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제주 4.3이 분명히 너희들에게 말한다 / 김경훈
기자명 김경훈 입력 2023.03.29 08:30 댓글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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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라는 놈들이 이 제주에서 또 활개친다고?
70여년 전 제주4.3 당시 제주를 핏빛으로 물들이는데 앞장섰던 서북청년단. ‘빨갱이 사냥’이라는 명목하에 투입된 ‘외인부대’나 다름없던 그들은 제주도민에게는 흡사 ‘저승사자’와도 같은 존재였다. 무엇이 그리 자랑스러운지, 그들의 후예라는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가 “4.3은 공산 폭동이었다”며 70여년 전 제주에서 자행한 민간인 학살을 정당화하며 75주년 4.3 추념일에 제주에서 집회를 개최하겠다고 해 도민사회의 공분을 사고 있다. 청년 시절부터 4.3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가져왔던 김경훈 시인이 이 같은 서북청년단 구국결사대를 비롯한 극우단체들의 도를 넘는 4.3 흔들기, 반인륜적 행태에 비분강개해 한 편의 시를 보내왔다. / 편집자 주
박경훈 작 ‘두무인명상도’(2018) / 사진=광주시립미술관
박경훈 작 ‘두무인명상도’(2018) / 사진=광주시립미술관
제주4.3은
단적으로 말하면 해방과 통일이다
정의와 평화, 자주와 평등의 공동체를 향한 민중들의 투쟁
그러나 그러한 세상을 갈구하던 중
최고조에 이른 열정을 끄기 위해 투입된
그보다 더한 분량의 극한의 공포와 탄압
이 전위의 돌격대가 너희들 서북청년단이다
울던 아기도 숨을 멈추는
죽음의 저승사자들
너희들의 반공은 우리들의 죽음
너희들의 출세는 우리들의 무덤
“네가 만약 빨갱이가 아니라면 빨갱이가 되게끔 때리겠다!”
“네가 만약 빨갱이라면 빨간 물이 빠질 때까지 때리겠다!”
때리다가 죽으면 그대로 빨갱이가 되었고
죽은 빨갱이는 귀를 잘라 돈벌이가 되었다
너희들은 피 묻은 손으로 교편을 잡고
지휘봉을 잡고 신문사를 접수하고 상권을 거머쥐더니
사태가 끔끔해질 무렵
애써 간직할 아무 미련도 없는 듯
챙길 것 다 챙기고 홀연히 떠났다
잔인한 무용담만 잔해처럼 남긴 채
그 자리엔 공동체의 해체와 정체성의 상실
사유하는 세포 자체의 파괴
역사의 타살과 기억의 자살만 도배된 채
만신창이 역사, 60년 숨죽인 동토 속에서도
제주도민들 기어이 살아남아
4.3해결의 열두 시왕문을 열고
너희를 가해자 처벌 요구한 적 없이
화해와 상생, 평화와 인권을 너나없이 부르짖었건만
분명하지 않은 역사의 단죄는
항상 독버섯처럼 언제든 어디선가든 움트게 된다
희생양도 못 되는 이승만 정권의 친위대 들러리
너희들,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서청의 후예들
오늘날 다시 권력의 완장으로 재건되어 날뛴다니
나는 한편 치가 떨리면서도
나는 또한 아주 열렬히 환영하는 바이다
너희는 이제 분명코 저주와 복수의 과녁이 되었다
분명하게 나는 말한다
이제 다시 4.3이 너희들에게 말한다
그래 이제 돌려주마
너희가 즐겨 사용했던 비수와 총칼을 돌려주마
너희가 찢고 뜯었던 제주의 자존을
너희가 강간했던 수눌음의 정신을
너희가 착취하고 약탈했던 나눔의 공동체를
너희가 유린한 제주의 맨 얼굴과 맨 몸과 맨 정신을
돌려주마 너희들에게
너희의 뿌리 잔털까지 말끔히 뽑아
너희의 몸통, 백색테러의 원조인 매국사대세력들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이 곧 역사 정의의 시작이니
나는 제주도민의 이름으로
억울하게 숨져간 영령들의 이름으로
너희들에게 우리가 당했던 바로 그대로
너희의 멸종으로 돌려주고자 한다
그 자리에서
정의와 평화의 새 희망을 다질 것이다
해방과 통일의 새 나라를 이룰 것이니
자주와 평등의 새 역사를 재건할 것이다
#김경훈
김경훈 시인
김경훈 시인
1962년 제주에서 태어나 1992년 <통일문학통일예술> 창간호에 시 <분부사룀>을 발표하며 등단했다. 제주작가회의 겸 놀이패 한라산 회원으로 꾸준히 활동 중이다.
시집으로 《운동부족》, 《우아한 막창》, 《삼돌이네집》, 4.3 시집 《고운 아이 다 죽고》, 《눈물 밥 한숨 잉걸》, 《한라산의 겨울》, 강정 시편 《강정은 4.3이다》, 시사 시집 《그날 우리는 하늘을 보았다》 등이 있다.
일본어판 4.3 시집도 펴냈으며, 마당극 대본집 《살짜기 옵서예》와 《소옥의 노래》를 썼다. 4.3 라디오 시나리오집 《10부작 한라산》과 산문집 《낭푼밥 공동체》도 그의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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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ei (비회원) 2023-06-02 12:54:42 IP (106.101.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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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보고서나 정부발표에도 47년에서 48년 4월까진 무장봉기는?없엇던 시기라는게 확인된다...그저 항의와 파업등의 방법으로 경찰에의한 5~6명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사과와 관련자 처벌을 요구한건데.... 문제는 일년 넘게 강경진압을 자행 햇다는거다... .. 총기를 사용해 시민들 죽이기가 흔히 자행되는 시절에... 생존권 차원에서 경찰무기고 떨면서 48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무장봉기세력과 경찰의 무장충돌이 된것이라고 하지만...당시의 무장세력의 무장수준은...낙제점 수준이웃다고 봐야.. 경찰 1명 죽음 무장세력 100여명 넘게 죽는 역대급 교전비..에서확인되는것임... 그런 역대급 전투능력의 군경이 막상 한국전 발발하니 걸음아 살려라 한것을 보면 제주에서 슈퍼전투력은 가짜고.
답글 2 0 0
주동자가 (비회원) 2023-03-29 15:33:09 IP (211.59.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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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였죠? 김달삼이랑 박헌영이라던데 맞아요? 그럼 4.3이 어떤건지 답나오네요.
답글 작성 4 0
제주사람 (비회원) 2023-03-29 14:04:08 IP (14.49.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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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갱이다운소리
답글 작성 5 8
진상규명 (비회원) 2023-03-29 13:29:13 IP (219.254.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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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김경훈이네!! 시인다운 시인!
답글 작성 7 6
제2연대제12기생 (비회원) 2023-03-29 13:14:08 IP (211.193.X.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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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0 선거가 끝나자마자 남로당인민해방군 아지트(책임자 양병시)에서는 한림지서를 공격, ‘본때를 보이라’는 지령이 하달되었다. 한림 오일장이 서는 날, 1948년 5월 14일 화창한 점심시간 직전 한낮에 한림지서가 남로당마을자위대로부터 습격당했다. 지령내린 양병시는 독립유공자로 둔갑하여 문재인 정부 때 대한민국건국애족장을 받았다. 4.3사건 남로당 빨치산으로 활약하여 제주공항에서 총살당한 자들에게도 훈장을 주는 나라가 이게 나라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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