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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 다이아몬드에서는, 그 어떤 질문보다도 장비의 수명과 내구성에 관해 더 많이 이메일로 답하게 됩니다. 일반적 믿음과 달리, 등반 장비의 수명은 영구적이 아닙니다. 가령, 최근, 2002년에 제조된 캐머롯 2호를 메일로 저희가 받은 적이 있습니다. 그 장비는 망가졌습니다. 마치 엘 캡을 300번이나 올라갔다 온 듯 보였습니다. 그 캠이 닳았기 때문에 그 고객은 새것을 원했습니다. 뉴스 속보: 영원히 사용할 수 있는 등산 장비는 없습니다.
만일 제가 10만 킬로미터를 주행한 타이어 한 세트를 바꿔달라고 타이어 가게로 갖고 가면, 고운 말만 듣고 돌아오지는 못할 것 입니다. 등반 장비도 마찬가지 입니다만 인식의 차이가 더 큰 이유는 아마 과거의 유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예전의 어떤 장비는 더 오래 쓸 수 있었죠. 디자인도 제작 방식도 더 튼튼했고, 결과적으로 더 무거웠고 성능은 별로 좋지 않았지만 말이죠. 하지만 그 당시의 등반 장비에도 분명히 내용연수가 있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등반 수준이 높아지면서, 클라이머가 피크(picks)과 크램폰을 비틀고 아슬아슬하게 박힌 핀(pins)과 캠(cam)에서 큰 추락을 하며 정말로 장비를 혹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고성능 레이스 카 타이어보다 더 오래 쓸 수 있는, 엄청나게 튼튼한 전 지형 만능 레이디얼 타이어(radials)를 살 수 있듯이, 더 오래 쓸 수 있는 등반 장비를 살 수는 있지만, 무게와 성능이 희생되기 마련입니다. 또한 보다 특화된 더 가벼운 장비를 구입할 수도 있으나, 대체로 그만큼 덜 튼튼할 수 있습니다. 그런 선택을 하고 그런 결정으로 인해 야기되는 예기치 못한 결과를 이해하는 것은 결국 클라이머 각자의 책임입니다.
마지막 한 가지: BD에서 제가 하는 일은 날마다 하루 종일 장비를 테스트하고 망가트리는 엔지니어 팀을 관리하는 겁니다. 우리는 온갖 장비를 다 테스트 하며 (BD 뿐 아니라 경쟁사의 장비도 다 함) 또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테스트합니다. 실제로 블로그와 채팅 룸을 모니터하여 트렌드와 정보, 그리고 어떤 것이 논의되고 있는지를 알아보는데, 거기에 나온 코멘트와 (사실일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음) 거기에 오른 글을 다 사실로 받아들이는 대부분의 블로그 및 포럼 독자의 성향에 늘 놀라곤 합니다. 꼭 주의해야 할 점은, 온라인상에서 읽은 걸 다 사실이라고 믿어선 안 됩니다. 꼭 믿어야만 하시겠다면 우선 나이지리아에 사는 제 친구에게 메일로 당신의 은행 계좌와 비밀번호를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 친구가 정말로 $100,000를 입금해준다고 했으니까요.
늘 제기되는 몇 가지 제품의 피로 수명(fatique life)에 관한 현실 그대로의 객관적 테스트 데이터를 다음에서 보십시오. 아이스 장비로부터 시작하여 그 다음에 올리는 글에서 암벽 등반 장비와 산악 등반 장비를 다루겠습니다. 우선 아이스 툴에 대해 말해보겠습니다.
아이스 툴 피크의 유형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입니다. 크고 튼튼한 믹스드 클라이밍 피크, 마운틴 피크, 고성능 아이스 클라이밍 전용 피크죠. 믹스드(mixed) 피크와 올-마운틴(all-mountain) 피크는 대개 단면이 좀 큼직하며 (즉, 스트레스를 받는 중요한 부분에 더 많은 재료를 썼고 더 두꺼움) 그래서 혹사해도 더 잘 견뎌줍니다. 보다 단면이 작은 고성능 아이스 전용 피크는 얼음에 더 쉽게 박히고 얼음이 덜 떨어져 나갑니다. 하지만 아이스 전용 피크가 갖는 성능의 특성상 내구성을 희생시키고 있는가? YES!
사람들이 대부분 느끼지 못하는 점은 보통 피크가 약해지는 건 얼음 속으로 때려 박기 때문이 아니고, 얼음에서 빼낼 때 약해진다는 겁니다. (저처럼) 스윙할 때마다 피크를 깊이 박는 경우, 얼음에서 피크를 회수하는 그 지렛대 동작이 아이스 피크(pick)에 3지점 굽힘 하중(bend load)을 가하며 얼음이 지렛대 받침 역할을 합니다. 이런 동작과 부하(負荷)가 반복되면 나중에는 그 금속에 피로 파괴(fatique failure)가 생깁니다.
수년 전, 아이스-툴 픽에 관한, 실제 비교하는 순환 데이터(cyclic data)을 얻고자, 그런 하중이 실리는 현장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테스트 기계를 우리가 만들었습니다. 그것을 4-뱅어(4-Banger)라고 불렀는데, 정말 훌륭했습니다.
우리가 4-뱅어(4-Banger)에 피크(pick)를 장착하고, 적절한 무게로 세팅한 다음, 피크가 망가질 때까지 4-뱅어를 작동시켰고, 그 사이클을 계속 확인했습니다. 한 가지 유념할 일은 이 실험이 전부 상대적 테스팅이라는 점입니다. 일관성이 있는 테스트 방식이긴 하나, 실제 사용과 반드시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는 건 아닙니다. 그래서 그 데이터는 그 자체 내에서만 비교해야 합니다. 피크는 물론 비틀림(torquing) 때문에 많이 약해집니다 (하지만 이 방식으로 망가지는 경우는 드뭅니다). 비틀림 테스팅을 위해 피크를 비틀은 다음, 4-뱅어 이클 테스트를 했는데 그 피로 수명(fatuue life)이 50% 이상 감소함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가 테스트하고 부러트린 픽이 너무 많아 장비 페티시(fetish) 성향이 있는 어른을 울게 만들 정도였습니다. BD에서는 디자인하고 개발하는 도중에 모든 피크를 테스트합니다. 열간단조(hot-forged) 피크, 레이저-컷 피크, 워터-젯 컷 피크, 공작 기계로 만든 피크, 에어메트(Aermet) 피크, 그리고 특수 소재나 제작 공정을 쓴 수많은 시제품 모델을 테스트합니다.
이 그래프에서 보듯이, 비교적 단면이 얇은 고성능 아이스 전용 피크는 보다 단면이 두꺼운 믹스드 클라이밍 용 및 마운틴 피크보다 일찍 부러집니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죠. 이제까지 우리가 테스트 해본 <모든> 회사의 아이스 툴 피크의 경우도 그랬습니다. 어느 회사도 부러지지 않는 피크를 생산하는 마법 같은 소재와 공정을 보유한 적이 없습니다. 도저히 파괴되지 않는 피크를 디자인하고 제작할 수 있을까요? 그럴 순 있으나 성능이 안 좋아 아무도 안 쓸 겁니다. 그러므로 클라이머는 마치 타이어처럼, A) 고성능이지만 내구성이 덜한 것 B) 약간 더 내구성이 좋긴 하나 성능과 무게를 희생시킨 것, 이 두 가지 중 한 가지 아이스 툴 피크를 선택할 수밖에 없습니다.
BD는 매년 수 천 개의 아이스 툴 피크를 (아이스 툴에 달린 상태 그리고 개별 판매하는 경우) 판매합니다 (그 대부분은 BD의 아이스 전용 ‘레이저’ 피크임). 극히 작은 숫자의 피크가 돌아옵니다. 회사마다 다 현장에서 부러지는 아이스 툴 피크가 있습니다. 모든 회사가 다 마찬가지입니다. 제가 아는 어느 회사에서는 결국 고성능 아이스 전용 피크 생산을 포기하고 중단했습니다. 자기네 피크가 부러진다는 소비자 불만을 듣는데 지쳤기 때문이었죠.
평판 높은 등반 장비 제조업체는 대부분 자사 장비에 CE 인증을 받습니다. 하나 흥미로운 점은 일반적으로 등반 장비에는 내구성에 관한 필수 요구사항이 없다는 겁니다. 거의 모든 표준이 단 한 번 힘을 가하는 싱글 풀(single-pull) 최대 강도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론상으로는, 한 회사가 단 한번 하중을 실었을 때 모든 CE 요건을 충족한 후, 그 다음에 유리로 바뀌는 카라비너를 디자인하고 판매할 수 있고 현재의 모든 필수 사항에 합격할 수도 있습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요점은, CE 표준은 금속재질의 피로도(fatigue)를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얼마 전까지도 아이스 클라이밍 피크에 대한 피로도 요건이 실제로 <있었습니다>만, 그걸 표준에서 제외했습니다. 왜냐 하면 그 데이터가 (모든 사이클릭 데이터가 다 그렇듯) 너무 가변적이고, 사실상 구체적으로 말해주는 게 없었고, 그 테스트가 사실상 실제 사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기 때문이었죠. 그래서 최대 강도와 내구성, 성능 간의 밸런스를 찾는 것은 정말로 제조업체에게 달려 있습니다.
많은 제조업체가 여러 가지 피크 옵션을 공급하는데 CE에서는 이런 피크에 대한 카테고리를 정하고 있습니다. 크고 든든한 피크는 – 전에는 TECHNICAL이라는 뜻으로 T 형으로 불렀음 – 이제는 Type 2 피크라고 부르며 암벽과 눈, 얼음 등반용입니다. 꼭 든든하다고 볼 수 없고 전에는 BASIC이라는 뜻으로 Type B라고 부르던 보다 아이스-전용 피크를 이제는 Type 1 픽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분류가 피크 위에 찍혀 있어 쉽게 구별할 수 있습니다. 피크 위에 이렇게 나눈 타입이 찍혀 있어 쉽게 구별이 됩니다.
(BD를 포함하여) 4개 업체에서 나온 사용법 지시서 요약을 아래에서 소개합니다.
사용 수명
정상적인 사용 시 (연간 20 내지 50일) Type T 아이스 액스에 쓰는 피크의 사용 수명은 1년입니다. 더 자주 사용하거나 익스트림(extreme) 등반을 하는 경우에는 아이스 툴 수명이 줄어들 수 있습니다. 사용 수명이 단축될 수 있는 활동으로는 바위를 치는 것, 액스와 피크를 비트는 것, 바위에서의 드라이툴 등반 등입니다.
주의사항.
아이스 액스와 크램폰을 쓰면서 하는 (드라이-툴링 같은) 특정의 (어렵고 위험한) 익스트림 테크닉은 장비에 심한 압력을 가합니다. 피크나 자루를 지렛대처럼 또는 비틀어 쓰면 사용 중에 장비를 더 빨리 마모시키고 고장이 나게 만듭니다. 이 장비를 드라이-툴링 시 써도 좋으나, 오직 확보물이 잘 설치되는 루트에서만 써야 합니다. 드라이-툴링 용으로 쓰는 아이스 액스는 오직 드라이-툴링 용도로만 써야하고 사용하기 전에 매번 주의깊게 검사해야 합니다. 드라이-툴링 장비를 멀티-피치 전통 등반 용으로 쓰지 마십시오. 드라이-툴링 때문에 생기는 소재의 피로가 확보물 설치 상태가 불량한 루트에서 치명적인 아이스 툴 고장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이 제품은 그 평가된 강도 이상의 하중이 실리지 않게 해야 하며, 디자인 시 고려한 용도 외의 다른 목적으로는 쓰지 않아야만 합니다.
아이스 액스 사용 수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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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직 한 시즌에만 산발적으로 쓰는 경우 = 5년 내지 10년
• 1년 내내 어려운 루트에서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가끔 낙빙에 맞는 경우 = 3년 내지 5년
• 신 루트와 얼음이 떨어지는 곳에서 자주 전문적인 등반을 하는 경우 = 3 내지 6 시즌
• 드라이-툴링, 현대적인 믹스드 등반, 경기 등반 = 1 시즌 내지 2 시즌
주의 사항: 아이스 툴 소재의 수명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사용하기 앞서 매번 툴을 체크하고, 망설이지 말고 대체해야 합니다.
자, 이런 자료 전체가 과연 무얼 말하고 있을까요? 모든 장비가 똑 같이 만들어진 것이 아님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어떤 아이스 피크는 다른 것보다 더 오래 쓸 수 있으나, 사용 방식과 빈도에 따라 다릅니다. 또한 결국 장비의 생명이 영원하지 않음을 의미하며, 어려운 등반을 상당히 하다 보면 또는 상당기간 쓰다 보면, 어떤 장비든 망가트릴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자기 장비를 체크하고, 그 한계를 알고, 장비가 닳고 있거나 상태가 온전한지 의문을 느낄 때 교체하는 것은 바로 클라이머 자신의 책임입니다.
이 점이 아이스 툴 피크와 특히 관련이 있어, 제가 산에 있을 때는 대개 크고 든든한 피크를 씁니다. 보통 저는 기술적으로 어려운 얼음을 등반하기 보다는 여기저기 바위 위로 긁고 가므로 든든하고 내구성이 보다 좋은 올-마운틴(all-mountain) 장비인 타이탄(Titan) 피크를 택합니다. 하지만 순수한 얼음 루트를 등반하려고 하고 빙벽을 오르는데 도움이 되는 건 뭐든 다 필요할 때는, 아이스 전용 레이저(Laser) 피크를 씁니다. ‘레이저 피크’가 얼음에 더 잘 박히고, 회수하기도 쉬워, 그 피치를 끝내기 위한 힘이 아이스 툴을 휘두르는 팔에 더 많이 남아 있게 해줍니다. 긴 루트를 할 때는, 대개 여분의 ‘스페어 피크’를 갖고 갑니다. 지난 20년 간 얼음 등반을 하면서 아직 피크를 부러트린 적이 없긴 하지만 말입니다.
첫댓글 출처 [BD코리아] ^^
금속 피로도라는 개념은 잘알고 있어야 할 듯 합니다.
저도 백미폭에서 등반중 퀘이샤 피크가 부러진 경험이 있어 공감백배입니다.
좋은 정보...^^
1999년인가??? 샤를레모제 쿽크(현재는 페츨 쿼크) 처음 들어 온 해에 내 쿼크도 바름폭 강빙에서 부러졌던 경험이...모험의 세계에서 장비란 영원한 것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