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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청소년문화재학교 (구 현장체험주말학교) 원문보기 글쓴이: 정선영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서>
✰ 타임캡슐을 타고 과거로 떠난 도시--히바
달빛에 비치는 지붕들의 선이 몽상적 분위기를 한층 자아낸다. 대상들이 묵었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이곳 말라카 히바호텔은 로
비가 인상적이었다. 천정이 높고 원목과 작은 카펫으로 꾸며 훨씬 이국적인 느낌이 났다. 호텔에서 걸어서 가는 위치에 있는 이 성
안에서 하루종일 돌아다니며 2천년 전의 시간 속을 헤매고 다녔다. 날씨는 40년 만에 온 한파로 우리들은 얼굴까지 꽁꽁 싸매고
다녔지만 숨쉴 때 마다 입김이 그대로 눈썹에 올라가 얼어 붙어 하얀 눈썹과 하얗게 마스카라한 속눈썹을 달고 다녔다. 옛 히바는
기원전 4세기 아랄해 남쪽, 중앙아시아의 서부지역에 위치한 코레즘 왕국의 영토였다. ‘태양의 나라’라는 뜻을 가진 코레즘 왕국은
징기스칸과 티무르에 의해 계속 정복되면서 왕국은 물론 도시 자체가 안타깝게도 파괴되었다.
우리가 볼수 있는 것은 후에 재건된 것으로 ‘디샨칼라’라는 외벽과 ‘이찬칼라’라는 내성으로 둘러싸인 도시였다.
칸의 거처이자 집무소였던 타쉬하울리 궁전은 화려하게 조각된 높은 기둥에서 당시의 아름다운 모습을 짐작
할 수 있었다. 메카를 향하는 문인 미쿠라브와 지도자 이맘이 앉았던 민부라는 가는 곳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푸른빛이 주
는 맑고 신비한 타일은 하늘을 닮아 있었고 높이 솟은 미나렛은 하늘로 향해 끝없이 솟아 있어 그것을 만드는 사람들의 정성에 경
외심을 느끼게 해준다. 이 추운 날씨에 관광객이 왔다고 작은 좌판을 펼치고 호객행위를 하는 그들에게서 작은연민을 느껴본다.
*민속예술공연
맛있는 만둣국과 김치로 호사를 누리며 저녁식사를 한 후 우즈벡전통민속공연을 보았다.
한가족으로 보이는 팀이었는데 전통악기의 반주에 맞추어 5살 정도로 보이는 아들의 춤이
압권이었다. 가락에 맞추어 다채롭게 펼치는 춤사위와 표정연기로 우리들을 한방에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앙징맞게 리듬을 타며 춤을 출 때마다 모두들 귀여워 어찌할 바를
몰랐다. 히바의 잊지 못할 공연관람이었다.
✰ 과학과 예술의 중심지---부하라
산스크리트어로 ‘수도원’이라는 뜻을 가진 부하라는 실크로드의 여정상 주요 오아시스 중의 하나이다. 구운 벽돌에 상감을 입혀서
지은 것으로, 햇빛의 각도에 따라 색깔이 다르게 보이는 아주 아름다은 능묘이다. 이슬람 통치 초기인 900년에 건립된 것으로 부
하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며 기념비적인 건물이다. 벽돌 건물로서 벽돌의 쌓는 방법에 따라 외관의 변화를 주어 아름다운 문양
을 만들어 내고 태양의 각도에 따라 색상이 변화하도록 건축되었다. 지붕 돔의 형태도 비잔틴 양식을 따르고 있는데, 다른 재료를
사용하지 않고 순전히 벽돌로만 벽과 아취를 만들고 그 위에 돔을 만든 것이 정말 뛰어난 건축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대상들의 휴식처-부하라
히바에서 버스를 타고 부하라로 가는 창밖의 풍경은 온통 눈밭이었다. 키질쿰(붉은모래사막)이라고 불리는 곳이지만 눈으로 덮여 있어서 사막이란 느낌이 덜 하였다. 한참을 졸다가 내다봐도 몇 시간째 같은 풍경이다. 버스에 문제가 생겨 예약된 식당이 아닌 곳에서 점심을 먹었는데 식당주인 아줌마가 아주 미인이었다.
멧돼지로 만든 샤슬릭과 맛있는 리뽀슈카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우리는 같은 아줌마끼리
통하는 특유의 수다를 떨었다. 35세인 이 식당주인 아줌마는 밀레의 명화 속에 나오는 주인공같이 생겼다. 소박한 차림이었지만 맑고 깨끗한 피부가 아름다웠다. 그런데 그 아줌마는 우리들의 나이를 물어보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다며 깜짝 놀란다. 동양인이라 나이를 가늠하기 힘든가 보다. 김치를 먹어서 그렇다고 하며 김치를 먹어보라고 했더니 얼굴 전체가 빨개지며 아주 고통스러워했다. 언제 다시 올 수 있을까 싶지만 다시 보고 싶은 얼굴이다.
실크로드의 교차로인 이곳 부하라는 대상들이 쉴 수 있는 오아시스마을이었다. 숙소와 목욕탕, 이슬람사원, 입구가 높아 낙타를 타고 그대로 지나갈 수 있는 천정 높은 시장 등이 있었다. 우리가 묵은 ‘라비하우즈’란 호텔은 유태인 집성촌 옆에 위치해 있었는데 프랑스인 베르나르 올리비에가 쓴 ‘나는 걷는다’에도 나오는 유명한 곳이었다. 하우즈는 ‘연못’이란 뜻인데 지금은 100 여개의 연못 중 2개만 남아 그 이름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연못가에 나스렛딘호자가 당나귀를 타고 있는 동상이 있는데 얼굴만 보고 있어도 웃음이 나온다. 터키인으로 이솝과 맞먹는 특유의 해학과 풍자로 많은 이야기를 남겼다.
7세기초에 이슬람화된 이 도시는 징키즈칸에 의해 처참하게 파괴되었지만 티무르 지배하에 다시 재건되고 그의 손자 울르그벡에 의해 모스크가 세워지면서 이슬람 문화가 다시 화려하게 꽃피운 도시다. 웅장하다란 뜻의 칼란 미나렛은 부하라의 상징물로 그 아래 칼란 사원은 아직도 무슬림들이 하루에 다섯 번씩 모여 메카를 향해 예배를 보고 있다. 한꺼번에 1만 여명이 예배를 볼 수 있는 곳으로 208개의 기둥이 천정을 떠받들고 있고 울림효과가 있는 반구형지붕으로 되어있다. 예배를 알리는 아잔들이 하루에 5번을 오르락내리락 했을 이 곳을 깜깜한 나선형 계단을 통해 올라가 부하라 전경을 한눈에 보았던 것이 인상적이다.
옛날 대상들이 초원과 사막을 지나올 때 이들을 위해 밤새 불을 밝힌 사막의 등대인 46m의 탑, 칼란 미나렛은 죄수들을 떨어뜨려 죽이는 사형집행대로도 유명했다.
✰문화의 예술의 푸른 도시---사마르칸트
타쉬켄트보다도 500여 년이나 앞선 역사를 가진 도시 사마르칸트는 알렉산더 대왕, 사라센 제국, 징기스칸, 그리고 티무르 제국
등 이 땅을 점령했던 모든 영웅들을 맞이했던 도시이다. 티무르가 좋아하는 푸른 색조를 띤 이 도시는 가는 곳마다 신비로운 푸른
색의 매력을 한껏 발하고 있었다.
샤히진다(Shahizinda,'살아있는 왕‘)에는 마호메트의 사촌인 쿠산 이븐 압바스가 이슬람교를 전파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가 어느
날 기도 중에 이교도들에 의해 목이 잘렸는데, 자신의 목을 껴안고 우물 바닥에 들어가 다시 생명을 얻어 재탄생했다는 전설이 전
해지고 있는데 바로 그 무덤이 있는 곳이다. 그리고 14-15세기 티무르 왕조의 릉 11기도 이곳에 있다. 뿐만 아니라 위쪽으로는 현
재 고려인들의 무덤까지 건립된 넓은 공동묘지가 조성되어 있다.
‘한 무덤지에서 현재와 과거의 사람들이 만나 무슨 이야기를 하며 누워있을까’ 자못 궁금해진다.
레키스탄 광장 - 사마르칸트에서 가장 아름다운 동양 건축물로 손꼽히는 레기스탄 광장과 주변에 있는 3개의 메드레세, 중세에 이슬람 신학교와 대상들의 숙소가 있었던 곳이다.
시내 중심부에는 레키스탄 광장의 정면과 좌우에 세 개의 메드레세가 우뚝 솟아 앙상블을
이루고 있었다. 기원전 4세기 알렉산더 대왕의 정복이후 아랍과 몽골의 침략, 티무르제국,
제정러시아에 이르는 2500 여년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있다. 도시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아프라시압 박물관 에서 7세기경 조로아스터교 시절에 그곳에 온 두 사람의 새 깃털 모자를 쓴 고구려 사신을 프레스코 벽화에서 만날 수 있었다. 멀리 이 곳 서역까지 외교의 폭을 넓혔던 고구려의 기상에 경외심을 느낀다.
✰중앙아시아의 중심---타슈켄트도착한 날 하얀 눈꽃을 뒤집어 쓴 나무들과 성에를 온 몸에 달고서 도시 전체가 얼어
버린 듯 맹렬한 추위로 우리를 맞이하던 타슈겐트도 다시 돌아오니 한결 날씨가 풀어져 있었다.
1966년 대지진으로 파괴된 타쉬켄트를 구 소련연방국들이 힘을 합쳐 재건하여 오늘에 이르렀고 우즈벡의 위인 알리셔 나보이는 러시아의 푸쉬킨과 같은 우즈벡 민족문화의 아버지로서 우즈벡어로 된 아름다운 시와 문화 발전에 큰 공헌을 하였다
타슈켄트의 명칭은 투르크어로 ‘돌’(타슈)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어, 중국의 고서에는 석국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실크로드(비단길)의 중심지역으로서 크게 번성했던 곳이다. 그런데 ‘돌’의 의미는 당시 중국, 몽골 등에서 가져온 보석을 이곳에서 재가공하여 새로운 보석을 만들었기 때문에 돌(원석)을 보석으로 만드는 나라라는 의미로 석국이라 불렸다고 한다. 타슈켄트는 징기스칸에 의해 중앙아시가가 정복된 후 티무르 제국, 샤이바니 왕조시대를 거쳐 1809년 코칸트 칸국의 지배 하에서 큰 도시로 성장했으며, 1865년에는 러시아에 점령당해 중앙아시아 지배의 중심도시가 되기도 하였다. 그래서 당시에 건립된 비행기 제조공장이 지금도 가동되고 있다. 이러한 타슈켄트의 북서부 지역은 아직도 옛 자취가 남아있어 구도시라 불리고 있으며 여러 유적지와 단층 건물들이 많이 있었다.
우즈베키스탄은 중앙아시아 지역에 있으며, 8세기에는 아랍인들이 정복하여 이슬람교의 중심지로서 동서무역의 중계지가 되었다. 이후 당나라 시기에는 고구려 출신 고선지 장군이 이 지역에 파견되기도 한 곳이다. 1243년 징기스칸에 의해 정복되어 그의 2남인 차가타이에 의해 차가타이 칸국이 세워졌으며, 14세기 후반에는 자칭 우즈벡이라 칭하던 몽골 유목민 집단이 이 지역을 점령하였다. 그러나 18세기에 이르러 러시아 제국에 의해 다시 점령당했으며, 1917년 러시아에 혁명이 일어나자 소비에트 공화국에 편입되었고, 1991년 12월 소비에트 연방이 해체되자 비로소 독립을 이루게 된 나라다. 이러한 우즈베키스탄의 수도가 타슈켄트이다. 국기에 이슬람의 상징인 초승달을 그려 넣은 우즈베키스탄은 이슬람에 깊게 빠진 나라이다.
중앙아시아는 우즈베키스탄, 키르키즈스탄, 카자흐스탄 3개국으로 역사적으로 의미가 깊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