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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옷 lorica :: |
로마 병사는 일단 리넨linen 속옷을 입고, 그 위에 소매가 짧은 양모 투니카tunica를 입는다. 원래 로마사람들은 바지bracae를 입지 않았다. 바지는 북방인들이 입던 옷이기 때문에, 로마사람들은 바지를 야만적이라고 멀리했다. 하지만 날씨가 추운 곳에서 병사들은, 몸에 꽉 끼고 무릎 바로 아래까지 닿는 양모나 가죽 바지를 입을 수 있었다. 이렇게 옷을 입고 그 위에 몸을 보호하기 위해 갑옷을 걸치는 것이다.
(↑사진 설명) 사슬갑옷lorica hamata을 입은 로마 병사 재현 갑옷의 종류는 시대에 따라 다양했다. 카이사르Caesar 시대와 1세치 초에는 사슬갑옷lorica hamata(chain mail)을 썼다. 그러나 클라우디우스 시대 부터는 로리카 세그멘타타lorica segmentata가 표준적인 로마군단병의 갑옷이 되었다. 로리카 세그멘타타는 우리가 헐리우드 영화에서 보는 로마군단병의 바로 그 갑옷이다.
(↑사진 설명)로리카 세그멘타타lorica segmentata와 이것을 입은 로마병사 재현 (커브리지corbridge A 형 갑옷) 로리카 세그멘타타의 모습을 살펴보자. 일단 몸통 부분은 대여섯짝의 긴 판금 조각이 있는데,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도록 이 판금 조각을 가죽띠로 잇는다. 어깨부분도 여러짝의 판금 조각으로 덮혀있다. 또 가슴과 등 앞뒤로도 판금으로 보호했다. 이 갑옷은 다시 분해하거나 완전한 모양으로 다시 입고, 앞에 끈으로 졸라맬 수도 있었다. 또 군단병들은 목에 목도리를 둘렀는데, 철제 판금이 목에 닿아 살갗을 해치는 걸 막기 위해서다. ※'로리카 세그멘타타'라는 말은 고대 로마사람 자신들이 쓴 낱말이 아니라, 현대 학자들이 만들어낸 표현이다.
아우렐리우스 기둥을 보면 좀 다르게 생긴 로리카 세그멘타타가 보인다. 가슴과 등에 판금이 없고, 판금 조각이 목까지 닿는 것이다. 또한 이 기둥에는 미늘 갑옷lorica squamata을 입은 병사도 보인다. 이것은 군단벼의 보호구 모양이 조금씩 달라져갔음을 보여준다.
콘스탄티누스 시대까지, 사슬갑옷, 로리카 세그멘타타, 비늘갑옷 이 세가지 갑옷이 계속 나타난다. 제정 후기에는 근위대에서 가장 먼저 비늘갑옷을 쓰기 시작한 것 같다. 나중에는 군단병도 이를 따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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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투구 :: |
로마군은 적의 무기라도 좋은 점을 많이 받아들였다. 제정 시대에 많이 쓰던 투구는 갈리아에서 들여온 것이다. 이것 말고도 여러 가지 모양의 투구가 있었다. (로마군 재현에선 AD1세기의 갈리아식 G형 투구를 많이 쓴다고 한다)
(↑사진 설명) 로마군 투구. AD 2세기에 쓴 갈리아식 H형 투구다.
얼굴 양 옆에는 각각 뺨보호대cheekpieces가 경첩으로 달려있다. 투구 뒷부분이 튀어나와 있는데, 이것은 목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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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각방패 scutum :: |
군단병들은 다리에 별다른 보호구 없이 맨살을 내놓는다. 물론 추운 곳에서 바지를 입는 것은 빼고 말이다. 빨리 움직이기 위해선 어쩔수 없는 것이다. 다만 커다란 직사각형 모양의 방패가 대신 보호구 역할을 한다. 정강이받이greaves가 있긴 하지만, 이것은 대개 장교들이 쓴다. 사각방패는 일반 무기뿐만 아니라 원거리 무기(활, 투석, 투창)를 막는데도 효과적이다. 그래서 크면서도 가볍게 설계한다.
영화로도 잘 알려진 거북 대형testudo는 바로 이런 사각방패의 이점을 이용한 것이다. 이 대형은 병사들이 방패로 벽을 만들어, 원거리 무기를 피해 전진할 수 있다.
(↑사진 설명) 로마 군단병의 거북대형testudo. 다른 군대도 마찬가지겠지만, 로마군에게 대열을 유지하는 것은 특히 중요하다. 조직이 잘 짜여진 군대는 머릿수만 믿고 달려드는 적들을 물리치는 데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만약 대열이 무너진다면, 이는 병사들의 죽음과 같은 말이 된다. 사각방패는 이런 로마군의 강력한 대열에 알맞다.
사각방패도 크기가 다양한 편이다. 그러나 G. 마리우스가 로마 군제를 개혁하면서, 사각방패의 크기도 어느정도 표준화했다. 사각방패는 자작나무로 합판으로 만든다. 방패 전체 면이 약간 휘어졌는데, 원거리 무기가 더 잘 비껴나가게 하기 위한 것이다. 이 나무 합판에 가죽을 입히고, 그 위에 색칠한 리넨을 덮는다. 여기에 은이나 금을 입힌 장식으로 고정하는 것이다. 방패 뒤쪽도 색을 입혔다. 방패 가장자리 선 부분은 세공한 은이나 쇠를 입히고, 쇠못으로 고정한다.
(↑사진 설명) 사각방패scutum의 앞과 뒤.
각 대대cohors는 방패에 서로 다른 색을 칠한다. 혼란스러운 전장에서도 쉽게 부대를 구분하기 위한 것이다. 또 방패에는 방패를 쓰는 병사의 이름과, 그 병사가 속한 백인대 이름을 써놓는다. 행군할 때는 방패를 왼쪽 어깨위에 가죽끈으로 매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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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앗 멋지다 ㅋㅋ 저는 로마 갑옷 하면 닭벼슬같은 깃털 달린 투구랑 사각 방패가 젤로 생각나던데 ㅋㅋ
맨 다리 네요^^ 다리에 화살이 맞으면... 흠... 아푸겠다.. ^^
로마인이야기 카이사르편을 보면 저 갑옷을 입고 겨울을 나서 사상자도 많았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카이사르도 병사들과 똑같이 입고 다녔다고.. 뭔가 무모해보이기도 하지만..용맹하고 인내심이 대단한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