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는날이면 집에서 그냥 잠만 자려고 하는 우리남편을 꼬셔서 억지로 설악산엘 가게 되었다.
8월 13일 (원래 2박 3일은 해야하는데 우리남편이 워낙 집에서 쉬고 싶어해서 무리해서 1박 2일로 해서 떠남.)
아침 일찍(8:30기상, 노는날 이정도 빨리 일어나기 힘듬)일어나서 머리감고 밥해먹고 출발, 7번국도로 진입, 휴가인데 날씨 엄청 시원함.
원래 더울땐 출근해서 에어컨 바람을 쐬는 것이고 시원한날 놀러를 가야하는 것임. 보경사 가는 길을 지나고 영덕을 지나서 고래불 해수욕장 도착. 수영할 것 아니라서 주차료를 안내려고 면사무소에 주차, 해수욕장 앞에서 기념 촬영만 하고 출발...
7번국도로 가다보니 해수욕장이 왜 그리 많다냐??? 정말 많다.
도로가에서 파는 복숭아도 많네. 그냥 군침만 흘리고 지나가고.
후포쯤 이르러 등나무 벤취에서 고기를 구워 먹음.
우리가 차 세울땐 옆 테이블2개가 모두 비어있었는데 우리가 구워먹으니까 남들도 다 따라 하네...
우리남편이 여기서 고기구워먹으면 안된다고 난리... 이런 .
우리 옆에 사람들도 다 굽고 난린데...
그래도 다 구워 먹고 먹고 나니 맛있더군, 키친타월로 후라이팬, 숟가락 다 닦고,,, 출발.......
밥 한번 먹고 나니 쓰레기가 많군, 다음 휴게소에 가면 버려야지...
월송정 도착. 소나무 정말 많네.
원래 주차료를 받는데 오늘은 주차료 안 받네...
정자가 하나있고 뒤에 바다가 보이네 기념촬영 하고 ...해변엔 사람도 많지. 여긴 해수욕장이 아니라서 샤워장도 없는데 수영한 사람들 어쩔건지.. 여기서도 또 사진,,,찰칵.
오늘 설악산에 밤 11시 까지 도착해야지 란 계획으로 가는 데 마다 들르니 시간이 꽤 많이 가네...
날씨가 안 더워서 여름휴가인데도 차 안에 에어컨도 안켜고 너무 좋다.
휴가 피크기가 아니라서 밀리는 차도 없고 ...
망양정 휴게소 도착.
해변 경치 정말 따봉... 바위도 많고 사진 찍을 곳도 많고...
울진을 지나
성류굴(울진) 도착.
TV에서만 보았던 석회암동굴을 드디어 가는 구나.
주차료 \2,000 입장료 \2,200
들어가는 입구에 건설현장에서 쓰는 모자가 많은데 나오는 사람보니 아무도 안썼네, 그래서 위험을 무릅쓰고 안 씀. 설마 죽기야 하겠니...
입구가 정말 작다.
1M가량... 허리를 구부리고 들어가니 천정에 종류석이 주렁주렁 달려있어서 머리를 계속 숙이고 가야하니... 이런 안전모를 쓰고 올걸...
우리남편왈 여긴 왜 이리 어둡냐,,, 동굴안이니까 당연하것 아닌가? 했더니 남편은 선글라스를 쓰고 들어 왔네..
좀 들어가니 넓은 광장, 허리를 오랜만에 펴고...
온 천정마다 종류석이 주렁주렁 고드름처럼 달려 있고 석순도 많고 석회기둥도 많고,,, 지구과학시간에 배웠던 건가??? 실제로 보니 신기하네.
천정에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곳도 있는데 이것 머리에 맞으면 머리에 시멘트 처럼 굳는 것 아냐?? 안그래도 머리숱도 없는데...
가다보니 호수 처럼 물이 많이 고여있어서 다리로 올라가야 했다.
조선시대 사람들은 이 내부를 구경하려면 배를 타고 다녀야 했겠다.
중간중간에 비상용 전화기도 있네. 혹시 정전시 전화하라고??
조명등이 많이 어두워서 사진은 잘 안나오겠지만 이리저리 사진을 많이 찍었다. 물론 어두운곳에서 찍어서 눈이 빨갛게 나오겠지만...
이런... 가다보니 입구가 직경 60cm도 안되는 곳이 있네.
군대 훈련도 아니고,,, 미끄런운 바닥을 기어서 기어서 ,,, 너무 긴 통로다. 노인, 임산부, 뚱뚱한 사람은 가기 힘들겠다.
왜 입구에 그런 말이 없을까? 8개월된 임산부들은 여기까지 왔다가 다시 나가야 겠군..
하나님께서 만들어 놓은 자연의 대 장관에 다시한번 감격...
(이번 휴가에는 바다도 가보고, 동굴도 가보고, 산에도 가게되겠네..내년엔 꼭 섬엘 가리라)
어쨌든 볼거리도 많고, 좋다. 여기엘 한번 와 보시라, 임신하기 전에..
뚱뚱해 지기 전에...
그러나 다시는 성류굴(모든 석회암동굴엔)안 올거다.
왜냐? 우리나라에 볼 것이 얼마나 많은데 여길 또오냐?
아직 울릉도, 외도, 비진도, 매물도에도 안가봤는데...
예상보다 내부가 참 길더군.
성류굴을 나와서 7번국도 다시 진입.
한참을 가다보니 삼척엘 도착.
삼척엔 간첩이 많이 오는 모양인지 바닷가에 철조망이 쳐져있네.
그리고 독특한 것은 침입자를 확인하기 위한 것인지, 돌멩이가 철조망에 많이 끼워져 있다.
여긴 강원도라서 검문소가 많네..
태어나서 검문을 당해보긴 첨이잖아.
보통 얼굴보고 수상하게 안생기면 그냥 통과인데.
내 남편이 워낙 잘 생겨서 수상하지 않는데 신분증을 달래...
그러더니 내 것도 달래...
난 보통 신분증 잃어버리면 재 발급하기 귀찮아서 신분증 안 갖고 다니는데, 이번 여행에서 혹시 사고나면 뉴스에 "신원불명의 여자" 라고 나오기 싫어서 갖고 왔는데 갖고 오길 잘했지...
내것 까지 검사하더니 그냥 가래..
참 이상도 하지. 영화같은데 보면 트렁크도 열어보고 하는데 왜 그런 검사는 안하지? 제 2의 신창원이 나타나면 도망 가기 좋겠다.
삼척엔 동굴이 참 많더군.
아마 다 석회동굴일꺼야, 라고 생각하면서 나도 그런데 가봤지롱...
"삼척"을 지나 "동해"도착.
동해라서 "동해"라는 도시가 있고, 남해엔 "남해"라는 도시가 있는데 서해에는 서해가 왜 없지? 아니면 있는데 내가 모르는 걸까?
동해의 7번국도는 terrible 그 차체다.
이제까지의 7번국도는 바다가 오른 쪽에 보이고 너무 좋았는데,
동해에 오니 시내로 통과를 하게 되어있는데 표지판이 너무 이상하게 되어있어서 한참을 헤맸다.
표지판이 없는 곳도 많고, 아예 차선이 없는 곳도 많더군.
그러니까 차도 제 맘대로 다니고 사람들도 차 안보고 막 길을 건너고.
무서워라.
알고보니 동해부터 강릉까진 고속도로가 있네.
진작알았더라면 거기로 갔을텐데...
지도에 보니 좀 가면 정동진이네..
배고픔을 참아가면서 갔다.
정동진에 도착하니 몇년전하곤 완전 틀린 곳이더군.
식당도 많고 술집도 많고 모텔도 많고, 공원도 생기고 ...
저녁7시쯤 가서 바다가 그리 예쁘진 않더군.
우리남편은 여기가 첨이라서 기념촬영하고.
인근식당에서 밥먹고.
여긴 젊은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지 해변에서 밥해먹는 사람도 없고 텐트도 없네...
밥을 다 사먹나봐, 잠은 다 모텔에서 자고..
여기에서 모래시계를 촬영한게 언제때 일인데 아직까지 여긴 모래시계로 장사를 하더군. 모래시계공원엔 정말 큰 모래시계 조형물이 있더군.
원래 계획에는 설악산에 가서 잘 생각이었는데 너무 많은 곳을 구경하고 오다보니 많이 늦어서 강릉에서 자기로 하고, 정동진을 떠났다.
잘못하다간 1박2일 계획이 2박3일로 되겠다.
7번국도의 모든휴게소가 그렇듯이 바다가 보인다. 너무 좋다.
그런데 여기 38선 휴게소에는 돌하르방이 있네. 제주도처럼.
마치 제주도에 온 것처럼 바다를 배경으로 하르방을 옆에두고 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
양양을 거쳐서 드디어 속초도착.
히히히 비가 그쳤다.
하나님께서 우릴 정말 도우시는 것 같다.
설악산(속초)가는 표지판 보고 가보니
설악산까진 차가 밀리는 것 없이 참 잘왔건만.
갑자기 차가 얼마나 밀리는지.. 차안에서 50분 가량 계속 천천히 가야만했다. 밑의 주차장은 비어있던데 모두 위에 차를 세우려다가 이런 낭패를 본 것이다.
차 옆에서 걸어가는 많은 사람들이 왜 그리 부럽던지..
차가 워낙 천천히 가다보니 기름도 많이 닳아버렸고. 이러다가 기름 다써서 차를 밀고 가야하는 것 아닌지...
갑자기 하나님 생각이 나서 하나님, 차를 빨리 세우게 해 주세요.
중간에서 차를 돌리는 사람도 많던데 차를 돌려야하는 건지 아니면 계속가야 하는 것인지... 정말 난감했다. 혹시 끝까지 갔는데 주차할 공간이 없으면 어쩌나 싶기도 하고...
그런데 하나님께서 도우사, 옆에 차를 잘 세우고 (이곳은 주차료도 안 받네) 걸어서 올라가니 위의 주차장은 차로 빼곡히 주차되어있고 주차료도 \4,000 이나 하더군. 횡재했군.
입장료를 내고(\2,800)들어왔다.
예전 고등학교때 수학여행으로 설악산을 와보고 두번째 인데 등산로가 약간 바뀌었는지. 좀 이상하더군. 그땐 비선대, 폭포, 흔들바위, 울산바위를 다 구경했었는데...
지금은 모두 다른 등산로라서 비선대는 흔들바위로 가는 길이 아니네.
흔들바위쪽으로 가는데 폭포는 하나도 없고..실망.
밥값은 얼마나 비싼지. 우동 \3,500 빈대떡\8,000 장난아니네.
그 유명한 백담사는 다른 쪽이 입구하서 갈 수가 없었고, 권금성으로 가는 케이블 카(\4,500)는 기다리는 줄이 4시간 이상이어서 갈 수 없었다.
내가 얼마나 고생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흑흑.
흔들바위에서 사진 많이 찍고 하산.
시간만 많다면 비선대 방면으로 다시 가고 싶건만, 오늘내로 포항에 도착해서 또 여인 천하를 보려면 서둘러야 한다.
토요일에 여인천하 재방송을 하는데 난 왜 그리 집착을 하는지 모르겠다.
계속 포항을 향해 질주를 했다.
요즘은 잠복경찰과 몰래 카메라가 많아서 시속 60km만 달려야해서 답답하더군.
빨리 갔다간 속도위반 벌금으로 몇십만원 나올판이니 어쩔 수 없지.
어제 하루종일 왔던길을 단 6시간만에 가려니 중간에 많이 쉴수도 없었다.
가는 도중에 군인들을 많이 싣고 가는 차 뒤를 따라가게 됬는데. 얼마나 황당하던지....
트럭에 타고 있는군인들이 모두 나를 쳐다 보는 것이 아닌가?
"야 이놈들아 난 너희들 누나야. 내가 너희들보다 얼마나 나이가 많은데.."
그야 군에 있으니 여자를 얼마나 보고 싶었겠는가?
시커멓게 타고 군복을 입은 남자애들이 다 나를 보고 웃고.... 그것도 내가 여름 휴가라고 짧은 슬리브리스 상의에 반바지를 입고, 사진 잘 나오라고 입술도 빨갛게 바르고 가는데... 계속 쳐다보는데 이 차를 추월하려니 2차선이라 할 수도 없고 가는 내내 죽는줄 알았다.
어린것들이 내가 이쁜것은 알아가지고...
다행히 그 차는 옆길로 빠지고 우리차가 선두가 되었다.
이렇게 저렇게 해서 간신히 집에 도착했다.
여인천하가 방금전에 시작했더군.
1박2일이지만, 정말 오랫동안 여행을 한 기분이었다.
아마 좀더 젊었더라면 내려오는 길에 오대산에도 들렀을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