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25일 저녁 9시경에 자오나눔선교회 팀들이 태풍 14호인 매미로 파손을 입은 거제 탑포 예배당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양미동 집사님과 일행 오세연, 안미용 집사님들이었습니다. 또 잠시 후에 진주 늘찬양교회 이백진 목사님도 도착을 했습니다. 난 26일 오후에 오신다는 소식을 듣고 오전에 마실 것 준비하려고 마음을 먹었는데... 갑자기 두 팀이 들이닥치니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릅니다. 도착하자 말자 장판 큰 롤 1개와, 쌀 두BOX , 냉면 5 BOX, 도배지 2BOX를 차에서 내려 놓고, 이백진 목사님 차에서도 현관문 틀부터 문짝까지 내려놓았습니다.
이백진 목사님은 파손된 출입문들을 빼고 알루미늄 샷슈 문짝으로 갈아 끼우고, 다포교회 최영천 목사님은 걸상을 들어내고 해일로 파손된 장판을 거두고 새 장만을 까십니다. 새벽 1시에 빵과 음료수로 새참을 먹고 일을 합니다. 엄청난 공사를 새벽까지 갈아치운 청년들의 위력에 난 정신을 가다듬기 힘이 들었습니다. 다음날은 현관문 작업, 천장 보수 후 형광등 교체 작업, 강단의 앰프작업까지 잘 해줍니다.
하나님의 일꾼들이 떠난 후 매미로 엉망이 되었던 예배당이 전 보다 더 깨끗하게 단장됨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출입문도 소리 없이 잘 열리고 닫아 집니다. 얼마나 감사한지....난 순간 하나님의 따듯한 숨결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아내가 통영 한솔 병원에 입원(당뇨)을 하는 바람에 혼자 교회를 지키며 끼니를 준비하느라 냉장고 문을 열었더니 지리산 솔뫼농원에서 보내주신 된장이 눈에 띠였습니다. "아~된장찌개를 해 먹어야지...."하면서 또 두리번거렸습니다. 떡 호박도 있고, 파도 있고, 쇠고기도 있고, 김치도 있었습니다. 아... 자오나눔선교회에서 준비해 온 식품들입니다. "와와~됐다" 된장찌개 재료가 충분했습니다.
난 모처럼 앞치마를 걸치고 된장 요리(?)를 했습니다. 쌀밥에 김치에 된장찌개를 한술 먹었습니다. "와와 맛있다! 맛있다! 이럴 수가!" 난 혼자서 감탄을 연발하면서 뚝딱 밥 한 그릇 해치웠습니다. 그 순간 나도 모르게 코끝이 찡~했습니다. 많은 천사들의 손길이 눈앞에 아롱아롱 지나갑니다. 그리고 여러 곳에 '따듯한 예수의 흔적들'이 모락모락 '매미'에 시달린 내 마음을 소리 없이 어루만지고 있었습니다.
"오~주여... 이 은혜를 어떻게 보답하니까! 하나님..이 따듯한 천사들의 흔적들을 보십시오...하나님이 보내셨지요?" 난 천사들이 남기고 간 커피를 마시면서 난 바울 사도의 외침을 묵상했습니다.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가졌노라~" 하나님 저 일꾼들 손을 기억하옵소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