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승원 여행 에세이】
선유도에서 보낸 잊지 못할 휴가[後記]
― 형님과 함께했던 ‘선유도(仙遊島)’ 여행 記
― 아들이 그려준 형님의 ‘망중한(忙中閑)’에 담긴 그리움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 그리운 형님에게 띄우는 편지 간밤에 어느 독자 선생님이 저의 블로그 여행기에 귀한 댓글을 달아 주셨습니다. 수년 전에 형님을 그리워하면서 쓴 ‘추억의 선유도 여행기’인데, 지금도 여전히 읽어주시는 독자가 있으니 참으로 반가운 일입니다. 비록 짧은 댓글 소감이지만 ‘칭찬’이 듬뿍 담겨 있으니, 혼자 간직하기 어렵습니다. 제가 쓴 글 솜씨가 좋아 받는 칭찬이라기보다 형님이 동생에게 베푸신 뜨거운 사랑 덕분에 독자로부터 받는 칭찬이라고 생각하니, 마땅히 형님께도 전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지난 밤 저의 블로그에 올라온 독자의 따끈 따끈한 댓글을 그대로 보여 드립니다. ◆ kangks1950(2025.3.31. 22:01) 형제분의 우애가 아름답고 부럽습니다. 정말 좋아 보이네요. ▲ 답글(필자 윤승원) 따뜻한 칭찬의 말씀 감사합니다. 독자가 올려 주신 과분한 칭찬의 댓글에 비하면 저의 한마디 짧은 답글은 왠지 성의가 부족함을 느낍니다. 그래서 그리운 형님의 얼굴을 떠올렸습니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읽어주시는 이 같은 반가운 독자 선생님의 귀한 댓글 소감은 저 혼자만 간직할 일이 아닙니다. 형님과도 <공유>해야 독자에게도 예의라고 생각합니다. 글을 쓴 저에게도 즐거움이 배가되고요, 옛 추억이 현실처럼 아름답게 다가오네요. 형님, 세월이 가면 갈수록 더욱 그립습니다. 형님! 2025년 4월 1일 대전에서 동생 승원 올림 |
【윤승원 여행 에세이】
선유도에서 보낸 잊지 못할 휴가
― 형님과 함께 했던 ‘선유도(仙遊島)’ 여행 記
― 아들이 그려준 형님의 ‘망중한(忙中閑)’에 담긴 그리움
윤승원 수필문학인, 전 대전수필문학회장
■ 필자의 말
11월 하순, 매년 이맘때가 되면 ‘선유도의 추억’이 떠오른다. 난생처음 가본 선유도. 필자를 이곳에 불러 주신 분은 ‘군산 형님’(고향은 충남 청양이지만 이사를 자주 다녀 거주지 지명이 ‘형님의 호칭’이 됐다. 공직 퇴임지는 제주였다.)이다.
한 평생 바다에서 공직 생활하신 분이다. 동해, 서해, 남해 등 우리나라 3면의 바다가 형님의 직장이었다.
고향 산천과 부모 형제를 늘 그리워하면서 살아오신 형님. 그러기에 형님은 유독 동생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많다.
모처럼 두 형제가 선유도에서 밤을 새웠다. 그날 밤, 형님과 쌓은 ‘만리장성’을 글로 정리하면 한두 권의 책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형님 덕분에 아름다운 섬 선유도에서 가을 휴가를 보내면서 잊지 못할 많은 추억을 쌓았다.
형님과 호젓하게 선유도 해변을 걷기도 하고, 나무의자에 앉아 정답게 사진을 찍기도 했다. 갓 잡아 올린 바닷고기를 안주 삼아 소주도 마셨다.
서양화가인 아들이 형님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고기를 낚는 모습이다. 손으로 그린 것이지만 사진처럼 섬세하고 정교하여 마치 형님이 지금도 곁에 계신 듯하다.
▲ 형님(윤지원)의 《망중한(忙中閑)》 / 캔버스에 유채 52x42cm. (2009. 종운)
♧ ♧ ♧
동생은 형님이 그리울 때마다 인터넷 글마당 카페에 걸린 그림을 바라본다. 갓 잡아 올린 고기가 펄펄하다. 그림이 아니라 마치 동영상 한 장면을 보는 것처럼 아들의 붓끝이 섬세하다.
선유도에서 형님과 함께 보냈던 ‘늦가을의 추억’을 떠 올리면 무한 정겹고 따뜻하다. ■
2023. 11. 11. 윤승원 <선유도의 추억> 감상 記
♧ ♧ ♧
【추억의 여행기】
아름다운 풍경에 취하고 후덕한 인정에 감동하고
― 잊지 못할 선유도(仙遊島) 여행 후기
글. 사진 윤승원
휴가를 했다. 이번 휴가의 이름은 ‘가을 휴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정기휴가인데, 나는 마지막 조(組)에 해당하는 순번이라서 겨울의 문턱인 11월 하순에 맞게 되었다.
‘겨울에 떠나는 가을 휴가’인 셈이다. 마음의 여유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직장인에게는 황금 같은 시간이다. 단 1시간이라도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것이 아까운 게 2박 3일간의 짧은 휴가다.
◆ 40여 년 세월, 함께 하지 못한 두 형제의 오붓한 ‘섬 여행’
이번 여행은 아내나 자식들과 함께 떠나는 가족여행이 아니었다. 얼마 전에 공직에서 퇴임한 넷째 형님과 모처럼 함께 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장소는 ‘선유도(仙遊島)’.
▲ 선유도를 찾아가려면 군산 연안여객터미널에서 배를 타야 한다. 군산항에서 선유항까지는 40여 분 소요. 여름철 관광 성수기엔 1시간에 1대씩 쾌속선이 다니고, 여행객이 많은 주말에도 자주 운항한다고 한다. 짙은 안개, 폭풍우 등 기상여건에 따른 불가피한 결항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 ♧ ♧
▲ 선유도를 오가는 관광객과 주민들
▲ 선유도는 처음 찾아가는 사람에게는 설렘과 신비감을 주지만 막상 섬에 들어서면 파출소도 있고, 학교도 있고, 누구나 반갑다고 꼬리 치는 ‘순둥이’(개)도 있어 그야말로 ‘사람 냄새나는 섬’이었다.
♧ ♧ ♧
이곳 선유도는 알고 보면 내가 사는 대전과 그다지 멀지 않은 관광지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나는 한 번도 찾아가 본 적이 없는 ‘미지(未知)의 관광지’였다.
형제들이 각기 멀리 떨어져 바쁜 공직생활을 하다 보니, 명절이나 부모님 제삿날조차도 쉽게 만날 기회가 없었다.
더구나 형님의 직장은 고향인 충청도와는 거리가 먼 제주, 목포, 여수, 부산, 인천, 속초, 강릉 등 그야말로 ‘3면의 바다’였던지라, 집안의 대소사에도 거의 참석지 못하고 살아왔다.
무려 40여 년 세월, 우리 형제들은 그렇게 오래 떨어져 살았다.
20대 초반에 이산가족처럼 각기 멀리 떨어져 살아온 형제들. 이제 어느덧 머리에 허옇게 서리가 내린 세월이 돼서야 얼굴 마주하게 된 것이다.
그것도 번잡하고 시끄러운 도심이나 관광지가 아니라 누구의 간섭이나 눈치도 볼 필요가 없는 한적한 섬에서 정을 나누게 됐다.
그동안 직장 생활하면서 ‘휴가의 개념’이란 자식들이나 아내와 함께 하는 것이 보통이었다. 그러나 이번 휴가 여행은 다르다.
두 형제가 풍광이 아름다운 섬에서 만나 이제까지 살아온 날을 회상하고, 또 다른 미래에 대한 꿈을 이야기하는 것도 특별한 의미가 있고 소중한 시간으로 여겨졌다.
◆ 신비로운 섬 ‘선유도’
섬이란 묘한 속성을 지녔다. 이곳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사람에겐 외롭고 힘들고 때로는 고달픈 생활 터전이 섬이라고 한다.
하지만 처음 찾아가는 사람에겐 그 어느 관광지에서도 쉽게 맛보지 못하는 설렘과 신비로움이 도사리고 있었다.
선유도는 고군산군도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다.
섬 북단에 자리한 선유봉의 형태가 두 신선이 마주 앉아 바둑을 두는 것처럼 보인다 하여 ‘선유도’란 이름이 유래하였다고 한다.
일찍이 고려 시대에는 여·송 무역로의 기항지로, 임진왜란 때에는 함선의 정박기지로 이용된 연안해로의 거점이자 요충지였다고 한다.
▲ 선유낙조(仙遊落照)
▲ 삼도귀범(三島歸帆)
▲ 월영단풍(月影丹楓)
▲ 평사낙안(平沙落雁)
▲ 명사십리(明沙十里)
▲ 망주폭포(望主瀑布)
▲ 장자어화(壯子漁火)
▲ 무산십이봉(舞山十二峯)
‘선유 8경’을 이르는 말이다.
그러나 누군가 이미 지어 놓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특정 명소의 화려한 수식어를 굳이 떠올리지 않아도 좋다. 여행 정보를 사전에 많이 알아야 할 필요도 없다.
‘선유도’란 섬은 그냥 가면 된다. ‘仙遊’라는 한자 이름만으로도 달리 의미 부여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어두워지면 자야 하니까 잠자리 정보, 배가 고프면 먹어야 하니까 먹을거리 정보 정도를 알고 가는 것으로 족하다.
◆ 두 가지 중요한 요소를 충족시켜 주는 숙박지 ‘선유도 펜션’
내가 찾은 ‘선유도 펜션’의 잠자리는 고급 관광호텔처럼 호화스럽지는 않아도 욕탕의 수질이 온천수 못지않게 좋고, 이부자리도 깨끗하고, 바다가 보이는 건물의 전망도 좋아 만족감을 주었다.
▲ 선유도 중심지에 위치한 선유도 펜션 - 지은 지 1년도 채 안 되었다고 하는데, 욕탕의 수질도 좋고, 이부자리도 정갈하여 편안하게 쉴 수 있었다.
♧ ♧ ♧
음식 맛 또한 특별한 인상을 주었다. 자고로 여행지에서의 음식이란 기본적으로 두 가지가 충족되어야 한다.
하나는 그 지역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독특한 맛이면 좋고, 또 하나는 그 고장의 인심이다.
어느 식당에 들어가든 식당 주인의 넉넉한 인심이 음식에 배어 있으니, 이를 제대로 느끼는 것도 여행의 즐거움을 배가시키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해풍을 맞고 자라서인지 육지에서 자란 것보다 씹히는 맛이 사각사각하고, 고소하면서도 매콤한 <겉절이>, 야생 갓으로 담근 <갓김치>의 새콤하면서도 독특한 맛, 바다에서 갓 퍼 올린 듯한 애벌김(말리지 않은 상태의 김)으로 끓인 담백한 <김국>.
▲ 식당 아주머니가 손수 버무려 준 <겉절이> - 해풍을 맞은 배추라서 사각사각한 맛이 일품이다.
♧ ♧ ♧
▲ 야생 갓으로 담은 <갓김치> - 새콤한 맛을 좋아하는 관광객들에겐 별미다.
♧ ♧ ♧
▲ 구수한 입담만큼이나 ‘걸쭉한 칼질’이지만 ‘싱싱함이 최고’라고 하는 자연산 생선회와 산 낙지, 매운탕 등 식당 주인의 손맛과 넉넉한 인심이 듬뿍 배어 있는 음식들이 관광객들을 사로잡는다.
♧ ♧ ♧
게다가 식당 아줌마가 손수 담갔다는 ‘꼴뚜기젓’은 속담(『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 『망둥이가 뛰니 꼴뚜기도 뛴다.』) 과는 전혀 딴판이다.
이런 전래 속담은 꼴뚜기에게 실례(?)가 아닐까? 적어도 이곳에서 꼴뚜기젓 맛을 본 사람이라면 더 이상의 수식어가 필요 없다. 쫄깃하면서도 씹을수록 달콤한 맛이 일품이었다.
어디 그뿐인가. 입담 걸쭉한 식당 주인이 푸짐하게 썰어 내놓는 모둠 생선회와 후덕한 인상의 아주머니가 끓여 내놓는 매운탕의 얼큰하고 맛깔스러운 맛은 소주 맛을 한결 더해주었다.
◆ 선유도 식당 아줌마의 ‘겸손한 맛 자랑’
식당 아주머니가 금방 버무린 ‘겉절이’ 한 접시를 더 들고 와서 이렇게 말했다.
“여기를 다녀가신 수많은 분들이 매년 다시 찾아오세요. 아마도 깊은 인상을 받고 가셨나 봐요.”
얼핏 들으면 식당을 PR 하는 자랑 같지만 그게 아니다. ‘진정 어린 겸손’의 표현이다.
<맛 자랑>을 자화자찬 식 직설 화법으로 늘어놓지 않는다. 그저 수줍은 듯 ‘깊은 인상을 받고 가셨나 봐요.”라면서 조심스럽게 건네는 그 한 마디에서 나는 그분들의 평소 순박한 생활정서와 순수한 인정을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그 고장 특유의 인정이 듬뿍 배어나는 맛깔스러운 음식을 앞에 놓고 형님과 마주 앉아 술잔을 나누니, 세상 부러울 게 없었다.
여기서 단 한 가지, 아쉽고 허전한 심정은 감추기 어려웠다.
그건 다름 아니다. 이런 좋은 세상을 자식들과 함께 즐기지 못하고 한평생 고생만 하시다가 돌아가신 부모님 생각이었다.
◆ 밤새도록 끊임없이 이어진 ‘형제간의 이야기’
형님은 동생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했다. 애틋한 고향 이야기, 부모님 사랑 이야기, 사무치게 그리운 돌아가신 형님과 누님 이야기도 나눴다.
어디 그뿐인가. 병석의 큰 형님 이야기, 자랑스러운 조카들 이야기 등 가정 이야기에서부터 40여 년 공직생활을 통해 겪은 크고 작은 고생스러웠던 이야기를 이어갔다.
멀리 떨어져 서로 몰랐던 생활 철학, 취미 생활, 그리고 건강에 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는 형제간의 이야깃거리였다.
▲ 40여 년 바다 생활을 한 형님은 바다낚시에도 특별한 소질이 있었다.
♧ ♧ ♧
▲ 망주봉(望主峰)이 바라다 보이는 <선유도 해수욕장> 앞바다에서 두 형제(위가 형, 아래가 동생) - 파랗고 맑은 바닷물이 그야말로 ‘명경지수’다.
♧ ♧ ♧
이런 이야기는 형님과 밤낚시를 하면서, 혹은 술잔을 기울이면서, 이불 덮고 나란히 누운 잠자리에서도 계속 이어져 날이 새는 줄 몰랐다.
사랑하는 연인 사이일지라도 그렇게 끊임없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진 못했을 것이다. 아무리 가까운 부자간이라도 그렇게 밤을 새워 나눌 이야깃거리는 없을 것이다.
두 형제가 밤을 꼬박 새워가면서 이야기를 나눴는데도 이튿날 또 다른 이야기가 또 중단 없이 이어졌다.
◆ 삶의 가장 중요한 덕목 ‘형제간의 우애’
아버지께서도 생전에 그러셨다. 바로 아래 아우이신 숙부님과 그렇게 잔잔하면서도 깊은 우애를 나누셨다.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살아가면서 때로는 동기(同氣) 간에 아쉬움과 서운함을 느낄 때가 어찌 없으랴. 사소한 갈등도 어찌 없으랴.
하지만 어느 가정이든지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나면 형제간의 우애가 더욱 돈독해지는 것처럼 앞으로 우리 형제간에도 그런 따뜻한 사랑을 잘 이어갔으면 좋겠다.
▲ 선유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여객선에서(오른쪽이 형)
♧ ♧ ♧
▲ 인상 깊었던 선유도 동백꽃 - 차가운 11월의 해풍에도 살포시 피어난 동백꽃이 유난히 아름답고 앙증맞다. 우리 형제들의 우애도 저 아름답고 순수한 동백꽃처럼 영원히 변함없기를.
♧ ♧ ♧
그곳에서 머무는 짧은 휴가 기간 동안 넉넉하고 따뜻한 인심을 아낌없이 보여주신 많은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한 마음 전해 드린다.
아울러 형님 내외분께도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군산항 연안여객선 부두에 도착하여 떠날 때까지, 형님 내외분이 세심하게 안내해 주셨다.
헤어지기 서운하다면서 손수 저녁식사까지 대접해 주시면서 변함없는 사랑 베풀어주신 형수님께도 이 글을 통해 거듭 감사의 인사 올린다. 건강하세요. ▣ 2009. 11. 27.
▲ 형님 내외분 - 함께 했던 날의 모습이 무한 그립다.
♧ ♧ ♧
♧ 독자 소감 일부
♧ 필자의 ‘청촌수필’ 블로그에서
◆ 리드인(블로그 독자) 2023.11.11. 10:16
안녕하세요? 선유도를 다녀오셨군요. 아는 지인으로부터 선유도를 적극 추천을 받았는데,
이 글을 읽으니 여행지인 선유도보다 형제간의 우애가 더욱 보기 좋았답니다.
형제분이 선유도의 두 신선이 되었던 여행이네요. 항상 좋은 글, 훈훈한 정서를 느끼게 해 주시는 글로 감동을 주시네요.
저희는 기말고사 시험을 앞두고 정신없이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답니다. 그런 일상에서 선생님의 따뜻한 글을 읽으며 쉼표의 시간을 가져보고 있고요.~~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 답글 / 필자 윤승원 2023.11.11. 10:23
추억은 아름다움으로 남는가 봅니다. 다시 가고 싶은 선유도입니다. 형님의 따뜻한 사랑이 그리운 계절입니다. 저의 졸고 여행 에세이를 따뜻한 눈길로 읽어주시고, 귀한 댓글로 격려의 말씀 주시니 큰 영광입니다. 감사합니다.
♧ ♧ ♧
♧ ‘올바른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올사모]’ 카페에서
◆ 高林 지교헌(철학자, 수필가,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23.11.12.19:08
선유도를 무대로 얽힌 형제간의 따뜻하고 아름다운 이야기가 독자의 가슴을 깊이 파고듭니다.
글쓴이의 문장력이 뛰어나기도 하지만 형제간의 남다른 애정이 우리의 근원적인 감정을 여지없이 흔들어주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말하여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그리고 하나하나의 장면은 말할 것도 없고, 서양화를 전공하는 화가의 그림은 또한 놀라지 않을 수 없는 예술작품입니다.
나도 언젠가 갑자기 어느 여류작가의 권유를 받고 선유도를 여행한 일이 있고, 그것을 계기로 <선유도의 유혹>이라는 단편을 써서 문학지(‘지구 문학’)에 등단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작품에서는 유혹의 주체가 선유도인지 어느 여인인지 모를 듯하지만, 독자의 상상이 가볍게 동원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선유도는 그 이름만으로도 매우 아름답고 매혹적입니다. 신선이란 누구입니까?
진선미의 극치를 이루는 진진, 진선, 진미의 조화를 이루는 개념이니, 우리는 선유도를 통하여 진정한 인간이 되고 진정한 형제가 되고 진정한 지식인이 되고 진정한 한국인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선유도의 신선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아야 할 것입니다. (성남에서 지교헌)
▲ 답글 / 필자 윤승원 2023.11.12. 20:02
존경하는 지교헌 교수님의 따뜻한 격려 댓글을 읽으면서 감탄하고 감동합니다. 교수님께서는 선유도 여행을 통해 단편소설까지 창작해 내셨으니, 그 낭만적인 추억의 여정이 참으로 아름답습니다.
‘신선’이란 진선미의 극치란 말씀도 깊은 울림을 주는 명언입니다. 진선, 진미의 조화를 이루는 개념이라는 철학적인 해석은 또 다른 신선한 학문의 영역이고 인생을 관조하는 경지 높은 배움입니다.
‘올사모’ 카페 귀한 글 마당에서 동양철학을 전공하신 교수님의 차원 높은 고견을 듣는 것만으로도 필자는 더없는 영광이고 행복입니다.
구름 타고 내려와 선유도 망주봉(望主峰)을 배경으로 바둑을 두는 신선이 된 기분입니다. 감사합니다. ■
♧ ♧ ♧
====================
첫댓글 kangks1950 선생님께
선생님 귀한 댓글 소감 덕분에 아름다운 섬,
'선유도'를 다시 여행하듯 회고하게 됐습니다.
감사합니다. [필자 주]
네이버 블로그 독자 답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