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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주의는 본성인가
돈 미첼의 문화정치, 문화전쟁 9장 인종부분의 발표를 맡아 참고로 읽은 책입니다.
아래 내용은 발췌가 주를 이루나, 제 생각이 들어간 부분도 여러있고, 가공한 부분도 여러있습니다.
p.15
'반유대주의'라는 용어는 1870년대 후반에야 등장한다.
p.19
미국에서는 이탈리아계나 아일랜드계 이민자들이 그랬듯 유대인들 역시 20세기 내내 '사회적, 정치적인 포섭 과정'을 통해 '백인임(whiteness)'을 점차적으로 '성취해냈다'. 셈족의 일원인 유대인은 백인이 아닌 것으로 여겨질 때가 많았다. 19세기에는 아일랜드인도 잉글랜드나 미국에서 '흑인' 취급을 받았다. 이탈리아인도 미국에서는 백인과 흑인 사이의 모호한 위치에 있었다.
p.19
한 방울(one drop) 규칙
p.20
'인종'이라는 개념
인종이라는 개념 속에는 피부색, 종교, 행동 양식처럼 생물학적인 요소와 문화적인 요소가 모두 들어가 있다는 점이다.
생물학적 요소와 문화적 요소가 어떤 비율로 배합되는지는 역사적인 시기에 따라, 해당 집단이 어떤 그룹이냐에 따라 달라진다. 유대인과 아일랜드인 등의 '백인임 정도'가 달라지는 것에서 보았듯 인종적 지위는 정치적 협상력에 따라 결정되고 변화한다.
따라서 '인종주의'라는 용어는 불가피하게 사회적인 힘과 정치적 갈등의 영향을 받게 된다.
p.25
어퍼머티브 액션
p.30
인류의 두드러진 외양을 연구하면 이성을 사용하고 '문명화'하는 능력, 예술적인 능력, 성적으로 문란한 경향 등을 파악할 수 있다는 생각도 광범위하게 퍼져 있었다.
p.36
상상력의 불모지였던 유럽의 암흑기
노아 - 함
함의 아들 가나안이 평생 종이 됨. 함의 이름은 히브리어로 침(Ch'm)에서 나온 말로, 검정 혹은 불에 그슬렸다는 뜻을 담고 있다. 이 이갸기는 아프리카인들을 노예로 삼는 것을 정당화하는 이론적 근거로 자주 활용됐다.
p.42
1492년
서구의 근대성이 탄생한 시점으로 여겨져 온 그 해는, 내부의 타자를 내쫓고(유대인 추방) '문명화된' 기독교 세계 밖으로 정복과 약탈을 나가기 시작한 상징적인 해이기도 했다. 인종주의의 원형 격인 공격과 함께 근대가 시작했다.
p.43
'인종'의 역사를 알려면, 유럽 식민주의자들이 식민화한 땅의 문화를 있는 그대로 보지 않고 자기네들이 생각한 대로만 보았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p.47
프랑스 역사학자 츠베탄 토도로프(Tzvetan Todorov)가 지적했듯, 인디언들은 '그렇든 아니든(either/or)'이라는 아주 특별한 논리에 이중으로 구속
p.47
'인종'이라는 말이 영어에 등장하는 것은 16세기라는 것이 정설이다.
프랑스어의 '라사(rassa)'와 '라세(race)', 이탈리아어의 '라차(razza)', 포르투갈어의 '하사(raca)', 스페인어의 '라사(raza)' 등 유럽의 다른 언어에서 비슷한 단어가 쓰이기 시작한 때와 일치한다. 16세기 중반이 되자 이 단어의 의미가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인종이라는 말은 가족, 가계, 혈연 같은 것들과 관련돼 있었다. 중세 말기 귀족이나 왕실 가족의 세대를 잇는 연속성을 가리키는 말로 중요한 쓰임새를 얻었던 것이 그대로 이어진 것이다.
p.48
자연을 바라보는 계몽주의의 입장
p.50
아메리고 베스푸치가 브라질(붉은색 염료의 재료로 쓰이던 '브라질 나무'가 많이 있는 곳이라는 뜻)과 베네수엘라(작은 베네치아라는 뜻) 등의 이름을 지었다.
p.51
계몽시대를 풍미했던 합리성은 주로 분류학의 형태로 나타났다. 인종의 개념도 자연의 다양성을 분류해내야 한다는 열성과 점점 결합되는 양상을 보였다.
p.53
현대의 학자들은 최초로 인종 이론을 정립한 학자로 칸트를 꼽고 있다.
칸트는 1764년 "어떤 사람의 피부색이 새카맣다는 것은 ...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는 증거다" 흄의 말을 인용함.
p.54
1555년, 존 록(John Lok)이 기니에서 노예들을 데려왔다.
p.55
그럼에도 흑인들의 주된 이미지는 야만적이고 짐승 같다는 것이었다.
(흑인들의 성적 에너지에 대한) 두려움, 당대인들이 갖고 있던 억압된 욕망같은 것들이 흑인 남성에게 투사 → 셰익스피어의 <오셀로>에 반영
p.56
특히 검은색을 추한 것과 연결짓고, 아름다운 것을 미덕으로 여기는 현상이 팽배해 있었다. 17세기와 18세기의 미학자들은 인류의 궁극적인 아름다움을 그리스와 로마 미술에서 찾는 경향이 강했다.
p.58
노예무역은 아프리카인들이 인간보다 모자란 존재(sub-human)라는 시각을 낳았다. 아프리카인들은 열등하다고 생각했기에 그들을 노예로 부리는 것을 정당화할 수 있었고, 이는 다시 아프리카인들을 노예화하는 것을 제도적으로 공고히 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p.60
흑인들은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종이라고 생각했다.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래서 그는 노예로 부리는 것이 아프리카인들을 문명화하는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p.60
19세기가 되자 다양한 인종 이론들이 떠올랐다.
① 인류는 서로 구별되는 영속적인 특질을 지닌 몇 가지 종류의 인종으로 나눌 수가 있으며,
그렇게 분류된 인종은 인류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핵심적인 개념이라는 것이었다.
② 다양한 인종들을 서로 구분하게 해주는 뚜렷한 물리적인 특징이 있다. 피부색, 얼굴 모양, 머릿결 같은
것들이 그런 표지(marker)가 된다. 골상학이 발달하면서는 두개골의 크기와 모양도 여기에 보태졌다.
③ 여러 인종들은 제각각 구분되는 사회적, 문화적, 도덕적인 특질을 천성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④ 타고난 재능과 아름다움에 따라 인종을 일관된 위계질서로 나열할 수 있다.
그 맨 위에는 백인이 있고 밑바닥에는 흑인이 있다.
p.61
정복이라는 개념, 그리고 서로 다른 계급들은 '인종적으로' 기원이 다르다는 발상은 19세기의 위계적 사고 구조에서 중요한 흐름을 이뤘다.
p.62
두개골과 추론 능력
백인 남성과 여성, 하등인종 비교
p.66
인종주의적인 사고가 생겨나 발전하기까지, 민족이라는 발상이 핵심적인 구실을 했다.
p.68
골상학과 인상학의 연구 성과들은 모호하기 그지없었기 때문에 결국 두 학문은 무너졌고, 인종주의 이론가들마다 자기 구미에 맞는 인종의 범주들을 만들어냈다. 그들은 민주주의나 권위주의 같은 수많은 문화적, 정치적인 습성들을 멋대로 인종과 연결지었다.
p.69
+ 계급과 성별
p.70
계급과 성별이라는 문제는 항상 민족, 인종이라는 개념과 섞여들었다.
p.72
미국 사회에서 진짜 백인은 누구인가?
진짜 백인은 누구인가? 아일랜드인, 유태인, 이탈리아인....
p.76
1840~1940년대 백인 형성이 역사를 보면 인종적 범주는 유동적이고 불안정하다는 걸 분명히 알 수 있다.
인종이라는 개념이 아주 엄격하고 분명 생물학적 차이를 함축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보면 참으로 기이한 일이다.
p.77
'뮬라토'는 스페인어로 잡종을 뜻하는 단어에서 파생된 용어다. 뮬라토의 지위는 불확실했다.
주마다 인종 분류를 둘러싸고 서로 다른 혼란스런 기준이 생겨났다.
루이지애나 주의 경우 프랑스계나 스페인계 조상을 둔 좀 더 밝은 피부색의 '크레올(creole)'들은 자유인이었다. 증조부 8명 중 7명이 흑인인 7/8 흑인은 '망고(mango)', 조부모 4명 중 3명이 흑인인 3/4 흑인은 '삼보(sambo)', 조상 중에 흑인이 단 한 명이라도 있으면 '메멜루(meamelou)'라 불렀다.
p.78
노예제 폐지 → (두려움) → 흑인 법령(흑인차별정책)
미국에서의 아파르트 헤이트
남북전쟁 이전에는 북부들에서조차 흑인들은 유흥업소에 드나드는 것이 금지됐으며 숙련공이 되거나 직업학교에 들어갈 수도 없었고 교회나 기차에서도 분리된 공간에 있어야 했다는 점이다. 흑인들도 세금을 내지만 투표권이 없었다. 배심원이 될 수도 없었을 뿐더러 심지어 법정에서 증인이 되는 것도 불가능했다.
p.83
제국주의적인 팽창은 계급을 '인종화'시킨 새로운 사회적 경관(social landscape)에 지적, 경제적 자원들을 공급해주었다.
→ 인종, 계급, 젠더 그리고 제국
노동 계급이 성장하자 중,상층 계급에서는 그들을 '미숙한''인종'으로 떼어내려는 움직임이 일었다.
노동 계급의 주거지였던 도시 슬럼가를 'swamp', 'wilderness'로 묘사함.
→ 언어를 통해 사고를 규정함 → 그 사고를 통해 공간을 규정함
즉, 언어가 공간을 생산하게 됨.(권력으로서의 언어의 모습)
p.86
Ornamentalism
오너멘텔랄리즘은 패션, 인테리어 등에서 장식적인 것을 중시하는 '장식주의'로 번역되기도 한다.
훈장주의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영국 역사학자 David Cannadine
영국의 식민지 간접 통치를 위해 앞잡이(!!)를 만들어냄. 그 앞잡이들에게 백인 통치자들이 달고 다니는 기장이나 서구식 군장, 번쩍 거리는 메달 따위가 수여됨.
p.89
식민주의 시대의 지식이라는 것들이 직,간접적으로 제국주의 프로젝트 속에서 식민지 주민들을 복속시키기 위한 것이었음을 잘 인식하고 있다.
p.96
그러나 다윈의 진화론은 곧 당대를 풍미하던 과학적 인종주의에 흡수됐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그룹이 이른바 '사회적 다윈주의자들' 이었으며, 이는 우생학자들의 정치 운동으로 이어졌다.
p.100
최근의 연구들을 살펴보면 홀로코스트의 부상은 갑작스러운 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전체 흐름을 봤을 때도 유태인 학살할 뚜렷한 이유가 나타나지 않은 상태여서..
p.121
프란츠 보아스(Franz Boas)
- 인종, 언어, 문화 사이에 필연적인 상관관계는 없다고 주장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원시인'과 '문명인'의 마음(의식)에도 근본적인 차이는 없다는 주장을 펼쳤다.
p.122
두뇌의 차이는 영속적이라던 과학적 인종주의의 핵심 논제에 일격을 가한 연구였다.
북부의 흑인들이 남부의 백인들보다 지능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인류형질학적 연구와 가계도를 상세히 분석해보니, 흑인과 백인의 혼합으로 태어난 '잡종'인구가 '순수 유럽계' 로 알려진 사람들보다도 오히려 인종적으로 더 동질하다는 걸 알 수 있었다.
p.124
인종 개념에 과학성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입증해 보이기가 어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인종주의 과학자들마다 인종의 분류가 달라서 몹시 뒤죽박죽이었다는 것이다.
어떤 기준을 적용하든 인종이라는 개념은 모호성을 피할 수 없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어떤 인종이 '순수한 인종'인지를 밝혀내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었다.
p.125
인종주의 과학
생물학적 결정론은 유전자와 인상학, 문화 등을 뒤섞어놓은 혼란스러운 것이었끼 때문이다.
p.129
예전에 '인종적 차이'로 불려온 '집단들 간의' 차이보다 한 그룹 '내부의' 유전적 변이, 즉 그 집단을 구성하는 개인들의 차이가 대개는 더 크다.
p.130
* 내 발표와 관련
인종주의 과학자들은 너나없이 이른바 '인종'을 자신만의 독특한 수로 구분하려 했다. 그러면서 통상적으로 겉에 드러난 특징을 기준 삼아 나머지는 비정상으로 보는 편견을 고집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 백인 정권의 아파르트헤이트(apartheid, 흑백 분리) 통치 시절 '유색 인종(coloured)' 의 테두리는 갈수록 더 넓어져, 나중에는
'케이프 유색인종(케이프타운에 거주하는 유색인종)'
'케이프 말레이(케이프타운의 말레이계 이주민)'
'그리콰(Griqua, 현지 원주민과 유색 인종 사이의 혼혈, 인종주의적 용어)'
'인도계'
'중국계'
'기타 아시아계'
'기타 유색인종'
등이 모두 거기 들어가게 됐다.
→ 벡인 정권이 인종의 딱지를 갖다 붙이려던 어리석인 시도의 한 예일 뿐이다.
햇볓을 많이 쬐면 검은 피부가 된다????
멜라닌이 많이 생겨날수록 피부가 검어진다???
피부가 가장 검은 사람들은 햇볕이 따가운 지역이 아니라 서아프리카의 습기찬 우림 지역에 살고 있다.
p.144
* 내 발표와 관련
유전론자들은 혼인 외 출산이나 실업률, 범죄율, 소득의 차이 같은 것을 사회적 요인보다는 개인의 IQ를 통해 더 잘 설명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해주는 데이터는 없다.
실제로 헌스타인과 머레이도 <입도분포곡선>에서 IQ 점수 차이가 사회경제적 지위 등 개인적 성취에서 드러나는 차이의 10% 이하, 적게는 5% 정도만을 설명해준다고 인정했다. 그러면서 그들은 "이 문장이 뜻하는 바는 한 사람의 IQ 점수를 가지고 그가 앞으로 어떤 사람이 될 지를 예견할 수 없다는 뜻"이라고 덧붙였다.
p.150
(영국) 당시 상원이 내린 결정은 '인종적 집단'의 정의를 정리해놓았다는 점에서 하나의 이정표가 됐다.
시크교도들은 자신들끼리 공유해 온 긴 역사와 고유한 문화적 전통, 공통의 지리적 기원(혹은 소수의 공통된 조상에게서 내려왔다는 혈연적 기원), 공통의 언어, 공통의 문학, 공통의 종교를 갖고 있으며,
소수이든 다수이든 커다란 공동체(영국 사회)에 속해 있는 하위 집단이라는 점에서 '인종적 집단'이라 할 수 있다고 판결문을 명시했다. 상원은 또한 남자건 여자건 어떤 사람이 스스로 인종적 집단의 일원이라고 느끼나면 그렇게 인정해줘야 한다고 밝혔다.
p.150
가장 중요한 것은, 이 결정이 '인종적' 집단을 판가름하면서 피부색 같은 표현 형질이 아닌 '문화적 기준'을 일차적인 잣대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이 결정은 때로는 독단적으로 남용될 수 있는 자발적인 자기 정의(self-definition) 의 개념까지도 인종의 판단 기준에 포함시켰다.
p.152
인종도 마찬가지지만, 무엇보다도 민족성은 '소속됨'과 '소속되지 않음' 사이에 경계선을 긋는 문제다.
...
사회과학자들이 민족 정체성 형성의 '상황에 따른(situational)', '맥락상의(contextual)' 특성이라 부르는 문제다.
예)
영국(British) 신문사의 인도 특파원으로 일하는 웨일스(Wales) 출신 여성 저널리스트를 예로 들어보자.
이 기자는 인도에서는 '영국인(English)'
영국으로 돌아가면 '웰시(Welsh)'
그러면서 인도나 아프리카, 중동 같은 지역에 갈 때에는 '유럽인'
하지만 영국인(British)으로서의 정체성과 국익이 중요하다고 굳게 믿으면서 영국이 유럽 연합에 가입하는 것에는 반대할 지도 모른다.
또한 '서구인(Westerner)'라고 붙여질 수도 있다.
p.153
민족이라는 범주가 굳어지는 과정을 넓은 의미의 '정치적 과정'으로 생각한다. 민족적 정체성은 끊임없이 주변의 맥락과 교류하면서 형성되고, 재형성되는 과정을 겪는다.
p.155
'흑인과 백인' 같은 인종적 개념과 '아시아, 카리브, 아프리카' 등 지리적인 구분이 뒤섞여 있다는 사실은 문제를 더 복잡하게 만든다.
p.156
검은 것이 아름답다(Black is Beautiful)라는 슬로건은 흑인 인구 집단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어 주었으며..
하지만 생물학적인 인종 개념을 마치 과학적인 양 포장하는 태도가 분류체계에 스며듦으로써 오히려 의료 혜택의 토대를 침식하고 있다는 사실..
p.158
흑인의 정이 역시 '한 방울' 규칙 따위에 의해 심하게 왜곡됐다. 만일 '한 방울' 규칙을 백인에게도 똑같이 적용했다면 미국 내 흑인 집단 전체가 백인으로 분류됐을 것이다.
p.160
인종주의의 정의 - 영국의 생물학자 스티븐 로즈(Steven Rose)
인종주의란 구분 가능한 어떤 인구 집단, 그룹, 혹은 인종이 다른 집단에 비해 천성적으로 우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말한다. '과학적 인종주의'는 언어와 그 밖의 과학적인 기술들을 이론적으로 동원해 특정 그룹이나 인구 집단이 지능, '문명', 그리고 기타 사회적으로 정의된 습성에서 열등성을 타고난다는 주장을 입증하고자 하는 시도를 가리킨다.
인종이 실제로 존재하며 인구 집단들 사이에서 자연적으로 경계가 형성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바로 인종주의자라는 것이 과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다.
p.161
강력한 인종주의(strond racism)는 분리되고 구별되는(생물학적으로 구분되는) 인종들이 존재하며, 인종들을 천성적인 차이에 따라 위계적인 질서로 나눌 수 있고, 인종 간 능력이나 특질의 우열성은 뒤바뀌지 않으며, 따라서 인종들 사이에 적대가 존재하는 건 당연하다는 주장으로 정의할 수 있다.
p.162
잡혼은 우월한 인종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잡혼(인종간 혼합)을 바람직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생각이 덧 붙여진다. 19~20세기에 퍼졌던 생각처럼..
p.164
지금 이대로라면 이 세기가 끝날 무렵엔 여기, 새로운 영연방에 400만 명이 살게 될 것이다.
이제 그것은 너무나 무서운 일이 되고 있다.
내 말은 이 나라가 다른 문화를 지닌 자들의 진창처럼 될까봐 사람들이 진실로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당신도 알다시피, 영국인들의 특성은 민주주의와 법을 대단히 발전시키고,
그걸 온 세계에서 행해왔다는 것인데, 그러니까 만일 그런 것들이 무너질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있다면,
사람들은 이곳에 들어오려는 이들에게 적대적인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 1978년, 영국 보수당 대표 마가릿 대처
p.166
역사적으로 민족 개념과 인종을 연결시키는 경향은 18세기 이래로 계속 줄었다. 그 대신 '민족'이라는 발상은 꾸준히 문화적, 영토적, 생물학적인, 인종의 원형에 해당하는 요소들과 결합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고유의 민족성이라는 개념이 만들어지는 데에는 서로 구분되는 앵글로-색슨, 독일, 골족, 슬라브족 등의 인종적 문화라는 발상이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p.172
영국의 파월 등등과 마찬가지로 르 펜은 자기가 주장하는 민족주의가 생물학적으로 '자연스럽다'는 식으로 옹호한다. 자신과 같은 종류의 사람들을 더 선호하는 것은 당연하는 것으로, 이는 민족을 동일체이자 생물학적인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것이다. "나는 내 딸을 조카보다 좋아하고, 조카를 이웃보다 좋아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모든 인간은 그렇다." 르펜의 유명한 주장이다.
이 주장은 생물학적인 특성과 문화적 특성을 결합시키면서 마치 그것이 '상식'인 양 묘사하고 있다.
p.174
현 시점에서는 이런 주장이 불러온 세 가지 결과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① 집단의 정체성을 들먹이는 주장은 '민족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실재(實在)이며
인간들이 본능적으로 지켜야 할 그 무엇'이라는 생각과 이어져 있다.
② 이방인에 대한 '민족적인' 반감과 적개심은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생각이 그 속에 함축됨.
③ 그러므로 이민자들은 자기네들이 '자연스럽게' 소속될 수 있는 나라로 옮겨라.
이런 주장들은 따라서 흑인과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자연적인' 조국은 영국같은 백인 민족국가가 될 수 없는 것으로 이어진다.
이 논리의 사슬은 흑인과 아시아계가 영국에 정착하는 것이 비백인 이주민들에게나 백인 원주민 집단에게나 모두 이롭지 못하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왜냐면 그것은 '자연'에 위반되기 때문이다.
p.175
원칙적으로 집단의 정체성 혹은 집단 분류는 복식(服飾), 언어, 관습, 종교 등에 바탕을 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인종' 개념과 연결하기보다는 민족주의나 자민족중심주의의 개념으로 보는 것이 적절하다.
또한 '외국인' 혹은 비국민에 대한 적대적 요소를 띠면서 자기네 국민 집단에 속하는지를 중시하는 경우는 인종주의라기보다는 '제노포비아'라 부르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제로 문화적 구분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불변의 구분으로 인식되고 이용되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유대인은 탐욕스럽다, 아프리카 혹은 아프리카계 미국인은 사납다,
아프리카계 카리브 출신은 범죄에 능하다
동양인은 교활하다는 통념이 곧 이들 집단이 가진 불변의 속서어럼 되어 오랜 세월 이어져왔다.
(우리나라 지역주의에서도 마찬가지인데.....)
각 집단에 대한 저런 식의 묘사는 어떤 스테레오타이프를 가리키는 상식적은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리고 그 속에서, 문화와 생물학 사이의 구분은 뒤섞여 버린다.
p.177
나는 지금 사회적인 특질이 '자연적인' 것이 되어가는 과정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를 좀 더 기술적이고 사회과학적인 용어로 표현하려면
'본질주의(essentialism)' 을 끌어오려한다.
본질주의의 관점에서 보면
문화적 속성과 생물학적 특징은 완벽하게 어우러진 하나의 얼개를 형성하면서,
겉으로는 드러나 보이는 시대적, 공간적인 차이 아래에서 불변의 본질로 작용한다.
엄밀히 말하면 인종의 현대적 개념은 항상 하나 이상의 생물학적인 기초에 바탕을 두고 잇다.
하지만 그 생물학적 기초가 눈에 들어나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바로 그렇게 때문에 '문화적 인종주의'라는 표현이 가능한 것이다.
특정한 주장 속에 인종주의적 요소가 들어 있는지 아닌지는 공적, 사적인 맥락 속에서 이해할 때에만 판단할 수 있다.
민족색이나 민족적 정체성 그리고 인종은 뚜렷한 구분없이 뒤섞이고 중첩되기 때문이다.
p.181
이슬라모포비아 - (영화) 내 이름은 칸
p.193
아이덴티티에 대한 이해
① 개인이나 집단의 정체성에서 '자기 인식'은 부분적인 문제일 뿐이다.
자신, 타인, 시민사회, 국가로 부터 규정됨. 여론 조사에서 소속 체크
② '차이에 대한 인식'에 달려 있을 때가 많다.
Self - Other 타인을 규정지음으로써 나를 규정짓는다.
미국인, 흑인, 여성, 젊은층 - 한국인, 백인, 남성, 노년층이 있으니...
'동일한' 특징을 지닌 집단 주위에 경계선을 치면 필연적으로 그 안에 속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거기서 배제되는 사람들, 집단에 소속되지 않는 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이 생겨난다.
→ '차이'의 존재가 정체성에 필수적인 것은 사실이지만
'편견'이나 '위협', 적대감 따위는 필수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기억해두자.
③ '권력 관계의 연속적인 과정'에 의해 만들어지고, '권위의 구조들' 속에 놓이게 된다.
④ 아이덴티티는 고정된 관념이 아니라, 유동적이다. 아니 살아 움직일 수도 있다.
⑤ 아이덴티니는 중층적이다. 교사, 대학원생, 형, 아들 ...
⑥ 여러 아이덴티티는 맥락에 따라 일관성없이, 때때로 모순적인 상태로 존재한다.
예) 학교나 작업장서는 '마초' 스타일, 집에 동생들을 대할때는 '여성적'
p.200
어느 정도 일관되게, 인종화된 틀에 따라 타인을 바라보는 성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증거
p.208
'인종화'라는 발상은 모호할 뿐만 아니라, 결이 고르지도 않고 변화가 심하며, 다차원적이고 '불완전한' 현상을 가리키는 개념이다. 그래서 이 개념은 인종주의자/비인종주의자의 단순한 차별화를 넘어선 유용성을 갖고 있다.
p.212
민족과 민족국가의 어디에도 '자연적'이라 할 부분은 없다. 민족이나 민족국가는 현대에 이르러서야 떠로은 개념이다. '민족의' 영토를 방어하고자 하는 습성 밑에 생물학저긴 영속성이 깔여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이방인'에 대한 적대감 혹은 제노포비아를 일반화하면서 '같은 무리'를 선호하는 것은 '자연적'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같은 무리'는 젠더와 피부색, 종교, 직업, 사는 곳, 인접성, 촌락, 도시, 국가, 혹은 '유럽'이나 '유럽 연합'같은 여러 국가(민족)들의 대규모 연합 등으로 때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 스케일적 사고가 필요하다.
이 작은 나라에 있을 때는 달랑 잘린 반쪽의 한반도, 실제로는 섬과 같은 전세계 유일한 분단 국가...
그것도 동,서로 영호남으로 나눠놓고........
해외나가서 우리나라 사람 만나면 그게 누구든 반가운 것이다.
이것이 지리를 배워야 하는 이유일 수 있다.
사람은 서로 상호작용, 이야기를 해보고 통하면 그 사람을 미워할 수는 없다.
모든 사람과 통할 수 없고, 친할 수 없는데.. 그것은 자기 동네에서도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p.213
'인종'은 현대의 산물이며, 18세기 이래로 형성된 '민족'이라는 개념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인종은 지적, 정치적, 문화적, 경제적 발전 과정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생겨난 결과물이다.
p.217
아이덴티티는 눈에 보이는 모습으로 유형화되게 마련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다른 집단에 속하는 사람들에 대해 예견하면서 저들은 이러저러할 것이고, 저들은 이러저러하게 생각할 것이라 믿는다.
남들에 대한 이런 기대치는 역사적으로 형성된 것이며 사회적으로 의미를 띈다는 점이 중요하다
피부색이 됐든 코의 모양이 됐든 두개골의 크기이든 마찬가지다. 사람들은 그런 요소에 의미를 부여해왔지만, 사실 모두 원래는 의미가 없는 것들이었다.
예를 들어 피부색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가르는 것은 자연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사실은 사회적인 과정이다. 앞서 미국과 영국에서 이탈리아인들과 아일랜드인들이 어떤 식으로 '백인'에 포함됐는지를 언급한 바 있다. '과학적 인종주의'가 끝내 일관된 설명을 제시하는 데에 실패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코의 모양이나 두개골 크기를 비롯한 신체적인 특징을 가지고 사람들을 분류하려 했던 것도 모두 부질 없는 짓이었다.
p.220
인종주의를 특징짓는 것은 인종 구분이 존재한다는 믿음, 그리고 무엇보다도 신체적, 문화적으로 우월한 인종과 열등한 인종 간의 위계질서가 있다는 특수한 믿음이기 때문이다.
p.223
제도적 인종주의 개념은 흑인들과 백인들이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경쟁하는 마당 자체가 평평하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p.229
인종주의는 의도적이고 직접적인 행동에서뿐만 아니라 무의식 중에 나타나는 차별이나 조직 문화 또는 관행 같은 간접적인 것들을 통해서 일상화되고 공고해진다.
p.237
1992년 출판된 해커의 <두 개의 나라 "흑인, 백인, 분리, 적대, 불평등>에 이를 뚜렷이 부여주는 수치가 많이 나온다. 1940년에는 흑인이 12%만이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지만, 1982년에는 이 수치가 82%로 올라갔다. 총소득에서 흑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1947년 4.7%에서 1989년 7.2%로 늘었다.
예를 들어 유명한 보수주의 정치학자 애비게일 선스트룸(Abigail Thernstrom)과 스티븐 선스트롬(Stephen Thernstrom)은 저서에서 불평등의 상당 부분이 흑인 문화에 내재된 바람직하지 못한 요소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흑인들이 백인이나 아시아계에 비해 태생적으로 IQ가 낮다고 주장한 헌스타인과 머레이는 말할 것도 없다.
p.239
인종주의가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의 삶에 역사적, 지속적인 충격을 미쳤다는 사실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아프리카 흑인들은 17세기 노예로 끌려온 이래 줄곧 '백인 어퍼머티브' 체제에 시달려야 했다. 공식적으로 노예들은 해방됐지만 그 결과물이래야 극단적으로 불평등하게 기울어진 경기장일 뿐이었다.
p.247
백인 빈곤층 조차도 주변의 흑인들이 겪는 곤경에는 동정심을 느끼지 않는다.
이유는 백인 중산층이 흑인을 위한 복지제도에 반대하는 이유와 똑같다. 미국 백인 대다수는 혹인들이 가난한 것은 흑인 자신들 탓이라고, 즉 그들이 게으르거나 지적인 능력이 모자란 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흑인들에게 너그러이 기회를 주는 것에 반대한다.
p.248
백인들은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대는 지나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흑인들은 매일 매일 인종차별을 감내하고 있으며, 출발선에서부터 자신들에게 불이익을 강요하는 은밀한 구조와 사람들의 태도에 맞서 싸워야만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p.249
인종평등위원회(CRE)의 트레버 필립스 위원장은 영국 사회가 '몽유병에 걸린 듯' 위험한 '인종 분리'를 향해 가고 있다고 경고한다.
p.253
옥스퍼드 대학 사회학자 앤서니 히스(Anthony Heath)는 1990년대 전국 센서스 조사 결과를 분석, 흑인과 아시아계가 여전히 '인종적 징벌'이라고 불리는 것을 겪고 있다는 결과를 내놨다. 그 징벌은 아주 첫 세대 때나 지금이나 그대로 였다.
p.264
인종주의는 다차원적이라는 점, 피부색 등의 신체적인 특징을 거론하는 방식도 제각각이고 문화적으로도 다양한 양상을 띤다는 점이다.
인종주의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 식으로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다.
인종주의는 아주 모호하면서도 모순적이다.
영국인들이 남아시아 문화에 대해 얼마나 다양하게 반응하는지만 봐도 이를 잘 알 수 있다.
남아시아의 문화적 이미지는 극과 극을 오간다.
검약하다는 사람들도 있고, 방탕하다는 사람들도 있다.
가족의 가치를 중시하는 바람직한 문화라는 평이 있는가 하면, 여성들을 억압한다는 부정적인 평도 있다.
얌전한 사람들이라 하기도 하고, 위험한 갱들이라 하기도 한다.
교육과 상업에 밝은 '현대적'인 사람들로 인식될 때도 있고, 억지 중매 결혼이나 종교에 대한 집착 등 옛것을 고집하는 '전근대적인' 사람들로 여겨질 때도 있다. 이와 동시에, 민족국가의 한계를 쉽사리 뛰어넘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한 '포스트 모던한' 사람들처럼 보이기도 한다.
백인 개인들이나 (국가, 사회) 기구들의 차별적인 태도와 경향성은 넓은 범위에 걸쳐져 있다.
그들이 비백인 소수 집단을 조화롭게 받아들이려는 자세를 얼마나 갖추고 있는지, 마지 못해서 혹은 조건부로만 수용을 하겠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어쩌면 기회를 틈타 언제라도 차별로 돌변할 수 있는 적개심이 동반돼 있을지도 모른다. 도심을 떠나 점점 교외로 옮겨가는 백인들의 이사 행렬, 그리고 도시 주변 흑인, 아시아계 거주 지역의 불편한 현실을 보라. 이는 물밑에서 들뜷고 있는, 더 크고 이중적인 적대감정을 겉으로 들어내주는 징표일 수도 있다.
p.269
지리, 문화적 집단들 간의 분쟁은 물론 인류 역사에서 끊임없이 계속되어온 한 부분이었다.
민족과 언어와 종교의 경계선이 이리저리 섞이면서 서로에 대한 편견과 적대감을 만들어내곤 했다.
문화적, 지리적으로 경계 지어진 각 집단들은
자민족 중심의 프레임을 통해서 바깥 세상과 외부인들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프레임, 즉 집단의 내부에서는 경제적, 문화적 차이와 성별 등에 따른
지정학적 단층선이 교차하고 있었음을 기억하자.
모든 집단들과 그 속의 소집단들은 각각 타자들을 '야만인'으로 전형화했다.
그러나 역사적, 인류학적, 심리학적 증거를 보면 자기 집단에 대한 충성심이 꼭 다른 집단에 대한 적개감으로 이어지라는 법은 없다.
집단 간 분쟁, 반감은 오랜 것이었지만 인종이라는 개념은 18세기 이후 발전한 것이다.
인종주의는 이전부터 있었던 자민족중심주의의 궤적을 충실히 따르면서도, 인간 집단을 새로운 프레임으로 분류하는 방식을 만들어냈다.
인종주의는 새로운 생물학적 지식과 지리, 문화적 개념을 바탕으로 인간 집단들을 평가했다.
그들은 사람들 사이의 경계가 있다고 보고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믿었다.
그런 '자연적인' 인류의 분리를 바탕에 깔고 지리, 문화적, '민족적' 개념으로 사람들을 구분했다.
인종이라는 거대한 요정이 병에서 한 번 빠져나오자,
그 효과와 영향력은 출발점인 유럽, 미국을 넘어 순식간에 퍼졌다.
일본, 중국, 그리고 인도의 지식인들과 정치 엘리트들은 인종이라는 생각에 젖어들었다.
그들은 인종적 순수성과 인종의 정수라는 생각에 심취해, 지리적, 언어적, 종교적으로 자기네들의
기원이라 생각되는 것에서 벗어나는 집단을 오염된 요소로 몰아 쫓아내려는 강박증을 보였다.
'인종'이라는 개념이 발명된 뒤로는 모든 지리, 문화적, 지정학적 분쟁들이 '인종화'될 수 있는 것들로 돌변했다.
'인종주의자'와 '인종주의자 아닌 사람들'의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지금 우리가 대면하고 있는 물음들은 '인종에 대한 이런저런 종류의 생각이 앞으로 정치와 문화에서 완전히 사라질 것인가' 혹은 '인종 개념에 바탕을 둔 모든 차별이 완전히 사라질 것인가'라는게 아니다!!!!
민족과 국가와 합법적 시민권 등의 여러 이슈를 둘러사고 문화적 경계선이 그어질 때면 인종화라는 현상이 나타나며, 그 일부분으로서 '인종'이 거론된다. 우리가 재보아야 할 것은 그럴 때에 인종이 '어느 정도나'튀어나올까 하는 점이다.
인종과 인종주의는 혈통, 민족, 종교, 성별 등과 결합하면서 온갖 다양한 형태를 취한다. 개인 혹은 집단의 정체성은 이중적이고 모호한 형태를 띤다. 그렇게 본다면 질문에 대한 답은 폭넓고 추상적인 것이 될 수 밖에 없다.
p.282
지금은 여러 아이덴티이들 간 상호 교차가 이뤄지는 시대다. 우리는 개인들이 아이덴티티를 창조하고 기존의 아이덴티티를 뒤섞어 새로이 재창조하는 세계에서 살고 있다. '흑인'에서 '백인'으로의 변화를 추구했던 마이클 잭슨이 그 극단적인 예 중 하나일 뿐이다.
p.284
'혼혈(mixed)' 혹은 '혼혈 인종(mixed race)'이라는 구분은 특히 해롭다. 그 속에는 '순수한 인종'이 존재한다는 걸 정당화하는 듯한 의미가 들어 있기 때문이다. 거기에다 '아시아계' 같은 지리적인 범주까지 덧붙임으로써 혼란은 더 커진다.
p.287
'인종' 개념이 지난 100년 동안 정당성을 잃고 대중의 머릿속에서 자리를 잃어온 것은 '질병'이 사라져서가 아니라, 인종차별적 관행을 부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ㅇ르 고민해 실행에 옮기고 인종주의 프레임을 깨뜨리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왔기 때문이다. 인종주의는 비합리적인 일탈이 아니다. 인종주의는 역사적으로 특수한 환경에서 성장했으며, 마치 인류 문화의 본질인 양 외필르 둘러쓰는 데에 성공했다.
인종주의적 관점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의학이 아니라 문화적, 정치적 프로젝트가 필요하다. 이상적으로 이야기하면 이제 우리는 탈민족, 탈인종의 시대로 넘어갈 필요가 있다.
1. 많은 한국인들이 백인과 비백인 외국인을 대하는 자세가 다르다는 것을 아마도 대부분 인정하리라.
일제를 패망하게 만들고 한국을 '해방시켜준' 미국에 대한 환상을 이해한다고 치자.
'역사적으로' 그렇게 생각할 여지가 있었다는 것, 백인에 대한 긍정적인 느낌이 주입되고 나니 백인이 아닌 이들을 '서구의 눈'으로 보게 되는 경향이 있다는 것...
2. 아이를 키우다 보면 '내 아이에게는 환경결정론, 남에게는 유전결정론'을 주장하는 부모들을 종종 보게 된다.
그러면서도 외국인에 대해서는 유전자 결정론을 주장하곤 한다.
'유대인은 머리가 좋대', '아프리카인들은 천성적으로 게을러'
개신교와 친미,친이스라엘주의의 영향력이 막강한 한국으로 역으로 '프로(pro) 세미티즘'이 퍼져 있는지도 모르겠다.
인종주의의 문제는 참 어렵다. '단일민족'을 내세워 순혈주의를 자랑삼는 이들이 아직도 많은 한국은 다문화 사회에 대한 고민이 미처 무르익지도 못한채 이런 문제들을 고민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글로벌화된 시대에 지구촌을 살아가는 살마으로서 반드시 생각해보아야 할 문제다.
저자의 주장
'인종이라는 개념은 실체가 없는 허구일 뿐' 이며, '이 허구적인 인종이 실제 존재하는 것으로 가정하고 특정 집단에 특정 인종의 틀을 씌어 차별하는 것이 인종주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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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종이 존재하지 않는 다는 말이 한국의 독자들에게는 오히려 생소할 수 있다.
겉보기에 분명 피부색이 흰 사람들, 덜 흰사람들, 검은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그렇지만 둥근 지구를 걸어서 한 바퀴 돌다보면 흰 사람과 검은 사람 뿐민 아니라 흰색과 검정 사이, 수많은 '중간단계'의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생물학자들은 이를 '유전적 경사'라 부른다.
완만한 내리막길의 어디서부터 어디까지를 딱 잘라 '언덕'이라 부를 것인가, 하는 문제와 비슷하다.
더욱이 피부색이라는 것은 인간의 유전자가 발현되는 어마어마하게 다양한 표현형질 중의 하나일 뿐이다.
인종주의는 분명 '근대적인 현상'이다. 근대 서구에서 민족이라는 발상이 생겨나고 민족국가들이 형서왼 것이 인종주의적 사고가 발전하는 데에 핵심적인 기능을 했다는 것이다.
우생학 → 위계질서
인종주의라는 것이 몹시도 혼란스러운 개념이다. 인종주의는 얼핏 보기에도 인종적-계급적-성적-지리적 개념이 혼재해 있는 다층적인 구조이다. 따라서 "이것이 인종주의"라고 말하기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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