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詩서울문학회
1) 대둔산 산행
양촌 최 유 식
벽공은 맑고 높아 튕기면 쨍 소리 날 듯하다.
발아래 케이블 카 아래 보이는 풍경들
어느 신공이 석부 작을 수반에 담아 진열해 놓았을까?
붉은 벽을 수놓은 절개 푸른 소나무에 바람이 일어
산 구름 피어나 눈 아래 목화송이 가득하다.
구름다리 건너 삼선계단을 헐떡이고
마천대에서 바라보는 완주, 논산 ,금산
빈 들판이 겨울을 재촉한다.
긴 깁을 활짝 펴고 길게 누운 가을 들판에 붉은 감이 점점이 찍혀있고
바람이 실어 오는 인삼향이 향그럽다.
주인 없는 풍광을 자유롭게 만끽하는 기쁨을 전할 이 없어
원효 대사 자취 따라 길을 잡는다.
원효 대사 발길 잡은 동심바위에서 나도 3일을 머물까마는
막걸리 딸아 대사 한 잔 나 한 잔 주고받으며
스님의 큰마음을 가슴에 가득 담았네.
비구름 몰고 오는 소소리 바람소리에
동학 항쟁 소리 귀곡성으로 들리는 듯.
어제나 오늘이나 서민들 눈에서 눈물이 마를 날이 없네.
한 발짝 내딛으니 세상이 바뀌어
아우성 소리 요란한 세속이로세.
2) 회 한
양촌 최유식
어제는
하루에 두 번 맞는 시계 전당포로 보내고
막걸리 한 병 들고 우이동 냇가에 앉아서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벗 삼아
물위에 어리비친 철쭉을 완상했었네.
오늘은
눈 어둡고 귀 어두어 지니
귀밑머리에 서리가 내렸구나.
술잔을 나눌 벗이 하나 둘 사라지니
어제 일 그리워 눈앞이 흐릿하다.
살쭘* 늘어난 모습을 감출 수가 없어
서러움을 한 잔 술에 담아 취해 본다.
강 건너 벗이 부르는 날 얼마 남지 않으니
넉넉한 마음으로 세상을 품고
남은 생 알뜰히 챙겨 보려네.
* 살쭘 - 주름살
♤ 최유식 詩人 프로필 ♤
○ 자유문학세대 시 부문 등단,
○ (사)한국문인협회 정 회원.
○ (사)한국문인협회 부천지부 회원. 편집위원장.
○ 들뫼 동인.중3동 자치위원장
○ 선문대학교 강사, 들뫼 동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