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슈철도탐사여행기 9편 <후쿠오카 지하철>
열차는 니시카고시마역에 거의 정확히 22시에 도착했다. 하카타로 돌아가는 23시45분에 있는지라, 우리는 편의점이라도가서 시간을 때우기 위해, 역을 나섰다.
니시카고시마역안에 커다랗게 설치된
큐슈신칸센 '츠바메'의 광고판의 모습.
'날아오를 날까지 67일' 일이라 적혀있다. 센스하나 참;;
역에서 나와 왼쪽으로 좀 걸어가니, ampm이라는 편의점이 있었다. 우리는 거기에 가서 잡지같은거 보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열차에서 먹기 위해 몇가지 먹을걸 샀다. 나는 한국에 전화를 걸려고 국제전화카드를 샀는데, 1000엔짜리를 달라고 하니까 1050이라 적힌 카드를 받았다. 메뉴얼을 읽어보니 일단 0055에 전화를 걸고, 카드뒷면을 긁어서 나온 번호를 입력한후, 안내에 따라 전화번호를 눌리는 방식이었는데, 전화를 걸어보니 커헉...11분밖에 통화할 수 없다고 나오는것 이었다.(12000원에 11분?!-_-;;) 일단 여러번의 시행착오끝에 집에 전화를 걸어서 안부를 전하고, 몇몇 친구들한테도 전화해서 잠깐 통화했다.
통화를 끝내고 추운데 밖에 있기도 뭣해서 대합실에서 기다리기로 하고 다시 역으로 돌아갔다. 대합실에 가서 나는 디카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해 콘센트부터 찾았다. 다행히 구석에 콘센트가 있어서 충전기를 콘센트에 꼽았는데, 주변의 시선이 조금 좋지 않았다(으음) 나는 내일 일정을 다시 살펴보기 위해 시각표 책을 뒤적거리고 친구는 음악을 들었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다보니 드림츠바메를 타실분은 타는곳으로 올라오라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얼른 씻고 쉬기위해서 우리는 열차를 타러 개찰구로 걸어갔다.
탑승열차-14 787계 특급 '드림츠바메'
이용구간-니시카고시마(西鹿兒島)→하카타 23:45 ~ 5:46
이동거리-317.1KM
정상운임-10,220엔(그린샤)
열차평가-★★★★☆
이제는 이미 친숙한 787계의 모습.
어제밤에 탔던 열차와 하나도 다를게 없었다. 우리는 얼른 그린샤에 올라타서 자리를 잡고, 가방에서 세면도구들을 꺼내서 화장실로 달려갔다. 나는 세수를 하고 옷도 갈아입고, 자리에 돌아와 편안히 앉아서 아까 편의점에서 샀었던 먹을것들을 꺼냈다.
이것이 편의점에서 산 먹을것의 정체
삿포로보리맥주(148엔)와 게마요네즈(130엔) 삼각김밥
맛있었다~!
따뜻한 모포를 덮고 발을 쭈욱 뻗고 맥주 한잔 마시는 그 기분이란~ 캬~ 최고였다. 먹을것을 다 먹고나니 슬슬 잠이 왔다. 확실히 적응이 되서 그런지 어제보다는 여러모로 편했다. 편안하게 누워있다보니 살포시 잠이 들었는데, 중간에 잠깐 깼다가 자다가 하면서 우리는 하카타로 향했다.
한참 자다가 '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안내방송을 듣고 우리는 둘다 거의 동시에 눈을 번쩍 뜨고 두리번 두리번 거리다 세수를 하러 화장실로 향했다. 옷을 갈아입고, 짐을 챙기고 하다보니 금새 하카타였다. 우리는 부시시한 눈을 비비며 열차에서 내려서 개찰구를 지나 밖으로 나왔다.
하카타역 중앙개찰구의 모습.
이른 아침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음열차는 드디어 최초로 타게 될 일본의 지하철이다! 우리가 타야할 열차의 시각은 7시2분. 약 1시간정도가 남았던지라, 우리는 소문의 그 규동을 먹어보기 위해 역옆의 규동체인점 '요지노야'로 향했다.(그저께 먹었던 라면집 바로 옆에 있다) 규동은 간단히 말하면 쇠고기덮밥인데 한그릇에 280엔이란 초저렴한 가격으로 승부하는 음식이다.(우리나라에서는 그저 그런 가격일지 몰라도 이 나라에서는 정말 싼 가격이다) 처음에 들어가서 약간 어리버리하게 주문하니까(-_-;;) 종업원이 외국인인줄 눈치 챘나 보다; 메뉴판을 손으로 가리키길래 내가 끄덕끄덕...이런식으로 주문을 어찌어찌 하니...불과 20초도 안되서 나온다. 가히 초스피드였다. (뭐 하긴 그냥 밥뜨고 위에 고기 얹으면 끝이다 보니...)
이것이 그 규동이다. 언뜻 작아 보이지만 저거 한그릇 먹으면
꽤 배부르다.
배도 채웠겠다. 우리는 이제 지하철을 타기 위해 하카타역앞 광장의 지하철입구로 내려갔다. 지하철은 JR소속이 아닌지라, 레일패스 이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에,우리는 표를 끊었다.
한 10개역정도? 가는데 무려 290엔...-_-;;
엄청나게 비싼 교통비를 다시한번 실감했다.
(어찌된게 밥 한그릇보다 더 비싸다. 가히 살인적이다)
탑승열차-15 103계 보통열차(후쿠오카시영지하철직통운전)
이용구간-하카타(博多)→카라츠(唐津) 7:02 ~ 8:22
이동거리-53.5KM
정상운임-1,200엔
열차평가-★★☆☆☆
우리가 지하철을 타고 갈 곳은 카라츠(唐津). 원래 후쿠오카지하철구간은 메이노하마(
姪浜)까지지만, JR과 손을 잡고 치쿠히선(筑肥線)의 니시카라츠(西唐津)까지 직통운전을 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하철임에도 JR의 차량들이 들어간다. 우리가 탄 차량은 초 노후 차량중 하나인 103계. 현재 신형인 303계가 활보하는 상황이지만, 외장을 바꾸고 아직도 굳건히 활동하는 노장이다.(어쩌다 보니 사진을 못찍었는데, 생긴건 꼭 우리나라 경인선의 그 열차다) 아침 시간이라 그런지 지하철엔 제법 사람이 있었다.
뭐 지하철이다...정말 지하철 답다-_-
문위의 노선도를 찍어보았다. 뭐랄까 노선도를 꽤 재미나게 만들어 놨다
열차는 계속 껌껌한 지하를 달리다가, 지하철 구간이 끝나는 메이노하마를 지나자 지상으로 올라왔다. 열차는 고가로 달리기 시작하는데, 잠시후 진행방향 오른쪽으로 바다가 펼쳐졌다.
지하철을 타고 이렇게 바다를 가까이서 볼 수 있다니...
원래 계획대로라면 이대로 쭈욱 타고 치쿠히선의 종점인 니시카라츠까지 갔다가,돌아올 생각이었다. 하지만 뭔가 니시카라츠에는 볼게 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 앞역인 카라츠에서 내리기로 했다. 카라츠는 한자로 쓰면 당진(唐津)인데, 예전에 당나라랑 교류하던 곳이라는 듯 하다. 아무튼 우리는 불과 30분이 남짓이지만, 역 주변을 돌아보기 위해서 서둘러서 역을 나섰다.
한적한 아침의 카라츠역. 선로가 고가화 되어 있다.
나름대로 깨끗한 분위기이다.
9편입니다. 뭐 일본의 지하철은 왼쪽으로 간다는것 외엔 우리나라하고 별 차이가 없더군요..
아, 차이라면...그 뭐랄까 섬식승강장이 상당히 많더라는게 차이라면 차이겠네요(후쿠오카 지하철만 그런건가-_-;;)
아무튼 바다를 끼고 달리는 지하철은 참 재밌는 경험이었습니다..후훗...
그럼 다음편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첫댓글 니시카라츠역은 승강장이 하나인 차량기지와 같이 있는 역입니다. 역 주위는 주택가로 크게 볼 것은 없습니다. 단지 철도팬이라면 차량기지를 볼 만한데 103, 303系 전동차 이외에도 키하 40系, 125系 디젤차들이 있고 차량기지 맨 뒤에는 전차대가 있죠. 가끔은 기관차(전동차 입환용)의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합니다.
아 그렇군요...끄덕끄덕.. 좋은 정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