소리를 듣고 자랐지만 중고등학교 때 IMF를 겪고, 대학 졸업 후는 IMF보다 더 심각하다는 경제 위기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는 88만원 세대와 대안학교 1세대는 같은 세대다. 88만원 세대들은 어릴 적 품었던 꿈을 접고 안정된 직장을 찾기 위해 교대, 사범대의 경쟁률을 높여놓았고 대학 졸업후에 다시 또 노량진 고시촌으로 모여 공무원고시 준비를 한다. 그런데 분명히 동시대를 살고 있음에도 이 책에 나오는 친구들은 상당히 다른 삶을 살고 있다. 어린시절의 꿈을 이룬 친구도 있고, 그렇지 않은 친구도 있지만 분명한 건. 그들은 여전히 꿈을 꾸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대안학교에 대한 책이지만, 한 편으로는 이 시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생생한 분투기라고도 할 수 있다. 요즘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한 직업 안내서 같은 책들이 많이 나오는데 이 책은 중고생들에게 매우 좋은 진로직업 안내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누구보다 행복하고 신나게 살아가는 대안학교 졸업생,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나에게도 잠시 잊고 있었던 꿈들을 들추어내기에 이 책은 충분히 자극적이고 힘이 되었다.
- The En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