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0726 (월)
- 파란색의 보석, 닭의장풀 이야기 - 식물이야기 (35)
이번 주는 三伏의 한가운데에 들어있는데 이제 더위도 막바지로 치닫고 있습니다.
지난 初伏을 어영부영 보내신 분들은 이번 목요일의 中伏에 멋진 “복달임”을
하시면 더욱 즐거운 여름날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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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장풀”이라고 하면 많은 분들에게 이름이 생소할지는 몰라도 여름철에
우리주변에서 아주 흔하게 보이고 또 꽃의 색깔 중에서는 그리 흔하지 않은
“푸른 하늘색”을 띠고 있어서 이 꽃을 보시면 “아!!! 이 놈이구나!!!”하고
모두들 금방 아시리라 믿습니다.
* 제가 참 좋아하는 풀 중의 하나인 이 풀의 꽃 색깔은 지금 보시는
이 글씨의 “푸른 색깔”과 아주 비슷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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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우리말로 “푸르다”는 “파랗다(청-靑)와 “녹색(綠色)”을 모두 뜻하는데
어린아이들이 많이 헷갈려합니다.
즉, "교통신호등“의 색깔은 “빨강, 노랑, 초록”인데 이 “녹색 불”을 ”파란불“이라고
말합니다. 그래놓고는 영어로 말할 때에는 “Green"이라고 하니 참~~~.
그리고 또 “들판이 푸른 풀들로 덮여있다”느니 “산이 온통 푸르게 바뀌었다“와
“하늘이 파랗다” 또 “바닷물이 푸르게 다가온다.”는 어떻게 다른지요?
그런데 우리나라사람들은 “보라색”도 “푸르다”라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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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의장풀”은 닭장 근처에서 많이 자라고 또 꽃잎이 “닭의 볏(“벼슬”은 표준말이
아님)“처럼 생겼다고 하여 붙은 이름인데, 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나비같이 생겼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닭의장풀”은 전국각지의 집주변 빈터나 담 밑, 길가 언덕이나 밭 가장자리,
물이 흐르는 산자락 등, 대체로 좀 그늘지고 물기가 있는 곳이면 아무데서나
잘 자라며 우리나라 주변의 일본이나 중국, 러시아에서도 자랍니다.
이 풀은 부르는 이름이 굉장히 많은데 참고로 대강 적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한자로는 “압척초(鴨跖草) - 척(跖) : 발바닥“, “압식초(鴨食草)”, “수부초(水浮草)”,
“로초(露草)”, “계설초(鷄舌草)”, “남고초(藍姑草)”, “담죽엽(淡竹葉)”,
“벽선화(碧蟬花) - 선(蟬”) : 매미“, ”벽죽자(碧竹子)”, “이환초(耳環草)”,
“죽계초(竹鷄草)”, “죽엽채(竹葉菜)” 등등이고
그리고 또 우리말로는 ”달개비“, ”닭개비“, ”닭이장풀“, ”닭의밑씻개“,
”닭의꼬꼬“ 라고도 부르는 “닭의장풀과”의 “한해살이풀”입니다.
이중 가장 흔하게 불리는 이름은 “닭의장풀”과 “달개비”입니다.
그리고 꽃말은 “소야곡(小夜曲 = Serenade)의 순간의 즐거움”
이라는데 잘 이해가 되지 않는군요.
한의학에서는 이 풀을 “압척초(鴨跖草)”라고 부르며 전초(全草)를 여러 처방의
약으로 씁니다.
그리고 영어로는 “Dayflower”라고 부릅니다.
잎은 어긋나고 줄기는 옆으로 뻗으면서 자라는데 마치 대나무처럼 마디가 있고
각각의 마디에서 새로운 뿌리가 나와서 퍼져갑니다.
꽃은 연한 또는 진한 파란색이고 7~8월에 닭의 볏 또는 나비와 비슷한 생김새로
피는데, 6장의 꽃 조각 중 3장은 하얀색으로 꽃의 뒤쪽에 달리고, 안쪽에 달리는
3장 중 2장은 파란색으로 둥글고 서로 마주보고 달려 나비의 날개처럼,
또는 꼭 두 귀를 쫑긋 세운 것 같은 모습으로 달리는데 나머지 1장은 하얀색이고
나비날개같이 생긴 2장의 아래쪽에 달립니다.
수술은 6개이나 이중 4개는 꽃밥이 없고 2개만이 꽃밥이 달려 있는데,
나비의 더듬이와 비슷하게 생겼습니다.
* 이 꽃을 보시면 한번 자세히 들여다보시기를 권해 드리는데 참 재미있게 생겼습니다.
장식가 들은 이 꽃을 채취하여 즙을 내어 물감으로 사용하거나 양가죽에 무늬를
그려서 등불로 비추면 푸른 옥색이 마치 여성이 옥색으로 눈썹을 그린 듯
아름답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가을에 열리는 열매는 조그만 돌기 속에 있는데 크기는 팥(=소두-小豆) 정도의
크기이고 열매 안에는 또한 작은 씨앗들이 들어 있으며 회흑색이며 주름진 것이
마치 누에똥 같이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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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의장풀의 학명에 얽힌 이야기 ]
* 닭의장풀은 두 장의 꽃잎은 크고 나머지 한 장은 작은 모습 덕분에, 재미있는
학명인 “Commelina communis L.”을 얻게 되었습니다.
즉, 17세기에 네덜란드에는 “Commelin” 이라는 이름의 식물학자가 세 명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들 중 두 명은 활동이 왕성했고, 나머지 한 명은 이렇다 할 업적을
남기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것이 마치 두 장의 큰 꽃잎과 한 장의 작은 꽃잎을 가진 닭의장풀을 연상케 한다고
하여, 스웨덴의 식물학자인 “린네(Linne)”가 “Commelina”라는 속명을 지어주었다는
것입니다.
* 식물도감을 보면 매 식물마다 맨 처음에 “식물의 학명(學名)”이 나오는데
항상 세 글자 이상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즉,
- 첫 번째는 대문자로 시작하는 Latin어를 이탤릭체로 쓰고
- 두 번째는 소문자로 시작하는 Latin어를 이탤릭체로 쓰고
- 마지막에 정자로 또는 약자로 그 식물의 학명을 지은 사람을 씁니다.
* 식물의 학명을 짓는 방법은 너무 복잡해서 생략하고 위의 예에서 마지막의 “L"자는
“린네(Linne)"의 약자 인데 이 사람은 오늘날 쓰이는 학명의 체계를 ”발명“한
사람입니다.
- 스웨덴 사람인 Linne [Carolus Linnaeus (Carl von Linne) : 1707-1778]는
워낙 식물의 학명을 많이 지어서 통상 “L."이라고 약자로 쓰는데 이외에 학명을
아주 많이 지어서 유명한 몇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다른 사람들은 대부분
정자로 씁니다.
(예) 개나리(Golden Bell) = Forsythia koreana Nakai
측백나무 = Thuja orientalis 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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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주달개비 ]
그리 흔하지는 않지만 위의 닭의장풀과 모습은 똑같지만 보라색의 꽃을 피우는
“자주달개비”가 있는데 이름은 “자주(紫朱)” 이지만 실제로는 연한 보라색입니다.
이 풀은 “닭의장풀 과”에 속한다고는 하지만 위의 파란 꽃을 피우는 닭의장풀이
“한해살이풀”인데 반하여 이 풀은 “여러해살이풀“입니다.
이 풀은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이고 식물학자들이 흔히 “식물의 세포실험 재료”로 많이
쓴다고 하며 우리나라에서는 사찰의 뜰에서 간혹 발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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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닭의장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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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합니다.
첫댓글 달개비라고 하니 많이 들었던 이름인데, 실물에 대한 기억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린네의 분류법에 대하여 공부 한 적도 있지만, 유머도 상당하였던 모양이군요. 동명이인의 유명도에 빗대어 새로운 식물 이름을 짓다니요.. 새롭습니다.
이 꽃은 지금 집동네 근처나 산책길 근처에도 많이 피어 있어서 쉽게 보실 수 있습니다. 풀의 줄기나 잎의 모양도 예쁘고 꽃도 예쁜데 너무 흔하니까 집에서는 기르지 않지요... 예~~~ 린네의 분류법을 연구하는과정이나 에피소드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많은데 어떤 내용들은 옯기기가 너무 어렵고 복잡해서 그만 두었습니다. 저는 비록 그리 많이 알지는 못하지만 풀이나 나무 보는 재미로 더위를 잊고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