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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가락 반응 느린 老人, 조기사망·낙상 위험 2배
신체 기능 떨어진 탓… 운동해야
일정 시간 동안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지 못하는 노인은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이는 노인보다 신체 기능이 떨어져 낙상이나 조기 사망 등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백남종 교수팀이 65세 이상 노인 433명을 대상으로 노인들이 검지 손가락으로 1분간 측정판을 몇 회 두드리는지 측정했다. 그리고 대상자들을 '손가락을 빨리 움직인 그룹(손가락 두드림 횟수가 많은 상위 50%에 속하는 그룹)'과 '손가락을 느리게 움직인 그룹(손가락 두드림 횟수가 적은 하위 50%에 속한 그룹)'으로 분류하고, 5년 후 해당 노인들의 낙상 발생, 사망 여부 등을 분석했다. 그 결과, 손가락을 느리게 움직인 사람은 손가락을 빠르게 움직인 사람과 비교했을 때 낙상이나 조기 사망 등을 겪을 위험이 2.2배로 높았다(노인의학회지). 백남종 교수는 "손가락을 움직이는 것은 뇌나 근육 등 신체의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나타나는 활동"이라며 "손가락을 빨리 움직이지 못하는 것은 운동 명령을 내리는 대뇌나 신체를 움직이는 근육의 기능, 인지 기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근육 기능이 떨어지면 면역력이 감소해 각종 질환과 사망 위험이 커지고, 지구력과 균형 감각도 떨어져 낙상 위험이 커진다.
병원을 찾지 않아도 집에서 간단하게 손가락과 시계를 이용해 신체 기능을 평가할 수 있다. 10초 동안 검지 손가락으로 책상을 최대한 빨리 두드렸을 때 30회를 채우지 못한다면 신체 기능이 떨어진 상태라고 볼 수 있다. 백남종 교수는 "손가락을 10초간 두드린 횟수가 30회 이하라면 신체 기능이 더 떨어지지 않도록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을 하루 30분씩 일주일에 5회 이상 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 하루평균 6개 약물 복용… 약력 관리 필요.
중복 복용 등 예방 'DUR 시스템'. 일부 약 포함 안 돼… 개선 필요
김수일(70·가명)씨는 고혈압·고지혈증·당뇨병을 앓고 있는데, 3개월에 한 번씩 병원을 방문한다. 여기저기 쑤시고 아파서 정형외과에서 물리치료도 받는다. 요즘엔 미세 먼지 탓인지 콧물·기침이 심해서 동네 이비인후과에도 다니고 있다. 김씨가 먹는 약을 보면, 10개가 넘는다. 자녀들이 챙겨준 오메가3·글루코사민·홍삼·비타민을 합치면 하루에 복용하는 약이 몇 가지인지 셀 수 없다.
약국에서 환자들에게 투약·복약지도를 하면 김씨 같이 하루에 먹는 약의 양이 상당한 사람들이 많다. 가장 아쉬운 점은 약력(藥歷)을 알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환자들이 여러 의료기관을 자유롭게 방문한다. 동네의원이나 병원에서 처방전을 받아 근처 약국에서 조제를 받다 보니 환자의 약력이 여러 약국에 산재돼 있다. 같은 약을 중복해서 복용하거나, 약물 간에 충돌이 일어나 건강을 해치게 될 위험이 상존한다. 어떤 약을 복용하고 있는지 환자에게 일일이 물어야 하지만 사실 환자들이 정확히 알고 있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정부는 약물 간의 중복이나 부작용을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2010년 11월부터 DUR 시스템(Drug Utilization Review)을 운영하고 있다. DUR은 병원과 약국에 다 설치돼 있다. 그런데 아직까지도 DUR 시스템에는 모든 약물이 포함돼 있지 않아 많은 약물들이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중복 투여 될 수 있다. 김 씨의 경우도 DUR을 통해 진통소염제 중복이 확인돼 조정이 가능했지만 위장보호제는 걸러지지 않았다.
▲ 우리나라 노인들이 하루 평균 복용하는 약 개수를 보면 입원 환자는 18개, 외래 환자는 6개에 달한다. 약물 중복 복용과 오남용이 없도록 환자별 약력(藥歷) 관리가 필요하다.
여러 질환이 복합적으로 겹칠 때에는 중복되는 약도 복잡할뿐더러 많을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노인들이 복용하는 약은 입원환자는 평균 18개, 외래환자는 평균 6개라고 한다. 평소 약국에서 사 먹는 일반약과 건강보조식품까지 합하면 그 양은 훨씬 많을 것이다. 약은 그 자체의 독성이 있고 건강보조식품 역시 유효성분을 농축한 것이라 부작용 위험이 아예 없는 것이 아니다. 여러 약물과 건강식품을 동시에 복용하면 부작용이 커진다. 한 연구에 따르면, 2개 약물 복용 시 부작용은 13%, 4개 약물 복용 시 38%, 7개 약물 복용 시 82%까지 부작용이 증가한다.
외국은 약물 중복 복용 등 부작용 위험을 줄이기 위해 여러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환자의 약력 뿐 아니라 혈당·혈압 등 임상검사 수치까지 약사가 조회 가능하다. 대만도 약사가 환자의 약력을 모두 조회할 수 있다.
미국에서는 MTM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MTM서비스는 여러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의 연간 약제비가 3017달러(340만원, 2014년 기준) 이상인 경우 약사들이 환자의 약물 이력을 검토하고 상담하는 프로그램이다. 일본에서는 건강서포트약국을 운영 중이다. 건강서포트약국을 이용하는 환자들은 주치의와 연계된 동네의 단골 약국을 갖게 돼 처방받은 약에 대해 수시로 상담받을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환자의 약물 복용안전을 위해 서울시약사회가 주도하는 '세이프약국'이 있다. 그리고 노인약료전문가 과정을 통해 노인환자에 특화된 약물 안전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이런 약사회의 노력과 더불어 DUR시스템이 보다 진화해서 의료·약물정보의 빅데이터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 맞춰서 약사와 약국의 역할도 이제 변해야 한다.
노인 환자, 뼈 절개는 부담… 변성된 인대 교체해 부작용 최소화
척추관협착증 원인과 치료. 두꺼워진 인대, 척추관 신경 압박
황색인대 제거 후 인공인대 대체. 수술 1시간… 하루면 보행 가능
"자려고 누우면 허벅지에 전기가 통하는 것처럼 저리고 찌릿한 통증 때문에 쉽게 잠에 들지 못했습니다. 허벅지와 종아리가 늘 무겁고 힘이 없어서 100m를 못 가서 가다 서다를 반복했습니다. 주사도 맞아보고, 약도 먹어보고 마사지도 받았지만 모두 잠깐 동안 증상이 나아질 뿐이었습니다."
▲ 척추관협착증이 있으면 나이가 들수록 통증, 다리저림 같은 증상이 심해진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는 “척추관협착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은 노화된 황색인대 때문”이라면서 “노화된 황색인대를 제거하고 인공인대로 대체하면 증상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7년전, 척추관협착증을 진단받고 심한 다리저림과 통증으로 안 받아본 치료가 없었다는 황대순(71·가명)씨는 본인이 겪은 고통을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에게 5장에 달하는 편지로 전했다. 이상호 박사는 "사실 황씨가 병원에 왔을 땐 보행이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상태였다"며 "MRI에서도 협착이 심한 것으로 나타나 곧바로 변성된 인대를 제거하고 인공인대를 넣는 내시경 미세현미경 인대성형술을 시행했다"고 말했다. 미세현미경 인대성형술을 받은 황씨는 현재 다리저림과 통증이 사라져, 보행도 무리없을 정도로 호전됐다. 황씨는 "이번이 마지막 치료라고 생각하며 받은 미세현미경 인대성형술 덕분에 새로운 삶을 사는 기분이다"고 말했다.
◇척추관협착증 환자, 100m 이동도 힘겨워
척추관협착증의 초기 증상은 앉으면 편하고, 일어서면 불편하다는 점이다. 황씨 역시 척추관협착증 초기엔 걷다, 쉬다를 반복하면 집앞 공원까지 가는 건 무리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이 심해지면서 100m도 가지 못하고 다리 힘이 빠져서 10분 이상을 쉬어야 걸을 수 있었다.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는 "척추관협착증을 일으키는 주 원인인, 황색인대가 변성될수록 척추관을 짓누르면서 저리고 힘이 빠지고 마비되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 걷는 게 어려워진다"고 말했다. 황색인대는 척추의 뒷부분인 후궁(척추뼈 등쪽 부분) 사이에서 허리의 과도한 움직임을 막아주는 역할을 하는 중요한 조직이다. 황색인대는 노화에 의해 퇴행되면서 두꺼워진다. 이 과정에서 두꺼워진 황색인대가 척추관(척추뼈에 있는 신경 통로)을 통과하는 신경을 마치 목을 조르듯 짓누르게 된다. 이를 척추관협착증이라고 한다. 척추관에서 갈라진 신경은 척추 아래쪽으로 퍼지면서 주로 허리와 엉치, 허벅지, 종아리 등에 저리고 찌릿한 증상을 유발한다. 이상호 박사는 "척추관협착증은 서있으면 저림 증상과 마비감이 심하고 앉아있으면 편해지는 느낌이 드는 이유도 황색인대의 퇴행성 변화로 설명할 수 있다"며 "황색인대는 허리를 구부린 상태에서는 일자로 펴지기 때문에 신경을 압박하지 않지만 허리를 곧추 세우면 늘어진 인대가 구부러지면서 척추관의 신경을 짓눌러 증상이 심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령자들이 몸통을 바로 세우지 않고, 구부리는 이유도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통증을 줄이기 위함이라고 이 박사는 설명했다.
◇뼈 깎거나, 나사못 박는 수술 한계 많아
척추관협착증 증상이 경미하고 협착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물리치료나 운동치료, 주사치료 등 비수술적 방법으로 치료가 가능하다. 하지만 척추관협착증은 노화가 진행될수록 병변이 심해지는 질환이다. 오랜 기간 진행되다가 나이가 들어서 갑작스럽게 증상가 나타나기도 하기 때문에 비수술 치료만으로 낫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상호 박사는 "심한 척추관협착증은 수술을 해야하는데, 지금까지 수술방법은 뼈를 깎거나 나사못을 박는 등 좁아진 척추관을 넓혀주는 수술이 이뤄지다보니 고령자와 전신마취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들은 수술에 어려움이 많았다"며 "기존의 수술은 수술 후 5년 내 재발할 확률이 25%에 달한다는 보고도 있다보니 고령층에겐 여러모로 부담이 큰 수술이다"고 말했다.
◇미세현미경 인대성형술, 뼈 이식 필요 없어
우리들병원 이상호 박사가 1995년에 개발한 미세현미경 인대성형술은 피부를 최소한으로 절개한 후 뼈를 손대지 않고 극돌기 사이로 미세현미경을 삽입해 이미 못쓰게 구겨진 극돌기사이 인대와 신경구멍인대를 완전히 들어낸 후 새로운 인공인대로 대체한다. 뼈나 근육은 손상시키지 않고 변형돼 두꺼워진 인대만 제거하기 때문에 협착증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치료하면서도 수술로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겪지 않는다. 수술 시간도 1시간 정도로 짧고 수혈이 필요 없으며, 나사못이나 인공뼈 역시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 수술 당일 보행이 가능하며 수술 후에도 운동 등 정상생활로 빠르게 복귀할 수 있다. 우리들병원이 36명의 환자를 추적조사한 결과 이 치료법은 기존 나사못과 금속 디스크통을 사용하는 '후방 요추체간 융합술'에 비해 평균 수술시간과 출혈량이 낮았다. 또 환자들의 수술 전·후 통증과 장애를 평가해보니, 환자가 느끼는 개선율과 만족도가 훨씬 높았다.
이상호 박사는 "다리가 저리고 찌릿한 통증을 노화로 여기고 방치하면 보행장애가 생기고 심하면 마비까지 올 수 있다"며 "정확한 원인을 찾아서 조기에 치료받아야 100세 인생을 건강하게 즐기며 살 수 있다"고 말했다.
노인,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5가지 병' 의심해봐야
갑상선·폐 이상도 체중 감소시켜
▲ 갑자기 체중이 줄어든 노인은 특정 질환이 원인은 아닌지 확인해봐야 한다.
노인에게서 갑자기 체중이 감소했다면 특정 질환 때문은 아닌지 의심해야 한다. 의도하지 않은 상태에서 체중이 감소한 노인은 그렇지 않은 노인에 비해 사망률이 82% 높았다는 삼성서울병원 연구 결과도 있다. 노인은 급격히 살이 빠지면 근육이 줄고 면역력이 떨어져 각종 질환에 쉽게 노출될 위험이 클 뿐 아니라, 특정 질환에 의해 체중이 감소한 것일 수 있다. 구체적으로 체중이 한 달새 '3kg' 이상 줄었다면 건강 이상을 의심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노인의 체중 감소를 유발하는 대표 질환 5가지를 알아봤다.
▷암(癌)= 암세포는 스스로 성장하기 위해 몸속 단백질과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소비한다. 이 때문에 근육이 빠지면서 체중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위나 대장같이 소화기계에 암이 생기면 음식의 소화와 흡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서 체중이 급격히 줄어든다.
▷당뇨병= 혈당이 250㎎/㎗ 이상으로 높아지면 당 성분이 소변으로 과도하게 빠져나간다. 당은 세포의 에너지를 만드는 역할을 하는데, 당이 부족해지면 몸속 체지방이나 단백질 등이 에너지원으로 대신 사용되면서 살이 빠지는 것이다.
▷염증성 폐 질환= 몸속에 염증이 생기면 몸의 면역체계가 염증에 대항하기 위해 많은 에너지를 쓴다. 따라서 음식을 평소와 같이 섭취해도 소모되는 에너지가 많아 체중이 쉽게 줄어든다. 염증 물질 자체가 세포 속에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을 저하해 기력이 떨어지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갑상선 기능 항진증= 갑상선 기능 항진증은 갑상선 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되는 질환이다. 갑상선 호르몬은 몸의 대사 작용을 원활히 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이 작용이 과도해지면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도 지방·근육이 줄면서 살이 빠진다.
▷심부전= 심부전은 심장의 기능이 떨어지는 질환이다. 심부전이 있으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고, 이 때문에 운동량이 점차 줄어들어 근육량이 줄어들고 체중이 감소한다.
한편, 단순한 노화에 의해 체중이 줄어들 수도 있다. 이때는 꾸준히 운동을 하고 단백질 섭취를 늘리는 게 도움이 된다. 단백질은 고기와 달걀에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