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회 선/후배님 안녕하십니까. 28기 강동철입니다.
이번 동맥회 모임은 다음주 수요일(22일)이네요. 많이 기다려집니다. 한 달 또 한 달 참 빨리 지나가는 세월입니다.
그러고 보니 조금 있으면 연말 송년모임을 하게 되겠군요. 사실 오늘 모처럼 글을 올리게 된 계기는 앞으로 있을 2008년
송년회에 관해서 감히 한 말씀 선/후배님께 드리고자 해서 입니다.
매 번 송년모임에서 회장님 이하 임원진께서는 정말 많은 수고 하심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모임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갈
때마다 저에겐 따스함 보다는 허전함이 컸습니다. 모임을 힘들게 준비하신 분들께는 정말 죄송스러운 느낌이라 말씀드리기가
무척 어렵습니다만 사실 저의 마음이 그랬습니다. 먹고, 놀고, 마시고... 상품 나눠주고, 인사하고, 소개하고, 개인기 보여주고,
음악 맞춰 춤 추고, 사진들 찍어대고... 물론 좋습니다, 이러함 역시 우리들의 살아가는 소중한 모습들이니까. 그 자체 별로
나쁘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가능하다면 이제부터 동맥회의 송년회 모습을 한 번 바꿔볼 수는 없을까요?
동맥회는 결코 배타적인 집단이 아닙니다. 다른 여러 모임들과 똑같이 모임 내에서는 갈등도 있고, 기쁨도 있고 또 삶의 중요한
동반자 역할도 분명히 있습니다. 동맥회는 '부산동고를 졸업하고 서울 근교에 살면서 골프에 관심 있는 사람들의 골프동호회'
라는 이름을 가진 모임 입니다. 모임의 성격이 뭐 그리 대단할 것도 없지만 또 한 편으로 그 내면에는 나름대로의 뼈대 있는
역사성을 가지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동맥회는 그동안 여러 다른 부산동고 동문들로부터 특별한(?) 시선을 받아 왔습니다.
동맥회 회원들은 골프만을 즐기기 위해서 참가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동문들을 대상으로 무슨 특별한 사업적
성취를 노리고 모임에 참가하는 것도 아닙니다. 골프를 즐길 정도의 사회적 위치라면 동맥회 이외 다른 곳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합니다. 그런데, 왜 동맥회에 참가하고 싶어할까요? 그건 동맥회의 특별함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표현하기 힘들지만...
반가움, 편안함, 선망, 대표성, 고향, 선후배, 운동, 사회생활의 활력... 뭐 여러가지 마음이 있기 때문에 또 그런 마음들이 좋기
때문에 동맥회에 기꺼이 참가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러한 깊은 의미를 가진 동맥회의 송년회로서 지금까지의 그것은
사실 너무 진부한 느낌입니다. 가족(부인)을 동반하는 것도 좋습니다. 술을 마시는 것도 좋습니다. 춤 추는 것도 좋습니다.
모든 일반적인 생활 속의 행동들, 다 좋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더 있으면 좋겠습니다. 동맥회의 그 특별함도 우리가 함께 살아
가는 사회에서, 동맥회 이외의 전체 부산동고 재경동문들이 함께 생활하고 있는 사회에서, 또 대한민국 전체 사회에서 제공
되었기 때문에 동맥회 송년회에선 그 소중한 사회와 더불어 함께 나눌 수 있는 테마이자 주제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지원의
형식이 되어도 좋겠고, 협동의 형식이 되어도 좋겠습니다. 많아도 좋겠고, 적어도 좋겠습니다. 고아원, 양로원, 독거노인, 소년
소녀 가장, 부산동고 후배지원 등등등... 어떤 하나의 특정한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고, 동맥회원들 모두가 즐겁게 기꺼이 행할
수 있으며 앞으로의 동맥회에서 10년 20년 30년 이상 추진해 가야할 것이 되어야 하기 때문에 동맥회송년모임이라는 그 뿌리
에 바야흐로 동맥회의 역사성을 심었으면 합니다. 밴드는 없더라도, 선물이 없더라도, 개인기는 없더라도, 돈 많이 모으지
않더라도 동맥회라는 자랑스러운 모임에서 수 년 수 십년 지속되고 연결되는 의미를 가진 연말 송년모임이 되고 그 모임을 끝내고
돌아가는 12월 겨울밤 길에 크고 화려한 허전함이 아니라 작고 소박한 따스함과 훈훈함이 있기를 저는 간절히 바라기 때문입니다.
선/후배님 여러분 죄송합니다. 어떤 모임이든 고유의 훌륭한 기존 가치가 있는 법이고 동맥회의 송년회 또한 그 내면에 가족에
대한 사랑과 회원간의 따뜻한 우애증진에 기여해 왔다는 것을 저 역시 모르는 바가 아닙니다만, 오늘 문득 동맥회 게시판에
들어와 보니 평소에 생각했었던 글을 남기고 싶은 마음이 전에 없이 강렬했습니다. 그리하여 동맥회 회원으로서 또 한 개인으로서
조그마한 의견을 적은 것에 불과하오니 이 글을 읽으시는 선/후배님께서 평소와 같이 항상 편안한 마음 간직하시도록 당부드리며
이 글이 선/후배님의 심성에 조금이라도 누가 되지 않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럼. 안녕히 계십시오.
강동철 배상
첫댓글 좋은이야기,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