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수 한의과 대학의 원전학 교수인 저자는 지난 십여 년에 걸쳐, 전문 학술기관의 서고에만 잠들어 있던 조선조 이전 한방의학, 민간요법 관련 고서들에 대한 탐구와 현대적 적용가능성을 발굴하는 데 헌신해 온 이이다.
특히, 전통의학 관련 고서로부터 추출 가능한 인간 성격ㆍ정신병리ㆍ체질-인성-한방약리 간 상관성 관련 일체의 문맥을 집대성하고 체계화하려 애써 온 저자의 노력은 학계에 여러 개의 유의미한 이정표를 세우고 새로운 차원의 지평을 열어 왔다.
이번에 출간된 본 서적은 MBTI의 임상적 유용성이 사상의학의 한단계 추가적인 진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성을 전문적인 수준에서 다루고 있지는 않다. 한의학자나 학도들보다는 차라리 평소 MBTI의 실용적 가치에 공감해 온 다양한 분야ㆍ온갖 계층의 불특정다수 독자들이 체질의학에의 적용가능성에 초점을 맞추어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도록, 평이한 수준에서 엮은 일반교양서의 성격이 강하다.
그러나, 이 책의 서술상의 난이도가 다양한 계층의 일반 독자에게 맞추어져 있다는 이유로, 본서가 한의학계의 전문적인 연구자들에게 신선하면서도 도전적인 자극제로 기여하거나 새로운 연구방향ㆍ전환적인 개념적 기류를 불어넣을 수 있는 잠재적 역할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 한방의학의 중요한 토대 중 하나인 사상(체질)의학은 이제마 선생의 필생의 역작인 <동의수세보원>을 중요한 시발점이자 주요개념의 뿌리로 삼는다. 그러나, 이제마 선생은 <동의수세보원>에서 체질별 성격유형에 대해서는 매우 함축적이되 기술의 분량은 결코 풍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단히 농축적이지만 간결한 언급만을 남겼다.
현대 사상의학 연구자들이 체질별 정신적 기전의 특질들, 그와 직접 관련된 병리ㆍ약리를 파고듦에 있어, 가장 큰 난제는 특정인ㆍ특정 그룹의 심리적ㆍ인성적 특질들이 때에 따라 너무나 가변적으로 나타나며, 따라서 카테고리화하거나 경계가 뚜렷하도록 유형화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MBTI가 사상의학과 성격심리학, 한방정신과학의 이론적/임상적 진화에 있어 현재 봉착해 있는 주요 장애를 넘어서는 데 기여할 수 있는 상당한 포텐셜을 기대할 수 있다. 브릭스 여사와 그의 딸 마이어스 여사가 창안하고 실용화의 기틀까지 완성한 MBTI는 조석으로 변화하는 것처럼 보이는 인간 심리타입ㆍ성격유형의 근저에 선명한 카테고리화가 가능한 4가지 평면의 감식개념이 존재한다는 원리에 기초한다.
이 독후감을 써내려가고 있는 본인이 의학이나 운기학, 성격심리학에 대한 전문적 식견을 지니지 않았기 때문에, 이 대목에서 한두 발짝 더 나아가는 것은 매우 외람됨의 소치일 것이다.
그러나 전문적인 학계가 아닌 주변부에서나마 (운기학의 인접학문이라 할 수 있는) 명리학을 연구해 온 본인으로서는, 생년ㆍ월ㆍ일ㆍ시, 4개의 기둥, 8개의 원소를 축으로 인간의 성격특질, 가족/대인관계, 특기/직업적성, 체질ㆍ체형ㆍ외모 등을 매우 유효하게 설명해낼 수 있는 명리학이 개인별 병력ㆍ발병기전을 설명하는 데는 상당한 벽에 부딪침을 절감해 왔다.
그런데 명리학인들이 부딪치게 되는 이러한 장벽은 어쩌면 명리학 본래의 한계가 아닐 수 있다. 환언하자면, 명리학의 개념뿌리들에 근거하여 인간병리와 그 발병기전에 접근하는 고래의 방식이 아직은 충분히 진화하지 않아, 그 잠재적인 유용성을 다 발굴해내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
본인은 극동세계 유래의 메타피직스가 안고 왔던 이러한 이론적ㆍ임상적 사각지대와 관련하여, 금번 출간된 백교수의 저서를 접하면서, 이제 막 지평선 위로 서광이 번지기 시작했을 뿐이지만 상당한 파급력의 돌풍과 함께 넓은 영역에 걸쳐 광휘를 전파할 어마어마한 잠재성을 예감하게 되었다.
한방의학의 근간이 되는 운기학은 수십 세기에 걸쳐 임상적인 검증을 거쳐온 반면, 명리학은 실증적 피드백의 토대가 약하고 아직은 세간에서 유사과학의 한 갈래로 치부되고 있다. 그러나, 양자 모두 음양오행에 근거한다는 점에서는 운기학과 명리학을 쌍동이까지는 아닐지라도 6촌 내지 8촌 관계에 놓고 보아도 관점상 크게 무리가 없을 것이다.
본인은 백 교수가 금번 저서를 통해 초석을 놓은 한방정신의학ㆍ사상의학의 새로운 연구주제가 운기학ㆍ성격심리학ㆍ체질의학ㆍ명리학, 4자 간의 학제간 융합ㆍ교배를 통해 이들 4대 연구분야가 각기 안고 있는 이론적 사각지대, 임상적 한계를 넘어서는 데 상호원조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4개 분야의 상호 용융ㆍ재편을 통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창출할 가능성에까지 엄청난 광명이 깃든 예감을 공유하지 않을 수 없다.
왜냐면 .. (근데 아.. 배고푸다 )))))
아쉽지만 오늘은 여기까정 ㅎ
다음 기회에 이어서 블라블라 블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