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통영의 봄은 아지랑이 아물거리는 섬들의 남쪽 비탈로부터 쑥이 올라오는 소리로 시작된다. 봄의 땅 기운을 그대로 먹고 자란 쑥은 다른 약초들에 비해 효능이 최고라고 알려져 있어, 우리 조상들은 그 쑥으로 떡, 부침, 국 등 온갖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그 쑥이 나올 때쯤이면 통영 바다에서는 도다리가 살이 통통해지고 맛이 오르는데, 늦겨울 초봄의 도다리는 뼈가 채 여물지 않아 세꼬시(뼈째로 썬 회)로 적격이라 모두들 봄 도다리를 맛있어 한다.
물론 회로서도 매우 맛있지만 쑥과 함께 국으로 끓인 '도다리 쑥국'- 향긋한 쑥과 신선한 도다리의 구수한 맛의 기막힌 궁합은 초봄 통영여행의 별미이다. 통영에서는 '음력 정월 보름 전 도다리 쑥국 세 그릇만 먹으면 한 해 건강은 걱정없다' 라는 말이 있을 정도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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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의 바닷가는 겨울에 비해 먹을거리가 다양하지 않지만, 여름철 별식으로 갈치호박국이 있다.
대표적 여름 생선으로 장어와 갈치를 꼽을 수 있는데 갈치는 구이로도 그 맛을 충분히 느낄 수 있지만 통영사람들은 여름에 흔한 호박을 넣고 국을 끓여 먹는다. 비린 갈치로 어떻게 국을 끓이느냐고 반문하지만 한번 먹어 본 사람들은 모두가 좋아하는 별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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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해장국에는 북어국과 복어국이 있는데 북어국이 서민적인 음식이라면, 복어국은 요즘 말로 약간 럭셔리한 술국이다.
술꾼들의 아침 해장은 하루 일과를 가늠하는 중요한 것이라 약간 비싼 듯해도 많은 사람이 복어국을 찾는다. 하지만 최근에 소위 까치복, 금복 등 복어 큰 놈을 구경하기가 만만치 않고, 그것도 거의가 중국산 수입 냉동복이라 제대로 된 복맛을 보기가 쉽지 않고, 제대로 된 복맛을 내는 집은 다른 요리에 비해 상대적으로 너무 비싸 매니아가 아닌 일반 여행객이 찾아내기는 조금 어렵다.
비싼 복어국을 대신하고 술국의 의미를 되살리는 통영의 아침 먹거리가 하나있는데 바로 '졸복국'이다. 통영 연안에서 잡히는 작은 복어 종류인 ‘졸복’으로 만드는데, 그 시원한 맛에 있어서도 손색이 없고 술국으로서의 '럭셔리'함도 갖추었는지라 통영의 많은 술꾼들이 즐겨 찾는다.
통영의 아침시장인 서호시장에 들러 시장구경도 하고 ‘졸복국’ 한 그릇을 맛보면 여행의 즐거움이 한층 높아질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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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기는 대구와 마찬가지로 겨울에만 맛 볼 수 있는 또 하나의 남해안 생선이다. 민물 메기와 구별되게 '물메기' 라고도 하나 통영 사람들은 그냥 '메기'또는 '미기'라고 한다.
동해안의 도치와도 비슷한데 이 메기의 맛 역시 먹어본 사람만이 아는 묘한 맛이 있다. 대구와 달리 값이 저렴하여 서민들의 아침 술국으로 애용되는 겨울의 대표 생선이다. 다른 계절이라면 술국으로 복어국을 권하나 겨울에는 늘 메기탕을 권한다.
메기는 살이 흐물흐물하여 처음에는 거부감도 있으나, 그 국물의 시원함에 반하면 두말이 필요 없다. 겨울에만 잡히는 생선이라 어촌의 각 가정에는 집집마다 빨랫줄에 메기를 말려 보관했다가 봄에 겨울을 그리며 한 그릇씩 먹는다. 겨울 통영여행에서 꼭 맛보아야 할 먹을거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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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장어'하면 보통 민물장어를 떠올리지만 통영에서‘장어’는 바다장어-붕장어(아나고)-이다. 민물장어와 바다장어는 성분은 차이가 없지만 맛에 있어서는 각각의 개성이 있다.
기름기가 적어 담백하고 깔끔한 바다장어를 맛있게 먹는 방법은, 첫째. 살아 있는 장어를 바로 손질하여 석쇠에 구워먹는 '장어구이'가 있다. 통영에서는 삼겹살 구이를 대신하는 대표적인 구이 먹거리이다. 둘째, 콩나물과 적당한 양념을 넣어 끓여먹는 ’장어국’으로 쇠고기국과 같은 기능을 하는 별식으로 어느 계절이든 즐길 수 있는 보양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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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다양하고 풍부한 해산물을 자랑하는 통영에서 꼭 맛봐야 할 메뉴. 각종 조개류(바지락에서 개조개까지), 고동, 소라, 게, 새우, 미더덕, 오만디 등을 넉넉하게 넣고 된장을 풀어 끓이는 해물 뚝배기는 한끼 식사로서는 과분할 정도로 푸짐하고 맛있다.
조금 전까지 살아 있던 싱싱한 해물과 숨을 거둔지 오래된 해물의 맛의 차이는 먹어본 사람만 아는 갯가의 오묘한 비밀이니, 펄떡이는 싱싱한 재료로 만든 음식을 꼭 찾아 맛보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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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0~70년대만 하더라도 거의 버려졌던 생선 중의 하나였던 꼼장어는 서민들이 연탄불에 온갖 양념을 버무려서 구이로 즐겼다.
꼼장어의 대표적인 요리는 뭐니뭐니해도 '꼼장어 두루치기'다. 최근 연탄불은 사라졌지만 온갖 양념과 채소들로 버무린 꼼장어 두루치기는 맛뿐만 아니라 냄새부터 애호가들을 사로잡는다.
‘꼼장어 수육’은 꼼장어 매니아 정도가 되어야 찾는 '꾼'들의 요리로, 갓 익힌 통 꼼장어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칼로 한 점씩 썰어 기름장에 찍어 먹는다. 통영에 지인이 있다면 맛을 잘 내는 집을 찾아 같이 맛보기를 권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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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대구는 겨울 남해안에서 만나는 최고의 귀족 생선이다. 마구잡이 어획으로 거의 어족자원이 고갈되었던 10여 년 전에는 대구 한 마리의 가격이 소 한 마리의 가격과 같을 때도 있었으니 생선 맛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거짓말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예전에 지금보다 훨씬 많이 잡혔던 시절에도 대구는 귀족 생선이었다.
통영의 각 가정에서는 겨울이 오면 대구 한두 마리를 처마 끝에 매달아 말리는 풍경을 쉽게 볼 수 있었는데 이제는 옛이야기다.
최근 관계 당국의 꾸준한 수정란과 치어 방류로 다시 대구가 제법 잡혀 누구나 한번쯤 맛 볼 수 있게 되었다.
일반 사람들은 대구나 명태나 거의 비슷하여 차이를 못 느낄 수도 있으나, 그 맛의 차이를 알면 반하게 된다. 대구를 이용한 대표적인 요리는 생대구탕, 내장탕, 대구알탕, 대구찜, 대구포 등을 들 수 있는데, 이 중 여행객이 쉽게 맛 볼 수 있는 것이 생대구탕이다. 그 날 잡힌 고기를 사용하므로 값이 비싼 게 흠이나, 대구 맛을 제대로 볼 수 있으니 겨울에 통영을 여행 할 때는 놓치지 마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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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전국 생산량의 70%가 통영바다에서 생산되는 멍게를 주재료로 하는 요리가 발달하지 못한 이유는, 회로 먹는 것이 멍게의 향과 풍미를 가장 잘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에 잘게 썬 멍게에 통영 바다에서 나오는 까시리, 석모 등 각종 해초류와 유곽(개조개에 야채류를 넣고 된장으로 양념하여 구운 조개요리)을 더한 멍게유곽비빔밥이 생겼다. 통영의 별미, 건강식으로 적극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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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어디를 가도 서민들의 국으로 시래기를 이용한 '시래기국' 또는 '시락국' 을 여러가지 모습으로 만날 수 있다.
통영 역시 각 가정이나 시장에서 마련하는 시락국이 있으며, 갯가의 특징으로 수산물을 이용한 시락국이 발달했다. 마른 멸치를 넣어 끓인 시락국, 학꽁치를 넣어 끓인 시락국, 조개를 넣어 끓인 시락국 등 각 가정에서는 저마다의 입맛으로 각각의 시락국을 끓여 먹는다.
여행객의 입장에서는 여러가지의 시락국을 맛보고 싶겠으나 모든 종류의 시락국을 맛볼 수 있는 식당은 아직 없다. 다만 새터-일정때 일본인이 매립하여 생긴 새땅이라는 뜻- 서호시장에 가면 장어 대가리와 부산물로 육수를 만들어 우려낸 시락국을 파는 집이 있는데 아침 시장의 분주함에 허기를 달래던 시장 음식으로 각광을 받아 왔으나, 최근에는 언론에 알려 지면서 통영 여행객들의 아침 먹을거리로 많이 추천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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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마도 전국적으로 통영 또는 충무를 알리는 데 크게 이바지한 음식으로 충무김밥 만한 게 없을 것이다.
충무김밥은 70년대에 '뱃머리김밥'이라는 이름으로 부산-통영-여수를 오가던 여객선 '금성호' 선상이나 뱃머리(여객선 터미널)에서 팔던 김밥으로, 보통 김밥은 한나절만 지나고 햇볕을 받게 되면 빨리 쉬는 단점이 있어, 밥과 반찬을 따로 하여 조금 오래 두어도 괜찮도록 만든 것이 그 시작이다.
배를 타고 가는 도중 출출하면 요기로 또 술안주로도 할 수 있는 1석 2조의 간편식으로, 주머니가 얇은 알뜰여행객이나 시간이 걸리는 정식을 대신할 먹을거리로 안성맞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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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60-70년대 통영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추억하는 시내 적십자병원 뒷편 골목의 오미사 - 우동/오뎅/도너츠/튀김/꿀빵 등을 파는 조그만 분식집이었다.
그 시절 청소년들이 데이트 장소로도 즐겨 찾았던 오미사의 간식거리 중에서 유일하게 옛날 맛 그대로 남아있는 것이 꿀빵이다. 겉보기에는 특별한 것이 없지만, 한번 먹어 보면 자꾸 찾게 되는 묘한 맛이 있다.
하루에 팔 수 있는 양만 만들기 때문에 조금 늦게 가면 다 팔려서, 여러 번 찾아가고도 맛보지 못하기도 해 신비감(!)을 더하는, 통영여행에서 꼭 한번은 먹어봐야 할 먹을거리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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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통영사투리로 '고매'라 하는 고구마는 지금은 천연식품, 웰빙 푸드로 각광을 받지만 옛날에는 갯가의 한 끼 식사 대용품 이었다.
가을에 수확한 고구마를 오랫동안 저장하기 위해 구덩이를 파서 묻어두기도 하였지만 채로 썰어 햇볕에 말려 보관하기도 하는데, 이때 채로 썰어 말린 것을 '빼때기' 라고 한다.
전라도 해안에서는 '빼깽이'라고도 불리는 빼때기에 물을 붓고 끊이면 걸쭉한 죽이 되는데, 여기에 팥과 설탕을 넣어 맛을 내면 훌륭한 한 끼 식사가 되었다. 지금은 이 죽을 간식이나 별식으로 먹으니 세월이 많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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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모는 일본말이고 우리말로는 갯장어, 또는 이장어 라고 하는데 여름철 보양식으로 각광을 받는 생선으로 보통사람들의 눈에는 붕장어와 크게 다른 게 없어 보이나, 하모는 여름철에만 잡히는 생선이다. 제1요리로는 회가 있으며 후식으로 대가리와 뼈를 고아서 만드는 하모탕은 삼계탕을 대신하는 여름철 보양식이다. 옛날에는 전량을 일본으로 수출하는 귀한 생선이었는데 요즘은 보통 사람들도 맛볼 수 있어 다행이다 |
첫댓글 통영은 꿀빵이 유명합니다...원조 꿀빵집이 맛이 좋다고 합니다.
아! 전에 티비에서 봤던 기억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