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레터 [따뜻한 사.연 제 97호] 2017.11.23
따뜻함의 빛에는 국경이 없다.
서울의 겨울이 차갑게 파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갑자기 닥쳐온 찬 바람이 어르신들의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연세대학교 중국 학생 연합회 international one Yonsei 팀은 연탄 봉사를 준비했다. 점점 차가워지는 날씨 속에 모든 가정의 따뜻함을 꼭 유지해야겠다는 마음에서였다. 2017년 11월 11일에 연세대 학생회 IOY는 서울 홍제역에 모였다. 이번 활동은 각국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했는데 ‘따뜻함의 빛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을 실감할 정도로 그 열정이 매우 뜨겁고 밝게 빛났다.
각국 친구들과 교류하고 즐겁게 이야기하면서 봉사 장소에 도착했다. 어르신들의 집들은 대부분 낡았고 산이 많은 한국답게 험준한 산 벽 위에 작은 집들이 빼곡하게 들어차있었다. 집들의 구조 또한 매우 신기했다. 집의 외부에는 세세한 개울물이 가늘게 아래로 흐르고 있었는데 어디서 모이는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었고 그저 방울방울 흘러가는 소리만 들려올 뿐이었다. 마음속 깊이 어슴푸레하게 한기가 올라오는 것이 느껴지자 어르신들이 흐릿한 가로등 아래 안전하게 댁에 돌아갈 수 있을지 걱정을 금할 수 없었다.
본격적으로 봉사를 시작하기 전에 담당 선생님께서 ‘따뜻한 한반도 사랑의 연탄나눔운동’이라는 글씨가 쓰여진 앞치마와 토시를 세심하게 나누어주셨다.
봉사 장소에서 우리는 각 가정에 총 800개의 연탄을 배달해야 했다. 첫 번째 집이 반지하에 위치해 있어서 IOY 연합회 학생들이 지상에서 지하로 마치 줄다리기를 하는 것처럼 길게 릴레이 형식으로 줄을 섰다. 연탄이 우리의 손에서 손으로 전해졌는데 마치 우리들의 손으로 안전한 미끄럼틀을 만든 것 같았다. 릴레이를 하면서 우리는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끝말잇기를 하기도 했다. 점점 연탄가루가 우리 얼굴에 조금씩 묻기 시작했고 장갑도 점차 원래 색깔을 찾아볼 수 없이 검게 변해갔지만, 그러면서 서로 더욱 친해질 수 있었고 비록 땀범벅이 되긴 했지만 이웃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인해 마음은 무엇보다 맑고 즐거웠다.
한 집을 끝내고 나서 우리는 곧바로 대형을 변경했는데, 왜냐하면 그 다음 집은 매우 좁은 골목에 있었고 심지어 중간에 어떤 부분은 끊겨있었을 뿐만 아니라 아래로는 개울물이 있었기 때문이다. 한 명이 연탄 2장씩 옮겼는데 무게는큰 콜라 3개와 같았고 높이는 큰 콜라 병 하나의 반 정도 되어 보였다. 울퉁불퉁한 진흙길과 비좁은 복도를 간신히 지나 입구에 도착하면 두 명의 남학생들이 안에서 연탄을 받아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다시 돌아서 연탄을 가지러 갔는데 오며 가며 마주칠 때에는 서로 미소를 주고받곤 했다. 우리는 서로 어깨를 스치며 지나가기도 하고, 어쩔 때는 앞에 있는 친구와 함께 같이 앞으로 나아가기도 하고, 뒤에 있는 학생을 도와 연탄을 제일 마지막에 고생하는 남학생에게 전해주기도 했다. 연탄을 쌓는 남학생들은 땀을 뻘뻘 흘리며 매우 힘들어 보였는데 동시에 매번 연탄을 받아서 옮길 때마다 숫자를 기록했다. 그래서 까마득하게만 보였던 800이라는 숫자가 어느덧 500이 되었고 다음엔 20이 되었고 마침내 0이 되었다. 연탄을 나르면 나를수록 무겁게 느껴져서 힘들지 않았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우리는 조금씩 힘을 모아 서로를 응원하고 손하트를 그리기도 하면서 끝까지 함께할 수 있었다.
봉사 활동을 원만하게 잘 마치고 나서 담당 선생님께서 연탄 모양의 가방 열쇠고리를 주시자 그 생김새가 이상하다고 여긴 사람도 있었지만 각자 그것을 받아서 소중하게 여겨 주머니 속에 넣었다. ‘군자 간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다’는 말처럼 깨끗하고 순수했던 이 기억은 매우 강렬하게 남을 듯하다. 조용하고 평화롭던 개울처럼, 개울물이 꾸준히 계속 흘러가면 어떤 식으로든 바다로 가게 되는 것처럼 우리의 노력도 이번 겨울에 조금이나마 따뜻함을 가져다 주었기를 소망한다. 또한 이 글을 보는 많은 사람들이 겨울 추위에 떨고 있는 이웃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줄 수 있길 희망한다. 그들이 주는 도움의 손길은 필경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에게도 따뜻함을 가져다 줄 것이다. 그러나 그 따뜻함은 단지 ‘고맙다’는 한마디로는 갚을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이번에게 우리에게 따뜻한 경험을 선물해주었던 그들에게 다시 보답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을까.
서로 믿고 함께한다면, 우리는 더 멀리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글: 연세대학교 IOY 방리양>
도봉구 에너지복지 협약
<사랑의연탄>에서 연탄봉사를 많이 가는 지역 중의 하나인 도봉구(구청장 이동진)와 <사랑의연탄> 그리고 도봉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이사장 두호균)이 도봉지역의 에너지복지를 위한 공동협약식을 11월20일 도봉구청에서 가졌습니다. <사랑의연탄>은 올해 정관변경을 통해 에너지복지 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인천시 남구청과 태양광발전을 통한 에너지복지협약을 한데 이어 도봉구와 에너지복지사업에 대한 공동협약을 체결하면서 점차 에너지복지 영역을 넓혀나갈 계획입니다. 특히 이번 협약에 도봉시민햇빛발전사회적협동조합이 함께 함으로써 지역의 풀뿌리 단체들과의 협력도 더욱 강화해나갈 방침입니다.
<글: 원기준 사무총장>
지금 전국은 연탄으로 뜨겁습니다.
서울 뿐만 아니라 <사랑의연탄> 24개 지부에서는 현재 연탄 봉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많은 봉사자들이 다가오는 겨울 잊지 않고 연탄 봉사 현장을 찾아주신 덕분입니다.
<사랑의연탄>도 봉사자분들의 그 열정에 보답하고자 더 땀흘리며 마을을 위해 일하겠습니다.
오늘 미처 소개하지 못 한 다른 지부 사진은 겨울 기간 동안 뉴스레터에 싣겠습니다.
지난 주 연탄나눔
11월 18일(토) 오전 군산동고(두리누리 8기) - 조촌동 5가구
11월 18일(토) 오후 성광교회 - 해신동 5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