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한권의 책을 당신에게
장길산
황석영 대하소설

작가의 한마디: 과거의 전통을 이으려는 노력이 필요해요. 우리의 진정한 근대문학이 이어진 건 6,70년대가 아닌가 생각해요. 동아시아의 근대문학을 보면, 한 30년 쓰면 자신의 방식이 표출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동아시아에서 보는 세계, 자기의 문학을 자기 식대로 개척하는 작가로 남고 싶어요.
책 소개
조선후기의 『홍길동전』, 식민지시대의 『임꺽정』을 잇는 기념비적인 의적소설. 1995년 개정판을 낸 이래 십년이 흘러 낡아 보이는 글자를 읽기 편하게 옮기고 작가가 줄거리 위주로 장을 새롭게 나누어 끝부분 <종장 귀면>과 <운주미륵>의 일부를 수정해서 개정판으로 나왔다.
17세기말 숙종조를 배경으로 장길산을 비롯한 수많은 인걸들이 집결하여 형성되는 구월산의 녹림당, 그들이 겪게 되는 파란 곡절과 활빈행을 장쾌하게 그려낸 이 대하소설은 그 웅대한 규모 속에 조선후기 사회의 세태와 풍속, 제도와 생활상을 풍푸하게 재현할 뿐 아니라 낡은 사회를 개혁하려는 민중들의 절절한 염원을 실감있게 반영하고 있다. 7,80년대 전개된 진보적인 사회운동, 그리고 그 바탕을 이룬 치열한 역사의식이 이 작품을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탁월한 역사적 상상력으로 갖가지 사료(史料)를 활용하면서 수많은 인물들의 활약상과 기구한 운명에의 휩쓸림을 뛰어난 소설가적 솜씨를 발휘하여 묘파한 대작이다.
작가에 대하여 :
황석영(黃晳暎) 1943년 12월 14일 만주 장춘(長春)에서 출생하고, 8·15광복 후 귀국, 동국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였다. 일제 때 말로 인텔리였던 황석영의 부모님은 북에서 월남해 내려와 영등포의 공장 지대에 정착을 했다고 한다. 한국 전쟁이 휩쓸고 지나간 뒤에 영등포 시장에 나가면 피난 보따리와 개인의 서재에서 쏟아져 나온 책을 책꽂이째로 노점에 내놓고 책을 빌려주는 대여점이 많이 생겼는데, 작가는 초등학교 일학년부터 그런 책들을 빌려다 보았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피난 갔던 얘기를 쓴 「집에 오는 날」이라는 작문이 전국 백일장에서 장원을 했고 작가의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경복고등학교 재학 시, 『입석부근(立石附近)』으로 《사상계》의...삶의 밑바닥을 형성하는 사람들의 건강한 생명력을 포착하여 민중적 전망을 추구하고자 했던 작가로 작품활동과 사회활동 모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베트남전쟁 참전 이후 74년대 들어와 본격적인 창작활동에 돌입한 그는 「객지」「한씨연대기」「삼포 가는 길」등 한국 리얼리즘 문학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