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송 413번 이야기
- 배꼽 주변에서 달빛이 비추는 짠다바 장로 -
부처님께서 제따와나에 계실 때 짠다바 장로와 관련해서 게송 413번을 설하셨다.
오래 옛날에 베나레스에 사는 한 상인이 전단향을 구해와야겠다 생각하고 많은 옷과 장신구를 싣고 오백 대의 수레를 몰고
변방으로 갔다. 그는 어떤 마을 입구에서 밤을 보낸 뒤 소떼를 몰고 지나가는 젊은 목동을 보고 물었다.
"이 마을에 산림지기가 있는가?"
"있습니다."
"이름이 무엇인가?"
"아무개입니다."
"아내의 이름과 아이들의 이름은 무엇인가?"
"아무개입니다."
"그의 집은 어디인가?"
"저기에 있습니다."
상인은 목동이 가르쳐준 집으로 마차를 타고 가서 안주인에게 아무개 이름을 대면서 물었다.
여인은 이 사람이 남편의 이름을 언급하면서 안부를 물었다.
"친구는 어디에 있습니까?"
"바깥양반은 숲속에 들어갔습니다."
"아들 아무개와 딸 아무개는 어디 있습니까?"
그는 식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안부를 물었다. 그리고 식구들에게 옷과 장신구를 선물하며 물었다.
"친구가 숲에서 돌아오면 이 옷과 장신구를 주십시오."
여인은 상인에게 최대한의 환대를 하고 남편이 돌아오자 말했다.
"여보, 이 손님이 와서 우리 식구들 이름을 전부 부르고 이 선물들을 모두 주었어요."
산림지기는 상인에게 최대한 호의를 베풀었다.
저녁이 되자 상인은 안락의자에 앉아 산림지기에게 물었다.
"친구여, 자네가 산 아래를 돌아다닐 때 어떤 나무들이 많은지 보았는가?"
"붉은 가지 나무들이 많이 있는 것을 보았네."
"얼마정도 많은가?"
"아주 많이 있다네."
"잘됐네. 나에게 좀 보여주게."
상인은 산림지기를 데리고 산 아래로 가서 붉은 전단향나무를 잔뜩 베어 오백 대의 수레에 가득 싣고 돌아가며
산림지기에게 말했다.
"친구여, 내 집은 베나레스에 있다네. 가끔 놀러오게나. 나에게 이 붉은 가지 나무만큼 고마운 선물도 없다네.
꼭 이 나무만 가져오게나."
"잘 알았네."
산림지기는 때때로 붉은 전단향나무를 싣고 상인을 만나러 갔다. 상인은 산림지기가 돌아갈 때 많은 돈을 주었다.
그 후 깟사빠 부처님이 빠리닙바나에 드시자 사람들이 사리를 봉안하려고 황금탑을 세우고 있었다.
이때 산림지기가 많은 양의 전단향을 싣고 베나레스에 왔다. 친구상인은 많은 양의 전단향을 가루로 만들어서
큰 그릇에 담아들고 산림지기에게 말했다.
"친구여, 식사준비를 하는 동안 우리는 탑을 세우고 있는 곳에 갔다 옴세."
그는 산림지기를 데리고 탑으로 가서 전단향 가루를 부처님의 사리에 올리며 참배했다.
산림지기는 전단향을 보름달처럼 만들어 탑 안에 안치했다.
이것이 그가 전생에 지은 공덕이다.
산림지기의 현재생 : 짠다바 장로
산림지기는 그 생에서 죽어 천상에 태어나 깟사빠 부처님과 고따마 부처님 사이를 천상에서 보내고 현재의 부처님 재세시에
라자가하의 부자 바라문 집에 태어났다. 그는 태어나면서부터 배꼽 주위로 둥근 달 모양의 빛이 나타나 짠다바(달빛)라고 불렸다.
이것은 그가 전생에 전단향으로 달 모양의 원판을 만들어 탑 안에 안치한 공덕 때문이었다. 바라문들은 그걸 보고 생각했다.
'우리가 그를 데리고 돌아다니며 세상 사람들을 속일 수 있을 거야.'
그들은 그를 마차에 태우고 돌아다니며 만나는 사람마다 이렇게 말했다.
"이 바라문의 몸에 손을 대기만 하면 신통한 능력과 복을 받습니다."
사람들은 백 냥 천 냥의 돈을 내고 신기한 바라문의 몸을 만질 수 있는 특권을 얻었다.
그들은 그렇게 여기저기 여행하다가 마침내 사왓티에 와서 도시와 제따와나 사원 중간에 머물렀다.
사왓티에 사는 오천만의 재가신도들은 아침 일찍 공양을 올리고 아침식사를 한 후에 향과 꽃과 가사와 약을 들고 법문을 들으러
사원으로 갔다.
바라문들이 그들을 보고 물었다.
"어디로 가는 중입니까?"
"부처님께 법문을 들으러 갑니다."
"아니, 거기가면 무슨 이득이 있습니까? 우리의 짠다바 바라문만큼 큰 신통을 가진 사람은 이 세상에 없습니다.
그의 몸에 손을 대기만 하면 신통한 능력과 복을 받을 수 있습니다. 와서 한 번 보십시오."
"바라문의 신통이 어느 정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우리 부처님의 신통에 비하면 반딧불에 불과합니다."
그들 사이에 곧 논쟁이 붙었다. 그러나 양쪽 모두 자신들의 주장을 상대방에게 납득시킬 수 없었다.
결국 바라문들이 이렇게 말했다.
"사원으로 가서 우리 짠다바와 당신 부처님 중에 누가 더 큰 신통이 있는지 확인해봅시다."
그들은 모두 사원으로 몰려갔다.
부처님께서는 짠다바가 다가오자 달빛을 사라지게 만드셨다. 그래서 짠다바가 부처님 앞에 섰을 때는
짠다바는 까마귀가 숯 바구니에 들어있는 것처럼 보통 사람과 구별이 되지 않았다.
바라문들이 그를 한쪽 귀퉁이로 데리고 가자 달빛이 전처럼 나타났다. 바라문들이 그를 다시 부처님 앞으로 데리고 오자
달빛이 사라지고 마는 것을 보고 '이 사람은 달빛을 사라지게 만드는 주문을 알고 있구나' 라고 생각하고 부처님께 여쭈었다.
"당신은 혹시 나의 달빛을 사라지게 만드는 주문을 알고 있는 게 아닙니까?"
"나는 주문을 알고 있다."
"그럼 그걸 저에게 가르쳐주실 수 있습니까?"
"나는 출가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가르쳐줄 수 없다."
짠다바는 동료 바라문들에게 가서 말했다.
"내가 이 주문을 배우기만하면 이 잠부디빠에서 제일가는 사람이 될 수 있소. 당신들은 여기 기다리고 있으시오.
내가 출가하면 이삼일 안에 주문을 배울 수 있소."
그는 출가하여 바로 비구계를 받았다. 부처님께서는 그에게 몸의 삼십이 부분에 대한 명상을 가르치셨다.
"이게 무엇입니까? 이건 주문이 아니지 않습니까?"
"주문을 배우기 전에 예비수행을 반복해야 하는 것이다."
바라문들이 자주 와서 물었다.
"주문을 다 배웠는가?"
"아니오, 아직 지금 배우고 있는 중이오."
며칠이 지나서 그는 아라한과를 성취했다. 바라문들이 와서 다시 묻자 그가 대답했다.
"나는 이제 다시는 돌아가지 않은 경지에 도달했으니 당신들은 그냥 떠나도록 하시오."
비구들이 이 말을 부처님께 보고했다.
"부처님이시여, 이 바라문은 마치 자신이 아라한이 것처럼 말하고 있습니다."
"비구들이여, 나의 아들 짠다바는 번뇌를 모두 제거한 아라한이 되었다. 그는 진실을 말하고 있다."
부처님께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게송을 읊으셨다.
달처럼
맑고 깨끗하며
존재에 대한 갈애가 없는 사람.
그를 일컬어 아라한이라 한다. (4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