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 광주 다녀왔습니다 <1> (사진 16장 첨부)

[여수행관광열차]

제 경우 (유감스럽게도) 따로 철도여행을 한다든가 하는 일은 보통 없습니다만, 이번 주말에 거의 끝나가는 비엔날레 참관을 겸해 광주를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잘 다녀왔으니 보고를 해야죠^^
(주: 사용기종은 빌린 니콘 쿨픽스 3700. 실력도 실력이지만, 수동모드가 없는 탓인지 렌즈가 작은 탓인지 특히 어두울 때 쥐약이더군요)

가는 길은 새벽에 KTX를 탄 것이었습니다. (제 새벽의 기준은 해가 정남에 뜨기 전이긴 합니다만-_-) 용산발 광주행 KTX. 8월에 부산발, 대전발로 두번 탄 적 있지만 그 때는 모두 밤이어서 제대로 체험해 보지도 못했고, 특히 천안아산 통과로 인해 고속전용선상 역의 출발은 겪지 못했죠. 조기예매와 자유석을 보태 33,300원이라는 그럴듯한 값에 산 표를 내고 용산역 플랫폼에 섰을 때, 마음이 상당히 싱숭생숭해지더군요 (-_-) 각설하고, 저를 광주로 이끌 38호 편성 KTX 249열차는 용산을 오전 7시 5분 정각에 뜹니다.

용산을 떠난 열차는 말많은 영등포역을 쌩하니 통과하고 광명에 닿습니다. 지난 번에 고속열차를 탈 때는 두번 모두 광명에 내렸기 때문에 시흥-광명간은 사실 제게 있어서는 처녀지죠. 지하에서 쫘악 선로가 갈라지는 건 독특한 느낌을 주더군요.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혹은 충청-호남 출신 사람들이 서울 서남부에 많은 탓이라 그런지 광명에서 타는 사람이 용산보다 더 많았습니다. 자유석에 의외로 사람이 15명이나(!) 타더라니까요.

광명을 출발할 때, 드디어 조금이나마 KTX의 가속도를 느껴볼 수 있었습니다. 일부러 그런지는 알 수 없지만 기존선역인 부산이나 동대구, 대전에서 출발하는 것과는 다르더군요. 그래도 뭔가 쏠린다거나 하는 느낌은 없었지만요. 낮이라고 해도, 시속 300이 넘는다고 해도 특별히 빠르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습니다. (아무래도 제 감각에 이상이 있는 듯. 그래도 TGV만은 빠르다고 느꼈는데...)

천안아산을 지나 조금 있으니 갑작스레 차량기지가 나타납니다. 희고 조금 빨간 띠가 있는 차는 HSR350일텐데 대비를 못한 상태에서 짧게 지나가 버리더군요.

부강 근처에서 경부선과 조우

회덕에서 경부선과 합류

회덕과 대전조차장을 지나고 나면 악명높은 호남선의 커브가 시작됩니다. 이에 따라 눈에 띄게 구불구불 기어가는 KTX. 가뜩이나 길이가 길다보니 창밖을 내다보면 끝이 잡히게 되어 있습니다.

두계 가기 전에 억지로 찍은 사진입니다만 아무튼 커브가 느껴집니다. 이런 선로라면 저라도 웬만해서 KTX를 기피할 것 같군요.

두계쯤부터는 전날 잠을 제대로 못잔 것도 있고 해서 그냥 자버렸습니다. 슥 자고 일어나니 어느새 광주선으로 진입하던 차였죠. 광주선은 시내 선로긴 하지만, 사실 서대전에서 강경에 이르는 구절양장 코스에 비해 딱히 속도가 내려가지도 않더군요. 놀랍게도 예정보다 3분이나 빠르게, 열차는 광주역에 닿습니다.

광주역앞 상가 광고인데, 언제 JR이 한국에 진출했습니까? ^^;;

비엔날레는 제 감성 수준의 한계인지 아주 큰 감흥을 받지는 못했습니다만 (그보다는 형편없는 대중교통 연계가 인상에 남았습니다) 광주에 온 김에 옛 경전선 폐선부지를 가볼 생각을 했습니다. 충장로 쪽에서 숙소를 잡을 생각이었기 때문에, 남광주까지 하이킹을 하고 여기서 충장로로 옮기는 코스를 잡았죠. 광주역에 다시 닿은 때가 이미 오후 4시가 넘었기 때문에, 아쉽게도 효천까지 가지는 못했습니다. (이미 이 곳에 두번이나 답사기가 올라왔기 때문에 엄청난 뒷북이지만요)

독립로에 닿은 담을 통해 담은 광주선의 말단입니다. 광주역을 확장할 계획이 있는 것 같던데, 저는 이 기회에 광주역을 유럽의 터미널 역과 같은 식으로 (평면으로 타는) 만들면 어떤가 하는 생각을 가져 봅니다.

이 반대편은 다들 이미 아시는대로 공터가 되어 있습니다. 그것도 수십년간 철도에 한을 쌓아온 주민 여러분들의 텃밭이 되어 있더군요. 광주시에서는 이 부지를 공원화할 계획이라고 하는 것 같지만, 일단 방안이야 어찌되었든 조속한 해결이 왔으면 합니다.

300미터쯤 걸어가면 이마트가 나오는데, 여기 육교에서 광주역까지 일직선으로 찍히는 장면이 인상이 깊었습니다. 예전에는 그대로 선로 한 줄이 이어져 왔던 곳인 거죠. 언뜻 봐서는 무슨 합성사진인 것같은 착각도 옵니다.

이런 동네에는 빠지지 않는 터줏대감입니다^^

조금 지나니 아파트 공사장이 있더군요. 공사장이 있다 보니 텃밭으로 쓰이는 빈도가 줄어들고 거친 흙땅이 계속 드러나 있습니다. 이것이 거의 지산동에 이르기까지 이어집니다.

과거에 있던 철도 표지를 가옥이 삼켜버린 것인지, 아니면 워낙에 좁아 철도청이 빌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이 땅에 남아 있는 경전선의 마지막 흔적인 셈이죠. (남광주 이남은 모르겠지만, 남광주까지는 정말 알뜰하게도 레일을 치웠더군요)

광주역 기점으로 1.7km쯤 와서였습니다. 뭔가 제대로 된 공사를 한다는 증거물이랄까요. 돌다 보니 골목길이 되어 마땅한 곳도 있고 그 외 여러 생각이 들었지만, 공원의 모습도 기대가 갑니다.

불과 4년 전만 해도 창문만 열면 기차가 지나가는 바람을 바로 맞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고통이었겠죠. 대전역에서 3분거리, 굴다리 앞에 있던 외갓집이 생각납니다.

지산동인지 서석동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경전선은 이곳에서 큰길과 만났습니다. 하지만 꽤 비싼 땅일텐데, 4년이 지나도록 텃밭신세군요. 의외로 시간은 느리게 가는 것 같습니다.

이상하게도 전경이 많이 있다는 느낌을 받은 곳은 조선대가 근접한 곳입니다. 이 곳에서 폐선부지 공원이 나타납니다. 이것을 기대하고 광주역에서부터 걸어온 저는 어찌 보면 상당히 헛걸음을 한 셈이지만, 한 3km쯤 되나요, 광주라는 도시, 그리고 철도라는 시대의 상징에 대해 약간이라도 배울 수 있었지 않나 싶은 생각을 합니다.

(사진이 많아져서 첫번째 글은 여기서 끊습니다. 되는 대로 차차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국민을 위한 사법]

맨 마지막의 사진이 반갑습니다. 제가 조선대학교부속고등학교(조선대 안에 있습니다)를 나와서 등, 하교시 저 쪽을 지나갔죠. 고등학교 시절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여수행관광열차]

접사와 동영상은 우수하다고 생각합니다만 특히 철도사진 찍으시려는 분들께는 감도-조리개 보정 기능이 없고 렌즈가 작아 곤란하실 듯 싶습니다. 위의 사진도 조금만 어두워지면 지나치게 어둡게 나와 페인트샵에서 명도를 왕창 올린 게 많습니다. 그다지 추천하지는 않습니다.

[I Love (용산~왕십리)]

국민을 위한 사법/ 조대부고 졸업하셨군요. 동향분이신듯. ^^; 개인적으로는 경전선 폐선부지에 도시철도를 운행했으면 싶었는데...... 안타깝네요. 그리고 남광주시장의 활발한 분위기를 느낄 수 없는 것도 아쉽습니다. 여름철에 홍어를 삭히는 냄새가 정말 그득했었는데 말이죠.

[동대구역]

잘 봤습니다. JR 웃기네요ㅋㅋ

[국민을 위한 사법]

아, I Love (용산~왕십리)님도 광주 출신이신가요? 지금 제 고향 집이 화정동 월드컵경기장 바로 앞입니다. 반갑습니다~^^

[I Love (용산~왕십리)]

예. 저두 반갑습니다. ^^; 월드컵 경기장 바로 앞이시라면 태영아파트나 럭키아파트시겠네요. 어렸을 때 염주동에서 살았습니다. 지금 고향집은 쌍촌동이구요.

[7456호[영주]]

맨 마지막 사진은 지산동 부근같군요... 서석동 근처는 예전에 보니 좀 단장되어있던걸로 봐서요..;

[(투)팔당역에 KTX를!!!(쟁)]

뭐, JR건설이라는 이름을 가진 회사도 있습니다. 정확히는 JR종합건설(주)고요. 서울 남부시외버스터미널 건너편 진로빌딩안에 사무실이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201系]

JR건설... 진로선설로 알고 있습니다. 문제는 마크가 너무 똑같군요...

[KTX 미금역]

JR... 영락없는 일본철도 JR이군요... ㅋㅋㅋ 서대전-두계-논산 구절양장 코스에 올인!!! 사실 서대전~논산은 두계 빼고는 쫙 펴야 제속도 낼 수 있죠...