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은마아파트에만 관심이 집중되는지 모르겠습니다.”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푸념처럼 털어놓는 말이다. 사실 정부가 재건축시장을 관찰할 때 가장 신경 쓰는 것 중 하나가 은마아파트 시세변동이다. 정부가 재건축 대책을 발표하면 시장영향을 파악하거나 대책이 미치는 효과를 분석할 때도 빠지지 않는 것이 은마아파트다.
도대체 은마아파트가 어떤 특징을 갖고 있기에 정부뿐만 아니라 전 국민 관심이 집중되는 것일까?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세 가지 원인을 꼽는다.
첫째, 대치동이라는 지역적 상징성
둘째, 중층 재건축 대표단지라는 점
셋째, 과거 재건축 상승세를 이끌었던 ‘이미지’가 그것이다.
은마아파트는 학군과 학원시설이 가장 풍부해 ‘대한민국 엄마’들이 자식교육을 위해 가장 이사 가고 싶어하는 대치동에 위치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대치동은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지역으로 꼽히는데 은마아파트는 대치동에서도 핵심지역에 위치한다. 은마아파트 주변으로는 대곡초등, 숙명여중고, 휘문중고 등 학교가 있으며 학원도 많다.
1979년 입주한 은마아파트는 14층 규모로 중층재건축 단지를 대표하는 곳이다. 단지 규모가 4,424가구에 달해 강남권에서 초대형 단지로 손꼽힌다. 따라서 규제가 완화돼 은마아파트 재건축이 탄력을 받으면 다른 중층재건축 단지들도 영향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 시선이 집중된다.
은마아파트에서는 현재 추진위원회가 구성돼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으나 각종 규제로 여의치 않은 상태다. 은마아파트 기존 용적률은 197% 수준. 추진위원회는 용적률 250% 이상을 기준 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나 정부와 서울시는 은마아파트가 속한 3종 일반주거지역 용적률을 210%로 정했다. 210%를 적용받는다면 재건축을 통해 가구수를 확대하는 것은 고사하고 평수를 늘리려는 수요도 반영하기 어려워 재건축이 사실상 봉쇄되는 셈이다.
은마아파트는 또 과거 2000년과 2001년 재건축아파트가 급등세를 보일 때 시세 상승을 주도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시세 변동이 별로 없어도 과거 이미지가 계속돼 관심을 받기도 한다. 이 밖에 31ㆍ34평형으로만 이뤄져 강남권 중형아파트를 대표한다든지, 다른 재건축들에 비해 비교적 평수가 커서 실거주와 투자를 병행할 수 있다는 점 등도 은마아파트가 관심을 끄는 이유다.
관심이 집중되다 보니 정부는 은마아파트를 비롯한 중층재건축에 대해 규제완화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은마아파트 재건축 추진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에 대해 주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은마아파트 재건축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재건축을 통해 낡은 집을 새집으로 만들어 살겠다는데 이것을 규제하는 것은 지나치다.” 며 “정부는 은마아파트 주민 들이 겪고 있는 불편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야한다.” 고 말했다. 주민들은 배관 파손 등 아파트 노후에 따른 문제와 주차공간부족 등을 불편한 점으로 꼽는다.
은마아파트 한 주민은 “주차시설이 부족해 단지 안에 이중 삼중으로 주차하거나 단지 밖 도로에 차를 세우는 일도 있다” 며 “이중 삼중으로 주차하다 보니 화재 등 위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소방차 등이 제때 들어올 수 있을지 걱정” 이 라고 말했다. <자료 : 매일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