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의 '안철수 공격 전략' 알고보니
(서프라이즈 / 아이엠피터 / 2012-09-04)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이야기가 왜 주춤하나 싶더니 본격적으로 모든 언론에서 안철수 원장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그냥 단순한 보도뿐만 아니라, 새누리당 최고위원 회의에서조차 안철수 원장을 콕 짚어 그에 대한 분석과 어떻게 상대할 것인가에 대한 전략까지도 논의됐습니다.
새누리당 정우택 최고위원의 9월3일 '새누리당 최고위원 회의' 발언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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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 한 말씀하겠다. 대선이 3자구도로 갈 가능성도 지금 커지고 있다. 안철수 원장의 독자출마 가능성에도 우리가 대비해야된다. 안철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 분명한 인식이 필요하다. 그는 안철수연구소, 안철수재단, 안철수의 생각 등 안철수의 표현을 넣는 것을 보면 그동안 대외적 행보에서 자기 이름을 내세울 만큼 자신의 브랜드 인식과 자아정체성이 대단히 강한 사람으로 보인다. 그런 안 원장이 만약 대선에 나선다면 자신이 속한 정당은 안철수 정당, 대선에 이긴다면 그 정권은 안철수 정권이여야 한다는 의식이 작동하고 있을 것이다. 야당과 단일화를 추진한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브랜드와 이미지, 정치적 역할과 활동 공간 등에 대한 의지와 정치현실 간에 혼란이 초래되고 심각한 고민과 갈등에 빠질 것이다. 또 민주당이 자신에 대한 기대나 효용가치 시각에서 안철수 거론론, 안철수 불쏘시개론의 내재논리와 전략을 가지고 있음을 본인도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일화하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하고 승리가 보장될 만큼 확실해야하는데 민주당의 현 역량이나 지지기반 등이 그러한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다는 점도 작용할 것으로 본다. 따라서 대선에서 독자적인 정치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역할을 찾는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할 경우 독자 출마할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도 준비해야 된다고 본다. 그런데 한 가지 간과해서는 안될 것은 안철수 원장의 대선출마에 대해 많은 국민들께서 불안해하시고 계시다는 점이다. 우선 안철수 원장이 자신과 함께하는 정치세력이 없고 국정운영의 경험도 없으며, 또 뚜렷한 국정철학도 없다는 점에서 나라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없다는 점을 불안하게 생각하고 있다. 또 배우면서 해나가기엔 5천만명의 운명을 진 대통령의 역할이 너무나 막중하고 그때그때 일반적 상식에만 근거해 의사결정을 하면서 나라를 경영할 수 없다는 점에서 안 원장은 현재 안철수 현상에 편승해서 잘못된 판단을 내릴 가능성에 대해서 많은 국민들께서 불안한 마음을 갖고 계시다는 점을 지적하고자 한다. (9월3일 새누리당 최고위원 회의 중 정우택 최고위원 발언 중) 주:혹시나하고 발언 내용을 새누리당 홈페이지에서 원문 그대로 옮김주:혹시나하고 발언 내용을 새누리당 홈페이지에서 원문 그대로 옮김 |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 한 말씀하겠다. 대선이 3자구도로 갈 가능성도 지금 커지고 있다. 안철수 원장의 독자출마 가능성에도 우리가 대비해야된다."(9월3일 새누리당 최고위원 정우택)
정우택 최고위원의 발언 핵심 내용은 대선이 3자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대목입니다. 정 위원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원장, 민주당 대선 후보, 이렇게 3자 구도로 갈 수 있기에 새누리당이 이것을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은 왜 대선 3자 구도를 원하는가?'
정 위원의 발언은 단순히 혼자만의 생각이 아닙니다. 그것이 무슨 말이냐 하면, 언론도 자꾸 안철수 원장 독자 출마를 부추기는 기사를 내보낸다는 뜻입니다.
▲ 조선일보 안철수 원장 관련 9월1일자 사설 ⓒ 조선일보 캡쳐
조선일보는 9월1일자 사설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원장이 페이퍼 정당을 만들어 국민을 속이려는 '눈속임 정당'을 만들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나섭니다. 언뜻 보면 대선 국고보조금 152억 원을 받기 위한 꼼수를 지적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어떻게 하든 안철수 원장과 민주당의 결합을 반대하고 있습니다.
이뿐만 아닙니다. 대구지역 신문도 이상한 제목을 앞세워 민주당 대선 후보조차 안철수 원장의 단독 출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8월31일 대구 신문에 나온 김두관 후보의 인터뷰 기사 ⓒ 대구신문 캡쳐
대구신문은 김두관 민주당 경선 후보의 인터뷰 관련 기사를 연합뉴스로부터 받아 올리면서 제목을 김두관 "안철수, 무소속 출마 가능성 커"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알다시피 대구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의 텃밭입니다. 이런 지역 쪽의 신문들도 자꾸 모양새를 대선 3자 구도로 만들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이 자꾸 안철수 원장 단독 출마를 통한 대선 3자 구도를 만드는 이유는 간단합니다. 안철수 원장과 민주당 대선 후보가 각기 출마하면 야권의 표가 분산되기 때문에 민주당의 분열을 조장하여 안철수 원장이 아예 민주당과의 협력이나 야권 단일화 협상에 참여하지 않게 만들려는 것입니다.
오늘은 안철수 원장 이야기라 길게 말할 수 없지만, 새누리당의 기본적인 대선 전략은 야권분열과 아마추어 정치론을 강조하여 지지층을 분산시키고, 안정적인 보수론을 내세워 안철수 원장과 민주당 대선 후보를 아예 선거판에서 몰아내는 전법입니다. 그래서 박근혜 후보를 향한 야권의 대선 전략도 단순히 유신이나 독재자의 딸로만 밀고 나가면 위험할 수 있습니다.
안철수 원장의 단독 출마를 저는 생각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후보는 모르겠지만, 문재인 후보가 민주당 대선 후보로 결정되면, 그와 안철수 원장은 어떤 방법이든 단일화를 할 것입니다. 그것은 이 두 사람도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고, 이를 위해서는 반드시 야권 단일화 후보만이 대선 승리의 기본인 것을 명확히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새누리당은 어떻게하든 이 두 사람의 힘이 합치는 것을 막아야 하고, 이를 위해서 자꾸 대선 3자 구도를 강조하며, 안철수 원장의 무소속 출마설이나 야권단일화 가능성이 없다는 이야기를 언론에 내보내고 있습니다.
'안철수를 향한 원색적인 공격'
새누리당과 언론이 합작하여 안철수 원장을 공격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지독하다는 말밖에는 할 말이 없습니다. 정말 끈질기면서 집요할 정도로 이들은 안철수 원장 신상털기는 물론이고, 어떻게 하든 꼬투리를 잡아 침소봉대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 문화일보 안철수 원장 관련 9월3일자 기사 ⓒ 문화일보 캡쳐
문화일보의 9월3일자 안철수 원장 관련 기사 제목을 보면 '이중성 논란, 벌써 4번째'입니다. 단어의 선택에서 이중성이라고 강조하면 읽는 사람은 벌써 안철수 =이중성을 떠올립니다. 그것도 4번째라는 말에 안철수 원장은 이미 거짓말을 밥 먹듯이 하는 사람으로 뇌리에 박히게 됩니다.
설마라고 생각하시는 분은 기사 첫 단락에 '거짓말 논란'이라는 단어를 주목하시기 바랍니다. '거짓말 논란', '언행 불일치'라는 단어를 사용하며 기사를 쓰는 의도는 중립적인 언론이 벌써 안철수 원장의 꼬투리라도 잡기만 하면 확 뜯어 먹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 대구일보 주필의 안철수 관련 사설 ⓒ 대구일보 캡쳐
앞서 대구신문과 마찬가지로 대구일보도 안철수 원장 공격에 적극 뛰어들고 있습니다. 서상호 대구일보 주필은 아예 제목조차 '안철수의 위대한 이미지 조작'으로 안철수 원장을 향해 '들통나는 위선들','그 역시 낡은 정치가일 뿐'이라고 강조합니다. 그러더니 마지막에는 구악이 물러나고 나면 신악이 들어선다고 하면서 안철수 원장을 새로 등장한 악이라고 빗댑니다.
대구지역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을 위해 준비했습니다. 어제 나온 따끈따끈한 기사입니다.
▲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 칼럼 ⓒ 동아일보 캡쳐
동아일보 김순덕 논설위원은 안철수 원장 현상을 황우석 교수 사태에 빗대면서, '사실과 달라','명예욕과 정치공학 잘못 만나면'이라는 소제목을 쓰더니 나중에는 칼럼 본문에 '노무현 청와대 출신'을 강조하며 안철수 원장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가 참여정부 출신을 알려주는 친절함까지 보여줍니다.
마지막은 아주 멋집니다. '제발 거짓이 아니길,거짓이라면 꼭꼭 감추길 바랄 뿐이다'라며 아예 안철수 원장의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단정 지으며 마무리를 합니다.
언론만 안철수 원장을 공격한다고 생각하십니까?
▲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김종인 위원장 ,중앙일보 9월1일자 기사ⓒ 새누리당,중앙일보
김종인 국민행복추진위 원장(박근혜 캠프)은 TV 프로에 나오면 안철수 원장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지도자가 될 사람은 떳떳하게 자기를 내세우고, 국민으로부터 심판을 받을 각오를 해야지"라고 하기도 하며, "안 원장이 성인(聖人)인 척하는 게 곧 판명날 것"이라고 마구 말을 던집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안철수 원장 룸살롱 보도에 관해서는 "(안철수 원장)이 간 적이 없다고 했는데, 같이 갔다고 하는 사람들이 주장을 하니까 그렇게 (보도가) 됐다" 아주 관대하게 언론을 두둔했습니다.그래놓고는 자신의 출산설을 퍼 나르던 기사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우리 사회가 병을 앓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합니다.
안철수 원장에 대해서 말을 하는 사람은 팩트가 되고, 자신에 관한 말은 거짓이라고 단정 짓고 언론에 책임감을 주문합니다.
제가 왜 이리 길게 각 언론사들의 안철수 원장 관련 보도를 올렸을까요? 새누리당은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발생할 수 있는 모든 변수를 지금 준비하고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려 드리기 위해서입니다. 오늘 포스팅 안에 있던 언론사 기사들은 불과 1주일 이내에 쏟아져 나온 기사들입니다.
새누리당은 그저 단순하게 대선 전략을 펼치는 것이 아닙니다. 한번 선거 전략을 세우면 모든 언론을 동원해서 한 사람은 짓밟고 한 사람은 아주 여왕처럼 떠받들어 지도자로 만들어 버립니다.
▲ 박종진의 쾌도난마 화면 편집 ⓒ 채널A
박종진의 쾌도난마라는 종편채널에서는 아예 역술가를 불러다가 사주와 관상으로 안철수 원장은 '정치인으로 부족'하고 박근혜 후보는 '국가의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운명'이라고 대놓고 하늘이 (?)내려준 운명론을 주장합니다.
여기에 쾌도난마 출연진은 "(박 위원장장과 같은)여성 지도자가 나올 타이밍"이라고 발언했다가 '정치적 중립' 위반으로 '주의'처분을 받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습을 보면 마치 '하늘이 내리신 지도자'운운했던 군사정권 시절처럼 국민을 바보로 알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8월31일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새누리당 연찬회 ⓒ 세계일보
8월31일 열린 새누리당 국회의원 및 당협 위원장 연찬회에서는 너도나도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충성을 다하겠다는 발언이 쏟아져 나왔습니다.
"박근혜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드는 다짐을 하고, 충실한 선거역군이 되어 결코 다시 어두운 시절의 나라가 되지 않도록 하자" (이한구 원내대표 발언)
아직도 SNS가 야권 지지자들의 텃밭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전하진 새누리당 디지털 정당 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서는 가슴을 담은 빠른 대응으로 지지자를 확보하고, 트위터를 통해서는 (박후보에 대한)네거티브를 저지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가끔 야권지지자들이나 진정한 민주주의를 열망하는 사람들을 보면 참으로 태평성대입니다. 마음속으로 걱정만 하고, 울분만 토합니다. 민주당도 말로는 '정권교체'를 내세우지만, 실제 전략가도 전술가도 없이 진짜 맨몸으로 맞서 싸우려고만 합니다.
적이 어떤 전략과 전술을 펼칠지 파악해야 합니다. 적이 한 발짝 움직이면 우리는 두 걸음씩 뛰어야 합니다. 안철수 원장에 대한 공격이 이 정도인데, 앞으로 야권 단일화 후보가 결정되면 얼마나 많은 정치 공작이 펼쳐지겠습니까?
이제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이 생겼다면, 일어나 그 진실을 몸으로 외쳐야 할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아이엠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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