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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수석 Korea 짱 원문보기 글쓴이: 조동운/반장
* 호롬보 헛/산장[Horombo Hut] - 키보 헛/산장[Kibo Hut] * 이동 거리/시간 : 약 9km, 표준 5시간 소요 * 해발 고도 : 3720m - 4703m * 키보 헛/산장(Kibo Hut 4700m) 출발 : 09:35 도착(2008. 1. 20. 14:15 ) 총소요시간은 4시간 40분, 점심 식사를 안 했기에 거의 비슷하게 산행 * 기상 악화로 다음날 새벽 산행으로 결정[1월 21일 월요일 05:15 출발] |
약간 기온이 내려 간 듯 침낭이 따뜻하다는 느낌이 없이 그냥 잘 수 있는 상태다. 가볍고 보온효과가 높은 제품으로 구입을 한 것인데, 휴대하기에 편리성만 갖고 준비를 하다간 낭패를 볼 수 있음도 유념해야 할 것이다. 빙하 물을 이용해서 식수로 사용도 하고 일상적으로도 사용되는데 화장실 물 내리는 손잡이도 매우 튼튼하다. 기압이 떨어지니 모두가 긴장을 하면서 지내야 한다. 컨디션이 등정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아침식사는 코코아에 우유 넣어서 마신다. 찬밥에 부어서 비빔을 만들고 쌈장을 넣는다. 느끼한 이야기다~ 하지만, 먹어야 체력관리가 되기에 나는 맛있게 먹고, 또 계란 후라이와 핫도그도 먹으면서 체력을 보강하는데 주력을 했다. 아침 공기는 차갑지만 상큼하고, 안개는 끼었지만, 비가 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한 날씨다. 세네시오와 애버라스팅 플라워를 대상으로 기념촬영도 하고 순조롭게 오늘도 출발하는 느낌을 가졌지~
계곡에 멋진 세네시오가 군락을 이루고, 애버라스팅 플라워가 노란색 꽃으로 군락을 이루고...
애버라스팅 플라워가 군락을 이루면서 멋지게 피어 있는 모습이다.[영혼의 꽃]
애버라스팅 플라워를 배경으로 한 컷~[식사를 하고, 출발 전에 여유 있는 모습]
햇볕도 약간 있어서 그림자도 형성되는 악몽을 예견치 못한 출발 전의 기념촬영~
포터가 가져다 준 물병의 물에 정수 액을 넣고 사용을 한다. 혹시 모를 배탈을 예방하기 위함이지…….서서히 고소증 증세가 우리의 발목을 잡는 시간이다. 팀원 중 3명이 고소 증으로 더 오르기가 어렵단다. 결국 가이드 1명을 배치하여 고소에 적응을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우리는 6개조로 편성하였고, 09시 35분에 호롬보 산장을 출발하였고, 나는 가장 앞쪽에서 걸었다. 최대장이 후미에서 문제 발생에 대비를 해야 했기 때문이다. 서서히 날씨가 흐려지면서 안개비로 판단한 날씨가 생각보다 어렵게 전개되고…….
짐을 포터에게 맡기고 우리짐만 챙겨서 출발하기 직전의 모습이다. 비옷을 착용한 사람도 별로 없다. 안개비로
판단한 것이 엄청난 고통으로 다가온 것이다.
우산을 쓴 것으로 볼 때 비에 대한 대비가 확실했어야 하는데, 가이드[흰색 잠바]도 대비가
없었고, 너무나도 안이하게 판단한 부분이다. 신발이 젖는 것에 대한 보완책, 저체온증에 대한
대비, 우산과 비옷 등 확실하게 준비했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우리는 단순한 안개비로
판단했고 고개만 넘으면 날씨는 좋아질거라 믿었다.
여기에서 기상에 대한 대비가 소홀했던 것이 전체적인 산행에 큰 영향을 주게 된 부분이다. 최대장도 경험하지 못한 날씨였을 것이고, 가이드도 닥칠 기상에 대해서 예견이 소홀했던 것은, 정말이지 흔치 않은 날씨를 우리가 맞이했을 가능성도 크다. 만약에 비가 계속 내릴 것이고, 신발에 물이 다 들어가면 다음날까지 영향이 클 것이라는 측면을 미리 감지하고, 대비할 수 있는 혜안이 있었다면 이후에 닥칠 어려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해소할 수 있지 않았을까?
갈림길에서도 비는 내렸으나 모두는 비가 그칠 것으로 판단했기에 비옷도 착용하지 않고 이동이 된 것이다.
대부분 1회용 비닐옷을 착용했는데, 비가 많이 올 경우 신발과 바지 부분은 젖게 마련
최대장도 비가 그칠 것으로 판단한 모양이다. 우의 착용이 안된 상황이다.
나도 사실은 준비가 제대로 된 것은 아니었지~ 그저 일상적인 산행의 형태, 옷도 간편하게 입은 상태이고, 오직 1회용 비옷이 나에게는 버팀목이 될 터이니.. 오르다보니 상황은 더욱 안 좋아진다. 이렇게 인원이 많은 경우에는 짐을 운반하는 포터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인원을 가이드와 함께 편성하여 팀원을 세분화 할 필요성을 느끼는 상황이다. 포터는 우리보다 일찍 짐을 운반하고, 식사와 관련된 준비를 포함해서 일상의 사항을 미리 준비도 해야 하지만, 중요한 것은 팀원들이 제대로 산행하는데 도움이 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그런 면에서도 체계적으로 편성되지 안 했고, 더욱 어려운 상황에서 우왕좌왕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 나는 선두에서 몇 분의 팀원과 가이드 1명과 선두그룹에서 움직였다. 비가 예사비가 아니라는 느낌을 갖고, 비박이 가능한 바위에서 옷을 껴입고, 팀원분의 스틱을 배낭에 결속하고, 손의 보호를 위해서 아무것도 들지 않는 상태를 유지했고, 계속 이동할 수 있었다. 도시락에 대한 것도, 사전에 나눠주어야 하는 상황인데 그것도 조치가 안 되고 보니 모든 실타래가 엉킨 듯한 현상이 될 수밖에…….
순간적으로 판단을 한 바위 밑 비박 가능한 장소다. 여기서 우리는 옷을 추가로 입었고, 스틱을 손으로 드는 것은 저체온증에 노출이 되리라 보았기에 손에 드는 것이 없도록 배낭에 결속을 했고, 최대한 비를 적게 맞는 방안을 생각하기도~
사실 도시락을 나눠 주었다고 하드래도 비가 내리는 상황, 또는 4300미터를 넘는 고산에서는 추위 때문에 쉽지 않았으리라는 측면도 있지만, 이렇게 악천우 일수록 체력유지에 칼로리 섭취는 필수다. 나는 비상식으로 준비된 초콜릿을 포함해서 틈틈이 섭취를 해야 했다.
10시 55분 라스트 워터 포인트를 통과하는 시점에서는 아래 바지가 젖어서 계속 올라오고 있었다. 하지만 걷는 것이 현명하고, 키보를 향하는 것이 목표 달성에 필요하다고 보았다. 자칫 머뭇거리다가는 전체가 등정이 불가능 할 수 있다고 판단도 했다. 가이드가 전부 편성되었고, 최대장이 후미 쪽에 있기에 나는 선두 쪽에서 움직이고 있는 나를 포함 4명과 가이드가 키보까지 함께 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왜냐하면 목표는 우후루 피크[5895m]이지, 전체가 움직이는 것은 비를 피할 곳도 없는 상황에서 적절한 판단이 아니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는 연기할 시간도 없고, 못하면 실패하는 것으로 다음 프로그램을 해 왔다. 어떤 일이 있어도 나는 우후루피크에 설 각오였고, 그러려면 갈 수 있는 역량은 있어야 했기에, 계속 키보를 향하게 된 것이다. 연락망도 없었고, 또 나보다도 선두에 2명이 이동하고 있었기에 효율적으로 모두가 키보로 오리라 믿었던 것인데, 일부가 탈진현상이 나타나고, 얼굴이 시퍼레지고, 상황이 안 좋아서 최대장이 하산명령을 내렸다는 이야기를 올라온 팀원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던 사항이다. 애초부터 하산명령이란 부적절한 용어였음을 표현한다. 올라가기 어려운 상황에 있는 팀원만, 파악을 해서 가이드를 편성 하산시키면 되고, 오를 수 있는 팀원은 비에 적게 노출되게 올려 보내는 조치가 필요했다. 왜냐하면, 이미 오를 것이냐, 내려갈 것이냐 이전에 4명은 이미 키보를 향해서 이동 중이었기에 불필요한 용어임을 표현하는 것이다. 어쨌든 경륜이 많은 현지 가이드들도 이렇게 안 좋은 비바람에 대해서 예견을 못했는지……. 아니면, 엄청난 기상악화가 우리에게 찾아온 것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지만, 인터넷 그 어디서도 이렇게 어려운 기상 상황은 읽을 수 없었으니, 우리에게 매우 힘든 기상악화 이었음도 표현하면서, 좀더 기상악화에 미온적으로 대처한 부분에 대해서도 반성하고, 다음에는 우발적인 사태에 좀더 체계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함을 생각해 본다.
점심식사를 하는 곳, 라스트 워터포인트를 통과하면서 한 컷~
고도를 높이면서 강한 비바람이 어느 순간에 하얀 눈으로 변했다. 온 천지가 하얀색으로 바뀌어지고 있었다. 젖은 손을 포함해서 신발, 아래 바지부분이 많이 젖은 상태가 올라와서 걷는 것도 지장을 준다. 쉴만한 곳도 없고, 함께 올라가고 있는 팀원 분도 추위와 고산과 배고품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모습이다. 그렇지만 최선의 방법은 꾸준히 발걸음을 키보 헛으로 향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기온도 떨어지고, 하얀 세상으로 바뀌는 모습이다.
우리가 걷는 길로는 녹은 물들이 흐리기도 하고...
스산한 느낌을 주는 날씨가 계속 되었고, 내일까지도 염려가 되면서 불안감을 조성하는 듯~
키보 헛에 드디어 도착을 하는 순간이다. 힘든 여정이었다. 젖지만 안했어도 한기를 덜 느꼈을 텐데....
길멘스포이트의 높이와 소요시간이 5시간이라는 이정표 밑에 키보 헛[4700m]이 표기되고...
16시 넘어서야 점심을 먹는데, 팀원 몇 분의 수고로움으로 라면을 끓여서 식사와 함께 따끈한 라면 국물을 마시니 더없이 좋았다. 12인 실을 배정받아 일단 옷을 갈아입을 수 있었으나, 12인실의 매트리스는 앞 사람들이 사용한 흔적들로 어려움이 많다. 축축이 젖어 있는 상황~ 모든 게 젖었다. 포터가 가지고 온 배낭도 비에 노출되어 속 내용물이 젖었으니 어려움은 더욱 크다. 12인실 바닥도 물기에 젖어있고, 따뜻하게 할 그 무엇도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모든 장비와 옷 등이 젖어서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못 된다. 컨디션도 안 좋고, 체력 소모도 컸으니 어떤 좋은 해법이 있겠는가? 우리는 오를 것이냐 말 것이냐를 논쟁의 화두로 삼았고, 조금이라도 옷 등을 말려서 새벽에 등반에 임하자고 합의를 보았다. 아울러 정상 등정 희망자를 파악하니 5명, 길맨스포인트[5861m]는 6명, 하산은 2명으로 잠정 조사가 되었다. 아마도 내일 올라가는 시점에서는 또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
식당에 먼저 비스켓하고, 옥수수 튀긴것이 먼저 나왔다. 비를 맞아서 상황이 안 좋다.
비좁은 12인실에 비에 젖은 물건들이 여기저기 갈 곳을 잃은 듯....
조금이라도 말려 보겠다는 생각인데, 쉽지가 않은 상황이다.
지금까지 적어온 메모 노트가 안 보인다. 좁은 공간 테이블위에도 비에 젖은 배낭들로 가득~, 팀원 분이 함께 도와서 젖은 배낭 밑에서 찾을 수 있었다. 휴~ 다행이다. 그런데 많은 물기가 메모 노트 속으로 스며들면서 떡판이 되었다. 일이 자꾸 만들어지는 상황이다. 모두들 추워서 안절부절……. 현재 시간은 20시 50분 일부는 침낭 속에서 체온 유지를 하고, 나는 젖은 메모 노트에 4각의 휴지를 각 장에 끼워 넣으면서 물기를 제거하는 작업을 하고……. 배낭을 확인하니 올라오다가 호롬보 헛으로 내려간 분의 배낭이 여기 키보 헛에 있다. 물론 침낭도 여기에 있어서 그 분은 침낭 없는 하루 밤을 지새우게 될 거라는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다.
최대장과 메인 가이드와 협조를 구해서 우리는 신발이며, 옷 등을 말리기로 했다. 쿡이 음식을 요리하는 허름한 창고에서 우리의 옷과 양말과 신발 등을 말리는데 직접 가 보았다. 춥고, 을씨년스러운 환경~ 음식을 요리하는 가스버너를 켜고 포터들이 말리는 작업도 어려운 상황이다. 습도가 높으니 말리는 것도 더디다~ 나는 그들을 격려하는 입장에서 20여일 전에 면세로 구입한 고급 케이스담배 US 10$ 가까이 되는 것을 취송선배님으로부터 선물 받고, 간직해 왔는데 오늘 포터들에게 돌리고, 케이스도 갖고 싶어 해서 건네주는 시간들……. 우리는 꼬옥 올라가야 한다는 강렬함이 자리했기에 어려운 상황을 풀어가려고 몸부림을 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마르는 흉내만 되었나? 뒤에 확인한 사항이지만, 등산화가 불에 그슬려서 일부가 녹았다. ㅠㅠ 등산화/양말도 척척하고, 옷도 일부 척척해서 등산화는 휴지를 넣거나, 타월을 넣어서 최대한 물기를 제거 했고, 양말과 옷 들은 36.5도의 인체 난로를 침낭 속에서 작동시키는 것이었다.
포터들에게는 완전한 고급 담배일 것이다. 나는 피우지 않기에 적절할 때 사용하려고 가지고 다녔다.
그들은 가느다란 담배를 보면서 신기해 하기도... 너무나 좋아했다.
협소한 공간~ 몇 군데에서 옷이며, 신발이며 말려야 했지~
노트를 찾아서 어려운 사실들을 기록할 수 있었으니 어려움 중에서도 더없이 다행스럽다.
나도 내일을 위해서 수면을 취해야 한다.
아직 나에게는 고소증이 크게 오지는 안 했지만, 언제 닥칠지 모를 일~,
약간 컨디션이 안 좋고, 머리가 개운치 않는 정도다.
22시쯤 되면서 인체 난로를 가동 시키고 비몽사몽 속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