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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호주 관광 가이드
3일째 날이 밝았다.
(호주 여행으로서는 실제적으로 이틀째 되는 날이다.)
새벽같이 잠이 깨었지만 별로 할 일이 없었다.
한국에서 같았으면 아침 걷기운동이라도 할 시간이지만 이곳은 그럴 여건이 되지 않아 여행일정 내내 아침운동을 포기하기로 했다.
1년 365일을 날마다 빠짐없이 하던 운동을 연 이틀이나 하지 않으니 몸이 개운하지 않은 것 같다.
나는 보통 새벽 5시 쯤 일어나서 매번 준비체조, 4km쯤 속보로 걷기, 샤워하기로 아침 운동을 대신하는 데 이러한 습관은 10년 넘게 길들어져 온 것이라 이제는 나의 몸이 스스로 운동에 적응되어진 것 같다.
그래서 새벽시간에 일어나는 것은 자명종이나 모닝콜에 의존한 적이 없이 아무리 전날 밤에 늦게 자거나 피곤한 몸 상태라도 스스로 잠이 깬다.
그렇게 습관을 들인 탓에 아침 운동 자체에 몸이 적응되어서 아침운동을 하지 않으면 몸과 마음이 상쾌하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런 아침 운동을 외국 여행을 와서 굳이 실천하지 못할 이유는 없지만 운동화나 운동복을 따로 챙기자면 짐이 많아지고, 또 낯선 지방에서 어떤 코스로 운동을 하러 나갈 지 등도 염려가 되어 그만 두었던 것이다.
그래도 아침에 일찍 일어나던 습관대로 눈을 떴고, 두어 시간 동안 화장실에서 샤워와 용변을 보고, 남는 시간은 신영복 교수의 동양고전 읽기 ‘강의’라는 책을 읽기로 했다.
여행 기간 동안 얼마나 독서를 할 여유가 있을까 했는데 의외로 아침 시간은 독서하기에는 정신도 맑고 시간적 여유도 넉넉하였다.
이미 수차례에 걸쳐 탐독해오던 책이라서 슬렁슬렁 넘기며 내용을 살피고, 한문 구절들을 암송하지만 별로 집중은 되지 않았다.
아마도 환경이 급격히 변해서 그런지, 내가 나이가 들면서 책에 대한 집중력이 부족해서 그런지 알 수는 없었지만 요즘 들어 동양고전이나 철학 관련 서적들을 펴면 그 내용이 머릿 속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대신에 가벼운 읽을거리가 자주 손에 잡히는 데 여행기라든가, 역사 속의 숨은 일화 등이 주요 독서 대상이다.
책을 읽다보면 나의 정신적 건강 상태가 나타나는 데 집중력이 요구되는 철학이나 동양 고전을 자주 접할 때가 가장 정신적으로 건강할 때이고, 기인열전이나 풍수지리에 관한 책을 자주 접할 때는 정신적 방황을 하고 있다는 증표이다.
호텔 내부의 식당에서 아침 식사로 양식 뷔페를 먹고 짐을 차에 실었다.
우리가 탄 차는 벤츠 리무진으로 관광버스인데 겉모양은 하얀 바탕인 체 아무런 글씨나 문양, 그림이 그려져 있지 않았다.
우리나라 같으면 알록달록한 색깔은 물론 여행사 마크나 이름이 큼지막하게 옆구리를 장식하며 화려함을 경쟁할 텐 데, 이 나라 호주의 모든 관광버스는 흰색으로 아무런 글씨도 문양이나 그림도 붙어있지 않았다.
이것만 보아도 우리와의 차이가 두드러진다는 것을 절감할 수 있었다.
우리에게는 화려함으로 뽐내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쳐질 것 같은 두려움이 앞서 차의 외관을 온갖 화려한 색상과 글자들로 어지럽게 도장해야 직성이 풀리는 데, 그래서 관광버스마다 외부와 내부를 꾸미는 데 많은 비용을 아끼지 않아야 하는 데, 이곳은 철저히 우리와는 반대인 것 같았다.
실용과 눈에 보이지 않는 규제가 관광버스의 외장에 나타나는 데 모든 관광버스는 흰 색으로, 모든 장의차는 검정색으로 도색을 한다는 것이다.
이렇듯 화려하지 않은 색상은 파스텔 톤의 도시의 미관에 어울린다.
만약 건물들은 수수하고 소박한 색상인데 관광버스가 반짝거리는 화려한 색상으로 치장된다면 그 불균형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이것이 바로 선진 사회의 단면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전체의 조화를 위해 구성원 각자가 참여하면서도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려는 겸손함 마저 보였다. 반면에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남보다 앞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쟁의식, 한 발이라도 뒤질세라 절박하게 뛰는 조급함,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의 정당성 따위는 팽개쳐 버리는 게 현상적인 실태가 아닌가?
차를 타고 두 시간 정도 달렸다.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은 널따란 들판과 나지막한 야산에 가득 덮인 삼림의 모습의 연속이었다.
오스트레일리아 대륙의 특징이 비교적 낮은 구릉지대로 이루어진 것 같다.
호주는 대륙이 6개 주 연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중 우리 여행단은 대륙의 남동부 해안지방에 위치한 New South Wales주에서 주로 돌아다녔다.
이 New South Wales주는 땅 넓이는 다른 주에 비해 좁지만 인구는 가장 많을 뿐 아니라 호주 최대 도시인 시드니를 포함하고 있는 교육과 경제, 관광의 중심지이다.
대륙의 서부에는 광활한 사막 지대나 산악 지역이 많이 분포하고 지하자원의 매장량도 막대하지만 그들은 그것을 개발하는 데 그리 조급하지 않다는 게 가이드의 설명이었다.
호주는 해안을 따라 도시가 발달하여 시드니, 멜버른 등 주요 도시는 모두 해안가에 있다고 한다.
<시드니 타워에서 내려다본 상업지구의 전경>
두 시간을 쉬지 않고 달려도 평원과 구릉의 모습은 연속되었고, 그 규모는 우리나라에서 상상한 것 이상이었지만 비슷한 풍경의 연속이라 지루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우리 여행단의 호주 가이드로 나온 박성규 소장의 재담에 우리는 지루함을 달랬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이민 온 지가 20년 가까이 되었다고 자기 소개하였다.
차 안에서는 물론 가는 곳 마다 얼마나 박학다식하게, 쉴 새 없이 설명을 해대는지 그 말솜씨와 재치에 혀를 내두르지 않을 수 없었다.
심지어는 자신의 이민사를 비롯한 인생 역정을 빠짐없이 소개하는 바람에 우리 여행단은 그가 잡고 있는 마이크를 빌릴 새가 없을 정도였다.
박성규 소장의 경력을 소개하는 데 귀를 솔깃하게 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것은 1980년대 후반기에 서울 정화여상이라는 사립학교에서 민주화 투쟁을 하다 해직되었다는 점이었다.
나와 해직교사라는 동질성 때문에 우선 그에게 정감이 갔다.
자신을 58년 개띠라고 소개하기에 나보다는 약간 손아래라는 사실은 알았지만 굳이 내 나이를 밝히지는 않았다.
대개 우리나라 사람은 상대방에게 나이로 어른 대접을 받으려는 경향이 많아 심지어는 자신의 나이를 속여서 높이 말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나는 나이가 많으니까 존중받아야 한다는 주장에 별로 동의하지 않는다.
그래서 내 앞에서 나이가 많다는 것을 은근히 강조하는 이들에게 편하게 대해 주지 않는다.
나 역시 상대방이 나보다 손아래라고 해서 나이를 앞장 세워 자신을 과시하거나 상대방의 기를 누르려고 한 적이 아직은 없었다.
나이를 먹은 만큼 나잇값을 하여야 하고, 그런 자연스런 관계에서 서로 나이를 알게 된다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아직은 서먹한 관계에서 나이를 묻고 답하는 것을 어색해 한다는 듯이다.
어쨌든 박성규 소장은 나와 같은 세대를 살아왔고 살아온 흔적과 아픔을 같이 하는 동지애를 느낄 수 있어서 나는 늘 그와 가까운 좌석에 앉아 많은 질문도 하고 그의 흥에 장단도 맞추어 주었다.
그가 우리와 함께한 시간은 4일로 차를 타고 다니거나 걸으면서 설명을 해준 시간을 합하면 족히 24시간은 넘었을 정도인데 이 긴 시간동안 그의 입담은 그칠 줄을 몰라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어떤 경우에는 라디오 모노드라마를 듣는 듯하다가. 어떨 때는 향토사학자의 전문적인 관광해설을 듣는 듯 할 정도로 막힘이 없이 그야말로 청산유수처럼 그의 입에서는 온갖 지식과 경험과 에피소드가 쏟아져 나왔다.
그의 달변에 감사와 탄복은 결국 그와 헤어질 때 우리 여행단의 작은 성의 표시로 금일봉을 전하기도 하였다.
4. Neptile 야생동물원
이윽고 차는 Neptile이라는 곳에 도착하였다.
이곳은 야생동물원으로 호주 특유의 야생동물인 캥거루, 코알라, 악어 등을 관람할 수 있었다. 우리는 악어가 서식하는 악어 연못은 걷는 듯 달리는 듯 통과하였고, 코알라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여 코알라를 배경으로 개인별 사진 촬영을 하였다.
코알라는 우리가 사진을 찍어도 가만히 있었다. 온순한 동물이라 그런 줄 알았는데 그런 점도 있지만 워낙 움직이기를 싫어하는 게으른 습성의 탓이 더 크다고 한다.
코알라를 보살피는 관리원은 앳되 보이는 호주 아가씨였는데 관리를 맡은 걸로 보아 코알라가 얼마나 순하고 공격성이 없는 동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 같았다.
코알라와 사진 촬영을 마친 단원들은 다음 코스인 캥거루와 만남의 장소로 이동하였다.
캥거루 역시 인상부터 무척 온순하게 보였다.
건방 비슷한 과자를 손바닥에 올려놓으면 캥거루가 다가와 손 위의 과자를 핥아먹는데 이때 머리를 쓰다듬어도 캥거루는 거부하지 않고 낯선 손을 받아들인다.
원래부터 인간을 두려워하지 않았는지, 동물원에서 사육하다 보니 그렇게 인간과 친밀하게 되었는지는 몰라도 호주에 와서 캥거루의 머리를 쓰다듬어 보았다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되었다.
1 시간여의 Neptile 야생동물원 관람을 마치고 스탁톤 비치로 이동하였다.
스탁톤 비치란 이름 그대로 해변에 위치한 사구인데 관광적인 흥미를 돋우느라 백색 모래사막이라 부르는 것 같았다.
일행은 모래사막 전용 4WD 자동차를 타고 사막을 2km 정도 질주하였다.
도착한 곳은 경사가 급한 모래 절벽이었는데 우리는 이곳 모래절벽 위에서 샌드보딩을 타고 내려오는 체험을 하게 되었다.
샌드보딩은 눈 위에서 타는 보드처럼 생겼는데, 폭은 한 뼘 정도이고 길이는 1m 남짓한 플라스틱 판이었다.
이 판을 엉덩이에 깔고 급경사의 모래절벽을 내려오는 체험으로 절벽의 높이는 20 m 정도이고 경사도는 30~40° 정도로 그리 공포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처음에는 주저주저하던 여선생님들도 한두 번 하다보니 재미를 느꼈는지 곧장 미끄러지기를 반복하였다.
절벽을 미끄러지는 모습을 스냅 사진으로 잡느라 촬영 전문인 박수영 선생은 변변히 샌드보딩도 타보지 못한 것 같아 미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였다.
어찌 생각하면 머나먼 호주까지 와서 이러한 아이들 장난 같은 유희에 희희덕거려야 하는지 돌아보게 했다.
샌드보딩 타기를 마치고 옷과 몸에 달라붙은 모래를 털어내느라 쩔쩔 맸다.
워낙 모래 입자가 가늘어서 피부에 붙으면 여간해서는 떨어지지 않았다.
스탁톤 비치에서 체험을 마치자 곧바로 1시간 정도 이동하여 포트스테판으로 옮겼다.
이곳에서는 점심을 먹고 돌핀워치 크루즈라는 선상 돌고래 관람 체험을 하기로 했다.
포트스테판은 작은 항구 도시로 얼핏 인구가 1만 명도 되어 보이지 않는 규모였다.
그렇지만 항구에는 수많은 요트와 보트가 정박해 있었는데, 마치 한 가구에 한 척의 요트를 소유하고 있을 정도로 많은 배에 놀라움을 금할 수가 없었다.
내가 알기로는 최고급 레저로서 평가받는 요트 레저가 이곳에서는 거의 일반화 되어 있는 것 같아 부러웠다.
바다 쪽을 향해 열린 주택들도 풍치를 더했다.
눈에 거슬릴 정도로 높거나 화려한 주택은 눈에 띄지 않고 모두가 그만그만한 규모의 2,3층 주택들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으며, 색조는 대부분 하얗거나 밝은 색조를 띠고 있었다.
그 건물들은 혼자 돋보이려 하지 않고 전체가 어울려서 해변 가의 운치를 더하는 듯 했다. 이 작은 해변 마을에도 우리나라 사람이 운영하는 한식당이 있었고 우리는 한식 메뉴로 점심을 즐겼다.
점심을 마치고 크루즈 선에 몸을 실었다.
2층으로 된 크루즈 선은 우리 일행은 물론 또 다른 한국 관광단을 태웠으며 중국, 호주 등관광객도 탔지만 단연 한국인이 많았다.
10분 정도 항구를 떠난 배는 돌고래가 자주 출몰한다는 바다 위를 맴돌았다.
잠시 후 우리의 기대대로 돌고래는 뱃머리의 좌우에서 모습을 나타내었다.
돌고래의 등지느러미가 물 위에 나타나면 먼저 발견한 사람이 “야! 돌고래다.”라고 함성을 질러 알려 주었고 그 함성을 쫒아 우리의 시선을 옮기기 바빴다.
크루즈 선을 운항하는 선장은 호주인 이었는데, 그는 돌고래가 나타난 방향을 마이크를 통 해 우리말로 알려 주었다.
“아페(앞에), 올흔 쪽(오른쪽), 뒤헤(뒤에)!”
얼마나 한국 관광객이 자주 다녔으면 호주인 선장의 입에서 우리 말 안내 멘트가 나올까 하는 생각에 입가에 씁쓸한 미소가 흘러나왔다. 호주의 관광 수입에 대한민국이 기여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곳곳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돌고래의 습성은 원래 한곳에 머물지 않고 수온이나 먹이를 찾아 남태평양 여기저기 수 만 km를 떼를 지어 다니는 게 보통인데 특이하게도 포트스테판 근처의 돌고래 집단만큼은 이동하지 않고 터를 정해 놓고 산다고 한다.
그래서 1년 내내 언제든 돌고래를 볼 수 있게 되었고, 크루즈 선을 이용하여 관광객을 유치한 기발한 발상이 바로 ‘돌핀워치 크루즈’라는 선상 돌고래 관람 체험으로 호주를 방문한 관광객에게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관광 상품으로 일역을 담당하게 된 것이다.
호주인들의 관광 사업에 대한 탁월한 감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저녁 6시 경에 시드니로 귀환하여 한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저녁을 마치고 호텔로 돌아온 후 8시 반에 인근 레스토랑으로 향했다.
그간 한 번도 그럴듯한 장소에서 얼굴을 맞대고 술 한 잔 하지 못한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서였다. 맥주를 주문하고, 치킨 안주가 나오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을 술잔만 앞에 놓고 담소를 하였다.
이윽고 안주가 나오고 본격적으로 술잔을 비우기 시작하는데 안타깝게도 10시에 영업을 끝낸다는 것이었다.
우리가 정작 안주를 놓고 술을 마신 시간은 한 시간도 채 되지 못했으니 어디 제대로 술맛이 났겠는가?
우리가 아쉬워한다 한들 어쩌랴.
이 곳은 우리나라처럼 심야영업을 하는 술집이 없고, 이처럼 모든 레스토랑이나 주점이 모두 10시면 문을 닫는다는데.
레스토랑을 나온 일부는 호텔로 곧장 돌아오지 않고, 인근 맥킨리 대학 교정을 심야 방문했다고 한다.
주로 여 단원들이었는데 남자 단원 몇 명은 보디가드 역할을 위해 따라 갔다고 한다.
그곳에서 무엇을 보았는지, 무슨 일을 했는지 관심을 가지고 듣지는 못했지만, 아마도 레스토랑의 일정이 너무 일찍 끝난 아쉬움을 달래보려고 밤바람을 쐬러 가지 않았을까하고 막연히 추측을 하였다.
가이드의 주의에 따라 되도록이면 밤 외출은 삼가라는 것이었다.
호주 사람은 낮에는 신사이지만 밤이 되면 특히 동양인에게는 치한으로 돌변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동양인은 나이가 들어도 몸매가 자그맣고 날씬하여 그들의 탐욕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 말을 듣고 호주 사람들의 체형에 관심을 두고 관찰하였더니 두드러진 특징이 보였다.
그것은 호주나 뉴질랜드나 마찬가지였는데 어린이나 결혼 이전의 여성들은 정말로 몸매가 날씬하고 얼굴도 인형처럼 예쁘게 생겼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학교 방문을 할 때 본 초등학생 한 명 한 명이 너나없이 귀엽고 예쁘기 짝이 없었다.
그런데 이런 예쁜 얼굴과 몸매는 중년이 되면 전혀 딴 사람같이 변해버리고 만다.
얼굴도 우리나라 사람보다 훨씬 나이가 들어 보이는데 그것은 피부가 쉽게 노화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보다 더욱 심각한 변화는 몸매가 드럼통처럼 비만형으로 변한다는데 있다.
이러한 비만 현상은 남녀를 불문하고 대부분의 중년 남녀에게 나타나는 것 같았다.
내 눈에 보인 호주 사람들 중 최소한 절반 이상은 이러한 비만형 몸집을 가지고 있다고 확신할 수 있다. 그 비만의 정도도 우리의 상상을 벗어날 정도로서 평균적으로 체중이 100kg은 족히 넘어보였다.
이러한 비만 현상의 원인이 음식 때문인지, 비만 유전자 때문인지 알 수는 없지만 그들이라고 해서 왜 다이어트에 대한 의식이 없었겠는가?
어지간히 다이어트 노력을 해도 비만을 면할 수 없기에 길거리에 수많은 비만한 남녀가 득실거리는 것이다.
이런 호주인들의 눈에 우리나라의 여성은 어떻게 인식될 것인가 짐작이 된다.
그들의 눈에는 우리나라 여성들처럼 다이어트에 열을 올리며 몸매 관리에 사활을 걸 듯한 날씬하고 몸집 작은 귀여운 여성들을 보면서 침을 흘릴 만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행기에서 느낀 한국여성의 아름다움이 이제 같은 여행단의 여교사에게도 확산되는 즐거운 충동이 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