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11월12일)이 약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수험생들은 그간의 노력을 집대성하는 가장 중요한 시기이지만 육체적, 정신적 피로 또한 최고조에 달해 건강에 탈이 나기 쉽다. 남은 한 달간 최적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곧 시험결과가 연결되기 때문이다. 특히 올 가을은 신종 인플루엔자의 유행이 예고된 바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신종플루, 감기 예방에 만전 기해야
국내에서 신종플루 열한 번째 사망자가 나오면서 학교와 학원 등에서 집단생활을 하는 수험생들의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수면부족 등으로 면역력이 현저히 저하된 상태에서는 더욱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신종플루는 환자의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감염되며 발열과 콧물, 인후통, 기침 등의 증상과 오심, 무력감, 식욕부진, 설사 등이 동반되기도 한다.
수능을 불과 한 달여 앞둔 이때 신종플루에 감염된다면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시험을 보기 어려우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대유비스병원 제1내과 공경택 부장은 “수험생들은 외출 후 손 씻기나 기침이나 재채기를 할 때 휴지ㆍ손수건으로 막는 등 개인위생을 더욱 철저히 해야 한다”면서 “면역력 강화를 위해 영양섭취를 골고루 하고 하루 한 시간 이내의 신체활동도 권장된다”고 말했다.
신종플루 외에 독감이나 감기 역시 수험생들에게는 큰 적이다. 환절기 독감, 감기 예방을 위해서는 비타민 C가 풍부한 녹황색 채소나 과일을 많이 먹는 것이 좋다. 특히 다른 사람보다 감기에 쉽게 걸리는 수험생이라면 배, 감, 깻잎, 매실장아찌, 무, 귤, 오렌지, 파, 생강 등을 평소보다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 또한 체온조절을 위한 외투를 지참하고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좋은 예방책이다.
4당5락? 시험 한 달 전엔 5시간 이상 자야
수험생들에게 예부터 전해오는 합격비법 중에 ‘4당5락’, 즉 4시간 자면 붙고 5시간 자면 떨어진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좋은 컨디션에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려면 이 말은 잊는 것이 좋다. 개인에 따라 적정 수면시간이 다르지만 보통 수면을 5시간 이내로 줄이는 것은 좋지 않다. 이는 수면박탈 현상을 일으켜 학습능력 저하, 두통, 집중력 저하로 학습효율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동안 오늘 해놓은 중요한 일이 뇌 안에서 정리되고 기억되므로 고득점을 위해서는 반드시 규칙적인 수면습관을 유지해야 한다. 수능시험이 오전 9시에 시작되므로 한 달 전쯤부터 자정 무렵에 잠들어 7시 전에 일어나는 수면패턴을 연습하는 것이 좋다. 달라진 취침시간에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다면 10~30분 정도 걷기를 한 뒤 미지근한 물로 샤워를 하면 도움이 된다.
이밖에 앉아 있는 시간이 긴 수험생들에게는 목 부위 찜질, 먼 산보기, 가벼운 달리기, 가벼운 달리기나 스트레칭 등도 긴장완화에 도움이 된다. 공경택 부장은 “만일 생리통이 심한 여학생이라면 커피, 초콜릿, 콜라 등의 카페인 음식을 줄이고 수능일 전후로 생리주기가 시작된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담해 경구용 피임약을 복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 한의원 원장에게 들어본 수험생 건강관리법 >
정지행 한의원 정지행 원장, 한동하 한의원 한동하 원장, 아이누리 네트워크 한의원 서초점 황만기 원장, 가로세로 네트워크 한의원 평촌점 신현택 원장을 통해 심신이 지친 수험생들의 마무리 공부와 컨디션 조절 방법을 알아봤다.
◇나무보다 숲을 보는 눈 키워야 정지행 원장은 "수는 한 달 전에는 부족한 부분을 파고드는 것이 아닌 전체적으로 리뷰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 원장에 따르면 그동안 공부했던 내용들을 처음부터 차근차근 되짚어 가면서 확실히 알고 있거나 알쏭달쏭 혹은 잘 모르는 내용 등을 기준으로 정해 그에 맞는 시간을 배분해야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확실히 알고 있다고 여겨지는 것은 마무리 확인 후 넘기고 전체적인 리뷰를 통해 머릿속에 정리를 꼼꼼히 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정 원장은 특히 "디데이가 다가올수록 불면증에 시달리면서 밤새도록 부족한 공부에 매진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절대 그러면 안된다"고 설명했다.
무리해서 공부하는 것은 나쁜 컨디션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맨손체조와 산책 등 휴식을 병행하고 충분히 숙면을 취해 최상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절하는 것이 좋다는 것이다.
◇'난 할 수 있어' 자기최면 초조함, 불안감으로 도망가고 싶은 심정이지만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같은 심정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한동하 원장은 이럴 때 자신을 안아주라고 설명했다.
그는 먼저 한 팔로 가슴을 앉고, 다른 팔을 그 팔 위에 겹친 후, 눈을 감고 한 팔로 다른 팔을 쓰다듬어 주면서 자신을 이름을 부르며 "○○야, 힘들지? 조금만 참자. 넌 잘할 거야!"라고 본인 스스로를 위안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했다.
황만기 원장 역시 자기 암시를 최고의 방법으로 꼽았다.
황 원장은 "나는 정말 최선을 다했어, 내가 참 자랑스러워 처럼 긍정적이지만 약간은 나르시스틱한 자기 암시를 하면 시험장에서의 실수를 줄여줄 뿐 아니라 어려운 문제에서도 당황하지 않게 해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열 많은 수험생 영지버섯…뒷목 뻐근하면 구기자차 한방차는 집중력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된다. 열이 많고 욱하는 성질의 소양인은 영지버섯차, 항상 몸이 천근만근인 태음인은 녹차, 항상 의기소침하고 근심걱정이 많은 소음인은 코코아음료나 초콜릿, 대추차 등을 섭취하면 좋다.
신현택 원장은 "소화기가 예민하고 자주 체하는 수험생들의 경우는 식사든 간식이든 소량씩 자주 먹도록 하는 것이 컨디션 조절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신 원장은 이어 "평소 눈의 피로가 많으며 뒷목이 뻐근하고 얼굴이나 머리에서 열이 나는 것을 볼 수 있다"며 "이런 경우 구기자차를 음료수처럼 꾸준히 마시면 증상이 완화된다"고도 덧붙였다.
황만기 원장은 "긴장이 많이 되는 수험생들의 경우 약물에 의존하기보다 따뜻한 물과 손바닥에 가벼운 자극을 주는 등의 방법이 좋다"고 전했다.
정지행 원장은 "여학생들의 경우 생리일정을 일부러 조절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절대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심리적인 불안감에 오히려 집중을 못할 수도 있고 건강상 매우 좋지 않은 방법"이라며 "생리통이 심한 학생이라면 통증을 조절하는 약 정도로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