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것을 첨가하지 않고 춘장만으로 짜장면의 진미를 만들어 내고자 고집하는 한 주인과 그 주위 인물들의 이야기다.
전통의 맛을 지키고자 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접하니 지나간 일이 떠올라 한자 적어본다. 몇년전 남편이 삼팔선 비무장 지대를 다녀오면서 사온 북한산 찹쌀 고추장이 있다. 맛도 하나도 없고 투박해서 냉장고 깊숙히 넣어두었던 기억이 있다.
작년 가을에 이스라엘 땅에 북한에서 자유를 찾아 넘어온 젊은 아가씨가 우리 교회와 우리 집을 방문한적이 있다. 한국 음식을 대접하려는 마음에 고추장도 준비하고 이것 저것 준비했는데 고추장은 별로 손을 대질 않았다.
전에 먹어본 북한 고추장 맛이 떠올라 한번 물었다. 요즘 우리 나라에서 시판되는 고추장에는 재래식에 비해 단맛이 너무 많이 첨가 되어 있다네요. 맛이 어때요? 이건 그냥 양념 맛이에요. 장맛이 안나요..
아 그렇구나. 장맛이라는게 따로 있구나 생각하니 그때 그 투박하던 북한산 고추장 맛이 장맛이었구나 싶다.
우리 현대 사회는 그 자연이 주는 구수한 참 장맛을 잃어가고 있다. 대량 생산으로 또 사람들의 입맛을 당겨야하니 방부제와 조미료를 넣어 구미를 자극 할 수 밖에 없다.
이스라엘에서 한국의 장에 해당하는건 뭘까? 오래두고 먹는것을 생각한다면 올리브나 올리브 유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찍어 먹는 것을 유추한다면 나는 후무스에 비유하고 싶다.
이스라엘의 후무스는 한국에서는 병아리 콩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콩을 갈아 약간의 소금 레몬즙 트히나 (깨소스)등을 섞어 만든 빵에 발라 먹는 소스를 말한다. 슈퍼에서도 구입 가능하지만 전통이 있는 식당에서는 후무스를 직접 갈아 만들어 내놓는다. 아부고쉬 근처에 아주 유명한 후무스 집이 있는데 점심 시간에는 항상 분빈다. 고소한 맛과 향이 너무 좋아 현지인들 외국인들 할것 없이 다 선호하고 한국에 가신 분들도 이걸 좀 사다 달라고 부탁할 정도니 그 맛을 맛보지 않고도 탐할만하
아랍 식당에 가면 우린 기분이 좋다. 때묻지 않은 시골 냄새, 순수한 냄새, 정감있는 냄새가 좋다. 다.
전통의 맛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이들의 모습이 정감있게 느껴진다.
한국의 대표적인 고유의 맛은 장맛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나는 그 참 장맛을 모른다.
세월이 가면 갈수록 새로운 것이 많아 좋지마 잃어가는 것이 아쉽고 그립다.
옛날에 냄새나는 메주를 천장에 매달아 놓으시던 할머니 생각이 난다. 요즘 사회가 얼마나 좋아졌는데 냄새 나는 메주를 방에다 달아놓아 썩은 내를 풍기시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것으로 그 맛있는 국들을 끓여주신거였는데.. 가끔 이스라엘에 사시는 주부님들이 그 장맛이 그리워 장을 담가 드시는 분들이 계시다. 존경스럽다.
이세상에서 가장 맛있는건 엄마가 해주시는 음식이야. 나는 그 다음 으로 맛있는 짜장면을 만들어 줄께.. 영화 마지막 대사.. 엄마가 끓여주시는 장맛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