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좌읍 송당리 성불오름 자락에 들어선 제주아트랜드의 우산미술관에서 만난 황인연 회장은 이곳을 세계적인 예술촌으로 키우고 싶다고 했다.
미술관·분재공원·조각공원 등 조성
성불오름이 인자한 미소를 흘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그 아래 그림과 벗이 된 나무가 노래를 하고 돌이 춤을 춘다.
지난달 20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있는 제주아트랜드. 드라마 '태왕사신기' 촬영장으로 쓰였던 이곳이 '국내 최대 규모' 예술촌으로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16만㎡(약 5만평)의 대지에 우산미술관과 분재공원을 조성해놓았고 내년말까지 음악감상실, 누드조각공원, 결혼박물관, 승마타운, 세계의 정원이 차례로 생길 예정이다.
우산미술관은 '대작'으로 채워졌다.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했던 이탈리아 작가인 엔조 쿠키의 3천호 크기 '손'을 비롯해 이두식의 '축제', 이필언의 '농악', 허건의 '산수화', 허백련의 '산수화', 우제길의 '빛 시리즈' 등 1천호가 넘는 작품들이 벽면에 걸렸다.
김병종 전혁림 변시지 민경갑 이응노 김창열 등 도내외 유명 작가의 그림도 만날 수 있다.
▲성불오름을 배경으로 조성된 그림같은 분재공원.
▲우산미술관에 걸린 3천호 크기의 대작인 엔조 쿠키의 '손'.
이 작품들은 전남 광주 출신인 제주아트랜드 황인연(58) 회장이 30년간 수집한 것들이다. 20년동안 사글세방에 살았다는 황 회장은 자수성가해 건설업을 일으키는 동안 한 점씩 그림을 모았다고 했다. 삭막한 사회 생활에서 그림은 그에게 위안이 됐고 그것들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어 제주아트랜드를 조성하면서 미술관부터 만들었다.
"제주와 특별한 인연은 없지만 올때마다 기분이 좋아지는 곳입니다. 세계인들이 몰려드는 제주에서 문화관광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예술타운을 조성하면 어떨까 싶었지요. 조각, 그림, 분재를 한 곳에서 만나고 맛있는 음식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말입니다."
▲제주아트랜드 분재공원 야외에는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전설이 형상화됐다.
▲돌하르방 너머에 누드조각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우산미술관 소장품은 5백여점에 이른다. 중국관, 일본관, 제주관 등 주제별로 소장작품을 정리해 선보일 계획을 갖고 있다. 미술관 한켠엔 운보 김기창의 판화로 채워진 전시실도 따로 마련됐다. 분재공원에는 잘 가꾸어진 나무만이 아니라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 전설을 형상화하는 등 제주색을 담아냈다.
제주아트랜드는 전체 부지중 지금까지 30% 정도를 활용한 상태다. 국악, 공예, 조각 관련 창착촌 건립 계획까지 있어서 앞으로 제주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성장할지 주목된다.
황인연 회장은 "가족 관광객들이 편안히 찾을 수 있는 세계적으로 이름난 예술촌을 꿈꾸고 있다"면서 "자연의 아름다움과 예술의 즐거움을 나눌 수 있는 곳이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아트랜드는 이달 중순쯤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문의 784-8900, 783-6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