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판 클럽메이트 스토리] 제8장 :
한국에 온 미사또 상(현재와 2년전 과거의 회상)-40회
미사또 상은 일본으로 돌아간 후에도 선우와 가끔씩 영어로 이메일을 주고 받았고 사이판에 한번 더 오기도 했었다. 선우는 글 쓰는 걸 그다지 좋아하지도 않았고, 더더구나 영어로 뭘 쓴다는 것은 더 끔찍한 일이었기 때문에 마음만큼 성의껏 답메일을 보내지는 못했었다. 그러다가 다른 여자들처럼 연락이 서서히 뜸해지면서 잊혀져 갔다. 분명히 그런 줄 알았던 것이다.
선우는 그녀와 함께 했던 즐거웠던 추억들과 가슴 설레었던 추억들을 하나하나 회상해 보았다. 자신의 품 안에서 너무나 행복해했던 아름다운 미사또 상. 사랑을 나눌 때에도 우아한 기품을 잃지 않는 사람. 선우는 문득 가슴 한구석이 시큰 아려오는 것을 느꼈다. 선우는 답장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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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Misato san,
미사또 상,
Long time no see! How have you been? I have been missing you and Yukichi a lot.
오랜만이군요! 어떻게 지냈어요? 나도 당신과 유키치를 많이 그리워했답니다.
Of course I’m dying to meet you. Please inform me of your convenient day and time to meet.
물론 당신을 너무 너무 만나고 싶습니다. 당신에게 가장 편한 날짜와 시간을 알려주세요.
Truly yours,
Sun-Woo
진정한 당신의,
선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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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우는 예전 같았으면 훨씬 많은 시간을 사전을 찾으면서 끙끙거리고 나서도 문법도 많이 틀린 내용을 썼을 텐데 상당히 빨리, 훨씬 부드럽게 메일을 쓰는 자신의 변화를 문득 느끼고 흠칫 놀랐다.
유나에게 배운 영작문 실력으로 미사또 상에게 메일을 보낸 게 약간은 유나에 대한 배신행위 같은 느낌이 들어서 알 수 없는 죄책감 비슷한 기분도 들었다.
미사또 상에게서 답장이 왔다. 2주 뒤 금요일 저녁에 웨스틴 조선 호텔 로비에서 만나자는 내용이었다. 자기는 토요일 오후에 일본으로 돌아간다고 했다. 그녀와의 금요일 저녁 만남은 다음날 토요일까지 이어지게 될 것이고, 다음주 토요일에는 유나와 ‘서로 가르쳐 주기’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선우는 토요일에 유나를 만나서 바뀐 프로그램으로 상체 운동을 가르쳐 준 후 유나와 스타벅스에 영작문 공부를 하러 갔다.
l Conversation-6: At Starbucks with Yoona
l (대화-6: 스타벅스에서 유나와 함께)
유나: “오늘은 영시를 공부하기로 해요.”
Yoona : “Let’s study an English poem today.”
선우: “영시라구요?”
Sunwoo: “English poem?”
유나: “네. 토마스 무어의 [당신이 내 곁에 있을 때는] 이라는 시예요.”
유나: “Yes, [When thou art nigh] by Thomas Moore.”
-----------------------유나가 가르쳐 준 영시----------------------
When Thou Art Nigh
- Thomas Moore-
When thou art nigh, it seems
A new creation round;
The sun hath fairer beams,
The lute a softer sound.
Though thee alone I see,
And hear alone thy sigh,
'Tis light, 'tis song to me,
'Tis all - When thou art nigh,
When thou art nigh, no thought
Of grief comes O'er my heart;
I only think - could aught
But joy be where thou art?
Life seems a waste of breath,
When far from thee I sigh;
And death - ay, even death,
Were sweet, if thou wert nigh.
당신이 내 곁에 있을 때는
- 토마스 무어 (아일랜드의 시인 : 1779~1852)-
당신이 내 곁에 있을 때는
내 둘레의 모든 것이 새롭게 보여요.
햇빛은 보다 맑고
류트(옛날 현악기) 소리는 더 부드러워요.
나 혼자 당신을 보고
혼자 당신의 한숨 소리를 들어도,
나에겐 빛이요 노래요
모든 것 이예요 – 당신이 내 곁에 있을 때는.
당신이 내 곁에 있을 때는
어떤 슬픈 생각도 내 마음에 와 닿지 못해요.
나는 오로지 생각해요 – 당신이 있는 곳엔
기쁨 말고 어떤 다른 것이 있을 수 있을까 하고.
삶은 호흡의 낭비일 뿐이예요,
당신에게서 멀리 떠나 한숨 지을 때는.
그리고 죽음 – 그래요, 죽음마저도
달콤할 거예요, 당신이 내 곁에 있으면.
유나와 선우는 나란히 앉아있었고, 유나의 얼굴은 긴 머리에 가려 보이지 않았다. 요즘은 쓰지 않는 옛날 영어였기 때문에 유나는 선우에게 한 문장 한 문장, 한 단어 한 단어를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선우는 왜 하필 유나가 많고 많은 영시 중에서 이런 영시를 가르쳐 주는지 알 것 같기도 하고 모를 것 같기도 했다. 뭔가 유나 덕분에 자기의 지적 수준이 갑자기 몹시 향상되는 것 같아서 고맙기도 하고 기분이 좋았던 건 분명했던 것 같다. 그러나 이 답답한 남자는…………………………
-To be continued (계속)
첫댓글 두 사람이 점점 끌리고 있군요~~ㅎㅎ 부럽다...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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