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봉1708차 백두대간8구간 삽당령-백복령 산행기
산행회수 석봉 제1708차 백두대간 종주8구간
대상산 석병산1055.3m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정선군 임계면
날짜 9월 25일(토)-26일(무박2일)
출발 일시 장소 9월25일 저녁10시 영광도서 앞
거리 시간 16.2km(도상) 7시간56분(1차9시간10분 2차7시간36분)
산행 시작 시간 장소 5일 03시27분 삽당령
산행 끝남 시간 장소 5일 11시23분 삽당령
날씨 아침에는 추위가 느꺼질 정도의 가을 날씨 맑음
주요코스 별 시간
03:27 삽당령680m 35번국도--5.5km/153분--06:00 석병산 표석1055m(1
055.3m)--6.2km//203분(식사25분 포함)--09:23 생계령 표지판640m 임도
풀 가득 --4.5km/120분--11:23 백복령780m 42번국도
참가인원 22명
참가자 명단
강창모 김기남 정철교 장선수 유순옥 이선균 이선화 이정완 노병복
김형구 최계순 김수환 안동진 허정현 류지웅 황정희 전광우 임준범
반영숙 진하준 조종임 김철우
부산 도착 시각 5일 오후7시30분 롯데백화점 앞
교통편 관광버스
회비 50,000원
관련지도 1:50000 구정
세부 산행 코스
03:27 삽당령 출발--03:40 이정표 두리봉 4.3km 석병봉5.9km 삽당령0.3km--04:17 두리봉2.4km 삽당령2.2km 석병봉 2.2km--05:07 두리봉1033m--05:30 삽당령5.3km 석병봉0.7km 두리봉0.7km--05:52 삼거리 일월봉5분 헬기장70분--05:55 석병봉(일월봉) 삼각점-06:00 석병봉 표석1055m 일월문--06:10 삼거리 일월봉5분 헬기장70분--06:14 헬기장--06:55 헬기장(여원봉 910m) 백복령10.1km 삽당령8.2km 생계령4.9km 석병산2km--07:20 식사 후 출발--07:30 백화동굴 갈림길 표지판--07:46 삼각점 434 재설--08:15 아무리산931m 백봉령7.8km 삽당령10.5km 생계령2.6km 석병산4.3km--08:35 고개 임도는 풀숲--09:23 생계령640m 헬기장5.5km 백봉령5.4km--10:17 임도--11:08 광산입구 도로(석회석 수송트럭 자주 다님) 대간 알림 작은 표지판--11:18 봉우리--11:23 백복령 표석 포장도로
식사 아침 1끼 행동식.
산악회 제공 점심식사 및 목욕 삼척시
산행 대장 장선수 010-8568-6276
석봉산악회 051-895-0732
다음카페 석봉 산악회(pssukbong)
찬조 금품 노병복회원 밀감1상자 허정현회원 쵸콜릿 류지웅회원 아이스크림
등산 이모저모
장갑을 끼지 않은 채 스틱을 쥐었더니 손가락에 닿은 찬 공기가 온몸을 오싹하게 한다. 밤 3시27분의 숲은 어둠보다 짙은 가을이 안개처럼 번져있다. 더워 못살겠다고 아우성 친 엊그제가 먼 옛날 같이 아득하다.
오늘이 음력 8월19이라 밝은 달빛이 산천을 덮어야 하는데 이를 시기라도 하듯 비가 슬 슬 뿌린다. 많이 올 비는 분명 아니다. 삽당령 표석도 빗방울로 얼룩졌다.
통나무를 잘라 만든 계단이 이어진다. 통나무 안쪽의 흙이 파져나가 계단에 발을 놓을 수 없다. 등산화를 통나무 위에다 놓고 한 걸음씩 올라가는데 통나무가 좁아 잘 디뎌 지지 않는다. 흙이 없는 계단 안쪽은 어둠이 웅덩이를 이뤄 랜턴 불을 비쳐보지만 뾰족한 방법이 없다. 이렇게 낡은 계단길은 보수를 해야 하는데. 어느새 비는 그쳤다. 나무 가지를 비집고 달빛이 스며든다.
1033m의 두리봉에는 식탁까지 있어 잠시 쉬어가기에 안성맞춤이다. 삽당령에서 두리봉-석병산을 거쳐 상황지미나 절골을 잇는 산길은 일반 등산인들도 즐겨 찾는 코스라 이 깊은 산에 식탁을 놓아 둔 것 같다.
한여름 잎은 짙은 녹색의 부드러움으로 착착 휘감겨 오지만 어느새 잎이 약간 메말라 서걱 서걱하는 촉감이 거칠어 졌다. 그러나 차갑고 맑은 공기와 어둠을 밀어낸 잎들이 가지에 둥지 튼 가을과 함께 해돋이가 쏟는 황금빛 빛을 너울처럼 쓰고 크고 깊은 기지개를 한다.
오늘 아무도 걷지 않은 이 싱싱한 새벽길을 우리가 걷는다. 석병산은 봉우리가 두 개라 앞 봉우리를 정상이라고 여기기 쉬운데 안쪽 봉우리에 석병산 표석이 있다.
오늘 석병산은 대단한 풍광을 안겨준다. 동녘 하늘은 해가 떠오르기 직전이라 주황과 샛빨간 색깔로 가득 채운 불꽃이 춤춘다. 서쪽은 짙은 안개가 높은 산을 오르지 못하고 낮은 곳만 뒤 덮었다. 안개를 뚫고 솟은 산들은 ‘안개바다’의 징검다리다. 동쪽은 ‘주황색 바다’에 주황색 파도로 너울대고 서쪽은 봉우리 아래를 덮은 안개바다가 하얀 빛을 쏟아낸다. 동쪽을 바라보는 바위는 주황색을 머금은 채 새 아침에 부르르 떤다. 이렇게 아름답고 가슴 뛰는 해돋이와 싱싱하고 멋진 산과 안개를 우리만 보는 게 미안 할 뿐이다.
표석이 있는 석병산을 꼭 올라야 한다. 그 이유는 봉우리 아래쪽 5-6분거리에 일월문(日月門)이 있다. 바위가 둥글게 뻥 뚫렸고 그 구멍으로 달빛도 햇볕도 드나들어 일월문이다. 구멍 밖으로 건너편 산기슭이 보인다. 산기슭이 봄에는 연한 녹색, 여름은 진한 푸르름, 가을은 단풍, 겨울은 하얀 반짝임으로 나타난다. 일월문 탓에 석병산을 일월산으로 부르는지 일월산이란 이름 때문에 일월문이 됐는지 알 수 없다.
바위가 병풍을 이뤘다 하여 석병산이고 이 산 건너편 동남쪽에 이 산보다 더 아름다운 붉은 바위가 병풍을 이룬 자병산이 솟았는데 지금은 그 산을 볼 수 없다. 자병산은 석회석을 품은 산이라 광산개발로 지상에서 사라졌다. 위쪽 모서리 한부분이 부서진 1055m의 석병산 표석이 짓이겨진채 사라져가는 자병산을 그리는 망부석이다. 가슴 아픈 ‘자연 현장’이요 인간은 저지른 총알 안쓰는 또다른 살육이다.
고개는 짙은 안개속이다. 금새 빗방울이 떨어져 옷을 적신다. 봉우리로 올라서니 이제 갓 뿌리기 시작한 ‘초벌 햇살’이 반긴다. 그러다가 고개로 내려가니 다시 빗방울이 떨어지고 봉우리에 오르니 조금 거세진 햇살이 우릴 맞는다. 앞에는 봉우리들이 우뚝 안개를 뚫고 솟아 풍채를 경쟁한다. 햇살이 더 강해지면 저 안개도 눈 녹듯 사라지리라.
안내지도에는 910봉 헬기장이라고 표기했지만 여원봉이란 작은 알림판을 이우백두5기라는 단체서 달아놓았다. 백봉령10.1km 생계령 4.9km 삽당령8.2km 석병산2km의 이정표도 곁들여 이 작은 알림판이 좋은 길동무가 된다. 이우백두5기에 고맙다는 인사를 한다.
백화동굴 갈림길이 고뱅이재다. 여기에 백두대간 안내판이 있어 그 글을 옮긴다. “백두대간은 한반도의 등뼈를 이루는 큰 산줄기로서 백두산에서 시작하여 지리산까지 1,400여km가 단절 없이 이어지며 남한의 6개도 32개 시군에 걸쳐 다양한 기후대와 1,326종의 식물이 서식하는 다양성의 보고이다.” (이하 생략)
봉우리에 올랐더니 이우백두5기에서 이곳에도 알림판을 달았는데 이 산 이름이 ‘아무리’이고 해발931m다. 아무리 둘러봐도 산과 하늘뿐이라 아무리 산이라고 했는가. 참 재미있는 이름이다. 알림판에는 백복령7.8km 등 이정표가 있다.
곧 산길 삼거리. 오른편이 민둥산으로 가지만 길이 영 시원찮다. 왼편이 대간 길. 어느새 안개가 없어졌다. 9시23분 해발 640m의 생계령에는 땀을 앗아가는 바람에 잠시 발길을 멈춘다. 여러 가지 안내판이 눈길을 끈다.
높낮이가 그렇게 심하지 않은 산줄기를 오르내린다. 기슭에 움푹 파진 곳이 가끔 눈에 띤다. 이곳이 돌리네다. 카르스트 지형에 대한 안내판이 있어 이를 옮긴다.
“고생대의 조선계 지층에 분포하는 석회암의 주성분인 탄산칼슘이 빗물과 지하수(이산화탄소를 함유한 물)의 작용으로 화학적 변화를 일으켜 물에 용해됨(용식)에 따라 암석이나 지층이 침식되는 일종의 화학적 풍화작용이다. 카르스트 지형의 가장 특징적인 것은 지하에 하천이 흐르고 있다는 점이며, 때때로 대규모의 석회암 동굴(예 : 종유동)과 표면에 돌리네라고 불리는 원형의 와지(움푹패여 웅덩이가 된 땅)가 형성된다는 것이다. 강원도 삼척, 정선, 영월과 충북 단양 등지에 발달되어 있다.”
임도에 올라서니 오른편에 송전탑이 보인다. 우리는 어쨌든 길옆에 있는 송전탑 3개나 4개를 지나야 석회석을 옮기는 자병산 입구도로로 내려서는 산길에 도착한다. 마침내 길 옆 첫 번째 송전탑을 지난다. 왼편에는 자병산 바닥까지 석회암을 파내는 현장이라 주변 기슭이 모두 하얗다. 임도와 좁을 길이 번갈아 오가다 마침내 산길은 내리막이다..
덤프트럭이 포장되지 않은 도로를 먼지 휘날리며 마구 달린다. 이제는 자병산 바닥도 모자라 그 아래편 땅 밑으로 파고드는 광산 입구다. 도로 건너편 가장자리 언덕에 화단에 있는 식물 소개 팻말을 닮은 백두대간 안내팻말이 있다. 잘 살펴야 보인다. 트럭이 마구 달리므로 도로를 건널 때는 각별히 조심하고 팻말 옆을 올라서면 리본 단 산길이 앞에 있다.
이 산길은 조금마한 봉우리를 넘어 오른편으로 꺾여 내려간다. 포장된 고개다. 백복령이다. 42번 국도가 넘어간다. 휴게소가 있어 갈증을 푼다. 백복령이란 커다란 표석, ‘어서 오십시오. 아리랑의 고향 정선입니다’라는 안내판, ‘강릉시 옥계면’ 도로 이정표도 함께 있다.
백복령의 유래를 표석은 이렇게 소개한다. “「택리지」에서 백복령으로, 「여지도서」편에는 백복령, 일명 회복재라 하였으며 「증보문헌비고」에는 백복령으로 표기되어 있다. 현재 사용하는 백복령은 복령이라는 약초가 있는데 그 중에서도 흰 복령이 많이 자생한다하여 붙여진 이름으로 「1961.4.22 건설교통부 고시」에 백복령으로 고시하였다. 1937년 42번국도가 개설되기 전까지는 영동과 영서를 잇는 교통로로써 옛 조상들의 애환과 숨결이 묻어 있는 길이다.”
오늘 새벽 3시27분 삽당령에서 걷기 시작해 11시23분 백복령에서 끝냈으니 7시간 56분이 걸렸다. 하늘은 맑고 푸르고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는 백복령에서 백두대간 8구간 산행을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