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 부산 강연회에 멘토로 참석한 황보관 기술교육실장-이원영-최영준 감독-윤영길 교수
‘멘토’와의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2016년 첫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가 16일 오후 부산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부산지역 유소년 선수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강연회에는 부산 아이파크의 최영준 감독과 주장인 이원영,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교육실장 그리고 여자대표팀 멘탈 코치 역할을 수행했던 한국체육대학교 윤영길 교수가 멘토로 참석했다. 또 부산지방검찰청 정은혜 검사의 승부조작 관련 교육도 있었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경성대 콘서트홀로 모여든 참석자들은 흔치 않은 ‘축구 토크쇼’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약 4시간가량 진행됐음에도 열기는 한결 같았다. 축구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모인 참석자들에게 멘토들이 던진 한 마디는 큰 울림이 됐다.
이원영의 프로생존기는 참석자 모두에게 흥미로웠다
이원영의 프로 생존 원동력은 ‘말’ 이원영의 ‘좋은 선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핵심은 ‘롱런’의 비결이었다. 1981년생인 그는 2000년 보인정보고를 졸업하고 포항에 입단해 현재까지 꾸준히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태국 파타야 유나이티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5년 동안 1군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포항 시절이 그랬다. 2000년에 입단했지만 정작 경기는 2005년부터 뛰기 시작했다. 부상과의 싸움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잃어버린 5년, 이원영이 할 수 있는 건 노력뿐이었다. “제가 당시 할 수 있었던 건 운동장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 것뿐이었어요. 적극적으로 소리도 지르면서 이 선수들 안에서 어울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당시 2군 코치는 이원영의 악착같은 모습을 보고 “너는 헤딩 빼고 실력이 별로지만, 어딜 가도 실패는 안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못하지만 적극적으로 ‘이렇게 하라’라고 소리 지르고,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니 운동장에서 이원영만 보이게 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원영은 적극적인 노력으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케이스였다. “지도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이 좋아야 해요. 그리고 퍼포먼스, 즉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17년 간 프로의 세계에 있으면서 말로 살아남았어요. 태국에 있었을 때도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했죠. 처음에는 이 선수들이 ‘얘는 뭐지’하는 표정으로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는데, 나중에는 주장을 만들어주더라고요.”
소극적인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라는 뜻이었다. “축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해요. 하지만 열심히 말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운동장에서 보여주면 믿음을 얻을 수 있어요. 내가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면 계속 표현하세요.”
황보관 기술교육실장은 유소년 선수들이 바람직한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믿음의 중요성...멘토들이 던진 화두 참석자들은 질의응답을 통해 선수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기도 했다. “부모님께서 축구를 반대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한 유소년 선수의 질문에 최영준 감독은 학부모들을 향해 아이들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은 부모님, 학생의 진지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학생이 선수로서의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밀어주세요. 그리고 의연하고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축구 선수로 대성하는 게 꼭 성공의 길은 아니라고 했다. “소수점 안에 들어가는 선수들을 목표로 삼으면 좋겠지만 꼭 그게 성공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축구를 좋아하면서 선수가 아니더라도 체육 교사, 스포츠 앵커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세요.”
황보관 기술교육실장은 선수의 바람직한 상을 묻는 학부모의 질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좋은 자질이 있는 선수가 환경이 합쳐져서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했었습니다. 중요한 건 선수가 목표가 있는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세운 계획의 구체성은 얼마나 있는지 입니다. 구체적으로 ‘나는 5년 후에 무엇이 될 것이다’ 혹은 ‘당장 1년 뒤에 어떤 역량을 키울 것이다’로 꿈을 꿔보세요. 만약 크로스 스페셜리스트를 꿈꾼다면 그렇게 되기 위해 3년, 5년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아니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계속적인 노력이 중요한 거죠.”
윤영길 교수는 좋은 선수들의 요소, 올바른 축구문화, 축구의 의의와 위대함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윤 교수가 강조한 핵심도 ‘믿음’이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낳고 기르되 소유하려 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 자녀들의 재능을 아끼기 위해 내가 소유하려 하는 건 나도 불행해지고 아이들도 힘들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각각의 역할로 존재해야 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조금 더 우리 아이들을 믿어보면 좋겠습니다. 아직 어리게 보이겠지만 조금만 더 믿어보면 우리 아이들은 결국 해낼 것입니다.”
각각의 특색을 지닌 멘토들은 저마다의 진솔한 한 마디로 참석자들의 머리와 가슴을 두드렸다. 흔치 않은 ‘축구 토크쇼’를 통해 유소년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얻지 못한 새로운 마음가짐을 배웠고, 학부모들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볼 계기를 얻었다.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연초중에서 참석한 학부모 임지은 씨는 이번 멘토들과의 만남을 통해 유익한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축구를 시작한 순간부터 성공한 선수들의 이야기만 들었고, 아이들도 그런 선수만 본보기로 하고 있었는데 이원영 선수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걸 느꼈습니다. 아이들도 그랬을 것 같네요. 오늘 강연회를 통해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건강하게 즐기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위로가 많이 되는 강의였습니다.”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 부산 강연회에 멘토로 참석한 황보관 기술교육실장-이원영-최영준 감독-윤영길 교수
‘멘토’와의 잊을 수 없는 시간이었다.
2016년 첫 ‘태극마크, 그 이름을 빛내다’가 16일 오후 부산 경성대 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부산지역 유소년 선수들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열린 이번 강연회에는 부산 아이파크의 최영준 감독과 주장인 이원영, 대한축구협회 황보관 기술교육실장 그리고 여자대표팀 멘탈 코치 역할을 수행했던 한국체육대학교 윤영길 교수가 멘토로 참석했다. 또 부산지방검찰청 정은혜 검사의 승부조작 관련 교육도 있었다.
행사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경성대 콘서트홀로 모여든 참석자들은 흔치 않은 ‘축구 토크쇼’에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약 4시간가량 진행됐음에도 열기는 한결 같았다. 축구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모인 참석자들에게 멘토들이 던진 한 마디는 큰 울림이 됐다.
이원영의 프로생존기는 참석자 모두에게 흥미로웠다
이원영의 프로 생존 원동력은 ‘말’ 이원영의 ‘좋은 선수’ 이야기는 굉장히 흥미로웠다. 핵심은 ‘롱런’의 비결이었다. 1981년생인 그는 2000년 보인정보고를 졸업하고 포항에 입단해 현재까지 꾸준히 선수 생활을 하고 있다. 태국 파타야 유나이티드에서 맹활약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5년 동안 1군 경기에 거의 출전하지 못했던 시절이 있었다. 포항 시절이 그랬다. 2000년에 입단했지만 정작 경기는 2005년부터 뛰기 시작했다. 부상과의 싸움이 생각보다 길어졌다. 잃어버린 5년, 이원영이 할 수 있는 건 노력뿐이었다. “제가 당시 할 수 있었던 건 운동장에서 정말 열심히 하는 것뿐이었어요. 적극적으로 소리도 지르면서 이 선수들 안에서 어울려 이겨야 한다는 생각이었죠.”
당시 2군 코치는 이원영의 악착같은 모습을 보고 “너는 헤딩 빼고 실력이 별로지만, 어딜 가도 실패는 안할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못하지만 적극적으로 ‘이렇게 하라’라고 소리 지르고, 강한 존재감을 보여주니 운동장에서 이원영만 보이게 된다는 게 그 이유였다
상황이 좋지 않을수록 더욱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이원영은 적극적인 노력으로 어두운 터널을 빠져나온 케이스였다. “지도자의 눈에 띄기 위해서는 먼저 기술이 좋아야 해요. 그리고 퍼포먼스, 즉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17년 간 프로의 세계에 있으면서 말로 살아남았어요. 태국에 있었을 때도 말이 제대로 통하지 않았지만 개의치 않고 계속 말을 했죠. 처음에는 이 선수들이 ‘얘는 뭐지’하는 표정으로 의아함을 감추지 못했는데, 나중에는 주장을 만들어주더라고요.”
소극적인 자세보다 적극적으로 자신을 표현하라는 뜻이었다. “축구를 잘하는 것도 중요해요. 하지만 열심히 말하고 열심히 노력하는 모습을 운동장에서 보여주면 믿음을 얻을 수 있어요. 내가 뭔가를 보여주고 싶다면 계속 표현하세요.”
황보관 기술교육실장은 유소년 선수들이 바람직한 모습으로 성장하기 위해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믿음의 중요성...멘토들이 던진 화두 참석자들은 질의응답을 통해 선수들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함께 하기도 했다. “부모님께서 축구를 반대할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한 유소년 선수의 질문에 최영준 감독은 학부모들을 향해 아이들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일단은 부모님, 학생의 진지한 대화가 필요합니다. 학생이 선수로서의 뚜렷한 목표 의식이 있다면 나중에 후회하지 않도록 밀어주세요. 그리고 의연하고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지만 최 감독은 축구 선수로 대성하는 게 꼭 성공의 길은 아니라고 했다. “소수점 안에 들어가는 선수들을 목표로 삼으면 좋겠지만 꼭 그게 성공이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어린 선수들이 축구를 좋아하면서 선수가 아니더라도 체육 교사, 스포츠 앵커 등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수 있도록 유도해주세요.”
황보관 기술교육실장은 선수의 바람직한 상을 묻는 학부모의 질문에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라고 조언했다. “좋은 자질이 있는 선수가 환경이 합쳐져서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한 연구를 했었습니다. 중요한 건 선수가 목표가 있는지, 그리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세운 계획의 구체성은 얼마나 있는지 입니다. 구체적으로 ‘나는 5년 후에 무엇이 될 것이다’ 혹은 ‘당장 1년 뒤에 어떤 역량을 키울 것이다’로 꿈을 꿔보세요. 만약 크로스 스페셜리스트를 꿈꾼다면 그렇게 되기 위해 3년, 5년 후에 무엇을 해야 할지, 아니면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과 계속적인 노력이 중요한 거죠.”
윤영길 교수는 좋은 선수들의 요소, 올바른 축구문화, 축구의 의의와 위대함에 대해 설명했다. 특히 윤 교수가 강조한 핵심도 ‘믿음’이었다. “노자의 <도덕경>에는 ‘낳고 기르되 소유하려 하지 말라’라는 말이 있습니다. 내 자녀들의 재능을 아끼기 위해 내가 소유하려 하는 건 나도 불행해지고 아이들도 힘들어지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각각의 역할로 존재해야 하고 인정해야 합니다. 조금 더 우리 아이들을 믿어보면 좋겠습니다. 아직 어리게 보이겠지만 조금만 더 믿어보면 우리 아이들은 결국 해낼 것입니다.”
각각의 특색을 지닌 멘토들은 저마다의 진솔한 한 마디로 참석자들의 머리와 가슴을 두드렸다. 흔치 않은 ‘축구 토크쇼’를 통해 유소년 선수들은 운동장에서 얻지 못한 새로운 마음가짐을 배웠고, 학부모들은 선수들에 대한 믿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볼 계기를 얻었다.
경남 거제시에 위치한 연초중에서 참석한 학부모 임지은 씨는 이번 멘토들과의 만남을 통해 유익한 교훈을 얻었다고 전했다. “축구를 시작한 순간부터 성공한 선수들의 이야기만 들었고, 아이들도 그런 선수만 본보기로 하고 있었는데 이원영 선수의 이야기를 듣고 많은 걸 느꼈습니다. 아이들도 그랬을 것 같네요. 오늘 강연회를 통해 학부모로서 아이들의 미래에 대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건강하게 즐기는 축구를 할 수 있도록 이끌어야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위로가 많이 되는 강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