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은 가장 섬세하고 깨닫는 형태이며 .... 대상과 일치하면서 하나의 의미를 가지고 존재한다. 그림은 화가의 내면세계로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이것은 의식 속에 살아 있는 이미지로서 생생한 환상이면서도 또한 알 수 없는 것이다." 라고 로렌스 (D.H.Lawrence) 는 말했다.
정재순에게 화폭은 마치 자연을 바라보는 섬세하고 깨닫는 형태로 나아가는 길이다. 또한 화폭은 마음속 생각을 거둬들이는 넓은 대지이자 하늘이다. 왜냐하면 그는 자연의 풍경을 거침없이 화면에 전이된 심상적 풍경으로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작가는 처음부터 일관되게 “삶과 자연” 이란 테마를 집중해 왔다.
특히 최근 그가 보여주는 구상적이고 구체적이던 형상에서 완전히 벗어나 색채만으로 자유분방하게 사용된 풍경에서도 그만의 경쾌하면서도 세련된 색채가 빛을 발한다.
그는 풍경을 그리지만 둘러싸고 있는 자연 풍경이 그의 화필에서는 단순하고 압축적으로 표현되는 삶과 자연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그의 회화는 자연의 풍경을 선과 색채의 추상적인 형태로 풀어내는 진정성이 돋보이는 추상 풍경화 작가에 훨씬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의 절제 된 붓터치가 명쾌하게 되살아나는 이 풍경의 절제는 붉은 색과 검은 색들이 교차하면서 때로는 서사적 풍경과 어울린다.
김종근 / 미술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