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식 시조 듣기 교실 〈43강〉2015.07.23(목)
〔現代時調 連作 鑑賞〕
〈오승철 詩篇〉
딱지꽃
신제주 어느 변두리 골목과 골목 사이
거미줄 그어놓듯 해장국집 차린 아내
가끔은 중국말 제주말 걸려들고 있었다
누구의 한 떼인들 끗발 한 번 없었으랴
밤마다 가슴에 쓰던 사직서를 내밀고
철지난 세상에 나와 저 혼자 핀 딱지꽃
이승을 뜰 때에도 이렇게 혼자라면
성당의 저녁미사는 뭐 하러 드리는가
불빛이 불빛에 기대 싸락눈 달래는 밤
송당 쇠똥구리.1
겨울 송당리엔 숨비소리 묻어난다.
바람 불지 않아도 중산간 마을 한 녘
빈 텃밭 대숲만으로 자맥질하는 섬이 있다.
대한에 집 나간 사람 찾지도 말라 했다.
누가 내 안에서 그리움을 굴리는가
마취된 겨울 산에서 빼어낸 담낭결석膽囊結石
눈 딱 감고 하늘 한 번 용서할 수 있을까.
정월 열사흘 날, 본향당 당굿마당
4.3땅 다시 와 본다, 쌀점 치고 가는 눈발.
그렇게 가는 거다. 신의 명을 받아들면
정 하나 오름 하나 휘모리장단 하나
남도 끝, 세를 든 세상, 경단처럼 밀고 간다.
터무니 있다
홀연히
일생일획
긋고 간 별똥별처럼
한라산 머체골에
그런 올레 있었네
예순 해 비바람에도 삭지 않은 터무니 있네
그해 겨울 하늘은
눈발이 아니었네
숨바꼭질 하는 사이
비잉 빙 잠자리비행기
<4․3땅> 중산간 마을 삐라처럼 피는 찔레
이제라도 자수하면 이승으로 다시 올까
할아버지 할머니 꽁꽁 숨은 무덤 몇 채
화덕에 또 둘러앉아
봄꿩으로 우는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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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철 (시조시인). 1957년 제주 위미 출생. 8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시조 당선. 시집 『개닦이』, 우리 시대 현대시조 100인선 『사고 싶은 노을』, 『누구라 종일 홀리나』. 한국시조작품상, 이호우시조문학상, 유심작품상, 중앙시조대상 등 수상. 현재 제주특별자치도청 근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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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어 익히기◇ -
※딱지-꽃[발음 : 딱찌꼳][명사]<식물> 장미과의 여러해살이풀. 줄기는 높이가 60cm 정도이며, 잎은 어긋나고 겹잎이다. 6~7월에 노란 꽃이 취산(聚繖) 화서로 가지 끝에 피고, 열매는 수과(瘦果)를 맺는다. 어린잎은 식용하고 민간에서는 줄기와 잎을 해열이나 이뇨 따위에 쓴다. 해변이나 개울가에 나는데, 한국ㆍ일본ㆍ만주 등지에 분포한다. [비슷한 말] 위릉채. (Potentilla chinensis).
※미사[라틴어] missa[발음 : 미사][명사] <가톨릭> 가톨릭에서, 예수의 최후의 만찬을 기념하여 행하는 제사 의식. 가톨릭교회에서 가장 중심이 되는 의식으로,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 두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한자를 빌려 ‘彌撒’로 적기도 한다. [비슷한 말] 미사성제ㆍ성제(聖祭).
※숨비소리[명사] 해녀들이 물질을 마치고 물 밖으로 올라와 가쁘게 내쉬는 숨소리. '숨비소리'는 좀녀(해녀)들이 물질할때 깊은 바닷속에서 해산물을 캐다가 숨이 턱까지 차오르면 물밖으로 나오면서 내뿜는 휘파람 소리입니다.
※자맥질[자맥찔][명사] [같은 말] 무자맥질(물속에서 팔다리를 놀리며 떴다 잠겼다 하는 짓).
※경단(瓊團)[경ː단][명사] 찹쌀가루나 찰수수 따위의 가루를 반죽하여 밤톨만 한 크기로 동글동글하게 빚어 끓는 물에 삶아 낸 후 고물을 묻히거나 꿀이나 엿물을 바른 떡. 또는 그런 모양의 것.
※본향당(本鄕堂)[명사] <민속> 제주에서, 마을의 신을 모신 신당(神堂). 서낭당과 유사하다.
※오름[오름][명사] [방언]
1.‘산’의 방언(제주).
2.‘산봉우리(산에서 뾰족하게 높이 솟은 부분)’의 방언(제주).
제주 지역에 있는 기생화산을 이르는 제주 사투리. 제주에는 이런 기생화산이 380여 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오름, ~~봉, ~~산 등의 고유한 이름이 붙어 있으며 한라산을 제외한 모든 산들을 다 오름이라 한다. 제주도가 화산활동 후 생긴 작은 산으로 기생화산을 뜻함. "오르다"라는 언원을 갖고 있음.
※터무니[명사]
1.터를 잡은 자취.
2.정당한 근거나 이유.
유의어 : 근거, 이유, 자취
터무니없다[터무니업따][형용사] 허황하여 전혀 근거가 없다.
유의어 : 엉뚱하다, 허황하다, 맹랑하다
터무니없다 (어원)터무니없다 : 이치나 도리에 맞지 않는다.
터무니는 원래 터를 잡은 자취를 뜻하는 말이다. 무니는 지금도 무늬라는 말로 쓰인다. 터를 잡았던 흔적이 없다는 말이니 전혀 근거가 없거나 이치에 닿지 않는다는 뜻을 지니게 되었다.
활용된 예문 : 그런 터무니없는 말을, 지금 나보고 믿으라는 거야?
※올레는 제주도 사투리로 좋은 길 작은 길입니다. [골목.골목길]의 제주도의 사투리. *거친 바람을 막기 위하여 큰 길에서 집까지 이르는 돌(현무암)로 쌓은 골목을 말함.
※중산간 (中山間) <교통> 해발 100∼300미터의 고지대.
※청맹과니 (靑盲--)[명사]
1.겉으로 보기에는 눈이 멀쩡하나 앞을 보지 못하는 눈. 또는 그런 사람.
2.사리에 밝지 못하여 눈을 뜨고도 사물을 제대로 분간하지 못하는 사람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유의어 : 까막눈이, 뜬소경, 눈뜬장님. 눈은 떠있어도 실제로는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을 가르키는 우리말이다.
※설법 (說法)[설뻡][명사]
1.생각하고 있는 바를 말하는 방법.
2.<불교>불교의 교의를 풀어 밝힘. 유의어 : 설교
※상제(霜蹄)[명사] 굽에 흰 털이 난 좋은 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