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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아후섬의 동남쪽에 위치한 다이아몬드 헤드 분화구 전망대에서 바라본 호놀룰루 전경. 해변가 카피올라니 파크와 그 너머로 와이키키 해변이 빛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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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시간만에 아열대의 계절로 접어들다 보니 몸도 마음도 두둥실 떠오른다. 레이 꽃목걸이를 걸고 행복해하는 신혼부부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즐겁다.
마우이 섬의 할레아칼라 분화구, 빅 아일랜드의 킬라우에아 화산, 몰로카이 섬의 원시림과 칼라우파파 계곡 등 하와이의 보물들로 이어지는 오아후 섬의 호놀룰루가 미국의 제44대 대통령이 태어난 곳으로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다인종 국가인 미국에서도 한인과 유럽인은 물론, 통가, 사모아, 필리핀, 중국, 일본 등지의 사람들이 어울려 살아간대서 ‘인종의 무지개’로 표현되는 하와이.
그 화려한 융단 위에서 미국의 제 44대 대통령이 탄생했다. 케냐 흑인과 미국 캔자스 백인의 피가 흐르는 오바마 대통령은 하와이에서 태어나 인도네시아를 거쳐 다시 하와이로 돌아와 고등학교까지 다녔으니, 그에게 하와이는 고향이상의 의미가 있으리라.
“내 안의 최고의 나, 내가 만들 수 있는 최고의 메시지는 하와이로부터 시작 된다”며 각별한 애정을 표시한 ‘그의 하와이’를 찾아갔다.
태평양의 진주처럼 반짝이는 와이키키 해변을 품은 오아후는 하와이 제도의 일곱 개 유인도 가운데 세 번째로 큰 섬이다. 이 곳의 섬들을 발견했다고 알려져 있는 폴리네시아의 전설적인 항해가인 하와일로아(Hawai‘iloa)에서 그 이름이 유래한 하와이는 1200여 년 전 타히티에서 건너온 원주민들의 터전에서 지금은 매년 전세계 700만 명의 휴양객이 찾는 야자수의 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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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대통령이 졸업한 푸나후고교. |
하와이관광청은 오바마 대통령이 태어나서 자라고 즐겨 찾던 하와이 곳곳의 명소를 소개해 그의 발자취를 따라 하와이 여행을 색다르게 즐겨보는 코스를 제안한다.
이를 테면 그가 태어난 호놀룰루 시내의 산부인과, 그가 졸업한 오아후 스쿨, 휴가때 들르거나 그가 좋아하는 공원 등인데, 모두 와이키키 해변에서 걷거나 1시간 이내의 거리여서 한번쯤 들러 볼 만하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하와이는 다문화적인 이해와 관용을 습득하고 서로 존중하는‘알로하 정신’을 배운 곳으로 오늘날 그가 인종과 성별을 뛰어넘어 다양한 계층에게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이 된 고향이다. 미셸 오바마 또한 “버락 오바마를 알려면 하와이를 먼저 이해해야 한다”며 하와이에 대한 깊은 애정을 나타냈다.
◇오바마 대통령의 발자취를 좇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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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첫 아르바이트장소였던 배스킨 라빈스. |
먼저 카피올라니 산부인과·소아과 병원은 1961년 8월4일 버락 오바마 1세와 앤 던햄 사이에서 제 44대 미국 대통령이 출생한 곳이다. 호놀룰루 시내의 H1 고속도로와 푸나후 스트리트가 만나는 곳에 있는 이 병원은 슈라이너 병원과 마주하고 있다.
그리고 그가 5학년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기까지 청소년기를 보낸 푸나후(Punahou) 학교는 이베이 창업자 피에르 오미드야르, 아메리카 온라인(AOL)의 창업자 스티브 케이스, 존 트라볼타의 부인인 배우 켈리 프레스톤, 골프 천재 미셸 위 등 수많은 명사들이 동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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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대통령이 즐겨 찾곤 했던 샌디 비치의 절경을 관광객들이 바라보고 있다.(왼쪽) 1945년 태평양전쟁에서 일본의 항복문서 조인식이 열렸던 미주리 전함과 오른쪽은 전쟁당시 일본군에 의해 침몰한 아리조나 전함 해상 박물관의 모습. 미주리 전함은 한국전에 참전하고 55년에 퇴역하였다가 31년 뒤인 1986년 현대화 개조를 하여 재취역하는 등 많은 전공을 세워 지금은 박물관으로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
와이키키에서 10분 거리에 위치한 마키키와 호놀룰루 동부는 오바마가 유년시절 동안 마키키를 거쳐 호놀룰루 동부 지역까지 총 6번의 이사를 한 곳으로, 유년시절 그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사우스 킹 스트리트에 위치한 배스킨 라빈스 아이스크림 가게는 고등학교를 다니던 오바마가 처음으로 아르바이트를 했던 곳으로 이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카일루아 비치공원·하나우마 베이…대선 유세 앞두고 휴식 취한 절경들
◇오바마 대통령의 추천 명소
하와이 여러 섬들 중 오아후는 오바마가 가장 좋아하는 섬으로 특히 푸우 우알라카아 (Pu'u Ualaka'a)주립공원 카피올라니(Kapi'olani)공원 샌디(Sandy) 비치 등은 그의 추천 명소.
호놀룰루의 북서쪽에 위치해 시내가 한 눈에 내려다 보이는 탄탈러스 언덕에 위치한 푸우 우알라카아 주립공원에 서면 동쪽으로 오아후섬의 이정표 역할을 하는 다이아몬드 헤드 분화구에서부터 서쪽으로 다운타운과 공항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해질녘 올라와서 보는 야경 또한 '백만불 짜리'다. 와이키키에서 20분 거리.
카피올라니공원은 하와이에서 가장 오래되고 큰 공원으로 와이키키 해변의 동쪽 끝에서 다이아몬드 헤드의 서쪽 기슭까지 넓게 자리하고 있다.
이곳에는 반얀 트리라 불리는 보리수 나무 가로수 길과 넓은 잔디밭이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 2003년 미주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는 음악회도 이곳에서 열렸는데 바로 근처에 동물원과 수족관 등이 있어 볼거리도 충분하다.
와이키키에서 72번 하이웨이를 타고 동쪽 해변을 따라 섬을 일주하는 루트는 반드시 거쳐야 할 코스. 섬 어디서나 올려다 보여서 길잡이 역할을 하는 다이아몬드 헤드(Diamondhead) 분화구를 시작으로 40분이면 가 닿는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를 지나면 서퍼들의 천국인 샌디 비치(Sandy Beach)가 나온다.
아름다운 백사장과 함께 높은 파도로 인해 언제나 서퍼들이 몰려드는 곳이다.
이 곳에 못 미쳐 만나는 전망대에서는 이맘 때쯤 이곳을 지나는 혹등고래가 펼치는 해상쇼도 장관이다.
물론 이 전망대는 발 아래 갯바위 출수공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도쇼를 보기 위함인데 파도가 약한 날은 기대를 접는 것이 좋다.
이밖에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해 8월 선거 운동을 앞두고 가족과 함께 올로마나 골프 링크 카일루아 비치 공원 팔리 전망대 하나우마 베이 진주만 USS 애리조나 기념관 등을 방문해 휴식을 즐기기도 했다.
◇이 밖에 꼭 들러야 할 명소들
하와이제도의 다른 섬에도 유명관광지들이 많으나 시간이 많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이 섬만으로도 볼거리가 충분하다.
물론 첫술에 배부를 리 없다는 금언을 새겨 듣는다면 말이다. 다른 섬은 다음 여행으로 미루고 이 섬만이라도 제대로 둘러 보자. 그러자고 들면 열흘이라도 모자랄 관광지가 널렸다.
먼저 호놀룰루에서 택시를 타면 10여 분만에 도착하는 다이아몬드 헤드 분화구로 가자.
비록 해발 고도가 232미터에 불과하지만 이곳에 올라서면 발 아래 펼쳐지는 장관에 넋을 잃을 정도다. 택시를 내려 입장료 1달러를 내면 곧 바로 분화구 가장자리의 전망대로 이어지는 오솔길이 나타난다.
좁은 산길에 이어 가파른 계단(전체 계단이 무려 200여개)을 오르고 다시 터널을 지나 도달하게 되는 전망대는 사실 군의 안테나기지였다. 저기 발 아래의 카피올라니 파크를 시작으로 와이키키해변을 끼고 있는 호놀룰루 다운타운을 거쳐 맑은 날은 진주만까지 보인다.
이곳을 내려와 72번 도로를 따라 20여분을 따라 가면 하나우마 베이(Hanauma Bay)에 이르게 되는데 맑고 푸른 내만에는 스노클링을 하는 사람들로 사철 붐빈다. 거대한 내만은 산호초의 발달로 큰 파도가 없어 아이들과 하루를 보내기에도 그만이다.
다시 이길을 따라 계속가면 '거북이 해안'이라고도 불리는 라니아 케아 비치에서는 모래사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큰 바다거북도 만나고 세계적인 서핑대회로 유명한 노스 쇼어(North Shore)에도 다다른다.
이 근처에 있는 돌 파인애플 농장(Dole Plantation)도 꼭 들러봐야 할 곳.
기네스 북에 오른 세계 최대 규모의 파인애플 미로와 아울러 기차를 타고 둘러보는 파인애플 익스프레스 등 볼거리와 먹거리가 푸짐하다.
금방 잘라 낸 파인애플과 이곳만의 특산품인 파인애플 아이스크림은 꼭 먹어봐야 할 별미다.
이 밖에 진주만에는 일본의 항복조인식이 열렸던 전함 미주리호와 바다속에 격침돼 역사의 교훈을 말없이 웅변해주고 있는 전함 아리조나호 등도 빠뜨릴 수 없는 코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