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과성뇌허혈발작(미니 뇌경색)의 진단과 치료
73세인 김○○ 할아버지는 집 근처 병원에서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것 외의 다른 특별한 병력은 없었고, 평소 규칙적으로 운동하며 동호인 모임에도 정기적으로 참석하고 있었다.
어느 날 친구들과 같이 게이트볼 게임을 하던 중 갑작스럽게 오른쪽 팔과 다리의 힘이 빠지면서 서있지 못해 주저앉았고 이후 발음 이상이 발생했다.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고 의자에 앉았는데 10분 정도 지나서 증상이 완전히 호전되었다.
할아버지는 집으로 돌아간 뒤 가족들에게 이야기했고, 아들과 함께 다음날 신경과 외래를 방문했다.
신경과 의사가 할아버지에게 병력을 확인했을 때 2주 전에도 비슷한 증상이 있었고, 당시에도 수분 내로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었다고 한다.
신경과 외래에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MRI)에서 특별한 급성뇌경색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
신경과 의사는 할아버지의 증상이 뇌졸중의 전조증상이며 입원 치료를 적극적으로 권유했지만, 할아버지는 현재 특별한 이상이 없다는 이유로 입원을 거부하고 집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외래를 방문했던 다음 날 오른쪽 팔다리의 심한 마비와 발음장애, 언어장애가 발생하였고, 이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서 응급실을 통해서 입원했다.
다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급성 뇌경색을 확인하였다.
Q. 위의 환자 김○○ 할아버지는 뇌경색으로 입원하였습니다. 그렇다면, 환자가 앞서 두 차례 보인 일시적인 마비 증상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습니까?
A. 앞서 두 차례 발생한 일시적인 신경학적 장애(팔 다리 마비, 감각이상이나 발음장애 등)는 뇌경색 전조에 해당하는 '일과성뇌허혈발작(transient cerebral ischemic attack)'입니다. 흔히 뇌졸중 전에 발생하고 증상이 하루 내로 완전히 회복 되므로 '미니뇌졸중'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경한 뇌경색(minor infarction)과는 구분이 필요합니다.
Q. 할아버지는 앞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 특별한 이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후 증상이 지속된 후 응급실을 방문해서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에서는 뇌경색이 확인되었습니다. 앞선 검사가 잘못되었거나 병변을 놓친 것이 아닌가요?
A. 앞선 증상은 일과성뇌허혈발작입니다. 일과성 뇌허혈발작은 뇌경색이 아니라 뇌경색을 경고하는 전조입니다. 그러므로 수분에서 수시간 내에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는 경우는 뇌자기공명영상 검사를 시행하더라도 병변이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뇌졸중, 뇌경색, 일과성뇌허혈발작은 어떻게 다른지요?
A. 뇌졸중은 뇌경색(허혈뇌졸중)과 뇌출혈(출혈 뇌졸중)으로 구분합니다. 일반적으로 전체 뇌졸중의 70~80%가 뇌경색이며, 나머지가 뇌출혈에 해당됩니다. 뇌경색은 혈관이 막혀서 뇌세포가 손상을 받는 것을 말하며, 뇌출혈은 혈관으로 피가 터지면서 뇌손상이 유발됩니다. 이에 반해, 일과성뇌허혈발작은 뇌경색처럼 뇌의 일부 부위로 피가 충분히 공급되지 못하는 허혈에 의해 갑작스럽게 신경학적 증상(팔다리의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상, 발음장애, 의식손상 등)이 발생하지만 수분 내지 수시간 내로 완전히 증상이 회복되는 것을 말합니다. 과거 24시간 이내에 증상이 완전히 회복될 때를 일과성뇌허혈박작이라고 정의했지만, 최근 뇌영상이 발달하면서 일과성뇌허혈발작 증상을 보인 환자 중 일부에서 뇌경색이 관찰되기도 하므로, 증상이 완전히 회복되고 뇌경색이 아인 경우로 정의하는 추세입니다.
Q. 일과성뇌허혈발작은 증상이 완전히 회복 되지만, 뇌경색 발생을 경고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 일과성뇌허혈발작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하는가요?
A. 일과성뇌허혈발작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진 연구를 보면, 특히 60세 이상, 고혈압을 동반한 경우, 한쪽 편 팔다리의 힘이 빠지는 경우, 증상 지속 시간이 긴 경우(수십분 또는 한 시간 이상), 또한 당뇨병 동반 유무 등에 따라 뇌경색 발생 위험률의 차이를 보입니다. 특히, 위험인자 동반이 많은 경우, 뇌경색 발생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또한, 일과성뇌허혈발작 이후 뇌경색이 발생하는 경우는 특히 2일 이내 발생이 많으므로, 증상 발생 초기부터 뇌경색을 막기 위한 치료를 시행해야 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위험인자를 고려하고, 특히 증상 발생 후 3일 이내인 경우는 적극적인 입원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Q. 일과성뇌허혈발작과 관련된 이험인자는 어떤 것이 있는가요?
A. 일과성뇌허혈발작의 위험인자는 뇌경색 발생 위험인자와 동일하게 생각하면 됩니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심장질환(심장판막질환, 심부전, 또는 심방세동 등의 부정맥), 흡연, 과다한 음주, 운동 부족, 비만 등이 해당됩니다.
Q. 일과성뇌허혈발작의 증상은 어떤 것이 있는가요?
A. 뇌졸중의 주요 증상이 해당됩니다. 대표적 증상에 관해서 미국에서는 영어로 FAST(Face, Arm, Speech, Time to call an ambulance)로 표현합니다. 이것을 우리말로 표현하면 '① 얼굴의 한쪽 편마비, ② 팔의 힘이 빠지는 경우, ③ 발음이 이상하거나 말이 잘 되지 않는 경우, ④ 이런 증상이 있다면 즉시 119에 전화해야한다' 입니다.
Q. 일과성뇌허혈밝작 환자가 입원하게 되면 어떤 검사와 치료를 받는가요?
A.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일과성뇌허혈박작은 뇌경색의 중요한 전조에 해당되므로, 뇌경색환자의 입원 시와 같은 검사가 필요합니다. 즉, 뇌자기공명영상과 뇌자기공명혈관영상 등의 뇌혈관영상, 심장질환 동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심장초음파, 심전도 등의 검사, 또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과 관련된 피검사를 시행합니다. 필요시에는 특별한 위험인자와 관련된 검사가 추가됩니다. 일과성뇌허혈발작의 치료는 위험인자 조절을 위한 약물치료가 이루어지고, 혈전 형성을 막기 위해 항혈전제를 투약합니다. 또한 혈관영상검사 결과에 따라, 심한 경동맥 협착이 원인이 되는 경우는 경동맥내막절제술 같은 수술이나 경동맥스텐트삽관술 같은 시술을 시행합니다.
Q. 일과성뇌허혈발작 환자가 퇴원 이후는 어떤 주의를 해야 하는 가요?
A. 환자는 본인이 갖고 있는 위험인자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즉, 고혈압이 있다면 혈압약을 복용해서 적절한 혈압을 유지해야 합니다. 고지혈증이나 당뇨가 있다면 이를 조절하는 스타틴 약제와 당뇨약을 복용해야 합니다. 또한, 혈전 형성을 막기 위한 항혈전제인 아스피린이나 항응고제를 복용해야 합니다. 이외에도 담배를 반드시 끊어야 하며, 규칙적으로 운동해야 하고, 비만인 경우는 체중을 감량해야 하며, 너무 짠 음식을 피해야 합니다. 과다한 음주는 뇌졸중 발생 위험인자이므로, 하루 한 두잔 이하로 줄여야 합니다.
이준 교수 / 신경과, 뇌졸중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