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에 대하여
고고문화인류학과 최정민
10월은 축제의 계절이다. 전라북도 내에서도 전주세계소리축제, 군산시간축제, 김제지평선축제, 부안곰소축제 등이 전국적인 도는 세계적인 관심속에 10월의 아름다운 첫 휴일을 풍족하게 해 주었다. 앞으로도 정읍구절초축제, 고창모양성제, 임실N치즈축제, 남원흥부제, 진안홍삼축제, 순창장류축제 등 다양한 축제들이 기다리고 있다. 또한 전주의 한국민속축제와 전주비빔밥축제고 우리 가슴을 설레게 했다.
제15회 ‘2016전주세계소리축제’ 가 닷새간의 쉼없는 일정을 마치고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비가 오는 연휴기간이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한국소리문화전당을 찾아 전주 대표축제로 자리매김하는 시간이었다. 올해 축제는 계획대로 차질 없이 행사를 진행해갔다는 점에서 대체적으로 성공적이었다는 평가다.
△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 문화예술의 가치를 알리다
다양한 음악을 섭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세계 유일한 축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다양한 세계 음악 속에서도 한국의 판소리가 단연 돋보였다는 점이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수확으로 꼽혔다. 특히 그간 비슷한 형식으로 펼쳐졌던 판소리 무대에 새로운 판을 제시했다는 점이 이번 축제의 핵심이다. 젊은 판소리꾼의 무대와 명인들의 판소리 무대를 각각편백나무 숲과 모악당에서 펼쳐져 각 장소에 걸맞은 무대로 꾸며졌다.
모악당에서 선보인 다섯 바탕의 눈 대목은 각 내용에 어우러지는 영상과 함께 명인들의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각 대목의 가사가 영상으로 흘러나오기도 하고 다섯 바탕의 설명과 가사가 적힌 책자를 전달해 관객의 이해도를 높였다. 편백나무 숲에서 이뤄진 젊은 판소리 다섯 바탕은 자연과 함께 즐기는 무대로 꾸며져 관객의 호응을 끌었다.
아제르바이젠, 티벳 등 평소 쉽게 들을 수 없는 제3세계 음악을 집중적으로 들을 수 있는 무대들은 전주세계소리축제만의 특색을 잘 살렸다는 평가다.‘더블빌’ ‘ISIM’컬래버레이션‘. ’한폴 프로잭트 쇼팽&아리랑‘ 등 한 무대에서 우리나라 음악과 해외 음악을 즐길 수 있었던 것도 축제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관객들은 음악을 통해 각국의 전통과 문화를 느낄 수 있었고 음악인들 간에는 예술적 교류를 이루어낸 자리였다.
△ 전당 내 공간 적극 활용
지난해와 달리 공간을 일원화해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내에서 이루어진 축제는 관람객들의 동선을 간편케 했다는 점이 가장 큰 효과였다. 전당 주변을 적극 활용함으로써 소리스테이지,놀이마당, 편백나무 숲 등 무대마련은 물론 각종 부대행사 부스들을 요목조목 설치해 효과적으로 공간을 활용했다. 관객쉼터와 마켓, 체험행사 부스가 곳곳에 마련돼 가족단위 관람객들로 채워져 있었다.
특히, 판소리 다섯 바탕의 무대는 모악당 내 객석을 활용하지 않고 무대 위로 관객들을 초대해 마당형식으로 공연을 펼쳤다. 객석을 200석으로 한정시킨 것은 아쉬움으로 남았지만 현재 판소리의 대중적 위치를 냉정한 시각으로 살펴 반영했다는 평가다. 객석을 축소시킴으로써 오히려 공연의 집중도를 높이고 소리의 중요성과가치를 관객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했다는 느낌이다. 예전에 정읍 구절초축제에서 숲에서 버스킹공연을 하는 것을 보고 참신한 아이디어라 생각을 했는데 편백나무 숲에서 판소리 공연을 한다는 자체가 사람들을 무아지경속으로 빠지게 할 수 있는 요소가 될 듯하다.물론 날씨가 허락을 해야겠지만,비나 눈이 오는 특별한 상황에서 의 공연도 무척 이색적일듯하다.
△ 판소리 공연 확대는 향후 과제
야외공연장, 놀이마당 등 무료 공연 무대는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이 자연스럽게 공연을 즉길 수 있는 자리다. 이번 축제의 무료 공연은 대체로 해외 음악인들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로 채워졌다. 실제 마니아 외에 판소리 공연을 즐기는 사람은 적은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인 만큼 무료 공연으로 판소리 무대를 더 늘렸어야 했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흘러나왔다.
야외공연장에서 선보인 ‘ 아시아 어린이의 목소리’ 가 돋보였던 것도 이때문. 쉽게 접할 수 없는 초등학생들의 판소리 눈 대목 낭송과 소리가 오히려 관객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세대를 넘나들며 판소리 명맥을 이어오고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키는 자리였던 것이다. 학생 혹은 아마추어 소리꾼들의 무대가 판소리의 가치를 효과적으로 알리는 데 기여한다는점에서 판소리 공연 확대는 향후 감안해야 할 과제인듯 하다. 한옥마을에 가끔 사물놀이를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나도 모르게 발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옛 추억에 잠긴 적이 있다. 어렸을 때는 자주 보던 광경이었는 데 거의 이십년 만에 볼 수있게 되었다는 생각을 하면서 눈시울이 나도 모르게 뜨거워졌던 경험이 있다. 이러한 옛 우리전통문화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막연하게 들었다. 무엇보다 저변확대가 시급한 문제인 듯하다.
‘ 세상의 모든소리’ 를 주제로 6개분야 165공연에1300여명의 국내외 연주자가 참여했다.200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우리의 전통음악인 판소리를 필두로 우리의 소리를 현대적인 공연예술로 새롭게 단장하여 세계의 음악과 소통하는 음악임을 보이면서 우리 소리의 우수성을 확인하는 좋은 게기가 되었다. 행사기간 내내 비가 왔지만 계획적이고 섬세한 진행으로 매우 안정된 운영을 보여준 보기드문 훌륭한 축제였다.
축제기간 내내 눈과귀는 행복했지만 무언가 허전한 구석이 있었다. 왜일까? 축제 자체는 매우 훌륭했고 성공적이었지만 이 축제는 단순히 지역축제의 성공사례로만 남을 것이기 때문이다. 막대한 예산이 드는 축제의 목적은 축제 본질의 전통성을 보존하고 지역을 홍보하며 관광산업과 연결하여 지역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기 위함이다.즉, 허전함의 원인은 축제의 관광산업화와 문화산업화 노력이 부족했음을 보았기 때문이다. 물론 축제의 관광산업화는 축제담당 조직위원회의 영역이 아니라 해당 지자체 즉 전라북도와 전주시의 몫이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의 축제를 살펴보면 답이 나온다. 모차르트의 고향 잘츠부르크는 모차르트의 음악을 관광상품으로 결합하여 도시경제 활성화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7월하순부터 5주동안 계속되며 수십만명의 관광객이 체류하면서 축제를 즐긴다. 고전음악은 현대인데게 다소 어렵고 지루한 영역이지만 관광자원으로써의 불리함을 극복하고 이와 같이 잘츠부르크 축제가 관광산업화로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
모차르트 고전음악을 세계적인 국제관광상품으로 만들어 지속적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축제조직위원회가 오페라, 콘서트, 세미나 등 흥미진진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였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앙정부와 잘츠브르크시 당국의 합심하여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여 공연장, 세미나실, 숙박시설, 주차장 , 판매장 등 관광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 꾸준한 노력과 전략적인 투자를 하였다는 점이다.
우리 판소리와 국악은 잘츠부르크의 모차르트 음악처럼 세계적으로 경쟁상품이 없는 유일한 관광자원이다. 특히 한국소리문화의 전당이 있는 전주는 판소리의 본향이며, 실력과 덕망이 높은 명창과 명인이 제일 많이 거주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우리소리를 문화산업화 하고 1년365일 관광수입을 올릴 수 있는 체류형 관광사업화를 위해 제2의 한옥마을 형태인 ‘전주소리마을’을 한국소리문화전당 근처에 조성하면 어떨까?
소리마을 안에 소규모 공연이 가능한 10여개의 소공연장과 명창과 명인 박물관, 세미나실, 전통공예 제작 및 판매장 그리고 전통음식의 거리를 만들고 국악인들과 함께 거주하며 소리도 배울 수 있는 소위“소리 스테이” 등 숙박이 가능한 국악인 거주마을, 한옥소리 연수원, 소리둘레길 등이 포함된 소리문화마을의 조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 소리마을에서 판소리와 국악을 전공하고 좋아하는 젊은이들, 전통 국악기를 만들고 고치는 사람들, 소리공연과 관련한 무대장치와 공연기획가들, 공연용 한복을 만들고 수선하는 사람들, 국악과 관련된 콘텐트와 캐릭터 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일할 수 있는 공간과 기회를 제공한다면 전통 수제산업과 관련한 많은 일자리를 창출해 낼 것이다.
소리를 가르치고 배우며 담벼락 밖으로 흘러나오는 소리가 관광자원이 되는 소리마을 그리고 소리가 듣고 싶을 때 어느 때고 전국 어느 곳에서 찾아와 소리를 등도 배울 수 있는 소리마을이 관광자원이 되고 문화산업화 되어 전주와 전라북도가 소리로 멱고사는 전 세계적인 관광도시가 되는 날을 고대해 본다. 이를 위해서는 전라북도와 전주시 그리고 주정부의 정책적 합치가 절대적이다. 이상향적인 얘기인듯하나 꼭 실현되기를 바란다.
소리축제가 수업에서 배웠던 것처럼 신성성이 있다거나 몰입을 하게 한다는 예전의 축제개념보다는 소리자체를 전시한다는 느낌이 들었다.소리는 보여지는게 아니지 않는가?
뭔가 알맹이는 없고 껍데기만 있는.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힐링하는 그런 축제의 장이 되길 바라는데 사람들도 축제속으로 빠져들지못하고 그냥 갤러리가서 그림 보는 듯한,뭔가 형식적이라는 느낌말이다.
진정으로 그속으로 빨려 들어가서 광란에 빠진 것처럼 그렇게 행동을 해서는 안되겠지만
일상의 탈출구나 일탈을 꿈꿔볼 수 있는 그런 소리축제가 되길 바란다.
물론 개인의 품격은 지키면서 말이다.우리의 소리문화는 소중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