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인터넷… 버스·지하철의 '30초 여유' 공략, '슈퍼스타K' 등 CJ 콘텐츠가 강점
조선일보와 조선경제i가 함께 만드는 조선비즈닷컴(chosunbiz.com)은 네 번째 입체탐구 테마로 소셜웹(social web)을 선정했다. 첫 순서로 소셜 게임 부문에 대해 1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힌 CJ인터넷 남궁훈 대표를 공개 투자포럼에 초대했다.
게임포털 넷마블로 출발한 CJ인터넷은 야구 온라인게임 '마구마구'와 1인칭슈팅게임 '서든어택' 등 인기 게임을 선보였으나 넥슨·엔씨소프트·NHN(한게임) 등 3강에 밀려 중위권에서 머물고 있다. 올 초 새롭게 영입된 남궁훈 사장은 선두 진입의 핵심 전략으로 소셜 게임을 선택하고 3년 안에 CJ인터넷 전체 매출의 20%를 소셜 게임을 통해 일으키겠다고 밝혔다. CJ인터넷의 올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529억원과 70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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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인터넷이 소셜 게임에 대한 발 빠른 투자로 한국 게임 시장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밝혔다. 남궁훈 인터넷 대표(아래 오른쪽)와 직원들이 익살스러운 자세로 게임 회사 특유의 ‘끼’를 발산하고 있다. /박성우 기자
◆소셜 게임, CJ인터넷의 구세주가 될 것인가
―왜 소셜 게임인가?
"스마트폰·아이패드 등 새로운 정보기술(IT) 기기들이 잇따라 출시된 후 시장의 판이 바뀌고 있다. 10여년 전 '인터넷'이라는 거대한 파고가 밀려오던 상황을 연상시킨다. 기존 게임은 사용자의 '30분 여유'를 잡는 데 초점을 맞췄다. 소셜 게임은 사용자의 '30초 여유'를 노린다. 버스와 지하철에서 잠깐 접속해 게임을 즐기는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남녀노소 전 연령층이 소셜 게임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시장도 매우 크다. CJ인터넷의 전략은 사용자의 '30초 여유'를 공략하는 것이다. 태스크포스팀(TFT) 이름도 '30초'이다."
―해외에서의 엄청난 열풍과 달리 국내에서는 소셜 게임 바람이 미미하다.
"소셜 게임업체 징가가 단숨에 3대 게임업체로 등극할 정도로 미국과 유럽에서의 소셜 게임 인기는 대단하다. 유독 한국에서 사용자 수가 적다. 소셜 게임의 키워드는 '협력'이다. 사용자들이 서로 도와야 게임이 풀린다. 경쟁에 익숙한 우리나라 사용자들은 협력 위주의 게임 전개에 긴장감을 느끼지 못한다. 우리는 소셜 게임에 경쟁요소를 적절히 부가해 '한국식 소셜 게임'으로 승부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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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해외 시장 진출은?
해외 소셜 게임들은 협력에 치중한 나머지 오히려 게임적인 요소가 적다. 유료화 모델도 그다지 정교하게 만들어져 있다고는 할 수 없다. 한국 온라인게임의 노하우를 녹여낸다면 소셜 게임 시장에서도 한류 바람을 재현할 수 있다.
◆'소셜게임', CJ인터넷만의 경쟁력은
―엔씨소프트·넥슨·NHN(한게임) 등 쟁쟁한 경쟁사가 있다. CJ인터넷만의 강점은 무엇인가.
"올 초 대표로 부임한 후 CJ인터넷의 경쟁력에 대해 나름대로 많은 고민을 했다. 결론은 '그룹'이었다. CJ그룹은 글로벌 생활 문화기업이다. 방송·영화·음악 등 다양한 콘텐츠를 가지고 있다. 모두 '소셜화'하기 좋다. 예를 들어 케이블TV 엠넷과 tvN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슈퍼스타K 시즌2', '남녀탐구생활' 등을 소셜 게임으로 만들면 큰 인기를 끌 것이다. 소셜 게임 덕분에 방송이 더 재미있어질 수 있다. 소셜 게임에 대한 투자 의지도 CJ인터넷이 다른 게임사에 비해 가장 높다."
◆CJ인터넷의 게임 공급 계약 전망
―CJ인터넷의 간판 게임인 '서든어택'의 공급 계약이 1년 내 종료된다. 이 게임을 개발한 게임하이가 경쟁사인 넥슨으로 인수되면서 재계약 여부가 불투명하다.
"아니다. 여전히 협상 중이다. 게임 개발사는 생산원가를, 게임 공급사는 게임의 시장성을 고려하기 때문에 서로 입장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 CJ인터넷의 재계약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적절한 선에서 합의될 것으로 본다."
―한동안 CJ그룹이 CJ인터넷을 매각한다는 소문이 돌았다.
"최근 CJ인터넷의 시가총액이 작아진 후 나온 시장의 추측으로, 전혀 사실무근이다. CJ그룹은 삼성생명 상장 등으로 현금을 풍부하게 확보하고 있다. 그런 그룹이 왜 CJ인터넷을 매각하겠느냐. 이 말은 그룹 차원에서 나왔다.
☞소셜 게임이란?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친구들과 함께 즐기는 게임이다. 페이스북 방문자의 70%가 소셜 게임을 즐긴다. 미디어 전문 조사기관 스크린다이제스트(Screen Digest)는 올해 전 세계 소셜 게임 매출이 8억26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보다 3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