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lf -Portrait 1886
겨울이 지독하게 추우면
여름이 오든 말든 상관하고 싶지 않을 때가 있다.
부정적인 것이 긍정적인 것을 압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받아들이든 받아들이지 않든
냉혹한 날씨는 결국 끝나게 되어 있고,
화창한 아침이 찾아오면 바람이 바뀌면서 해빙기가 올 것이다.
그래서 늘 변하게 마련인 우리 마음과 날씨를 생각해 볼 때,
상황이 좋아질 수도 있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Self Portrait in a Dark Felt Hat 1886
우리가 살아가야 할 이유를 알게 되고,
자신이 무의미하고 소모적인 존재가 아니라
무언가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존재임을 깨닫게 되는 것은,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살아가면서 사랑을 느낄 때인것 같다.
1879년 10월 동생 테오에게-
Self Portrait with a Grey Felt Hat 1886-1887
다른 사람들 눈에는 내가 어떻게 비칠까.
보잘것없는 사람, 괴벽스러운 사람, 비위에 맞지 않는 사람,
사회적 지위도 없고 앞으로도 어떤 사회적 지위를 갖지도 못할,
한마디로 최하 중의 최하급 사람......
그래, 좋다. 설령 그 말이 옳다 해도
언젠가는 내 작품을 통해 그런 기이한 사람,
그런 보잘것 없는 사람의 마음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보여주겠다.
1887 Self Portrait
그것이 나의 야망이다.
이 야망은 그 모든 일에도 불구하고
원한이 아니라 사랑에서 나왔고,
열정이 아니라 평온한 느낌에 기반을 두고 있다.
1882년 7월 동생 테오에게
Self Portrait 1887
진정한 화가는 양심의 인도를 받는다
화가의 영혼과 지성이 붓을 위해 존재하는게 아니라
붓이 그의 영혼과 지성을 위해 존재한다.
진정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캔버스가 그를 두려워한다.
1885 동생 테오에게
*****
Vincent Van Gogh (1853- 1890 )
생전에 단 한작품의 유화만을 팔수 있었던...
죽기직전에야 아주 조금씩 인정을 받기 시작한 화가
빈센트 반고흐
그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강한 의지는
그를 평생 따라다니며 괴롭혔던
가난과 궁핍,..지독한 고독과 사람들의 몰이해로 인한 소외와 외로움...
언제 시작될지 모르는 발작에의 공포와 두려움에 서서히 소진되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끝맺게되요
Theo Van Gogh (1857- 1891)
하지만 그에게는 세상 아무도 인정하지 않던 그를
진정 위대한 예술가라 굳게 믿으며 어려운 형편속에서도
자신의 모든것을 나누며 지원해주고
세상이 외면했던 형의 고독하고 힘겨웠던 투쟁을 묵묵히 끝까지
함께 해주었던 동생이자 영혼의 동반자였던 테오가 있었어요
영혼의 편지는 고흐가 생전에 지인들
주로 동생 테오와 주고 받은 편지를 엮은 책이에요
******
Self-Portrait 1887 Spring
지금까지 형을 지원하는 일을
그만둘까 생각했던 것이 한두번이 아니야
하지만 그는 예술가야
그것도 아주 드문 재능을 가진 예술가
그런 그를 모른척 한다는 것은 화상으로서
한 사람으로서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것이 돼
그렇기에 나는 형을 계속 지원할꺼야
언젠가 형은 반듯이 후세에 길이 남을 멋진 작품을 만들게 될테니까
그런 예술가를 지원하지 않는것은 용서받지 못할짓이야
1888. 테오가 여동생 윌에게
Self Portrait 1887
테오...너의 짐이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기를,
될수 있으면 아주 많이 가벼워 지기를 바란다.
아무리 생각해도, 나에겐 우리가 써버린 돈을
다시 벌수 잇는 다른 수단이 전혀 없다.
그림이 팔리지 않는걸.......
그러나 언젠가는 내 그림이 물감값과 생활비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걸 다른 사람도 알게 될 날이 올것이다
언젠가 내 그림이 팔릴날이 오리라는건 확신하지만
그때까지는 너에게 기대서 아무런 수입도 없이 돈을 쓰기만하겠지
가끔씩 그런 생각을 하면 우울해진다.
Self-Portrait 1887
그런 쓸데 없는 생각마
나는 단지 형이 멋진 그림을 그려주기만을 바랄뿐이야
형편지를 받고 너무 마음이 아팠어
형은 당연한 일을 과장하는것 같아
형의 사랑과 작품들로
이미 나에게 몇배나 되돌려 주었다는 사실은 생각지도 않고 말이야...
그런것이야말로 돈보다 더욱 소중한 것이 아니겠어?
Self-Portrait 1887
염치없게 너한테 또 다시 돈보내 달라는 소리를 하다니
지금의 나란 인간은 정말 경멸 당해도 싸
내 마음이 얼마나 착잡한지 넌 모를꺼야
정말 훌륭한 그림을 그리려고 부단히 노력하는 화가가
왜 이렇듯 고통과 굴욕을 감수해야만 하는걸까
Self Portrait 1887
지난 몇년간 너에게 거액의 돈을 빌렸고
아직 그돈을 갚을 희망도 전혀 보이질 않아
항상 그 일로 가슴이 아프다
예술가와 금전관계란 정말 비정한거야
나를 먹여 살리느라 너는 늘 가난하게 지내겠지..
돈은 꼭 갚겠다..
안되면 내 영혼을 내주겠다
1888. 테오에게
1887 Self Portrait
형은 내게 빚진 돈 애기를 하면서 내게 갚고 싶다고 말하는데...
그런 이야기는 듣고 싶지 않아
내가 형에게 원하는 것은 형이 아무런 근심없이 지내는거야.
...
형이 원한다면 날위해 중요한 일을 할 수 있어
그건....과거에 하던 대로 계속 그림을 그리는거야
난 우리가 끝까지 버텨낼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1888. 테오가.
Self-Portrait with Pipe and Glass 1887
우리가 시련속에서도 계속 버텨낼수 있다면
언젠가는 승리할것이다
비록 우리가 흔히 이야기되는 사람들속에 들지는 못할지라도 말이야.
뭘 기대할 수 있겠니?
우리 앞에 아직도 싸움이 남아잇다면
그저 조용히 성숙하기를 바랄 수 밖에.....
1988. 테오에게
1887 Self Portrait
요양원(정신병원)같은 곳으로 들어갔으면 한다.
어느 곳에서든 혼자 머무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진다.
내 마음의 평화를 위해서 잠시나마 격리된 곳에 머물렀으면 해
최근 나의 생활은 너무 슬펐어
가장 슬픈것은 그토록 따뜻한 우애로 이 모든 것을 베푼 네게,
그토록 오랜 기간 항상 나를 지지해준 유일한 사람이었던 네게,
다시 원점으로 돌아와 이 모든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네가 나에게 보여준 선량함은 결코 지워지지 않을거야.
1889.4 테오에게
(이때 고흐에게는 힘든일이 많았어요
절친이였던 고갱과의 갈등으로 자신의 귀를 자른 사건
발작.......
고흐를 위험한 정신병자라고 여긴 이웃들의 진성서로
경찰서에 혼자 감금되기까지 했었어요
가족에게 특히 동생 테오에게 자신이 짐만이 된다고 느껴
자책감으로 스스로 정신병원에 갈것을 결정한듯해요
이후 고흐는 일년가량 정신병원에 머물게되요)
Self-Portrait 1887
정말 마음이 아파..
설마 정신병원에 들어가는 것이 돈이 적게 들어갈거라고 생각해서
나를 위해 그런 결정을 내린건 아닐테지?
만일, 정말 그렇다면 그건 형이 크게 잘못 생각한거야
부탁인데 그렇게 하지 말아줘,
나를 위해 형을 희생하는건 그만둬
형은 화가야.
돈 문제나 다른건 신경쓰지 말고
훌륭한 그림을 그리는것만 생각하면 되는거야
1889.4 테오가
1887 Self Portrait
이곳으로 오길 잘한 것 같다.
동물원 같은 곳에 갇힌 미친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보노라면
막연한 공포나 불안이 사라진다.
그러면서 정신병도 다른 여느 질병과 같은 병에 불과하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게다가 환경을 바꾼 것도 나에게 좋은 영향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1889. 테오에게
1887 Self Portrait
형이 그곳에 너무 오래 머물지 않길 원해
주변에 그렇게 많은 정신이상자들이 있는게 그리 유쾌하지는 않을테니깐
내가 원하는건
형의 생활을 돌봐줄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서
한편으로 형을 자유롭게 해주는 곳을 찾는 거야 .
그런곳을 분명 찾을수 있을거야.
다음편지에는 사람들이 형을 어떻게
대하는지 음식은 충분히 먹을수 있는지
주변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려줘
무엇보다 육체적으로든 정신적으로든 형 자신을 괴롭히지마
지금은 온힘을 다해 체력을 회복하는게 최선이야.
1889.5 테오가
1887 Self Portrait Autumn
불평하지 않고 고통을 견디고,
반감 없이 고통을 직시하는 법을 배우려다보면 어지럼증을 느끼게 되
하지만 그건 가능한 일이며,
심지어 그 과정에서 막연하게 나마 희망을 보게 될 수도 있어.
그러다 보면 삶의 다른 측면에서
고통이 지평선을 가득 메울 정도로 끝없이 밀려와 몹시 절망하게 된다.
하지만 우리는 고통에 대해, 그 양에 대해 아는 바가 거의 없다.
그러니 밀밭을 바라보는 쪽이 더 나을지도 모르지...
그게 그림 속의 것이라 할지라도.
1889.6 테오에게
Self Portrait with Felt Hat 1887-1888 April
지난 번에 보내준 형의 그림속에서
이전에는 형이 얻지 못했던 강렬한 색체의 힘을 볼수 있었어.
형이 생명체 안에 본래부터 내재한다고 강렬하게 느끼는 것들.
이런 것들을 그림으로 그리기 위해
형은 모든것을 극한까지 몰고가는 모험을 감수 했을 테니
머리가 얼마나 힘들었겠어.
혼란을 겪은 것도 무리가 아니야.
하지만 형이 다시 이해할 수 없는 영역으로 뛰어들게 될까봐 두려워.
형이 완벽하게 회복하기 전에는
그런 영역을 조심스럽게 지나쳐야지
곧장 뛰어들어서는 안 될것 같아.
1889년 6월 테오가
Self Portrait 1887-1888
내가 형만큼 섬세하지는 못하지만 이따금
형이 느끼는 감정에 나도 휩싸이면서
도저히 풀길 없는 많은 생각을 하게돼
용기를 잃지마 형
그리고 내가 얼마나 형을 그리워 하는지 잊지 말길....
1889년 8 테오가
1888 Self Portrait
너도 상상 할수 있겠지만 나는 지독하게 괴로왔다
다시는 재발하지 않을거라는 희망을 갖기 시작한 순간에
발작이 일어났으니까.......
아마 앞으로도 이런 발작이 또 일어나겠지
더이상 용기나 희망을 가질 가능성을 찾을수가 없어
다시는 발작이 일어나지 않으리라는 희망은 포기했어
나에게 더 심한 발작이 일어난다면
그림 그리는 능력이 파괴되어버릴지도 몰라.
발작의 고통이 나를 덮칠때 왈칵 겁이나고
공포를 느끼게된다.
삶은 이런 식으로 지나가 버리고
흘러간 시간은 되돌아 오지 않겠지
일할수 있는 기회도 한번 가면 되돌아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맹렬히 작업을 하고 있어
1889.8월 테오에게
1888 Self Portrait
형이 다시 아프다고 페이롱씨가 알려줬어.
불쌍한 형...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몰라
왜 형은 여전히 고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신은 형에게 대체 뭘 원하시는 걸까?
우리에겐 사내아이가 태어났어
아내도 건강하고
형의 이름을 따 빈센트라는 이름을 붙이기로 했어
이 아이역시 형처럼 강직하고 용감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하고 있어
1890.1 테오가
1889 September Self Portrait
사랑하는 형
우리가 이렇게 멀리 떨어져
서로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잘 알수 없다는 것이
얼마나 슬픈지 몰라
이번 전시회에서 형의 그림이 제일 좋은 자리에 놓였어
고갱은 이번 전시회에서 최고의 걸작은 형의 작품이라고 했어
형의 그림이 20인전에 출품하게 될거야
상황이 좋은 쪽으로 흘러가고 있는거야
피사로가 애기했던 가셰박사를 만났어.
그는 이해심이 많은 사람인듯해
외모는 형과 좀 닮은 듯했고
내가 형이 어떻게 발작을 일으키곤 하는 지 설명하자
그는 그게 정신병과는 무관할것같다고 했어
그리고 만일 자기의 생각이 옳다면 형은 분명히 회복될수 있을거라고 했어
이번 발작에서 회복되는데로 형을 하루 빨리 파리로 오게하고 싶어
1890. 테오가
1889 Self Portrait
형이 아무 소식이 없는걸 보니 여전히 상태가 좋지 않다는걸 알겠어
사랑하는 형...
내가 형의 고통을 덜어줄수만 잇다면 얼마나 좋을까
20인전은 대성공이야
모네는 형의 그림이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그림들중 최고라고 햇어
아주 많은 화가들이 내게 형의 그림 애기를 했어.
형의 다른 그림들도 보겠다고 우리집까지 왔다가
완전히 넋을 잃었다니까....
이제 우리 둘의 성공이 가까이 와있어
사랑하는 형....
형이 행복하고 건강하다는 소식을 들으면
세상의 그 무엇보다 큰 기쁨이 될거라는 사실을 잊지마
형이 빨리 회복하기를 매일 기도하고 있어
1890.4 테오가
1888 Self Portrait
이번 발작은 두달씩이나 계속 되고 있어
정상을 되찾았을때는 한없이 쓸쓸해
내 몸이고 내 마음이지만 이미 내것이 아닌것 같아
게다가 내가 그린 그림을 보면 정말 끔찍해
오리에에게 전해주지 않으련
이제 내 그림 평론은 그만 해달라고...
( * 오리에는 고흐의 천재성을 알아보고 호평을 써준 최초의 평론가였어요)
이정도의 그림을 갖고 그런 평론을 쓸수 있다는 사실이 나는 견딜수가 없어
정말이지 슬픔으로 가슴이 에이는것 같아
그가 발표한 글을 도저히 읽을수가 없어
그는 나를 잘못이해 하고 있어.
게다가 난 너무도 깊은 슬픔에 빠져 있어서
세상에 알려지는 것을 견딜수가 없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내 기분은 전환시켜주지만
사람들이 그것에 대해 떠들어대는 걸 듣는 일은
그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나를 고통스럽게 해
너는 인간세상에 이토록 슬픔이 가득하다는것을 상상하지 못할거야
1890.4 동생테오에게
1890년 7월 27일 고흐는 자신의 가슴에 총을 두발 쏴서 자살을 시도후
병원으로 옮겨짐
1890.7월 29일 새벽 동생 테오의 품에서 숨을 거두게됨
( 그때 그가 동생에게 한 마지막 말이
" 이모든것을 끝냈으면 좋겠다" 였다고 해요)
1889 Self Portrait with Pallette
어머니....
형의 죽음이 저에게 얼마나 큰 슬픔을 안겨주었는지
상상도 못하실 겁니다..
저는 평생 이 슬픔을 짊어지고 살아야합니다..
이제 와서야 형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나타납니다
하지만 이젠 늦었습니다.
형은 제게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유일한 형이었습니다.
테오가 어머니에게 ...
출처 : 빈센트 반 고흐의 " 영혼의 편지 "
노무라 아쓰시의 " 고흐 37년의 고독 "
그역시 형이 죽은뒤 급작스레 건강이 악화되었고
고흐에게 있었던 발작의 증세가 테오에게서도 나타나기 시작했다고해요
1891년 1월 25일 고흐가 죽은지 불과 6개월 만에
동생 테오도 발작으로 인해 사망하게 되구
프랑스의 작은 마을에 있는 형의 묘지 바로 옆에 나란히 뭍히게 되요
1887 Two Sunflowers
1887 Two Sunflowers
지치고 고단해 보이는 해바라기 꽃 두송이
불과 6개월을 두고 같이 세상을 떠나
함께 묘지에 나란히 뭍인 두 형제의 모습을 보는거 같아서
왠지 슬픈 느낌을 받게 되는 그림이라는....
1889 Self Portrait with Bandaged Ear
내가 표현하고 싶은 것은 ,
감상적이고 우울한 것이 아니라
뿌리 깊은 고뇌다.
1889 Self Portrait with Bandaged Ear and Pipe
누군가 나의 그림이 성의 없이 빨리 그려졌다고 말하거든
" 당신이 그림을 성의 없이 급하게 본것"
이라고 말해주어라
...
Steve Raiman - Dance With The W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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