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경제 하이테크, 관광, 의료 민관 통합 개발
국제자유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도
한국 남부의 제주도에서 민관이 하나가 되어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첨단산업단지와 건강시설, 테마파크 등이 밀집된 거대 리조트이자 전 세계 사람들이 즐겨 찾는 국제자유도시로 도약하려 한다. 장기 체류형 시설에서 요양하면서 건강과 미용을 증진하는 의료관광도 그 매력 중의 하나이며 특히 일본을 포함한 주변 국가들로부터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고자 한다. 프로젝트가 거의 완성될 2011년을 내다보면서 관계자는 “동북아시아 거점이자 한일간의 가교역할도 할 것이다” 며 의욕을 보이고 있다.
동양의 하와이
한라산이 거의 정 중앙에 위치해 있는 화산섬이며 경치가 무척 아름다운 제주는 올 6월에 화산지대와 용암동굴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한국에서 손꼽히는 관광지이다. 한국에서는 ‘동양의 하와이’라고도 한다. 면적은 오사카와 비슷한 1,840만㎡이며 동중국해를 사이에 두고 큐슈 북부 쪽과 마주보고 있다.
난류(暖流)의 대마도 해류가 그 주변을 흐르고 있으며 사계절이 뚜렷한 아열대 해양성 기후이다. 8월의 평균기온은 제주시의 경우 26.5℃이며 1월도 5.6℃로 한국 본토보다 따뜻해서 지내기 좋다. 주변의 풍요로운 바다에서 잡힌 해산물 요리가 유명하며 일본에서도 자주 먹는 참돔, 잿방어, 광어 등의 고급 회부터 전복이나 소라 등 조개회도 인기 메뉴이다.
제주도는 일본에서도 인기 있는 드라마 ‘대장금’과 인기배우 배용준 주연의 드라마 촬영지이기도 해서 일본의 여성 팬들도 많이 찾아온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일본의 한류 붐도 어느 정도 잠잠해져서 해외관광객은 중국인이 가장 많다. 제주 방문객수를 2005년의 500만 명에서 1천만 명 (이 중 외국인관광객 100만 명)으로 두 배로 늘릴 계획이며 동북아시아로부터 새로운 관광객 유치가 과제이다.
지리적 특성을 잘 살리다
한국정부는 도쿄와 오사카, 베이징, 상하이, 타이페이 등 인구 500만 명 이상의 17개 도시로부터 비행기로 불과 약 2시간 거리라는 제주도의 지리적 이점을 살려 약 7억 5,000만 명의 거대시장을 안고 있는 동북아시아의 ‘중심’이자 국제적 도시로 도약하고자 김대중 정부 하의 1998년부터 개발에 대해 구체적으로 구상하기 시작하였다.
정부는 2002년에 [제주국제자유도시특별법]을 제정하여 같은 해 5월에 건설교통부 산하에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를 설치하였다. 2006년 7월에는 외교, 국방 등을 제외한 고도의 자치권이 부여된 한국 최초의 특별자치도로 승격하였고 독립 경찰이 출범하는 등 제주도의 독자적 정책을 펼칠 체제가 갖추어졌다. 독립경찰은 주로 관광객 대응에 중점을 두는 등 국제도시의 편이성 제고가 목적이다. 섬이기 때문에 한국 본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독자적 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점도 국제자유도시로 지정될 수 있었던 이유였다고 한다.
해외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제주특별자치도특별법에 따른 우대정책으로서 총사업비 500만 달러 이상의 리조트 관광관련사업 및 하이테크, 의료, 교육시설, JDC 주도의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에 대해서는 3년간 법인세, 소득세, 지방세가 100%면제, 그 후 2년간은 50% 감면된다. 또한 투자초기단계의 기자재 및 시설에 대한 100%의 관세 면제, 국유공공자산의 임차료 면제 등 해외투자에 대한 인센티브도 마련하였다. 또한 무비자 입국 확대 실시와 비즈니스 정보의 수집을 수월하게 하기 위한 행정지원창구도 단일화시켰다.
프로젝트의 중심은 첨단과학기술단지와 휴양형주거단지, 신화역사파크, 헬스케어타운 등 4개 사업이다. 과학기술단지에 이어 10월 23일에는 약 6,000억 원(약 690억 엔) 투자를 결정한 말레이시아 기업, 버자야 그룹의 빈센트 탄 스리 회장 등이 참석하여 휴양형주거단지 기공식을 제주도에서 가졌다. 탄스리 회장은 “제주는 잘 구축된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주변 대도시로부터 불과 2시간 비행 거리에 있다. 제주는 바다와 산, 녹지가 아름답게 어우러져 있어 우리 경험에서 비추어볼 때 리조트로서 반드시 성공한다.’며 투자를 결심한 이유를 설명하였다.
디즈니랜드급 테마파크도
일본에서도 주목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것은 신화역사파크와 헬스케어타운이다. 신화역사파크는 3개의 존으로 나누어지며 제주도 외에도 동북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세계적 신화나 문화유산을 주제로 삼은 대형시설도 생기며 일본의 고지키(古事記)도 소재로 다룬다고 한다. 담당자에 의하면 물과 향기, 소리, 영상 등을 총동원하며 댄스 요소도 가미해서 가족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시설로 만들 계획이다. 프로젝트 담당자는 ‘디즈니랜드를 모델로 삼은 부분도 있지만 제주도나 아시아만의 매력을 중시했다. 세계적 규모의 테마파크를 만들겠다.’며 매우 의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이 외에도 멀티미디어를 구사한 영상관련 존에서는 미국의 메이저 영화사가 투자하여 헐리우드 영화를 소재로 삼은 체험형 테마파크가 완성될 것이다. 광대한 부지 안을 수상 택시로 이동하는 등 꼼꼼하게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인다. 부지 안에 5성급 고급 호텔을 건설하고 방에서는 무료로 그 영화사의 영화 약 3,000개를 감상할 수 있는 등 내실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야간의 볼거리가 별로 없다는 제주도이지만 매일 다른 컨셉으로 50년대나 60년대 음악을 주제로 한 최고급 나이트도 생긴다. 또한 베이징과 상하이, 광저우, 쓰촨 등 중국 4대 요리를 중심으로 유럽과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 등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모두 즐길 수 있는 식음료 문화체험파크를 홍콩 기업이 건설. 드래곤 댄스 쇼나 중국 하카(客家)족의 독특한 집합주택 ‘토루(土楼)’에서 맛보는 식사와 몽골 유목민의 텐트인 파오(=게르)에서 바베큐를 즐길 수도 있다.
담당자는 “모든 시설을 다 돌아보려면 적어도 이틀은 걸린다. 신화를 중심으로 종전에 볼 수 없었던 독창성 있는 테마파크를 만들 것이다. 바로 가까이에 바다도 있어 종합적으로 즐길 수 있다. 재방문객을 확보하는 것도 프로젝트 성공의 열쇠”라고 한다.
의료관광도 큰 관심사항
한국 최고의 장수지역임을 자랑하는 제주도의 이미지를 활용하여 건강 및 미용을 중시하는 ‘의료관광’ 에도 주력하고 있다. 21세기는 특히 건강이 중시되는 시대이니만큼 이를 비즈니스 기회로 판단하여 암이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들을 타깃 고객으로 삼아 실제 의료뿐만 아니라 스파와 승마, 식이요법 등을 총체적으로 고려한 장기체류형 시설에서 쾌적하게 지내면서 요양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에 대해서는 일본 기업들도 몇 군데 관심을 내비치고 있다고 한다.
인접 지역에 골프장도 만들어 “건강이 안 좋은 사람도, 좋은 사람도 건강 증진을 도모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다”라고 프로젝트 담당자는 말했다. 세계 수준의 의료기관과 협력하여 우수한 의사를 불러 오는 것 외에도 노화방지에 대한 연구시설도 유치할 예정이다. 또한 제주도에서 많이 자라는 약초를 활용한 의약품 및 미용품 개발 연구도 진행될 것이다.
개발담당자는 “의료관광은 앞으로 트렌드가 될 것이다. 노무현 대통령이 8월에 이 지역을 방문하셨을 때 ‘이것이야말로 내가 원하던 계획이다.’며 정부차원에서도 전면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자세를 취했다. 전례 없는 시도이며 투자 회수에 대한 불안감도 있지만 미래를 내다보면 승산은 있다. 리스크를 어떻게 낮출 것인지 현재 고심 중에 있다. 10년 이내에 선진 트렌드로 정착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다만 대형 개발의 향방에 대해 불안의 목소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서울 주재의 저널리스트는 “제주도의 겨울은 꽤 춥고 스키처럼 겨울에 즐길 수 있는 오락도 적다. 한라산에 스키장을 만든다는 얘기도 일부에서 나왔으나 현지 환경보호단체의 압력으로 실현은 어렵다. 실제로 많은 관광객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는 현 시점에서 판단하기 어렵다” 고 말했다.
그러나 프로젝트는 이미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김경택 이사장은 “제주도라는 천혜의 자연과 지리적 이점을 살려서 21세기를 상징하는 동북아시아의 거점 도시로 도약하고 싶다”며 일본을 포함한 각국을 대상으로 투자유치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케다키 카즈히데(池滝和秀) = 외신부)
사진 설명
1) 한국 유수의 관광지 제주 (필자 촬영)
2) 약 200개의 공룡 모형이 전시되어 있는 제주도의 공룡파크 EPA
3) 착공식이 열린 휴양형주거단지 부지 (필자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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