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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23일) 오후 두 시, 서울역 맞은편 남대문 경찰서 앞에서는 성난 시민들의 기자회견이 개최되었다. 어제 저녁에 열렸던 노숙인 추모제에서 경찰은 추모제에 참가한 시민, 학생과 활동가 등 열두 명을 강제연행하였기 때문이다.
▲ 노숙자 추모제 참가자 12명 연행한 경찰 규탄!(1:20) |
그러나 벌써 아홉 번째를 맞는 추모제, 해마다 초를 켜들고 진행했던 추모제였기에 별다른 주의 없이 추모제를 진행했다고 한다. 그런데 경찰이 몰려와 한 4-50명 남짓 남은 참석자들을 둘러싸고 그중 홈리스행동 대표 이동현, 감신대 대학원생 등 열두 명을 연행, 경찰버스에 태워 광진경찰서로 갔다는 것이다.
내용인즉슨 추모제 참석자들이 촛불을 켜 든 것에 경찰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을 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아미 말했듯이 해마다 그렇게 해온 것이기에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하긴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추모제에 촛불이 빠질 수는 없는 것이 아닌가!
기자회견에서 진보신당 서울시당 김상열 대외협력국장 등 발언자들은 강도 높게 경찰을 비난하였으며 연행된 열두 명을 속히 풀어줄 것을 강력하게 요구하였다. 약 30여분 진행된 기자회견 후에 이들은 남대문경찰서장 면담을 요구하고자 경찰서로 들어갔고 다른 참석자들은 광진경찰서로 연행자들을 면회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불타오르는 망루에 뛰어 들어가 사람을 다섯씩이나 잡고도 눈하나 깜짝하지 않던 강심장 경찰이 스무 명 남짓이 손에 든 촛불이 무서워 강제해산시킨 사건을 보면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난감해진다. 그나마 양심이 있는 건지 아니면 꼭꼭 숨겨두었던 양심을 끄집어낼 촛불이 부담스러웠던 건지 아무튼 기가 막힌다.
경찰이 무서워하는 것이 촛불 말고도 하나가 더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혼령이다. 용산에서 희생된 철거민 다섯이 아직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하고 혼령이 되어 구천을 떠돌고 있으니 두 다리 쭉 뻗고 잠자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원혼들에게 시달리고 있는데 또다른 원령들, 노숙하다 죽어간 이들의 추모제를 한다니 아마도 잠자리에 들기도 전에 악몽을 꾼것처럼 화들짝 놀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경찰은 생각이 있는 집단인가? 무슨 공격적 정치구호가 난무한 것도 아니고 폭력행사가 일어난 것도 아니고 단지 한 많은 이 세상 쓸쓸하게 죽어간 이들을 추모하고 위령하는 자리에 뛰어들어 숙연한 시민들을 끌고 가니 최소한의 양심이나 인륜마저도 외면한 집단이 아닌가 한다. 그런 이들을 위해 세금을 꼬박꼬박 낸다니 내 인생도 기구하다.
경찰이 민중의 지팡이인지 몽둥이인지 도무지 구분이 안 가는 세상에 살고 있다. 경찰은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며 역류하고 있는 열두 명의 시민, 학생, 활동가들을 속히 석방하고 대국민 협박과 위협을 중단해야 한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정권에 복종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해도 해도 너무 하고 도를 넘어섰다. 정권은 길어야 4-5년이지만 민주주의는 영원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의 넋 기리는 추모제마저 짓밟는 경찰폭력 규탄한다
IMF이래 한국사회의 빈곤이 심화되면서 거리와 쪽방, 고시원 등 불안정 주거자인 홈리스생활자들은 그 열악한 삶의 조건으로 인해 해마다 많은 수가 거리에서 쪽방에서 삶을 마감하고 있다. 홈리스대중들과 시민사회단체는 극한의 빈곤상황에서 생을 마감한 홈리스 생활자들을 추모하고 아울러 노숙문제의 현실을 발언하며, 인간답게 살기 위한 권리를 외치기 위해 2001년부터 해마다 동짓날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를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오는 22일 어김없이 서울역에서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를 진행하던 중 갑자기 경찰들이 추모제 행사를 에워싸며, 추모제 때 점화한 촛불을 끌 것을 강요하였다. 추모제 행사 참여자들이 이에 응하지 않자 경찰은 갑자기 강제침탈을 강행한 뒤, 추모제에 참가 중이던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홈리스 당사자 그리고 시민 등 12명을 강제연행 하였다. 경찰은 촛불을 든 것만으로 불법집회를 운운하며, 어떠한 합법적인 절차도 없이 폭력침탈을 강행한 것이다.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는 올해로 9회째를 맞는 추모제 행사이다. 이는 불안정 주거와 극한 빈곤상황에서 살아가는 이 땅의 소수자인 홈리스들이 동료들의 죽음을 애도하고 넋을 기리며 자신들의 목소리를 내는 유의미한 행사이다. 2001년 이래 9년 동안 동짓날이면 해마다 거리에서 가신 이들의 넋을 조금이라도 기리기 위해 촛불을 밝혀 왔었다. 이러한 추모의 촛불마저도 마구잡이로 짓밟는 현 정권과 경찰의 만행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현 정부는 누구를 위한 정부인 것인가? IMF 10년이 넘도록 조금도 나아지지 않는 빈곤한 홈리스들의 목소리와 인권에 귀 기울이지는 못할망정 자신들의 삶과 아픔을 발언하고, 거리에서 죽어간 동료를 애도하고자 하는 홈리스생활자들의 추모제 행사마저도 경찰의 곤봉으로 이렇게 내칠 수 있단 말인가? 현 이명박 정권은 노동자빈민 대중을 극한의 상황으로 몰아가고 있다. 서민복지 민생안정을 입이 닳도록 외치지만, 가난한 이들의 복지정책을 축소•폐기하고, 삽질로 예산을 갉아먹으며, 가난한 민중들의 삶을 극한으로 몰고 그 죽음의 행렬을 방치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간답게 살 권리를 위한 민중들의 어떠한 목소리도 낼 수 있게 입을 봉하고 마구잡이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우리는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에서 자행한 현 정부와 경찰의 폭력적인 만행과 인권침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현 정부와 경찰을 규탄하는 행동을 더 가열 차게 전개할 것이다.
2009년 12월 22일
홈리스 행동(준)
“노숙인추모제” 경찰 폭력침탈, 12명 강제연행 [보도자료]
1.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은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Homeless Memorial Day - ‘노숙인추모제’)는 고단한 삶을 살다가 거리와 병상에서 쓸쓸히 생을 마감한 노숙인들을 추모하기 위한 자리입니다. 올해 ‘노숙인 추모제’는 공동기획단의 주최, 29개 단체 후원으로 12월 22일(화) 오후 7시 서울역 광장에서 진행됐습니다. (주최/후원단체 참조)
2. 12월 22일(화) 오후 7시 경 시작한 ‘노숙인 추모제’에는 150여명의 노숙 당사자와 홈리스 지원활동가들이 참여해 쓸쓸히 생을 마감한 노숙인들의 삶과 죽음을 추모하고 있었습니다.
숙연한 분위기에서 진행되던 노숙인 추모제 자리에, 7시 40분경 경찰병력이 배치되기 시작했고, 경찰(남대문 경찰서 지휘)은 해산 경고방송을 하며 추모제에 참석한 사람들을 위협했습니다. 급기야 추모제 장에 투입된 경찰은 추모만장 등 추모물품들을 부수기 시작했고, 참석자들을 앞뒤로 원천봉쇄한 상태에서 무차별 강제연행을 시도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노숙 당사자와 홈리스 지원활동가와 시민을 포함해 12명이 경찰에 강제로 연행돼, 현재 서울 광진 경찰서에 구금 중입니다.
3. 폭력침탈과 불법연행에 대해 경찰은 야간 불법집회라는 명분을 들이댔습니다. 하지만 지난 9월 헌법재판소는 야간집회 불허는 위헌이라고 판결하였고,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법에서도 야간 촛불집회에 대해 무죄판결이 있었습니다. 또한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는 집회 신고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습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매년 9년째 진행되어오던 노숙인 추모제를 새삼 불법 야간집회 운운하며 비상식적이고 폭력적으로 노숙인 추모제를 침탈하고 강제연행한 것에 우리 노숙인 추모제 참가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습니다.
4. 노숙인 추모제에 대한 경찰의 폭력침탈과 강제연행은 법치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노숙인추모제’ 주최 및 후원 단체는 물론 인권과 민주주의를 바라는 모든 시민사회단체들이 함께 경찰의 폭력만행에 항의하며 연행자 석방을 위한 활동을 벌어나갈 것입니다.
5. 경찰의 ‘노숙인추모제’ 폭력침탈, 강제연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12월 23일(수) 오후 2시, 남대문 경찰서 앞에서 있을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기자회견 공지 별첨
(참조) ‘노숙인추모제’ 주최 및 후원 단체
* ‘노숙인추모제’ 공동기획단 : 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동자동사랑방, 빈곤사회연대, 서울역진료소학생모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한울타리회, 홈리스행동(준)
* ‘노숙인추모제’ 후원단체 : 가온마포자립생활센터, 기독청년의료인회, 건강사회를위한약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건강세상네트워크, (사)나눔과미래, 목향노인복지센터, 무브먼트 당-당 문화연대, 민주노동당, (사)열린복지열린여성센터, 용산나눔의집, 용산연대, 인권실천시민행동, 인권운동사랑방, 전국빈민연합, 전국실직노숙인대책종교시민단체협의회, 전국홈리스연대, (사)주거권실현을위한국민연합, 진보신당, 제정구기념사업회, 참의료실현청년한의사회, 프렌드케어, 한국도시연구소, 한국빈곤문제연구소, 한국주민운동정보교육원, 한신대신학대학원, 향린교회, 행복한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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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인 추모제 폭력침탈, 강제연행 규탄 기자회견
일시 : 2009년 12월 23일(수) 오후 2시
장소 : 남대문 경찰서 앞
주최 : 2009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공동기획단
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동자동사랑방,빈곤사회연대,서울역진료소학생모임,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한울타리회,홈리스행동(준)
- 기자회견 순서 -
사회 - 빈곤사회연대
상황보고 및 규탄발언 1 - 2009 노숙인 기획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이명하 간사)
규탄발언 2 - 한울타리 (이태헌 활동가)
규탄발언 3 - 진보신당 서울시당 (김상열 대외협력국장)
규탄발언 4 - 홈리스행동 (김학식 활동가)
규탄발언 5 - 인권운동사랑방
기자회견문 낭독 - 홈리스행동,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노숙인 추모제 폭력침탈․강제연행 규탄 기자회견문
2009년 12월 22일 일년중 가장 밤이 길다는 동지날 우리는 어이없고 분노스러운 사태를 목도하게 되었다. 9년째 진행되어오던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에서 촛불을 들었다는 이유로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추모제를 폭력적으로 침탈하고 12명을 강제연행한 것이다.
2001년부터 매년 동짓날 열리던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는 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이하였다. 노숙인 추모제는 극한의 빈곤상황에서 생을 마감한 홈리스 생활자들을 추모하고 노숙문제의 현실폭로와 권리실현을 결의하는 장이다.
홈리스 상태를 살고 있는 이들의 죽음은 일상적이고, 생의 매 순간에 걸쳐 일어난다는 점에서 추모제는 고인의 명복을 빌고, 남은 자들의 정화를 다짐하는 의식으로만 머물 수는 없었다. 경제위기로 거리 노숙생활자의 증가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더욱더 그러하다. 현재 거리노숙생활자 수의 급증세는 포착되고 있지 않으나, 거리노숙으로 전락하기까지 일정정도 경과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명박 정권은 빈곤층의 복지정책을 후퇴시키고 예산을 축소하며 가난한 민중들의 삶을 삽질로 파헤치고 있기 때문이다. 노숙인 복지 역사가 10년을 경과했으나 지원 내용과 방향을 총괄하는 법률하나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더 이상 거리에서 이름없이 죽어갈 수 없다는 추모와 홈리스들의 의지를 담아 진행되던 2009 노숙인 추모제에서 이런 어이없는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우리는 매년 진행해오던 방식으로 여러 단체들의 추모발언을 듣고, 추모공연을 보고, 추모 헌화를 하려고 하였다. 그리고 추모문화제에서 촛불은 9년째 빠질 수 없었던 것이었다. 그런데 작년까지 아무 문제없이 진행되어 오던 노숙인 추모제가 2009년에는 촛불을 들었다는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해할 수 없는 경찰의 폭력진압은 평화적으로 진행되던 추모제를 10분 남겨두고 폭력적으로 침탈, 지나가던 시민을 포함한 12명을 강제로 연행하는 사태를 만든 것이다.
폭력침탈과 불법연행에 대해 경찰은 야간 불법집회라는 명분을 들이댔다. 하지만 지난 9월 헌법재판소는 야간집회 불허는 위헌이라고 판결하였고, 지난 10월 서울중앙지법에서도 야간 촛불집회에 대해 무죄판결이 있은 바 있다. 또한 돌아가신 분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는 집회 신고대상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매년 9년째 진행되어오던 노숙인 추모제를 새삼 불법 야간집회 운운하며 비상식적이고 폭력적으로 노숙인 추모제를 침탈하고 강제연행한 것에 우리 노숙인 추모제 참가자들은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에 2009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기획단은 강제연행 된 12명에 대한 즉각 석방과 이번 사태에 대한 경찰 책임자의 공개 사과를 요구하는 바이다.
하나. 폭력침탈 강제연행 경찰을 규탄한다!
하나. 연행자를 석방하고 책임자는 사과하라!
하나. 홈리스도 인간이다 홈리스 인권 보장하라!
2009 거리에서 죽어간 노숙인 추모제 공동기획단
금융피해자연대-해오름, 노숙인인권공동실천단, 동자동사랑방, 빈곤사회연대,
서울역진료소학생모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한울타리회, 홈리스행동(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