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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 가득한 평화로운 한강 둔치 아버지(변희봉)가 운영하는 한강 매점, 늘어지게 낮잠 자던 강두(송강호)는 잠결에 들리는 ‘아빠’라는 소리에 벌떡 일어난다. 올해 중학생이 된 딸 현서(고아성)가 잔뜩 화가 나있다. 꺼내놓기도 창피한 오래된 핸드폰과, 학부모 참관 수업에 술 냄새 풍기며 온 삼촌(박해일)때문이다. 강두는 고민 끝에 비밀리에 모아 온 동전이 가득 담긴 컵라면 그릇을 꺼내 보인다. 그러나 현서는 시큰둥할 뿐, 막 시작된 고모(배두나)의 전국체전 양궁경기에 몰두해 버린다. 광경을 목격하게 된다. 생전 보도 못한 무언가가 한강다리에 매달려 움직이는 것이다. 사람들은 마냥 신기해하며 핸드폰, 디카로 정신 없이 찍어댄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정체를 알 수 없는 괴물은 둔치 위로 올라와 사람들을 거침없이 깔아뭉개고, 무차별로 물어뜯기 시작한다. 순식간에 아수라장으로 돌변하는 한강변. 강두도 뒤늦게 딸 현서를 데리고 정신 없이 도망가지만,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사람들 속에서, 꼭 잡았던 현서의 손을 놓치고 만다. 그 순간 괴물은 기다렸다는 듯이 현서를 낚아채 유유히 한강으로 사라진다. 하루 |
어느납 갑자기 한강에 출몰한 '거대 돌연변이 괴물'에게 여고생 현서가 납치되면서, 일가족이 목숨을 건 추격과
사투를 벌이는 내용의 SF 괴수 모험물. 한국영화 사상 최대 규모의 특수효과와 최대 흥행 기록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제작보고회 당시 '양서류와 파충류의 돌연변이'라고 설명된 괴물 캐릭터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와 <킹콩>의 시각효과를 담당했던 뉴질랜드 웨타 워크숍과 아카데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호주 제작업체
존 콕스 기술팀이 창조하였고, 2006년 여름 동안 무려 1300만 관객 동원으로 한국영화의 새로운 흥행 기록을
세웠다. 범죄 실화극 <살인의 추억>을 통해 작품성과 흥행성을 겸비한 능력 있는 감독으로 부상한 봉준호 감독이
데뷔전부터 오랫동안 구상했던 이 제작비 110억원의 괴수 모험물의 출연진에는 <살인의 추억>에서 봉 감독과
호흡을 맞췄던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이 각각 현서의 아버지, 할아버지, 삼촌 역으로, 그리고 봉준호 감독의
데뷔작 <플란다스의 개>의 여주인공이었던 배두나가 현서의 고모인 양궁선수 남주 역으로, 그리고 괴물에게
납치되어 생사의 고비를 겪는 현서 역은 아역배우 출신의 고아성이 연기했는데, 이번이 첫 스크린 데뷔이다.
한강 고수부지에서 아버지와 매점을 하며 살아가는 박강두는 어느날 한강에서 나타난 괴 생명체의 난폭한
습격에 어린 딸을 잃게 되고, 강두와 그의 가족들은 국가나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상황 속에서 괴물과
맞서 사투를 벌인다.
2006년 5월 칸느 영화제 비경쟁부문 감독주간에 공식초청돼 관심을 모으기 시작한 <괴물>은 마침내 2006년
7월 여름방학 시즌을 통해 620개라는 역대 최대 스크린에서 일제히 상영을 시작하면서 기존의 각종 흥행기록을
경신하였다. 개봉 당일 최다 관객 동원(45만 3,000명), 전야제 최다 관객 동원(전국 477개 스크린에서 15만1,486명),
개봉 2일만에 100만 돌파(기존 기록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3일), 개봉 9일 만에 전국 500만 돌파(기존 기록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13일), 개봉 21일 만에 1,000만 관객 돌파(기존 기록은 <태극기 휘날리며>의 39일),
개봉 38일 만에 <왕의 남자>가 기록한 1174만을 넘어선 <괴물>은 마침내 전국 1301만명(서울 356만명)으로
역대 한국영화 흥행 1위에 올랐다.
이듬해인 2007년 3월 9일 북미 71개 극장에서 개봉된 <괴물>은 첫주 3일동안, 작은 극장수를 고려할 때
상당한 수입이라고 할 수 있는 31만불의 수입을 올려 박스오피스 24위에 올랐다. 북미 메이저 언론 평론가들은
이 영화에 대해 만장일치의 찬사를 보냈는데, 미네아폴리스 스타 트리뷴의 콜린 코버트는 "<괴물>은 다양한
레벨에서 모두 성공적인 작품으로, 마치 영화 한편 값으로 어떤 시리즈 전체를 감상하는 것 같다. 당신은 반드시,
반드시, 반드시 이 영화를 보아야 한다(You must, must, must see this movie)."라고 박수를 보냈고, LA 타임즈의
케빈 크러스트는 "놀랍도록 감동적인 클라이막스에 이르기까지, 이 영화는 당신을 이쪽끝에서 저쪽끝으로 요동치게
만들 것."이라고 별 다섯 만점을 주었으며,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의 피터 하트라웁 역시 "걸작 <괴물>은 정통적인
SF/호러 클래식."이라며 별 넷 만점을 부여했다. 또, 아틀란타 저널-컨스티튜션의 엘레뇨어 링겔 길레스피는
"최초이자 최상급의 '황홀한 괴물 영화(ecstatic monster movie)'인 <괴물>은 웃음과 공포감을 동시에 자아내게
만든다."고 평했고, 뉴웍 스타-레저의 스티븐 휘티는 "2007년 최초의 걸작 호러영화."라고 칭했으며, 뉴욕 데일리
뉴스의 엘리자베스 와이츠먼은 "봉준호 감독의 이 굉장한 괴물영화는 순식간에 '컬트 영화'의 대열에 오를 것."
이라고 예측했다. (장재일 분석)
재미있는 사실들 1. 괴물 CG 작업을 맡았던 오퍼니지팀은 '영화 시작 후 15분 안에 괴물이 출현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 작전은 유효했다. / <괴물>의 엄청난 흥행기록은 MBC <100분 토론>에서 스크린 독과점에 대한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하였다. / 박해일은 도와주는(?) 이동통신사 형은 <남극일기>의 임필성 감독이다. / 괴물
제작진은 영화에 묘사된 전체적 재난 스타일에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인해 일어났던 많은
현상들을 반영했다. / 영화 속에서 강두가 바이러스 감염자로 분류돼 방역 마스크를 쓴 요원들에 의해 자루에 넣어져
끌려가는 모습은 사스 감염자들에게 실제로 사용됐던 방식이다. / 조상경 의상팀장이 봉준호 감독의 의중을 참작해
골라낸 유니폼의 색깔은 하얀색, 노란색, 검은색, 빨간색이다. / 여러가지 이유들로 오디션에서 떨어진 괴물(?)만
해도 1500마리에 달한다. / 이 영화의 리메이크 판권은 유니버설에 팔렸다.
재미있는 사실들 2. 영화에는 현서가 캔맥주를 먹는 것으로 나오지만 원래 황도 복숭아 국물을 먹는 것으로 설정되어
있었다. 이 때문에 '고아성' 양은 황도 국물만 10캔을 마셔야 했다. / 괴물이 백주 대낮에 한강 둔치를 달리고 사람들이
괴물을 피하기 위해 흩어지는 장면은 스페인의 팜플로냐에서 열리는 '산 페르민 축제'의 다큐멘터리 영상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다. / 영화 초반에 괴물에게 잡혀먹히는 '뚱뚱남'을 연기한 '이훈진' 씨는 원래 '뚱게바라' 오디션을 보았는데
'임필성' 감독이 '뚱게바라' 역을 맡게 되면서 결국 '뚱뚱남'으로 캐스팅 되었다. / 합동분향소 씬의 영정사진들
중에는 스탭들 사진도 포함되어 있다. / 뉴스에 나오는 기자, 앵커, 아나운서들은 모두 실제 인물들이다. / 강두
가족이 병원으로 이송될 때 버스 안 뉴스의 인터뷰에서 '에드워드 존슨'이라는 사람이 나오는데 그는 '도날드 하사'
역을 맡은 '데이빗 조셉' 씨의 친구로, 촬영현장에 따라왔다가 우연히 캐스팅 되었다. / 영화 후반에 성산대교 교각
아래 배두나가 잠을 자고 나와 걸어가는 다리는 실제로도 높이가 무척 높았다고 한다. 그래서 고소공포증이 있는
배두나는 화면엔 뒷모습만 보이지만 실제로는 울면서 촬영했다고. (zlzoavneg@naver.com)
괴물 특수효과 관련. 괴물을 만드는 과정은 각종 돌연변이 이미지를 한데 모아놓고 그걸 절묘하게 결합시키는
과정의 연속이었다. 물고기와 쥐가 합체한 모습, 새우, 곤충의 모습까지 어류와 결합한 여러 형태를 고안해냈다.
8개월이 넘는 기간 동안 수정에 수정을 거듭한 끝에 탄생한 괴물은 어류와 양서류를 섞어놓은 듯한 지금의 괴물이었다.
괴물의 사운드를 디자인할 때, 괴물의 피부가 내는 소리는 가죽점퍼에 물을 묻힌 뒤 비벼 소리를 내었고, 손에 젤을
발라 끈적거리게 하거나, 물오징어를 사용해 괴물이 혓바닥을 쓸 때 나는 소리를 만들었다. 괴물 목소리 디자인을
할 때, 괴물의 정체가 포유류가 아닌 어패류였기 때문에 다른 영화들처럼 단순히 포유류의 목소리를 섞는 방법으로는
효과를 얻을 수 없었다. 결국 미국의 한 업체에서 남아프리카 케이프타운의 바다사자 소리를 따온 소스를 가지고
작업을 했다. 또, 괴물의 목소리에 감정을 담기 위해 배우 오달수 씨의 목소리도 녹음, 변조, 합성했다.
옥에 티. 등장인물 간의 대화 중 현상금은 비과세 기타소득이라 세금 자체가 없다라고 나오는데, 현상금은
기타소득으로 원천징수 대상이며, 대략 20%의 세금이 부과된다.(봉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면서 현상금과 관련해
주변에 자문을 구했는데 답변을 준 사람이 실수를 한 것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