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우산, 장롱 속 묵주 아름다운 재활용 봉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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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교구 화양동본당(주임 윤성호 신부) 신자들이 낡은 우산과 묵주로 봉사활동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남성 신자들은 집 신발장 구석에 처박혀 있는 낡은 우산을 모아 손질한 뒤 성당 근처 어린이대공원 지하철 역사에 비치했다. 예고도 없이 소나기가 쏟아지는 날이면 역무실에서 공짜로 빌려주는 이 우산은 불티나게 나간다.
남성 신자들은 지난 늦봄 지역사회 봉사활동으로 우산봉사를 착안, 집집마다 낡은 우산 수거령을 내려 800여개를 거뒀다. 성당 마당에 둘러앉아 우산을 말끔히 손질한 것은 물론 실크인쇄기술을 속성으로 배워와 우산 지붕에 '화양동성당' 글자까지 새겨넣었다.
우산봉사를 담당한 김덕근(유스티노, 49) 남성총구역장은 "우리가 지하철 역무실에 우산을 갖다준 이튿날 폭우가 쏟아졌는데 그날 오후 화양동 거리는 온통 '화양동성당표(標) 우산' 물결이었다"며 "어깨띠 두르고 거리선교하는 것보다 주민들 반응이 훨씬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여성 신자들은 남성들이 낡은 우산으로 선교효과까지 거두는 것을 보고 이에 뒤질세라 7월 한달간 낡은 묵주를 모았다.
여성들의 묵주봉사 구호는 '서랍에서 잠자고 있는 묵주를 가난한 이들에게'. 신자들이 적게는 2~3개, 많게는 10여개씩 갖고와 묵주 모음함에 넣었는데 종류와 수량을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수북이 쌓였다. 선물받고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묵주도 많다.
여성들은 현재 묵주를 정성껏 손질해서 포장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유근복 신부가 선교활동 중인 아프리카 잠비아로 보낼 예정이다. 잠비아에서는 우리나라 60년대처럼 묵주가 귀하다.
조인자(도미니카, 50) 여성총구역장은 "아프리카 신자들이 검은 손으로 이 묵주를 돌리면서 기도를 바칠 것을 생각하니 벌써 마음이 설렌다"며 "그들에게 기분좋은 선물이 될 수 있도록 최대한 새 묵주처럼 손질해서 보내겠다"고 말했다.
윤성호 주임신부는 "본당 소공동체가 살아 움직이는 덕분에 이같은 봉사 아이디어와 실천력이 나온다"며 "특히 우산봉사는 주민들에게 좋은 인상을 심어줘 선교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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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아프리카 잠비아에 보낼 묵주를 손질하고 있는 신자들. 왼쪽은 7호선 어린이대공원역에 걸린 우산 대여 현수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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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우리 본당에도 이런 활동 해보면 어쩔까요? 신자수가 상대적으로 적어서 미약할지도 모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