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친회비
詩庭박 태훈
그 때 그 시절 세상사는것은 고통이었습니다
지난번 출세한 친구를 만나 자네 연애 해본적이
있느냐고 물었습니다 연애 말뜻도 모른다고 했
습니다 살기에 바쁜 사람들에겐 연애란 말은
너무 화려한 이야기 였습니다 그 시대를 살아온
오십대 이상의 어르신분들 아마 이글을 읽으시고
고개를 까닥 하실겁니다 그 당시 겨울엔 몹시도
추었지요 기후도 그랬지만 의복도 기름기도 없어서--
내가 국민학교 이학년 겨울 방학이 끝나고
등교 하던날 어머니께서 날품팔이 하셔서
한달내 모운돈을 사친회비로 학교에 내라고
주셨다 그날 따라 몹시도 추웠는데 빈교실
대청소를 했다 나는 사친회비 봉투를 창문가에
놔두고 열심히 유리창을 딱았다 청소를 마치고
선생님은 교무실에 회의가 있으니 모두 집으로
가라고 했다 그때는 집에 가는게 그렇게도 좋았다
너무 좋아 뛰어서 집으로 갔다 가는 도중에 사친회비
봉투 생각이 나서 깜짝 놀라 학교엘 다시 갔지만
사친회비 봉투는 영영 찾을길이 없었다
정말 눈앞이 캄캄했고 어머니께 말씀을 드릴수도
없었다 사친회비 안 가져온 사람은 선생님은 변소
청소를 시켰다 거의 보름동안을 벌을 서야했다
그런 내 어린 마음은 걱정으로 가득 했었다
그런데 하루는 같은 반 순이가 돈을 내밀면서--
자~사친회비 내 어데서 구했느냐고 물어볼 용기도
없이 사친회비를 내고-- 국민학교를 1955년도에
졸업을 했고 순이는 서울로 중학교를 간다고
가버렸다 그 뒤 소식이 없었다
오십년이란 세월은 어떻게 넘겼는지 모르게 지났다
우연한 기회에 그 고마웠던 순이 소식을 들을수가
있었다 남편과 아들이 애를 먹여 고생고생 하고
살고 있다는 이야기며 청량리 시장에서 봤다는 소식이
었다 그소식을 듣고 수소문을 했으나 순이 소식은
몰랐는데-- 오늘 우연히 순이를 길에서 만났다
이제 환갑이다된 나이-- 고생을 한탓인지 화장을
안한 탓인지 순이는 많이도 늙어 있었다
근처 식당에서 그 녀의 행색을 읽을수가 있었다
헤어질때 나는 수표 한장을 그 녀 손에 쥐어 주었다
안받겠다고 사양하는 그 녀를 보내고 나니 마음이
후련 했다 이자까지 친다면 천 만원도 부족할텐데--
세상살면서 보은을 한다는것 정말 기분 좋은일이라고
생각 된다 이제 그 추억이 아주 먼추억으로 돼버렷으니
나도 늙고 순이도 늙고--- 왜~ 내 사친회비를 가져간
놈도 늙었겠지-하지만 기쁨은 나와 순이만 느꼈을것이다
이 이야기는 오십 몇년전 이야기 입니다
세상사는 지금 처럼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지금은
초등학교에서 돈을 안받았지만 그 때는 사친회비<월사금>을
학교에 돈을 내야 했습니다 그 시절의 모습 이야깁니다
지금 밥먹기 싫다고 떼 쓰는 아이들 하하 그래도 귀엽습니다
080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