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4일, 삼성화재 유성연수원에서 열린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8강전은 이창호의 존재를 다시 한번 각인시켜 준 무대였다. 이창호는 한국바둑이 치욕의 날로 기록되기 직전에 구세주로 등장하며 구해냈다. 3명이 8강에 올라 5명의 중국기사와 4강 티켓을 다툰 한국은 박영훈과 허영호가 각각 콩지에와 치우쥔에게 무릎을 꿇으면서 전패 위기에 몰렸으나 이창호의 눈물겨운 역투보로 참패를 모면했다.
중국랭킹 6위 저우뤼양(18)을 맞아 286수 만의 극적인 반집승. 한때 현지 검토실에선 검토하던 바둑판 위의 돌을 거둬 들일 만큼 비세에 처했으나 포기하지 않은 투지가 역전승을 일궈냈다. "평생 이처럼 가슴 졸이며 관전하기는 처음이었다"는 현지 관전자들의 반응. 두 기사 모두 초읽기에 몰려 이창호가 마지막 1개, 저우뤼양이 5개를 남겨두고 있었다.
그러나 중국랭킹 2위 콩지에(27)를 상대한 한국랭킹 3위 박영훈(24)은 초반 불리를 중반 이후의 추격전으로 따라붙는 듯했으나 전세를 뒤집지 못했다. 상대전적은 5연속 패배. 콩지에는 지난대회 준우승자이다.
한국랭킹 10위 허영호(23)도 중국랭킹 14위 치우쥔(27)을 맞아 오전대국까지만 해도 승리가 유력해 보였으나 후반 역전패를 당했다. 그전까지 8강 진출(후지쯔배)이 최고였던 치우쥔의 4강은 생애 최초의 기록.
한국이 세계대회 4강에 한 명만이 오른 것은 이번이 일곱 번째. 지난 여섯 차례에선 다섯 번을 우승으로 연결시킨 바 있다(이창호 두 번, 이세돌 두 번, 조훈현 한 번). 지난대회에선 8강에 2명(이세돌ㆍ이창호), 4강에 1명 올라 결국 이세돌 9단이 중국세를 제압하고 우승했다.
준결승 대진은 이창호-치우쥔, 구리-콩지에… 11월 2ㆍ4ㆍ5일 중국에서 3번기로 진행 8강전 종료 직후의 대진 추첨 결과 준결승은 이창호-치우쥔, 구리-콩지에의 대결로 짜여졌다. 이창호는 치우쥔에게 2-0으로 앞서 있는 등 전력 우세를 보여 결승 진출은 무난하리라는 중평. 양웅은 11월 9일 열리는 LG배 8강 대결도 예정되어 있다. 한편 구리는 이번 대회 들어 여섯 판 중 다섯 판을 자국기사와 대결하게 됐다. 이 점에 대해 "중국기사들의 실력이 향상됐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준결승전은 3번기로 자웅을 겨루며 11월 2ㆍ4ㆍ5일 중국 상하이 한국문화원에서 속행된다. 올 초 농심신라면배 최종 라운드가 열려 한국이 우승컵을 탈환했던 곳이다. 특히 이번 대회는 세계대회 21년 역사상 100번째 왕관을 탄생시키는 의미까지 더해져 있다(나라별 우승 횟수는 한국 60회, 일본 20회. 중국 18회, 대만 1회).
준결승 진출자는 3500만원의 상금을 확보했다(8강전 패자 2000만원). 삼성화재배는 지난 13회 대회 동안 이창호와 이세돌이 각 세 차례 등 총 9회 우승을 차지해 왔던 한국의 텃밭이다(중국과 일본은 각 2회).
별들의 제전 제14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는 중앙일보와 한국방송공사(KBS)가 공동주최하고 삼성화재보험(주)가 후원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초읽기 1분 5회). 우승 상금은 2억5000만원(준우승 7000만원). 본선진출자 32명이 더블일리미네이션으로 16강을 가린 후 토너먼트로 우승을 다툰다. 준결승 및 결승전은 3번기.
첫댓글 바둑TV에서 밤11시에 해주었는데 편집해서 속기로 두는것처럼해서 보여주었는데 긴장하게 만드는 한판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