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가 가가가
아내와 나는 둘 다 객지인 경남 진해에서 만나 결혼했다.
결혼하여 낳은 첫 아기가 딸이었다.
딸 아이 이름은 내 성을 따라서 서진형이라 지었다.
진형이를 한문으로 참진(眞)자와 얼굴형(形)를 쓴다.
진리이신 예수님의 형상을 닮으란 뜻이다.
진형이가 아기 때 나는 아명(兒名)으로 「가하」라 불렀다.
가하란 한글의 자음 첫 자 ㄱ 과 마지막 자 ㅎ 에 모음의 첫 자인 ㅏ를 붙인 것이다.
성경에 그리스도가 “나는 알파와 오메가라” 하였다.
알파와 오메가(α ω)는 그리스어 알파벳 첫 글자와 마지막 글자다.
가하는 알파와 오메가에서 얻은 영감이지만 뜻은 동일하지 않다.
감히 그리스도처럼 처음과 나중이 될 수는 없다.
가하는 모든 일에 앞장서고 공에 대하여는 말석에 서는 겸손한 사람이 되라는 뜻이다.
진형이보다 세 살 더 먹은 이종사촌 승범이가 있다.
세 살짜리 승범이가 백일 지난 가하를 보고 좋아하여 만지며 안아 보다가 떨어트려 울리기도 하였다.
승범이가 가하라는 발음이 잘 안되어 「가가야」「가가야」하고 불렀다.
승범이가 가가야 하고 부르는 게 재미가 있어 가하를 가가라고 부르면서 주위 사람들에게 가가가 되었다.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이 가하를 보고 “가가 가가가?” 하고 묻곤 하였다.
전주에 살고 있는 가하 이모 승범이 엄마가 친구들에게 경남에 살고 있는 가하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 조카 아기 이름이 가간데, 그 아기가 가가냐? 하는 말을 경상도 말로 하면 ‘가가 가가가’ 하고 가자(字)가 다섯 개가 된다고 이야기를 했단다.
그것이 말이 되어 경상도 사람의 아기 이름이 가가인데, 그 애가 가가냐고 경상도 말로 하면 ‘가가 가가가’하고 가자 다섯 개가 된다.” 하게 되었단다.
한번은 전주에서 서울 가는 고속버스를 탔는데 뒤에 앉은 여자 분들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심심했던지 한 여자가 “경상도에 가가라는 아이가 있는데 그 아이가 가가냐를 경상도말로 하면 가가 가가가 된다.” 하고 설렁한 개그를 하고 있었다.
이 이야기가 전국적으로 퍼졌는지 몇 번 듣게 되었다.
내 딸은 진형이란 이름으로 사회활동을 하는 파워 우먼이 되었는데 아직도 그의 아명(兒名) 가하의 별칭인 가가가 회자 되다니......,
벌써 서른 살이 된 진형이의 아명 가하에서 만들어진 가가 가가가 가 온 세상을 돌아다니다가 발상지인 내게 들리게 되는 것을 보며, 세상 참! 하고 웃어본다.
첫댓글 서상준 선생님 뜻을 새기며 몇 번을 읽어 보았습니다.도 뜻은 잘 모르지만 고개를 끄덕입니다. 은혜로운 나날 되시고 건필하세요.
자세한 설명에 그
늘
네 깊은뜻 잘 읽었습니다
감사 합니다
역시 믿음으로 처음과 끝인 예수님의 말씀을 다시한번 상기해 봅니다.
의미도 깊고 재미도 있네요.
가하의 행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