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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 시 : 2010년 10월 9일 ~ 10.31일
▶ 초대일시 : 2010년 10월 9일 정오
▶ 장 소 : 계룡산 수통골
▶ 주 최 : 덕향 문학회 / 서라벌 문인협회
♧강좌안내♧
대덕대 문예 창작교실 010-5670-1369(지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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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페이지
시심 속에서 꿈을 퍼 나르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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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화밸리 업무 협약식 |
시화전시회 / 자연사랑 백일장대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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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학교 서라벌문예 시낭송회 |
덕향문학회 월례 모임 |
3페이지 :
두 번째 가을 숲속길 시화전에 부쳐
극심한 무더위가 유난했던 여름이 계절의 윤회 앞에
스스로 의 잔명을 안타까워하는 눈물이듯 폭우로 그 막 을 내리고 가을이 옷소매 안으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한 시대를 살면서 스스로 판 무덤에 미끄러지듯 스며들어
죽은 것도 사는 것도 아닌 듯 살아온 생애를 반추 하는 시간이 이 가을인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보면서
두 번째 가을 숲속길 시화전을 갖게 되었군요.
충청인 여러분 !!
그리고 탐방객 여러분!
금시대의 시대정신이라는 주제로 글을 쓴다면 화두는 공유의삶 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작자와 독자가 함께 감동을 공유 하는 정신이 문학의 시대정신이 아닌가 합니다.
숲길에 걸려 있는 시 한편을 통하여 보다 감성적인 삶의 리듬을 찾고
세속에 오염된 생활의 때를 씻어 낼 수 있다면 그 이상 다른 바램이 없습니다.
오늘의 전시를 위하여 물심양면으로 도움 주신 계룡산 국립공원 임직원 여러분과
귀한 작품 만들어 제출해주신 문우 여러분에게 감사드립니다.
2010년 10월 9일
대덕대 문예창작교실 교수, 시인 최기복
4페이지 : 제2회‘가을 숲속길 詩畵展’을 축하드리며
계룡산국립공원을 사랑하여 주시는 탐방객 여러분 !
올해 계룡산국립공원 수통골 시화밸리를 조성하여 탐방객들에게 다양한
문화적 체험을 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였으며 이에 도움을 주신 서라벌
문인협회와 덕향문학회원 여러분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올해 서라벌문인협회와 덕향문학회 주관으로 두 번째
‘가을 숲속길 시화전’을 수통골 시화밸리에서 개최함을 축하드립니다.
여러분들의 아름다운 시심으로 탐방객들을 감동시키고,
문학과 자연이 살아 숨 쉬는 수통골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다시 한번 이번 행사를 주최하신 서라벌문인협회와 덕향문학회의
노고에 경의를 표합니다.
날마다 새로워지는 모습의 계룡산을 찾아 주십시요
자연 지킴이로서의 가슴 뿌듯한 소명의식을 갖게 되는 詩畵展 현장에 국민
모두를 초대 합니다. 감사 합니다.
2010년 10월 9일
계룡산국립공원사무소장 목 영 규
5페이지 : 목차
1. 가을바람 - 강경희
2. 세월의 향기 - 김교분
3. 꽃따주세요 - 김무성
4. 물매화 - 산모퉁이 김형해
5. 꽃으로 변한님 - 달맞이 김성현
6. 詩를 배우며 - 손 향순
7. 참나무 공화국 - 김용
8. 짝사랑 - 김지현
9. 침묵 - 금하 김종욱
10. 낙엽, 너를 밟으며 - 고명진
11. 온실 꽃 인생 - 문지윤
12. 나 벙어리 되어 - 별사랑 박성애
13. 바보사랑 - 연꽃 배정옥
14. 다가서고 싶은 사람 - 산들빛 송기성
15. 당신이 있어 아름다운 세상 - 한양 이경분
16. 가을 시편 / 이무웅
17. 그네 - 소화 이지연
18. 가을 하늘에 띄우는 편지 - 이지선
19. 계룡산을 오르며 - 海印 전철세
20.가을이 입적(入寂)한 날 - 嘉園 정영옥
21. 가을 풍경 - 지원 조유자
22. 가을 默畵 - 부근 최기복
23. 국립공원 계룡명산 / 산사랑 박현수
24. 가을비 - 한경아
25. 가을을 여는 시간에 / 홍승숙
1. 가을바람 / 강경희
여윈 코스모스의 염원
일시의 자극을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니다.
한여름의 권태를 삭이고
잊혀져 가는 내 유년의 상처를 소름 돋게 한다.
한때의 설레는 기억만으로
생의 노예가 되어
너를 기다리며 살아온 삶
군데군데 찢겨진 상처
세월의 바늘로 꿰매며
치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한다.
엉켜진 실타래
풀지도 못하고
싹둑! 가위질도 못하는
어정쩡한 평생
소슬하게 불어주는 윤회의 바람
너를 기다린다.
너 때문에 내가 산다.
2. 세월의 향기 / 김교분
갈대밭에 누워
익사한 달을 본다.
하늘에 떠 있는 달
갈대숲에 빠져 있는 달
숲 에 빠져 있는 달을 본다.
나는
잡히지 않는 달을 찾다.
나르시즘의 중증 환자가 되어 울고
갈대는
이마에 깊게 팬 주름 때문에
시름시름 앓는다.
내 소녀의 향기는 어디에 있나
중년의 그리움
장년의 허탈
세월의 향기는 어디에도 없다.
이지러진 달의 모습이 향기다.
3. 꽃 따주세요 / 김 무 성
설핏 -
부른 듯하여
핑계대고 나선 길.
온 - 세상이 꽃 천지
호랑바위 옆 참나리도
길 아래 산복숭아도
참 곱다
어디서 연두바람 타고 온 아이 하나
꽃잎 입술 오물거리며
꽃 - 따 - 주 - 세 - 요
차마 따지 못하고 꽃이 아파요 하는데
분홍 볼에 밝은 불 켜며
꽃 - 따 - 주 - 세 - 요
4. 물매화 / 산모퉁이 김형해
습지에 누워
멍든 하늘에
한숨처럼 그리는 그림
희미한 기억의 저편
슬픈 전설을 뿌려 만들어진 이름
물매화
가을이 오는 길목에 서서
살포시 입술을 내민다.
스스로가 부끄러워
숨어 버리는 천형의 생리
온실을 꿈꾸다 버려진
깊은 산속
천형의 고독을 즐기며
숨어서 산다.
5. 꽃으로 변한님 / 달맞이 김성현
혼신의 여력으로 둥글게 몸을 말고
가늘게 떨고 있는 여인을 보았습니다.
남녘 동네와 들판에 내리던 눈은
무정한 그리움으로 대지 속으로 스러지고
여인은 토담 밑 햇살고운 봄 볕 곁에 앉아
강 건너 한밭(大田)까지 향기 전하는 꽃으로 피었습니다.
흔들리는 심장에서 솟은 눈물방울은
황홀함으로 꽃잎에 떨어져 번져가고
가슴 속 열기 기름진 거름에 섞여 스며들면
팔랑이는 꽃잎하나 민들레향기 한 올만 남깁니다.
해 넘어가는 길목어귀 텃밭에 홀씨 같은 눈송이는
또다시 무정한 그리움으로 깊이를 더해 쌓입니다.
새 봄날 피는 꽃은 홀로 볼 수 있는 민들레였음 좋겠습니다.
발길 드문 햇살 가득한 토담 밑에 자꾸 눈길이갑니다.
6.詩를 배우며 / 손 향순
통곡 하다 지쳐 하늘을 본다 내가 왜 울고 있었는지 하늘이 왜 돌고 있는지 나도 모르고 하늘도 모른다 외로움도 병이요 사랑 은 더 큰 열병임 을 모르고 살다가 구름 사이로 푸르게 멍들어 있 는 것이 인생이라는것을 뒤늦게 깨달아 이제 새롭게 살고 싶다 詩는 나 나는 詩다
7. 참나무 공화국 / 김용
푸른 하늘 머리에 이고 있는
오래된 참나무 한그루 바라봅니다.
칭얼대는 매미들
가슴으로 보듬어 달래며
집 없는 청설모에게
삭진 옹이구멍 하나 선뜻 내줍니다.
지나가는 철새
고개 들어 쳐다보며
푸른 잎가지 흔들어 반기면서
먼 나라 소식 듣습니다.
넉넉한 마음으로
널찍이 펴준 그늘 멍석 위로
풀들, 꽃들, 개미들, 벌레들도 모여
힘찬 생을 수북이 쌓아 갑니다.
드리워진 가지 위로
달빛도 기대어 조는 사이
보초 선 부엉이의 눈은
저녁 허공을 노려봅니다.
오래된 참나무 한그루
순리대로 더불어 살아가는 터전
그곳은 참나무 공화국입니다.
8. 짝사랑 / 김지현
초승달을 보고 한숨 쉬는 사랑
하늬바람에 눈물 짖는 사랑
나는 신열에 들떠
헛소리를 하고 있는데
님은 장승 되어
먼 산만 바라본다.
세월아 !
어쩌란 말이냐
슬픈 세월아 !
어쩌란 말이냐
9. 침묵 / 금하 김종욱
지워지지 않는 그림자
어느 것이 당신입니까
피었다 잊혀진
궤적의 상처들
다시금 찾아와
지난날 당신을 만나려 합니다.
약속
약속
믿으라
진실을 뒤웅박 차고
덮으려 하지만
무언 속에서
잠들어 있는 삶은
오늘도 눈 감고
깊은 늪에 빠진
그리움으로 채워 봅니다.
침묵의 그리움으로…….
10. 낙엽, 너를 밟으며 / 고명진
그대는 낙엽 밟는 소리를 들었느냐
노란 은행잎에 질투로 찢어져 나간 시간이 바삭거리며
구린내 나는 알맹이 하나가 톡 여물어
미끄러져 넘어지는 몸뚱이가 낙엽처럼 뒹군다.
붉은 단풍잎 위로
정열에 불타버린 가슴팍은 산산이 깨어지고
석양에 붉은빛이 타는 듯 낙엽 위로 스치는데
맨발로 어이 밟을까나 뜨거워라
무색의 갈잎아 너도 낙엽인 듯 지느냐
너는 모든 걸 다 내어 주었구나
녹색의 푸른 젊음도, 질투도 사랑도 미련까지도
사박사박 너를 밟으며 나는 떠나리라.
11. 온실 꽃 인생 / 문지윤
사람의 얼굴이 조금씩 다르듯
향도 멋도 조금씩 다른 꽃들
암내를 풍기며
태양을 향하여
유녀의 몸짓 흉내 내 보지만
벙어리 3년, 귀머거리 3년, 장님 3년에
청춘을 앗아간 시집살이 같은
붙박이 삶
그 삶이 지겨워
온실 밖을 향하여
소리 죽여 울어 보지만
곰 같은 원정은 돌부처 되어 움직일 줄 모르고
계절은 저 혼자 굴러만 간다.
차라리 썩둑 잘리워
정분 좋은 내외간 침상이라도 갔으면
일주일의 삶이면 어떠하리
사랑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내 인생
12. 나 벙어리 되어 / 별사랑 박성애
그대를 기다리다 지친 내입
할 말이 너무 많아
벙어리 된 후
계곡물에 비친 산(山)그림자 되어
소리 없이 일렁일 뿐
기다림의 잔해는 윤슬의 파편으로
추억에서 조차 멀어 진다.
부르다가 내가 벙어리 되어
냉가슴 앓는 세월
님이 오시면
어이 할거나
입이 열리지 않는 내 청춘
한마디 말도 할 수 없다면
귀도 눈도 멀어지면 좋을 것을
그도 저도 아니면
냉가슴 열어
그 속에 절여진 그리움 형해
열어 보이면 되지
뭐!
13. 바보사랑 / 연꽃 배정옥
사랑을 제대로 배우지 못 한 탓에
사랑 이라는 낱말을 접하면
가슴이 뜨거워지네.
사랑을 멋대로 해볼 수 없었든 탓에
사랑에 목마른 가슴은 시리고
이제 사랑을 시작 해 보려 하니
사랑은 저만치 가있고
세상은 나를 비웃네.
마비된 내영혼의 절규는 허공을 맴돌고
서러운 기억은 두려움에 경련 하네
숨죽이며 다가선 사랑
사랑 앞에 조아린 내 영혼
님은 먼 산만 바라보고
나는 그 앞에 홀로 울고 있네.
14. 다가서고 싶은 사람 / 산들빛 송기성
그리워하지 않을 자신이 없습니다.
다가가고 싶은 용기도 없습니다.
고통만 줄 것 같아 괴롭습니다.
초록빛 매미가 들려주는 여름날 연서도
넝마소년의 지게처럼 무겁습니다.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는 그리움은 잠시 쉬고 싶다합니다.
그래도 좋습니다.
투정도 시기도 의미 없는 질투도 사랑스럽기만 합니다.
땅거미 지는 시간에 이슬비가 내리듯이 촉촉하기만 합니다.
너무 감사한 마음엔 행복이 꿈틀거립니다.
꽃이 되기를 거부한 그 위대한 진실에
움틀 듯 몸부림치는 한낮의 하데스 같습니다.
다가서고도 볼 수 없는 그런 이유가 있습니다.
그런데 다가서고만 싶습니다. 넝마소년의 여름밤 꿈처럼!
15. 당신이 있어 아름다운 세상 / 한양 이경분
구름이 흘러가는 이유도
천재가 빨리 죽는 이유도
내가 온갖 이유를 붙여 살아가야 하는 이유도
당신이 있기 때문이다.
별빛 영롱한 밤에
홀로 있어도 외롭지 않은 이유
악몽에 시달리는 긴밤 지새우고
땀에 젖은 온몸이 경련을 해도
해일이 세상을 덮쳐도 두렵지 않은 이유
당신이 있기 때문이다.
짧은 생애 울음으로 지새는 매미의 일생도
한 번의 정사를 위한 숫벌의 일생도
버지니아 울프의 서러운 생애도
아름답기만 한 것은
당신이 있기 때문이다.
16.가을 시편 1 / 이무웅 (우리제자교회 목사)
열정이 싫어서
땀 흘리며 도망쳐 왔다
늦은 세월 조르는
기억들이 담장을 넘어
녹색 무게를 매달고
달려온 삶
고달퍼도
貧者들의 축제를 준비한다.
秋女가 아무리 작은 가슴 여미어도
사랑을 훔쳐
기여코 네 볼에 홍조 띄우게 하리라
오늘 나의 기쁨이 시원함은
어제의 더위 탓인가보다.
가을은 땀흘려 얻는 것이 아니니
하늘과 공기의사랑처럼
생명을 열매로 받는 것
오늘이 영원한 것 처럼
넉넉한 마음 잠들지 못하게 하여도
달덩이는 담장을 넘어 도망쳐 갈지니
이제는 그리움 하나 남겨둔채
누더기 뒤집어 쓰고
경사진 비탈길에 서서
날선 바람을 맞는다.
17. 그네 / 소화 이지연
아침 바람 따라 온 그리움
빈 자리에 태우고 멈춰진 시간을 가른다
시작은 늘 어제이고
발구룸 힘 그 무게만큼
높고 먼 내일이 보인다
하릴없는 늦여름 막바지 태양이 졸고 있는 사이
구름은 정오의 뜨거운 매미 울음 잠재우고
나는 한 움큼의 아쉬움 국수 남비에 넣어 휘휘 젓는다
나른한 오후 기다림 사이로
구노의 아베마리아 전설되어 흐르고
진종일 흔들리던 그네
동네 꼬마 웃음소리 싣고 하늘을 난다.
18.가을 하늘에 띄우는 편지 / 이지선
눈물이 쏟아질 것 같은
그리움은 전설이 되어
구름사이를 맴돌고
시새움으로 얼룩진 태양의 분노는
붉은 노을이 되어
긴 여적을 남기며 포물선을 그린다.
시린 마음 하나 하늘에 띄운다.
절여진 육신
혼백마저 나들이 간
허수아비의 노래를 띄운다.
하늘은 광활한 한 폭의 풍경화
나는 그 위에 詩 한 줄을 쓴다.
바람과 구름과 태양을
내 여윈 마음을 가슴에 담어다오
詩 는 편지가 된다.
19. 계룡산을 오르며 / 海印 전철세
꽃동백 닮은 그녀 손을 잡고
계룡산을 오른다.
오고 가며 마주치는
나무와 꽃들의 염화미소
견우와 직녀 남매탑 오르는 길
상주처녀와 스님의 염불소리 청아하다.
아름다운 대자유
바람과 키스하는 삼불봉 무명의 들꽃
산들거리는 가을 그리움에
금세라도 타오를 듯 흔들리는 사랑
도란도란 얘기하던 꽃들도
하나 둘 집으로 돌아가는 관음봉 정상에서
그녀의 두 손 꼭 잡고 산통 앓는 나를 보고
산은 무슨 말을 하고플까?
나는 이대로 산이 되고 싶었다.
20.가을이 입적(入寂)한 날 / 嘉園 정영옥
가을이 입적(入寂)한 날
낯선 하늘에서 발견된 주검
눈빛 깊은 곳에서
가슴부분이 텅 비어있는 기억(記憶)들을 보았다
밑둥치를 잘려버린 삶
숨 멎은 심장
절망이 휘몰아친 질병(疾病)의 통곡에
바람으로 짠 관(棺)
아무것도 남아있지 않은 사연(事緣) 하나를
잘게 부서진 갈잎으로 염(殮)하고
대수롭지 않게 억새꽃 위패(位牌)를 세워
단풍잎 불꽃처럼 타오른 슬픔을
다비(茶毘)한다
낙엽 하나가 태워져
한점 연기(煙氣) 속으로 사라져도
아무도 조문(弔問)하지 않는다
당연(當然)히 사라져야 할 낙엽이라고
빈 하늘이
통곡(痛哭)하는 것을 본다.
21. 가을 풍경 / 지원 조유자
쪽빛 바다 파도에 실려 온 바람 이
구름떼 들을 간지럽힌다
잠자리 떼의 윤무
코스모스의 조용한 저항은
바람과의 갈등 때문에
흔들리는 시심을 낳고
시린 하늘의 침묵은
또 하나의 풍경을 그린다.
매미의 님 부르는 소리가 잦아들고
여치의 한숨 소리는
빈 논빼미를 지키다 지친
허수아비의 하품이다
그 인생
내 삶만큼 이나 지겨운 가 보다.
22. 가을 默畵 / 부근 최기복
먹물을 갈아
살기 위해 죽어야 하는 枯葉의
몸부림을 그린다.
묵향은
철 든 허수아비의 코끝을 맴돌고
초가집 굴뚝에서는 익은 가을 냄새가 탄다.
물동이 머리에 인 아내의 웃음이
가을 햇살 보다 환하고
토방앞 코스모스에 앉은 잠자리의 날개 짓 에
삶이
먹 빛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다.
23. 국립공원 계룡명산 / 산사랑 박현수
우리나라 최고명산 국립공원 계룡명산
암수쌍룡 승천할때 닭벼슬을 조각했나
열두봉의 군왕봉을 다스리려 천황되고
하늘나라 선녀님들 쉬어간곳 연천됐네
이세상의 명필들이 머무른곳 문필되고
어리석은 인간들을 깨우치려 관음됐네
자비로운 부처님들 그형상이 삼불되고
세존천황 호위하려 용맹스런 장군됐네
온누리에 가득넘친 누런곡창 황적되고
사바세계 계율어겨 징벌하려 천왕됐네
유리알을 방불하는 맑고고운 수정되고
사자머리 그형상이 머리봉이 되었구나
천년송과 기암절벽 신선들이 노닐던곳
골짝마다 너른숲은 수만인파 감싸안고
동학갑사 염불소리 인간세속 떠나있네
춘절하절 짙은녹음 동식물의 천국되고
계곡마다 맑은물은 찌든세상 씻겨주네
가을단풍 오색찬연 눈부시게 물들이고
겨울설경 신비로움 천상세계 연상되네
자랑스런 계룡명산 지상낙원 가꿔보세
24.가을비 / 한경아
고뇌의 벼랑 끝에 서서
한숨처럼 내리는
가을비는
꽃상여의 요령이 울고 간 가을 들녘의 푸념이다
을씨년스러운 삶이
추적추적 눈물 되어 내리는 아픔이다
소리는
스산한 기억의 늪을 노크한다.
멈추거라!
차라리 눈이 되어 내려라.
25.가을을 여는 시간에 / 홍승숙
바람을 가르고 열리는 하늘 문
가녀린 코스모스 숨고르기하고 피어
일상의 소란스러움 살며시 내려놓고
쪽빛 가을의 조용한 외침
가슴에 담는다
무심히 지낸 시간
노을빛 번지는 기억
더듬어 꺼내놓고
소리 없는 울음을 운다
발길 뜸한 작은 개울에 띄운
빛바랜 중년의 그리움
아래로 아래로 흐르는 시간들 속에
사유의 벽에 갇힌 어릴 적 소녀
가을 찾아 길 떠난다.
첫댓글 월요일 오전에 최종적으로 편집완료할 예정입니다. 개인사진은 회원앨범란에 올려놓겠습니다.확인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