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팝처럼 한국무용의 매력 널리 알릴 것”
한밭국악전국대회 명무대상 김지원 씨
K-POP 세계서 주목 받는다는 건
우리 음악 알릴 기회 많아짐 의미
액운 떨치고 승화시키는 살풀이춤
우리 조상들이 보여준 긍정의 힘
영어 가이드북 제작해 홍보 계획
▲ 김지원 씨.
국악인재 발굴 등용문으로 자리매김한 제29회 대통령상 한밭국악전국대회가 지난 6일부터 7일까지 엑스포시민광장 무빙쉘터와 대전시립미술관 강당에서 개최됐다.
모두 280여 개 팀이 참여해 열정적인 경쟁을 펼친 가운데 대통령상인 명무대상에는 단국대학교 문화예술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김지원 교수가 선정됐다.
살풀이춤을 선보이며 기량을 뽐낸 김 교수가 영예의 대통령상, 명무대상을 품에 안았다. 김 교수에게는 대통령상(상금 3000만 원)과 함께 내년 열리는 대회에서 전년도 수상자로 무대에 오를 기회가 주어졌다. K-POP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지만 뿌리가 되는 국악이나 한국 무용 등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게 사실이다. 그러던 게 최근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이 경복궁에서 살풀이 등 한국무용을 선보이며 호기심을 불러 일으켰는데 김 교수는 지금이 한국무용을 알릴 수 있는 기회라고 느낀다. 김 교수는 “K-POP이 세계를 선도하는 요즘 해외 팬들의 호기심을 이끌어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는 생각에 나도 사명감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한국무용의 아름다움을 알리기 위해 기능뿐만 아니라 의상에도 꼼꼼히 신경썼단다. 물론 멋드러진 의상만큼이나 머리도 옛것의 멋을 살리는 것에 집중했다. 김 교수는 “원래 머리에는 가채를 쓰는데 대회 무대에선 내 머리 그대로 참빗으로 곱게 빗는 전통방식을 따랐다”고 웃어보였다.
온 신경을 집중하며 무대 위에서 김 교수는 액운을 풀어낸다는 의미를 가진 살풀이춤을 선보였다. 액운을 떨쳐낸다는 건 일상생활과 무관하지 않다는 게 김 교수의 생각이다. ‘뒤풀이 가자’, ‘날씨가 풀렸다’ 등 우리가 자주 사용하는 언어 속에도 액운은 있다. 김 교수는 “살풀이춤의 도구로 사용하는 흰 수건은 임을 상징하는데 이를 버렸다 가져왔다 하는 동작들이 내면의 부정적인 마음을 해소하는 행위”라며 “무대에서 우리의 풀이 문화가 부정적인 것을 풀어내는 행위면서 긍정의 미학이라는 의미를 담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40여 년 간 무용을 해오며 제자를 양성해 온 김 교수에게 명무대상은 새로운 전환점이다. 특히 대회를 준비하는 내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우리의 전통문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지 실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김 교수는 언젠가 이 모든 것이 부흥하는 시대가 올 것이라 믿는다. 김 교수는 “한국무용을 알릴 수 있는 영어와 한글 가이드 북을 만들어 반만년의 역사를 소개할 계획”이라며 “교편을 잡고 있는 만큼 세대와 소통하면서 세계로 우리 춤을 알려나가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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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운 기자 kgw@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