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명이라는 사상 유례없는 참석자만큼이나 뜨거운 후기 릴레이 덕에, 저는 이렇게 뒷북 치듯 한가로이 후기를 적어도… 됩니다. ^^
엥? 좋은 데 다녀왔다더니 배경이 무려(?) 백숙집?
그러게 말입니다. 사람이 많다보니 계속 미루다가 결국 해지기 직전에 부랴부랴 한 컷 했습니다.
로동당사, 직탕폭포, 송대소, 고석정, 비둘기낭, 산정호수 다 놓치고 말이죠. ^^
아주 오래 전에 폭격 맞아 부서지고 그 후로 오랫동안 잡초만 우거진 이곳은, 옛 북한 관할의 로동당사입니다.
눈썰미 있으시고 연식(?) 좀 되신 분들은 아마도 스치듯 이 장면을 떠올렸을 겁니다.
1994년에 발표된 서태지와 아이들 3집의 타이틀 곡 '발해를 꿈꾸며' 뮤직비디오를 이곳에서 찍었다고 합니다.
갈라진 땅의 친구들을 언제쯤 볼 수가 있을까?
https://www.youtube.com/watch?v=7kr1IXHMUrc
오래된 뮤비 하나 감상하시면서 로동당사도 찾아보세요.
튼튼하게 잘 지은 러시아식 건물입니다.
그나저나 폭격하는 기술도 대단합니다. 어찌 저렇게 안쪽만 쏙 파먹을 수가 있을까요? ^^
건물만 러시아식이 아닙니다. 이 앞에 섰다하면, 바~로 러시아병정의 포스가 나옵니다.
하지만, 건물만 벗어나면 그 즉시 '생활의 달인'으로 돌아옵니다.
현지 농산물 구매에 앞장 서는 구름나그네와 커피나무 님.
커피나무 님은 저 뒤에서 여전히 흥정 중이십니다. "무를 주세요!"
로동당사에서 가까운 곳에 백마고지 전망대가 있고, 좀 더 가면 제2땅굴도 있습니다.
이처럼 철원이 내세우는 도시 정체성은 안보 관광지입니다.
그렇긴 해도 산너머살구의 안보관광은 요기까지만…
이제 본격적으로 한탄강 구간으로 넘어갑니다.
첫 번째 목적지, '한국의 나이아가라' 직탕폭포.
철원, 포천, 연천을 이어 흐르는 한탄강 구간 중 꽤 위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물론 강 전체로 보면 중류쯤 됩니다. 한탄강 상류는 전부 북한땅에 있거든요.
그나저나 나이아가라를 닮긴 닮았나요?
형태는 비슷한데 규모가 좀 작죠? 규모를 짐작하라고 레몬티 님이 비교 모델이 돼 주셨습니다.
강바닥의 수직 단차로 만들어진 이런 형태의 폭포가 우리나라에는 이곳 직탕폭포 한곳뿐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이걸 인공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도 더러 있습디다. ^^
직탕폭포에서 하류 쪽으로 오솔길이 나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1km 남짓 걸으면 한탄강 최고의 비경 '송대소'가 나옵니다.
이 경관을 발견하고 초록물고기 님은 꺄악~~~ 하는 외마디 비명을 지르고야 말았습니다. ^^;
'UEC! 깜짝 놀랐잖아요!' 한탄강에서 잡혀온 초록물고기가 틀림없습니다.
한탄강이 사람을 놀라게 하는 것은 천혜의 비경인 까닭도 있지만, 갑자기 시야에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한탄강은 현무암 용암대지 사이를 깎아가며 흐르는 화산강입니다. 그래서 땅 위에서는 강이 보이지 않다가 강 쪽으로 가까이 다가가야 비로소 사람 눈에 들어옵니다. 태생이 surprise인 강입니다.
한탄강에선 왠지 발밑을 조심해야 할 듯하죠?
땅 아래로 꺼진 형태의 강이다보니 여행객의 이런 포즈는 아주 자연스럽습니다. ^^
송대소 최고의 전망 지점에 데크 시설을 만들어놓고는 엄태웅광장이라고 부릅니다. 물론 지금은 안내판을 모두 떼어 버렸더군요.
애써 만들고는 왜 뗐냐고요???
…… 신문 안 보세요? ㅎㅎ
옛이름이 되어버린 엄태웅광장에서 송대소를 배경으로 한 컷!
'근데 어깨 위에 저 손은 뭐지?'
'아항!'
엄태웅광장을 끼고 꽤 근사한 펜션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일명 엄태웅펜션, 본명은 모닝캄빌리지.
KBS '1박2일'에서 다녀간 것을 기념하면서 관광 마케팅으로 활용하려고 했을 텐데… 에효~ 참!
'차태현으로 하지 그랬어?'
리북식 손만두로 배 좀 채워주시고,
바로 옆 고석정으로 쌩~
군인 가족 면회 장소로 빠지지 않는 고석정입니다. 철원으로 면회 다녀오신 분들은 한번씩 다 가보셨죠?
덩그러니 서 있는 저 바위가 '외로운 바위' 고석(孤石)이고, 그 위에 자리잡았던 정자가 고석정이었습니다.
유서 깊은 고석정은 한국전쟁 때 다 타버렸고, 지금은 그 아래 시멘트로 만든 이 전망대를 고석정이라고 부릅니다.
고석정 옆으로 고속정이 지나갑니다.
저렇게 좋을까요? ㅎㅎ
고석정은 지상에서 계단을 한참 내려가야 나옵니다. 계단돌은 현무암인데, 어느 정도 내려가면 거기서부터는 화강암 계단이 나옵니다. 현무암이 모자라서 중간에 화강암으로 바꾼 걸까요?
한탄강 일대의 철원 땅은 화강암을 기반암으로 하여 그 위를 현무암으로 덮어 버린 지형입니다. 그걸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교보재로 계단돌을 활용하고 있으니 꽤 참신한 아이디어입니다.
한탄강 따라 하류 쪽으로, 철원 경계를 넘어 포천까지 흘러오면 '그 유명한' 비둘기낭이 나옵니다.
비둘기낭에 대해서는 읽기자료에도 상세한 내용을 올려놨고, 재작년에 12차 여행지로 다녀온 적도 있는지라 요번에는 설명 생략!
예정된 마지막 코스는 명성산 억새밭이었습니다.
산정호수에서 출발하면 억새밭까지는 편도 2시간 코스입니다. 우리 일정상 하산할 시간이 부족한고로 '꿩 대신 닭'으로 산정호수에 머물기로 했습니다. 그래도 등산복 챙겨 입고 온 세 분(초록바다, 초록물고기, 민병철)은 가는 데까지 다녀오겠다고 산행을 강행하고 나머지는 호수 둘레길 걷기로 대신합니다.
호수 둘레길에도 맛보기 억새는 조금 있어요. 억새마다 소원지도 다닥다닥 붙어있고…
어디 보자! 뭐라고 써놨냐?
'근데 왜 웃으세요?'
웃프다!
이름은 뽀샵 처리해야 되는데……
'이 사진 퍼나르면 안돼요!'
후기를 마치며, 여러분께 꼭 소개해드리고 싶은 회원님이 계셔서 피날레로 사진 몇 장 올립니다.
이 분, 카메라에 포착된 모습이 단 한번의 예외도 없이 매번 다릅니다.
이 자세는 그나마 남들과 유사한 표준형 포즈에 가깝습니다. ^^
요건 가장 망가진 모습
한편 해맑고
요런 거 절대 빠질 수 없고
요것도 마찬가지
화면을 모두 활용하는 신공
단체사진도 평범한 자세는 단호히 거부
신체적 결함(노안)마저도 자세로 승화시키는 역발상까지…
이상, 산너머살구의 새바람 '민병철'이었습니다. ^^
영어가 안되면 시원스쿨 가지 마시고, 이 분께 연락하세요.
그리고, 여행 코스가 안 잡히면 카페에 연락하세요. ^^
첫댓글 역시 회화나무님 후기가. . .
변밴 단체여행 강력 추천합니다^^
고려 중입니다. ^^
배가 무지 아프네요~~
고돌님 배탈 나셨나요? 배가 자주 아프신듯. . . ㅋ
회화나무님 고려중이시라니 꼬~옥 추진해주시기를. . . ^^
후기 읽다가 빵 빵 터졌네요 ~
만두부인 빵 터졌네 ?
역시 ~ 유머와 위트가 넘치는 회화나무님 후기는
가히 송대소의 박장대소 ~ ( 머라는지 .. 회화나무님 말투 쫒아가려다 ~ 아재아재 바라아재)
후기 따라 길따라~ 그날의 추억이 새록 새록하네요 ~ 앞으로도 쭈욱 ~ 열심히 따라가볼 것을 굳게 다짐함서
다시 한번 멋진 여행 이끌어주신
회화나무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달 ~^^
더 열심히 준비하겠습니다. 꾸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